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2화 〉[후궁인 엘프의 정체]
"읏...!"
카일라의 연분홍빛 입술에서 처음으로 고통스러운 신음소리가 흘러나왔고, 그녀의 차가운 눈이 싸늘하게 자신의 허벅지에 검을 꽂고 있는 엘프를 바라보았다. 옆에서 카이라스가 비명을 지르듯이 "카일라 누나!"라고 소리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녀는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카일라와 눈이 마주친 그녀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모르는 얼굴은 아니었다. 전쟁터에서 여러번 봤던 익숙한 얼굴이었으니까.
'하이엘프...아일라노레.'
하이엘프 아일라노레. 풀빛의 긴 머리카락에 풀빛의 머리카락보다는 약간 연한 에메랄드빛의 눈동자를 지닌 그녀는 아름다운 미녀였다. 그렇지만, 동시에 세레시아의 충복이기도 한 아름다운 미모에 어울리지 않는 잔악한 심성을 가진 여자이기도 했다.
수많은 인간 어린아이들을 장난감 가지고 놀듯 가지고 놀다가 죽여버리기는 일쑤이며, 인간 여인들을 엘프 남성들에게 던져주고 윤간당하도록 만들며 그것을 감상하는 취미를 지니고도 있는 악질 중의 악질인 여자였다.
카일라는 바로 그녀의 목을 쳐버리기 위해 검을 휘두르려고 했지만, 그 순간 그녀의 눈 앞이 휘청거리는 것이 느껴졌고 자연스럽게 검 역시 엉뚱한 곳으로 휘둘러졌다.
그리고 이윽고 그녀의 앞으로 다가온 세레시아에 의해 그녀의 검은 세레시아의 검에 쳐 날려져 바닥을 챙그랑- 소리를 내며 굴렀고, 유리아나를 견제하던 엘프들 몇 명이 빠르게 달려와 그녀의 다른쪽의 허벅지에도 단검을 꽂아넣었다.
"아윽..."
그러자 카일라는 완전히 몸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의 몸이 자신의 몸 같지가 않았다.
"대체...무슨 짓을..."
카일라가 기력이 빠지는 목소리로, 그렇지만 여전히 눈빛만큼은 차갑고 싸늘하게 세레시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자 세레시아는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새하얀 뺨을 자신의 새하얀 손으로 어루만지며 마치 연인에게 속삭이듯 다정한 말투로 속삭였다.
"후훗, 별거 아니에요. 그저 에라시안님이 걸어주신 마법들이 걸려있을 뿐이에요. 상처를 입혀야한다는 조건이 있긴 하지만 그랜드 소드 마스터 중에서도 최강의 경지에 올랐다는 당신도 이렇게 한 번 찔리는 즉시 몸이 무력해지며 제압이 가능해지는 거죠."
물론 그 한 번을 찌르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었지만, 카일라는 설마 자신이 바로 당하기 직전까지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암습의 능력을 하이엘프인 아일라노레가 가졌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기에 방심 끝에 타격을 허용해버린 것이었다.
아일라노레는 하이엘프이면서도 특이하게도 자연에 동화하여 자신의 존재감을 감추는 힘을 지니고 있었고, 그런 능력을 가진 그녀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르도록 오랜 세월 동안 검술을 수련해왔고 덕분에 카일라의 정신이 비록 세레시아와 최상급 정령들의 필살 공격에 집중되었기에 벌어진 일이기는 하지만 그녀의 감각을 속인채로 그녀를 암습해 성공할 수 있던 것이었다.
말이 쉽지, 카일라의 쇼크 웨이브가 주변을 사정없이 초토화 시켰던 것을 생각하면 아일라노레는 이 날을 위해서 여태까지 수도 없이 전쟁에 모습을 보였으면서도 이런 능력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었다.
"......"
그리고 싸늘하게 아일라노레를 노려보던 카일라가 결국 휘청거렸다.
그렇게 무기력해진 카일라를 향해 그녀의 팔을 붙잡은 엘프 남성들이 음흉한 눈빛을 보냈다. 이미 엘리나의 육체를 맛본 그들은 카일라의 육체에도 자연스럽게 탐욕을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일라노레는 엘프 남성들에게 오라는 손짓을 하며 말했다.
"자, 여러분 와서 이 계집을 조교해주세요. 이 계집의 고모인 엘리나라는 음란한 창녀처럼 말이죠. 호호."
카일라는 엘리나를 모욕하는 그녀를 분노에 찬 눈으로 노려보았지만, 아일라노레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카일라에게 다가온 엘프 남성들은 그녀가 분노를 하건 말건 신경쓰지 않고 노골적으로 카일라의 몸을 쓰다듬어대기 시작했다.
그 중 두 명은 노골적으로 카일라의 엉덩이를 한 쪽씩 움켜쥐기도 했고 카일라의 풍만한 가슴을 주물럭거려대는 자들도 있었다.
"하윽...!"
그러자 당연하게도 자연적인 반응으로 애무에 따라 카일라의 입술에서 살짝 신음소리가 흘려나왔다.
"오, 과연 제 고모를 닮아서인지 음란한 계집인데?"
"가슴과 엉덩이가 진짜 크고 탄력이 좋아. 엘리나, 그 계집이랑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거 같아."
"마왕도 너무한 놈이군. 이런 죽여주는 계집을 혼자서만 즐기다니. 이런 좋은 건 나눠먹어야하지. 흐흐."
그리고 그녀의 신음소리는 엘프 남성들을 더욱 흥분하게 했고 벌써부터 그들은 가볍게 카일라의 엉덩이를 때리고는 카일라의 짧은 바지를 벗기려고 들었다.
카이라스가 분노하는 소리가 카일라의 귓가에도 들려왔지만 그는 드래곤 로드 에라시안과 에이션트급 드래곤들의 합공에 막혀서 그가 날리는 마법들은 모조리 에라시안에 의해 차단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카일라의 반바지가 아래로 내려지면서 그 속에 입고 있던 새하얀 팬티가 모습을 드러냈고 자연히 그녀를 바라보는 엘프 남성들의 눈 역시 더더욱 욕망이 거세졌다.
"흐흐, 이 년의 구멍들은 지 고모인 엘리나랑 비하면 어떨까?"
"같은 최상급의 그랜드 소드 마스터인 계집이니 엘리나랑 비교해서도 떨어지지 않겠지?"
"엘프 족의 보물이 또 하나 늘어나다니. 정말 오늘을 축복받은 날이야."
그렇게 말한 엘프 남성들은 카일라를 음흉하게 쳐다보며 그녀의 팬티의 뒷쪽을 엉덩이 중앙으로 모아 마치 T팬티와도 같은 모양으로 만든 후 완전히 모양이 드러난 아름다운 그녀의 새하얀 엉덩이를 마구 쓰다듬어댔다.
카이라스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그가 에라시안과 드래곤들에게 막혀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엘프 남성들은 오히려 그 무시무시한 마왕과도 같은 인간의 앞에서 그가 제일 사랑하는 여자를 범한다는 것에 극도의 흥분감까지 느끼고 있었다.
"흐흐, 정말 예쁜 엉덩이구나. 엘리나의 엉덩이만큼이나 예쁜거 같은데?"
엉덩이를 희롱당하면서도 카일라는 어떻게든 힘을 쓰려고 했지만, 도저히 몸에서 힘이 제대로 나질 않았다. 마치 무엇인가가 체내에 침투하여 그녀의 육체를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을 방해하고 있었는데 그 방해를 그랜드 소드 마스터 최상급인 그녀도 쉽사리 밀어낼 수가 없었다.
찰싹-
그리고 카일라의 엉덩이를 때린 엘프 남성은 한 명은 카일라에게 이제 슬슬 삽입을 하려는지 그녀의 팬티를 아래로 내렸고 엘리나의 황금빛의 방초숲만큼이나 무성한 카일라의 은빛의 방초숲이 숨김없이 공개되었다.
"오오..."
마치 최고급의 진은 미스릴로 짠듯한 그녀의 아름다운 머리카락들에 필적하는 은빛의 털들을 보며 엘프 남성들은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흥분했고, 카일라의 얼굴은 굴욕감과 수치로 파르르 떨리고 있었지만 그녀의 육체가 파르르 떨리면서 엘프 족의 최고의 보물이라 불리는 엘리나의 엉덩이에 비할만큼 새하얗고 아름다운 카일라의 엉덩이가 파르르 떨리는 광경은 오히려 미칠듯이 자극적이게만 보여졌다.
그렇게 흥분을 하면서 카일라의 은발을 머리카락을 가볍게 손등으로 쓸은 엘프 남성 중 한 명은 카일라의 입술에 키스를 하려고 들었다. 삽입 이전에 그녀의 입술을 차지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그 순간 무엇인가를 결심한 카일라의 눈이 번뜩였다.
"으아아악!"
카일라의 치명적인 매력을 담은 연분홍빛 입술에 홀려 그녀에게 키스를 하려던 엘프 남성은 고통스러운 비명 소리와 함께 내부가 뒤집혀지며 쓰러졌고, 이윽고 카일라는 사방에 닥치는대로 쇼크 웨이브를 퍼트리기 시작했다.
미처 피하지 못한 엘프 남성들은 내부가 뒤집혀지며 피를 토하며 죽어갔지만, 반면 기겁한 세레시아와 아일라노레는 급히 뒤로 물러났기에 피할 수 있었다.
에라시안의 아티팩트에 의해 힘을 제대로 쓸 수 없게 된 카일라는 이 이상 치욕을 당하느니 차라리 죽더라도 반항을 하겠다는 것인지 아예 지금 자신의 생명의 기운을 소모하여 쇼크 웨이브를 자신의 주변에 마구 퍼트리고 있는 것이었고, 만약 실수로 맞기라도 하면 아무리 자신들이라고 해도 내부가 뒤흔들려 위험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위험하지는 않았다. 지금 그녀는 에라시안의 마법에 걸려 제대로 통제를 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그저 마구 뿌려대서 제압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것 뿐이었지, 죽이는 것은 너무나도 간단했다.
"아, 아쉽네. 에라시안님이 죽이라고 명령은 내렸지만 그래도 너무나 아름다운 보물이라서 수집품으로 삼게 해달라고 간청해볼 생각이었는데 말이야."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는 것은 엘프들이 가진 본능이었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것을 수집하는 것 역시도 엘프들이 가진 본능, 그렇기에 세레시아는 카일라를 죽이고 싶지 않았다.
엘리나와 마찬가지로 인간이면서도 중간계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존재 중 하나인 카일라는 엘프 종족으로서 관리하고 보관하고 싶게 만드는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
특히나 여성 엘프들은 엘리나의 육체를 그냥 가볍게 가지고 노는 것 외에는 하지 않고 대부분 남성 엘프들이 마음껏 윤간할 수 있게 하며 그것을 깔깔 대며 구경하는게 보통이었던 만큼 카일라 역시도 그런 재미있는 장난감이 되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렇기에 일부로 에라시안에게 간청하기 위해 에라시안이 준 아티팩트, 그것도 무려 에라시안이 하나에 100 년이란 세월에 걸쳐서 만들었다는 7 개 밖에 없는 1 회용인 아티팩트를 두 개나를 이용해서 생포까지 하려고 했던 것이었지만, 지금 아무래도 생포는 힘들 것 같았다.
"반항을 너무 심하게 해댄 것을 원망해. 멍청한 계집애."
그리고 생명력을 불사르며 저항을 하던 카일라였지만 검을 쥐지도 못하고 에라시안의 마법이 체내에 침투한 그녀는 제 힘의 10 분의 1도 낼 수가 없었고 결국 생포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격렬한 반항만을 보여준 그녀는 세레시아가 던진 검이 그녀의 목을 관통했다.
푸욱!
"아..."
카일라의 동공이 크게 떠지며 이윽고 부르르 떨려왔다.
"?!"
카이라스는 그 광경을 보고 어떻게든 카일라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기 위해 일부 마법의 방어도 포기했지만 그 대가로 그는 왼팔 하나가 처참하게 망가지는 꼴을 당해야했다.
치열한 접전 때 도망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을 구하려 했기에 얻은 대가였다.
그리고 이윽고 카일라의 눈에서 서서히 생기가 빠져나가며 그녀의 육체가 힘 없이 쓰러졌고 쓰러진 그녀의 육체의 앞으로 다가간 세레시아는 카일라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죽인 이상 에라시안 님의 명령에 그냥 따라야겠죠. 후훗, 아쉽군요...정말 아쉬워요. 당신의 이 아름다운 육체는 박제로라도 남겨두고 싶었는데."
그리고 이윽고 에라시안이 준 아티팩트를 통해서 카일라의 영혼을 추출해낸 세레시아는 아티팩트의 안에 감금된 카일라의 영혼을 아티팩트의 또 다른 힘으로 그대로 분쇄해버렸고, 카일라의 영혼은 이윽고 흔적도 없이 소멸했으며 남은 것은 그녀의 싸늘한 시신이 된 빈 육체 뿐이었다.
"카일라 누나! 크읏...!"
카이라스는 1 개의 사고라도 카일라에게 시선을 팔던 바람에 그로 인해 9 개의 사고를 총 동원해 방어를 하던 균형이 깨져버렸고 그는 급히 자신의 앞에 날라온 마법을 막기는 했지만 다급하게 막았기에 그 충격의 여파로 뒤로 물러나게 되었다.
"멍청한 계집애. 기껏 살아서 우리 고귀한 엘프님들의 보물이 될 기회를 주려고 했는데."
아일라노레가 한심하다는듯 혀를 차며 카일라의 시신의 머리를 사정없이 짓밟으며 그녀의 시체를 모욕했고 그 광경은 똑똑히 카이라스의 눈에 들어왔다.
'세레시아...아일라노레...! 네 년들은...네 년들을....!'
그리고 이것이 바로 카일라가 죽던 날, 그 날의 카이라스의 기억이었다.
그 후 카일라의 시체는 이윽고 흔적도 없이 재로 변해 사라졌으며 카일라라는 그가 인생에서 가장 사랑했던 여인을 그 날 그는 그렇게 잃게 되었다.
그렇지만 유리아나마저 잃을 수는 없었던 카이라스는 필사적인 탈주 끝에 그녀와 함께 탈주할 수 있었고, 그 날 큰 부상을 입은 그는 회복을 할 때까지 피해있어야 했으며 당연히 그 동안 에라시안은 카이라스가 혹시나 나타날 것을 두려워하여 조심하면서도 수많은 숫자의 인간들을 학살하였었다.
하지만 이윽고 전선에 복귀한 카이라스로 인해 에라시안은 다시금 몸을 사리기 시작했고, 결국 전쟁은 계속해서 이어지며 날이 갈수록 인간들에게 불리해졌고 카일라가 죽은 이후 카이라스가 제일 사랑하던 아내인 유리아나는 도중 뱀파이어 퀸 디아나의 먹이가 되고 말았다.
* * *
로블린 공국의 공왕의 후궁으로 들어온 엘프 여인의 이름은 바로 아일라노레였다.
'생각보다 이른 복수의 시간이군.'
카이라스의 두 눈은 지금 어느 때보다도 진한 살기가 풍기고 있었다.
이제 우선 복수가 시작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