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4화 〉[암흑가를 제거하려 하다]
"여기 주문하신 것들이 나왔습니다."
에스더가 미소를 지은채로 릴리, 메이와 함께 그들이 주문한 음식들을 들고 왔다.
위에 계란후라이가 올려져있으며 또 추가로 따뜻한 머슈룸 소스가 뿌려져 있는 100% 쇠고기인 햄버그 스테이크, 미트소스 스파게티, 씨푸드 샐러드, 비프 스튜 등이었다.
뱀파이어이기에 맛을 즐길 수는 있어도 인간의 음식으로 식욕을 채울 수는 없는 셀리나는 그냥 간편하게 맛을 보았을 뿐이고, 카이라스 역시 그냥 간단하게 비프 스튜 하나만을 먹을 뿐이었으며, 유리아나 역시 햄버그 스테이크 하나로 만족했다.
하지만 에이미는 스파게티부터 시작해서 이어지는 음식들을 하나하나 모두 먹기 시작했는데 그녀가 먹을 음식들을 계속해서 만드냐고 에스더는 정말 쉴틈이 없었고, 카이라스는 그녀의 체력이 회복되도록 9 서클의 체력 회복 마법인 컨디션 리커버리까지 사용해줘야만 했다.
그리고 30 개의 접시가 쌓이는 수준이 되어서야 에이미는 식사를 멈추었고, 소화의 주술까지 사용해가며 이 모든 음식들을 맛 본 그녀의 무심하던 인형 같은 얼굴에 살짝 미소가 새겨지는듯 보이기도 했다.
"라스 오빠, 잘 먹었어."
에이미는 포크를 내려놓으며 짧게, 그렇지만 카이라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고 그녀의 말에 카이라스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가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본 유리아나는 살짝 볼을 부풀리며 카이라스의 팔에 다시금 안겨붙어왔고, 그 모습에 카이라스는 유리아나가 아직 13 살이라는 것이 아깝게 느껴졌다.
당장에 그의 눈에는 시공회귀 이전의 카일라와 디아나와 비교해서도 결코 어느 한 곳도 부족함이 없는 그야말로 여신과도 같은 완벽한 미모와 몸매를 자랑하던 유리아나의 모습이 계속해서 지금의 그녀의 어린 모습과 겹쳐보이는 것이었다.
'뭐, 기다리면 되지만...'
어차피 전쟁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었다. 일단 아직 이종족들을 에라시안이 모두 통합하지는 못했으니까.
물론 시공회귀 이전보다 일찍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바로 이제 곧 그는 암흑가들을 정리하러 갈 것이었고, 그렇게 된다면 이종족들이 꾸미던 음모가 또 하나가 분쇄되는 것으로 이종족들은 경각심을 느끼기 시작할 것이었다.
그렇지만 뱀파이어들의 대부분은 이미 아르테일 공작가에서 마련해준 거처들에서 지내고 있었다.
뱀파이어 퀸인 디아나가 직접 명령한 것이었기에 여왕의 명령에 충실한 4 공작을 비롯한 뱀파이어들, 그러니까 거의 절반이 넘는 숫자의 뱀파이어들이 일제히 디아나의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나머지 40%의 뱀파이어들은 그대로 본래의 터전과 디아나의 성을 지키고 있었지만, 그곳에서도 카이라스는 함정을 준비해두고 있었다.
전대 퀸인 루나를 손에 넣은 에라시안은 아마도 전대 퀸인 루나를 이용해 루나를 따르는 뱀파이어들을 이용해 자신의 군세로서 사용하려고 할 터였으니까.
"여기 디저트에요."
그리고 빈그릇들을 종업원 소녀들인 릴리와 메이와 함께 모두 걷어간 에스더는 어느덧 4 명의 앞에 치즈 케이크들을 한 조각씩을 내왔다.
"디저트에요."
"아, 고마워요."
셀리나가 제일 먼저 감사를 표했고, 유리아나도 "고마워요, 언니."라 뒤를 이으며 감사인사를 했고 에이미까지도 작은 목소리로 "...고마워요."라고 감사인사를 했지만 카이라스는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고, 에스더는 살짝 수줍은 눈빛을 그에게 보내었다.
'또 하고 싶은가보구나...'
하긴 오랫동안 참고 지내왔으니 상당히 쌓여있을만도 한 나이였다.
카이라스는 그렇게 생각하며 치즈 케이크를 딱 3 분의 1로 자른 후 셀리나와 유리아나, 에이미의 접시 위에 하나씩 올려준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순수하고 순진한 성격을 지닌 셀리나였지만, 카이라스와 결혼생활이 이미 4 년차에 들어선 그녀는 카이라스가 왜 일어나는지를 알아차리고 살짝 그에게 미소를 지어주었고, 카이라스는 약간 쓰게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며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었다.
"셀리나, 유리아나, 에이미. 잠시 에스더랑 둘이서 할 얘기들이...좀 있으니 기다려줘."
"네, 다녀오세요."
"응, 너무 늦지마."
"...응."
언제나 사근사근한 셀리나나, 활발한 유리아나와는 별개로 언제나 무심한듯 백치 같았던 에이미까지도 카이라스의 말에 작게나마 부끄러운듯 고개를 끄덕여주는 모습에 카이라스는 바로 에스더의 손을 잡고 식당의 뒷쪽으로 간다음 그곳에서 위로 가는 계단을 통해 2 층으로 올라간 후 그곳에서 에스더의 방으로 그녀와 함께 들어간 카이라스는 먼저 침대 위에 앉았다.
그리고 에스더는 그 청순가련해보이는 얼굴 위로 수줍은 미소와 기대감을 담은 눈빛으로 서서히 스스로의 옷을 벗기 시작했다.
사르륵-
그리고 겉옷들과 속옷들을 모두 탈의한 에스더는 백옥 같이 새하얀 속살들을 비롯해서 푸른 색의 방초숲까지도 숨김 없이 카이라스의 앞에 다시금 드러냈고, 카이라스가 오라는 손짓을 하자 얌전히 그의 옆으로 다가가 알몸으로 앉았다.
"흐음, 향기 좋은데?"
그녀의 향기를 살짝 맡아본 카이라스의 말에 에스더가 부끄러운듯 몸을 살짝 움츠렸지만 이내 카이라스의 손에 의한 애무가 시작되자 그녀는 청순가련형의 외모와는 별개로 무척이나 풍만한 가슴을 파르르 떨면서 순식간에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아읏, 아..."
현재 에스더의 신분은 카이라스의 애첩과 비슷했다.
살을 섞으면서 서로 정이 들었는지 카이라스는 틈틈히 계속 그녀를 챙겨주고는 그녀가 원하는대로 식당까지 차리게 해주었지만, 그것으로 그녀를 돌봐주는 것을 끝내지는 않았다.
경우야 어떻든 자신이 품에 안았던 여자는 책임져주는 것이 신조인 카이라스는 계속해서 그녀에게 호위를 붙여주는등 여러모로 그녀를 신경써주고 돌봐주고 있었고, 자신에게 순순히 잘못을 고백한 카이라스를 용서한 카일라는 본처로서 자신을 포함한 본부인은 12 명까지만 허락하겠지만 에스더는 예외적으로 애첩으로서를 허락하겠다고 말하였었다.
그건 에스더의 어디에도 속할 수 없었던, 오직 카이라스에게만 의지할 수 밖에 없는 가련한 모습이 아마도 카일라의 마음을 건드렸던 것일 것이었다.
그리고 그 후 한 달에 2, 3 번 정도 이렇게 찾아온 카이라스는 에스더와 서로 섹스를 하며 몸을 섞었고, 오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잠시 후 카이라스는 이 식당의 진정한 진미(眞味)를 맛보았고, 카이라스가 그렇게 진미를 맛볼수록 에스더의 신음소리는 격렬해져만 갔다. 그러다가 마침내, 카이라스의 분신이 자신의 안 쪽을 꿰뚫으며 들어오자 그 순간부터는 에스더는 이성을 모조리 날려버린채 교성을 내지르며 그에게 깔린채, 혹은 그의 몸 위에서 허리를 흔들기에만 여념이 없었다.
앞 쪽이 끝난 후에는 뒷구멍까지 격렬하게 쑤셔박힌 후에야 상당히 만족을 하게 된 에스더는 카이라스의 분신을 입에 물고는 정성껏 빨아대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카이라스가 좋은 남자들을 소개시켜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녀에게 다른 남자들은 다 필요없었다.
그녀의 인생은 카이라스에게 구원받았고, 또 카이라스로 인해 그녀의 인생이 제대로 시작되었으니까.
그리고 2 시간이 지난 후에야 밑으로 내려온 카이라스는 식사 후인지라 약간 졸린지 꾸벅꾸벅 조는 에이미의 모습과 얌전히 앉아서 명상 중인 유리아나의 모습을 마치 여동생들을 보는듯이 바라보는 셀리나의 다정다감한 모습을 모두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30 분 후...출발한다.'
그리고 1 시 40 분이 되는 순간이 바로 암흑가들을 정리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카이라스는 그 이전에 30 분의 시간을 그냥 허비할 생각이 없었기에 바로 아이린이 있는 황궁으로 향하였다.
* * *
카르시스 제국의 황궁, 트리에스타.
여황제, 아이린은 붉은 눈동자에 차가운 빛을 드리운채로 고고하게 황제만이 앉을 수 있다는 황좌 위에 앉아있었다.
검은 부채로 살짝 자신의 새하얗고 아름다운 얼굴을 가린 그녀는 싸늘하기 그지없는 붉은 눈동자로 자신의 아래에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을 응시하며 물었다.
"어디 변명을 들어볼까요?"
"......"
그녀의 아래 쪽에서 무릎을 꿇고 그녀를 향해 절을 하고 있는 남자는 그녀의 강렬한 위압감에 위축되어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참으로 애처롭기 그지없는 모습이었지만, 아이린은 싸늘함을 풀지 않은채로 그를 여전히 그녀가 가진 황제로서의 위압감으로 위압하며 말을 이었다.
"암흑가를 주의깊게 감시하라고 저는 분명히 지시를 내렸는데 말이죠. 근데 명색이 카르시스 제국의 황실의 정보단체라면서 암흑가에 이종족들이 세력을 뻗치는 것도 알아내지 못했단 말이죠? 무능하기 짝이 없군요."
아이린의 독설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남자는 아무런 변명도 할 수 없었다. 명백히 모든 것이 그의 실책이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책임하에 있는 정보단체의 요원들은 각 나라의 고위층들에 주목하고 있었지 암흑가의 세력들은 거대한 암흑가의 세력들에만 초점을 맞췄을 뿐 작은 암흑가의 세력들에는 좀 소홀했던 면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암흑가의 인물들이 한, 두 명도 아니고 사소한 버러지 같은 자들까지 일일이 감시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카이라스가 직접 알아내서 정보를 역으로 전달해주는 상황은 그야말로 망신이라고 밖에 할 수 없었고, 암흑가를 더욱 주의 깊게 살피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다.
"아무런 말도 없다는 것은 책임자로서 어떤 처벌이든 받아들이겠다는 것이겠죠?"
그러면서 아이린은 아공간에서 검 한자루를 꺼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왼손에 검은 부채, 오른손에 검을 든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아래로 내려다보며 소리 없이 한걸음한걸음 씩 걸어서 내려왔고 그대로 검을 옆면으로 휘둘러 사내를 후려쳤다.
퍼억!
"크윽!"
정보단체를 담당하던 사내는 아이린이 휘두른 검의 옆면에 맞고는 옆으로 굴렀지만 급히 다시금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렸다.
입술이 터져서 피가 나고 있었지만 사내는 그것보다 아이린이 뿜어내는 위압감에 의한 공포가 더 위험했다. 이까짓 상처 쯤이야 힐링 마법 한 번이면 치유가 되었지만 아이린이 진짜로 그를 죽일 경우 그의 인생은 끝이었으니까.
"일단 처벌은 이 정도로 끝내겠지만, 기억해둬요. 이 황실에서 당신이 무능함을 보일 경우 당신을 대신할 자들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그러니까...똑바로 일처리를 하도록 하세요."
황제로서 한치의 감정도 담기지 않은 얼음장 같이 차가운 말을 싸늘하게 내뱉은 아이린을 사내는 그녀의 드레스 치마 아래에 보이는 신발만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살짝 위로 올려 밑에서부터 그녀를 올려다보며 고개를 급히 끄덕였다.
그의 눈에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고고함이 넘치는 치명적인 색기를 머금은 붉은 눈동자를 차갑게 빛내고 있는 아름다운 흑발의 미소녀의 모습이 보였지만 그 아름다움에 감히 그는 음심조차 품을 수 없었다.
감히 음심조차 품지 못하게 할만큼 그녀는 너무나도 고귀해보이면서도, 압도적인 두려움을 심어주고 있었으니까.
그녀는 그야말로 타고난 황제였다.
'그리고...암흑가는 이제 난리가 나겠군.'
그리고 이렇게 대륙 최강의 제국의 황제인 그녀의 시선이 이제 암흑가로 향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