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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4화 〉[미래의 검황과 권황인 소년들] 2 (234/380)



〈 234화 〉[미래의 검황과 권황인 소년들] 2

그리고 멸풍참과 나인 드래곤 캐논이 충돌했고 지그문트와 제이크는 동시에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악!"
"끄아아악!"

그리고 처참한 비명을 지르는 둘을 바라보며 카이라스가 중얼거렸다.

"저 단순무식한 것들..."

그의 친구들은 시공회귀 이전이나 이후나 서로 대결을 하다보면 단순무식해지고 앞뒤 생각이 없어지는 것은 똑같았고, 비명소리도 똑같았다.

그리고 충돌한 멸풍참과 나인 드래곤 캐논은 서로 상대방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다 못해 아예 그 타격을 상대의 주인들에게 준 것도 모잘라서 자신들끼리도 크게 힘겨루기를 했고...이윽고 한계에 도달한 두 궁극기는 동시에...

폭발했다.

콰아아아앙!

"......"

카이라스는 살짝 베리어를 쳐서 폭발로 일어난 먼지를 잔뜩 들이마쉬게 되는 불상사를 피했다.

그리고 서서히 폭발로 인해 일어난 흙먼지들이 걷혀지며 드러난 참상에 카이라스는 혀를 찼다.

"쯧..."

그의 눈에 보여지는 광경은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중상을 입은채로 피를 토하며 쓰러져있는 지그문트와 제이크의 모습이었다.

둘 다 생명의 기운이 남아있는 것을 보니 살아있기는 했지만 둘 다 얼른 치료를 해주지 않으면 무척이나 위험할 것 같이 보였다.

카이라스는 살짝 고개를 돌려 자신의 옆에 서있는 권제 알버트를 바라보았다.

냉철한 눈으로 지그문트와 제이크를 바라보는 그의 눈은 무심해보였지만, 입술이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을 보니 제자이자 아들의 성취가 마음에는 드는듯 보였다.

'뭐, 내가 알 바 아니지만.'

카이라스는 그렇게 생각을 접으며 지그문트와 제이크에게 마치 스르르 미끄러지는듯한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바로 치료 마법을 사용했다.

"리버스 헐트 & 컨디션 리커버리."

카이라스는 내상이건 외상이건 모든 상처를 재생시켜주는 9 서클의 마법 리버스 헐트와 몸의 상태이상과 스태미너를 회복시켜주며 몸의 활력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려주는 9 서클의 마법인 컨디션 리커버리를 동시에 이중영창으로 구사했다.

10 서클의 마스터인 그라 해도 그냥 단순히 9 서클의 마법을 시동어로만 하는 것은 귀찮은 일이었지만, 그는 주문 하나를 쓰는데 두 개의 사고를 이용하는 것으로 그 귀찮음을 대폭 줄여버렸고 현재 9 개의 사고를 가져 9 개까지 동시영창이 가능한 그는 9 서클의 마법을 간편하게 4 개를 동시에 시동어만으로 사용할 수 있는 셈이었다.

"크윽..."
"큭..."

그리고 카이라스의 치료 마법들에 의해서 부상을 모두 회복한 지그문트와 제이크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고, 바로 카이라스를 향해 감사의 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형님."
"감사합니다, 카이라스 공자."

지그문트와 제이크는 바로 카이라스에게 감사인사를 했고, 감사인사를 하는 둘에게 카이라스가 혀를 차며 물었다.

"아무리 내가 치료시켜준다 해도 그렇지, 그렇게 서로 죽일듯이 필살기를 날려댈 필요가 있었냐?"
"면목 없습니다. 하지만 꼭 시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지그문트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고, 그 뒤를 이어서 제이크도 마찬가지로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둘의 말에 카이라스는 고개를 젓고는 지그문트에게 물었다.

"지금 시간은 11시가 좀 넘었어. 어떻게 할래? 이제 돌아갈래? 아니면 조금 더 여기에 있을래?"
"저는 조금 더 여기에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그문트는 이곳에 조금 더 있고 싶었다. 이곳에서 검술을 더욱 연습하는 것 외에도 권제 알버트가 제이크를 수련시키는 것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도움이 되었다.

권제 알버트가 제이크와 대련 때 그냥 후려패가는 것 같았지만 실제로 그의 주먹 하나하나에는 오묘한 무리들과 다양한 기교들이 섞여있었다. 그것을 봐두는 것만으로도 지그문트에게는 크나큰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

"그래? 그럼 밤에 데려다줄께. 나는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겠네."
"그렇군요. 형수님들이 만삭이시니까요."

벌써 임신한지 269 일 째였고, 임신한 그의 아내들은 모두 미동조차 하지 못한채 다들 침대에 누워있었다.

아이린의 경우는 황제이기에 만삭의 상태에서도 앉아서 서류업무는 하고 있었지만 그 대신 그녀의 옆에는 언제나 세르티네스가 있었고 카이라스 역시 틈틈히 그녀를 찾아가 돌보아주지만 그녀는 돌봄을 받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아이리스를 낳을때도 그녀는 그러했고 둘째를 임신한 지금도 그러했다.

그에 비해서 카일라와 디아나, 셀리나, 티세라, 그리고 레이나는 침대에 누운채로 보내는 시간들이 대부분이었고 카이라스 역시 대부분의 시간을 그녀들의 옆에서 보내고 있었다.

지금 역시도 지그문트와 제이크를 성장시켜주기 위해서 시간을 냈을 뿐이지, 당분간은 그녀들이 출산을 해서 안정을 취할때까지 계속 그녀들의 옆에 있어줘야했기에 카이라스는 지금은 또 돌아가려는 것이었다.

"그만 돌아갈 시간인가?"

알버트가 카이라스의 옆으로 걸어오면서 묻자 카이라스는 그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렇습니다. 만삭인 마누라들 두고 밖에 오래 돌아다닐 처지도 못되거든요."

알버트는 카이라스의 대답에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카이라스 역시 그에게 더 이상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럼 이따가 뵙겠습니다, 형님."

지그문트의 인사를 먼저 받은 카이라스는 이어서 제이크의 인사를 받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 역시 인사를 해준 후 알버트에게도 예의바르게 인사를 하였다.

'당대의 권제...그리고 미래에 검황과 권황이라 불리게 될 소년들이라...'

카이라스는 10 년 이내에 저들이 보다 강하게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을 품은채로 천천히 텔레포트 마법을 사용해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가 사라지자마자 지그문트와 제이크는 바로 서로를 바라보며 피식 웃음을 지었다.

"자, 그럼 이제 기본기만으로 대련해볼까?"
"그거 좋죠, 지그문트 경. 후후, 오러를 사용한 승부는 무승부였지만 과연 오러를 사용하지 않고 하는 대결의 승자는 누가 될지 기대되는군요."

카이라스가 사라지자마자 바로 둘은 다시 대결을 벌이려고 하고 있었고, 그런 둘의 눈에는 서로를 꼭 이기고 싶다는 호승심이 가득했다.

알버트는 당연하게도 둘의 대결을 말릴 생각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그는 제이크를 부추겼다.

"제이크, 이긴다면 오늘 나와의 대련은 없는 것으로 치며 오히려 그 시간에 자유시간을 주겠다."

제이크는 알버트의 말에 정말입니까? 라고 묻지 않았다.

그가 아는 알버트는 농담이라는 것을 모르는 삭막하고 딱딱한 사람이었으니까.

즉, 알버트의 말은 사실이라는 것을 의미했기에 자유시간과 알버트에게 구타를 당하지 않기 위해 제이크의 눈은 더욱더 투지로 불타올랐다.

'이거 난감한데.'

상대의 강력해진 투지를 읽은 지그문트는 난감한듯 웃음을 지었다.

둘의 실력의 차이는 거의 없었고, 아까전 궁극기의 대결은 무승부였지만 실제로 모든 기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나이가 위인데다가 보다 경험도 풍부한 지그문트가 우위에 있었다.

물론 회복력이나 튼튼함으로는 제이크가 위였지만 그것만으로는 지그문트의 경험을 감당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저렇게 투지가 솟아오르니 솔직히 말해서 지금 자신의 상태로 승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들지 않았다.

'뭐, 대련에는 이런 재미도 있는거지.'

지더라도 딱히 잃을 것이 자존심 외에는 없는 지그문트는 마음을 편안하게 가졌다.

마음을 편안하게 가진 그의 검은 보다 부드러워졌고 예리해졌는데 차분한 그의 심성이 겹쳐지자 그의 기세가 달라졌음은 제이크도 느낄 수 있었고, 당연하게도 권제인 알버트 역시 알아차릴 수 있었다.

'호오~과연 마법왕이 특별히 신경을 써서 지원을 하는 꼬마로군. 아직 17 살이라고 했나? 올해 18 살이 되는 꼬맹이 주제에 저 정도의 경지에 이르어있다니.'

알버트가 감탄한 것은 단순히 지그문트가 최상급의 소드 마스터에 올라있기 때문은 아니었다.

바로 그의 검을 보고 감탄한 것이었다. 혈기가 왕성하고 성격이 급할 나이대의 저 때에 저렇게 차분함을 검에 담을 수 있는 것은 보통 대단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스으윽-

지그문트는 발을 앞으로 한 걸음 내딛으며 제이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오러를 쓰지 않는 제이크로서는 그야말로 위험천만한 상태였지만, 제이크는 손에 착용한 건틀릿으로 가볍게 지그문트의 검을 살짝 흘린 후 후려치는 것으로 지그문트의 공격을 튕겨냈다.

지그문트의 검인 레바테인은 정말 굉장하기 그지없는 명검이었지만, 제이크의 건틀렛 역시도 참으로 굉장하기 그지없는 무구였다. 결코 지그문트의 검에 비교해서도 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그야 제작해서 준 사람이 같으니 당연하겠지만.'

둘은 동시에 그런 생각을 하며 피식 웃었다.

"자, 그럼 갑니다! 지그문트 경!"
"와라, 제이크!"

그리고 둘은 얼굴 가득히 신난다는 표정을 지으며 순수하게 자신들의 기본기를 상대에게 퍼부으며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었다.

역시나 무인이 가장 발전하는 때는 비슷한 실력이 있는 호적수가 있는 순간일 것이었다.

경쟁이란, 인간을 발전시키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결국 둘의 대결은 점심시간이며 제이크의 자유시간의 종료인 12 시가 될 때까지도 승부가 나지 못하였다.

"허억...허억..."
"허억...후아아..."

워낙에 심혈을 기울이며 전력으로 맞서서 그런지 최상급의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지그문트와 제이크 역시도 숨을 거칠게 쉬며 땀에 흠뻑 젖어있었다.

"점심 시간이다. 이 이상의 대련은 중지다."

그리고 그런 그들에게 알버트의 대련중지 선언이 떨어졌고, 지그문트와 제이크는 그 말을 듣자마자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동시에 다리에 힘이 풀리는지 풀썩- 쓰러졌다.

"하...하하하!"
"하하하!"

그리고 지그문트와 제이크는 동시에 미치기라도 한듯 웃음을 터트렸다.

그 후 점심은 이 근방에서 알버트가 고용한 아낙들이 가지고 왔는데 바로 삶은 계란과 불에 구워서 가벼운 양념을 바른 닭고기에 겻들여먹을 채소들이라는 아주 간단한 점심이었지만 배가 무척이나 고프던 지그문트와 제이크는 바로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원래 이 음식은 알버트와 제이크만이 먹도록 되어있었지만 어차피 카이라스에게서 받은 돈이 많은 알버트는 선심 쓰듯 지그문트 역시 먹는 것을 허락했고 덕분에 지그문트는 사냥을 스스로 할 필요도 없이 점심을 해결할 수 있었다.

*              *             *

그리고 지그문트와 제이크가 기본기만을 통해 하는 대결을 시작하기 직전, 카이라스는 텔레포트를 통해 집으로 돌아와있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그는 제일 먼저 자신의 아내들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만삭의 상태로 누워있는 그녀들에게는 자신이 필요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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