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6화 〉[카일라의 아이, 그리고 디아나의 아이]
1799년 3월 27일.
이 날을 시작으로 하여 카일라는 다시금 평상시의 차가운 눈빛으로 돌아와있었다. 그렇지만 그녀의 차가운 눈빛 안에는 카이라스만이 아니라 누구라도 희미하게나마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따스한 눈빛도 담겨져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그 눈빛은 현재 자신의 유두를 빨아대고 있는 한 아기에게 향하고 있었다.
"후후, 얘가 나와 카일라 누나 사이에서 나온 딸이란 말이지...후후후."
그리고 카일라와 똑같이 아기를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카이라스는 무척이나 즐거운듯한 목소리를 내며 아기를 감상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바로 어제, 출산한 아기는 카이라스의 기대대로 무척이나 건강하게 태어났다.
그리고 건강한 아기를 낳은 것은 카일라만이 아니었다. 디아나 역시도 카일라와는 약 2 시간 차이로 출산을 했는데 그녀 역시 무척이나 건강한 딸아이를 낳았다.
그렇지만 디아나의 종족은 뱀파이어였지 인간이 아니었기에 자연히 그녀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역시도 하프 뱀파이어였고, 인간이 먹는 음식들을 모두 영양분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었지만 하프 뱀파이어인 아기는 아기 때부터 무척이나 피를 좋아했다.
그렇다보니 디아나의 유두를 빨아서 모유를 빨아먹기도 하지만 소의 피를 담은 젖병을 입에 물려주어도 잘 빨아먹고는 했다.
그래도 디아나의 모유를 보다 좋아하는 것이 다행이었고, 아직 어린 아기인 그녀에게는 인간의 피는 결코 먹이지 않고 오직 동물인 소의 피만을 한번 섭취하게 했을 뿐이었다.
하프 뱀파이어는 순수한 뱀파이어들과는 달리 인간을 뱀파이어로 만드는 힘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인간의 피를 마실 경우...그것도 아직 자아가 제대로 성립되지 않은 어린 아기일 경우 지나가는 인간들만 보면 인간의 피를 떠올리며 깨물어댈 가능성이 컸다.
"흐응, 둘 다 여기 있었네?"
그 때 카일라의 방의 문이 열려지며 풍만하고 탄력이 넘치는 아름다운 새하얀 젖가슴을 내놓고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디아나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디아나."
카이라스는 바로 그녀를 보자마자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에게 다가간 카이라스는 천천히 디아나의 허리에 가볍게 팔을 두르면서 말했다.
"애에게 젖먹이는 것은 좋은데...이 이쁜 젖가슴들을 내놓고 다니지는마. 다른 사람들 보여주기 싫으니까."
임산부들은 출산을 하고 나서는 애에게 젖을 물리냐고 지금의 디아나처럼 젖가슴을 내놓고 다니는 것이 특이한 일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지금 디아나의 복장은 하의로 치마만 입고 있을 뿐 상의는 아무것도 걸치고 있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로 인해서 그녀의 풍만한 가슴은 물론이고 움푹 들어간 귀여운 배꼽과 새하얗고 고운 속살들이 숨김없이 드러났고 남편인 카이라스 입장으로서는 자신만이 감상해야할 디아나의 아름다운 육체를 다른 사람들이 감상한다는 것은 상당히 불쾌했다.
"괜찮아, 사람들 보는데서는 안그래. 사람들이 없는거 확인하고 단숨에 여기로 온거야. 우민들에게 이 고귀하고 아름다우신 여왕님의 속살을 보여줄 수는 없잖아? 히힛~"
디아나는 그러면서 기분 좋은듯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었다.
신생아를 품에 안고서 유두를 물려서 모유를 먹이며 순수해보이기 그지없는 천진난만한 미소를 여왕의 고귀함이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얼굴에 드리운 디아나의 모습은 비록 속살들을 보이고 있어서 색기가 물씬 풍기기는 해도 카이라스가 볼 때는 성욕을 자극하기보다는 그저 사랑스럽게만 보였다.
그런 그녀에게 살짝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준 카이라스는 이윽고 다시 시선을 카일라에게로 보내었다.
어제부터 계속 방 안에서 나오지 않고 있는 그녀는 은빛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지만 드레스를 살짝 어깨 옆으로 흘러내리게 하여 풍만한 가슴 부분만을 드러내게 하는 식으로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었다.
"뭐, 엘린하고 오로라가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다행이지만...후후..."
카이라스는 아내들의 젖을 빨고 있는 자신의 태어난지 하루가 지난 딸들을 보며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원래 남편이라면 아내들이 출산을 했다면 그녀들의 산후조리에 신경을 쓰며 건강을 신경써줘야했다.
그렇지만 그랜드 소드 마스터인 카일라와 뱀파이어 퀸인 디아나에게 그것은 적용되지 않는 말에 불과했다.
뱀파이어 퀸인지라 회복력이 상상을 초월하는 디아나는 말할 것도 없었고, 그랜드 소드 마스터 상급의 경지에 있는 카일라 역시도 출산을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금방 건강을 되찾았었다.
심지어 디아나의 경우는 출산 후에도 붓기가 조금도 없었고 지금 오로라에게 젖을 물리는 그녀의 몸매는 처녀 시절과 비교해서도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가슴이 더욱 커졌으니 몸매는 더 좋아졌다고 봐도 되었다.
그것은 카일라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그녀는 인간이었기에 처음에는 붓기가 약간 있었지만 보통은 3 개월은 걸린다는 붓기가 그녀는 불과 3 시간 만에 완벽히 사라졌다.
원래 여성은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면 3 개월 동안 천천히 몸무게가 임신 전으로 되돌아온다. 그렇지만 몸의 힘이 떨어지고 태아가 도와주던 생리기능이 사라져 산모의 몸에 불필요한 피하지방과 노폐물이 그대로 누적될 경우는 임신 전의 몸무게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랜드 소드 마스터인 카일라의 몸 안에 불필요한 피하지방이나 노폐물이 있을리는 당연하게도 없었고 몸 상태 역시 자연적으로 빠르게 회복하기 위하여 그녀의 체내의 마나들이 출산을 하자마자 바로 순환을 하며 그녀를 최대한 회복을 시키려고 들었고, 그런 마나들과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육체의 타고난 회복력 덕분에 그녀도 이미 처녀 시절의 몸매를 회복한지 오래였다.
가슴은 더욱 커진채로.
그리고 카일라의 젖을 충분히 배불리 먹은 모양인지 그녀의 젖에서 입을 뗀 엘린은 순식간에 잠에 빠져들었다.
새끈새끈 잠들어있는 엘린의 모습을 본 카이라스는 조심스럽게 천천히 아직 머리카락도 자라지 않은, 그렇지만 카일라를 꼭 닮은 푸른 눈동자를 가진 자신의 딸의 뺨을 손가락으로 쓰다듬어보았다.
가슴이 격렬하게 떨려왔다.
'카일라 누나와 사이에서 나온 내 딸...'
카이라스는 그 말을 속으로 다시 중얼거렸다.
너무나 연약해서 품에 안기도 무서울 정도의 이 작은 아기는 바로 자신과 카일라의 사랑의 결실 끝에 태어난 생명체였다.
시공회귀 이전에도 카일라와의 사이에서는 여유가 없었기에 아기를 보지 않았던지라 딸을 보는 카이라스의 시선은 무척이나 따스했다.
엘린은 아빠가 자신의 뺨을 만지는 줄도 모르고 천사 같은 얼굴로 새끈새끈 잠들어있었고, 카이라스는 그 모습에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카일라에게 말했다.
"카일라 누나, 엘린이라는 이름 생각보다 괜찮은거 같지?"
"원래 괜찮았어."
카일라는 다시금 언제나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고, 그 목소리를 들으면서 카이라스는 키득 웃었다.
"어머니의 이름인 엘리나에서 따온 이름인 엘린...카일라 누나의 첫 아이에게는 정말 잘 어울려."
카이라스의 말에 카일라가 당연하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금 차가움 속에 따스함이 담겨진 눈으로 잠들어있는 엘린을 바라보았고, 카이라스는 피식 웃으면서 이제는 디아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오로라는 아직도 디아나의 모유를 빨아대며 젖을 빨아먹고 있었는데 뱀파이어 퀸이라서 인간이랑은 다른지 디아나의 모유는 초유라고 믿을 수 없게도 무척이나 많은 양의 모유가 나오고 있었다.
하프 뱀파이어라고 해도 뱀파이어는 뱀파이어인지 오로라의 눈동자는 디아나와 같은 붉은 색이었다. 그렇지만 모유를 빨아먹고 있는 신생아인 오로라의 모습은 카이라스에게는 그저 귀여운 자신의 딸일 뿐이었지 그녀가 혼혈이라는 것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전쟁이 끝나면...쟤네들도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겠지.'
카이라스는 자신의 두 딸들을 보면서 전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하였다.
미래...
이제 자신의 손에는 딸들의 미래까지도 쥐어진 것이었다.
'근데 아들은 왜 하나도 안나오는거지?'
아들이건 딸이건 자신의 아이라면 공평하게 사랑해줄 카이라스였지만 아이리스를 포함하면 딸만 셋인 지금 상황을 떠올리자 묘하게 불안감이 느껴졌다.
'설마 셀리나와 티세라, 레이나...그리고 린이 낳는 아이들까지 전부 딸인 것은 아니겠지?'
그런 의문을 품은 카이라스는 이내 표정이 굳어졌다. 그의 예지력이...사실이라고 말해주고 있었으니까.
이 쯤 되자 카이라스는 무엇인가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왜 대체 아들은 하나고 없고 딸만 태어나는거지? 시공회귀의 부작용에 아들이 태어나지 않는다라는 것도 있었나?'
그렇지만 그가 생각해봐도 그것은 아닌것 같았다.
'그냥 아들운이 심각하게 없는거군.'
그나마 다음에 카일라와의 사이에서 자식을 볼 경우는 아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그의 예지가 말해주고 있었다. 사실 이런 것에 예지까지 쓸 생각은 없었지만, 아들을 못 낳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자 무심코 써버린 것이었다.
"디아나."
"응, 왜?"
디아나는 갑자기 카이라스를 부르자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의 젖을 빠는 오로라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며 카이라스를 바라보았고 그녀의 모습을 감상하던 카이라스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우리 애에게 젖 물리고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바라보았다."
"누, 누가 그런 말 들으면 기뻐한데? 바보..."
말은 그렇게 해도 디아나는 카이라스의 말이 싫지 않은지 수줍어하는 소녀처럼 얼굴을 붉혔다. 그러나 이내 그녀는 억지로 도도한 표정 관리에 들어갔고, 카이라스는 그녀의 그런 모습도 키득거렸다.
"오랜만에 보네. 그런 모습도."
그리고 사랑스러운듯 자신의 두 아내와 두 딸들을 바라보던 카이라스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셀리나와 티세라, 레이나에게 가볼께. 걔네들은 아직 출산을 못했으니 내가 옆에 있어줘야할 것 같아."
"응."
"그렇게 해."
카일라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단답형으로 대답했고, 디아나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대답했다. 그녀들은 모두 시선이 금새 자신의 딸들에게 향해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카이라스는 순간 속에서 무엇인가 솟아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아쉬움...? 무슨 아쉬움을 느끼는거냐? 애엄마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신의 딸들에게 신경 써주는거 가지고.'
그렇지만 카이라스는 이내 본인도 카일라와 디아나를 바라보면서 말한 것이 아닌 엘린과 오로라를 바라보며 말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런, 난처하네.'
자신이 먼저였다는 것을 깨달은 카이라스는 빨리 방 밖으로 나온 후 아직 임신 중인 아내들이 있는 방으로 향하였다.
'아들이라...'
카이라스는 카일라와의 사이에서 다음에 태어날 아이가 아들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아르테일 공작가를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카일라 누나 사이에서는 꼭 필요하겠지.'
딱히 아들과 딸을 차별하지 않는 카이라스는 그냥 카일라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엘린에게 아르테일 공작가를 물려받을 기회를 주고 싶었지만 불운하게도 여황제나 여왕은 몰라도 귀족 가문의 가주는 여자가 맡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만약 엘린이 가주가 될 경우는 데릴사위가 필요로 하게 될테였고, 또 엘린이 10 서클 마스터라도 되지 않는한 가주의 권위가 제대로 설리도 없었다.
차라리 나중에 카일라와의 사이에서 둘째...그러니까 아들을 보게 될 경우 그 아들을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키우는 것이 옳은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