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56화 〉[과거 : 유리아나 폰 아르테일] (256/380)



〈 256화 〉[과거 : 유리아나 폰 아르테일]

대륙력 1809 년.

20 대의 여인이 검을 든채로 서있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장미를 떠올리게 만드는 진하고 밝은 빛의 매혹적인 붉은 머리칼에 청색의 보석, 사파이어처럼 빛나는 벽안을 소유하고 날카로운 콧대, 붉고 도톰한 입술 등 그녀의 얼굴 자체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미녀로서의 극에 달한 절정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미모였다.

또한 몸매 역시 무척이나 풍만했는데 이미 지금도 늘씬한 키에 풍만하고 아름다운 굴곡의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지만 조금 더 몸매가 완숙해진다면 가히 대륙에서 가장 아름다운 몸매를 지녔다고 불리는 아르테일 공작가의 안주인인 엘리나나 그녀의 조카인 카일라와 비교할 수 있을법한 수준의 몸매가 될 것이었다.

특히나 그녀의 현재 복장은 카일라가 자주 입는 은색의 간편한 상의가 장미빛인 것을 제외하면 똑같은 재질로 만들어진 옷이었고, 하의 역시 새하얀 허벅지를 훤히 드러내는 검은색의 핫팬츠였기에

그리고 그녀는 살짝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아름답게 미소를 지었다.

그녀를 향해 공격을 해오는 기척들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현재 그녀가 있는 곳은 암흑가의 영역. 당연히 암흑가의 세력들이 공격을 해오는 것이 당연했다.

슈우우우!

푸른 색의 오러 블레이드를 생성시킨 그녀의 검에는 이윽고 회전하는 푸른색의 고리들이 새겨졌다. 바로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상징인 오러 서클이었다! 그렇지만 그녀를 향해 달려드는 자들은 모두 오러 블레이드를 생성하고 있는 오크들이었고, 트롤 마법사들의 마법으로 인해 그들의 힘은 더더욱 강해져있어 그랜드 소드 마스터라고 해도 일격으로 처리하는 것은 보통은 무리였다.

어디까지나 '초급 혹은 중급'의 그랜드 소드 마스터일 경우에는 말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최상급의 소드 마스터였던 그녀였지만, 작년에 초급의 그랜드 소드 마스터에 오른 그녀는 그 후 수많은 실전을 통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빠르게 벽을 뚫으며 중급에 도달한 후 바로 몇일 전 무려 상급의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불과 1 년하고 수 개월 만에 도달하는 신기록을 보여주었었다.

최상급의 그랜드 소드 마스터인 카일라의 지도대련을 비롯해 누구보다도 많이 던전을 겪으며 격렬하게 싸워왔기 때문이었다.

"페탈 댄스(Petal Dance)..."

그리고 그녀의 검에서부터 꽃향기가 피어올라 사방에 퍼졌고 이윽고 그녀의 검에서 현실에는 존재할리가 없는 여러 송이의 푸른 색의 매화꽃들이 피어나며 푸른 색의 꽃잎들을 사방에 흩날렸다.

매화향을 풍기며 매화의 꽃잎들을 사방에 흩날리며 허리 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붉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그녀의 모습은 참으로 눈부시게 아름다웠지만, 그녀는 입꼬리를 살짝 올려 미소를 지으면서도 누가 보더라도 끌어안아주고 싶다는 충동이 느껴지게 만드는 태연하고 나른한 표정을 짓은채로 자신의 주변에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고, 그녀가 검을 휘두르는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그냥 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 아닌, 진짜로 그녀에게 달려드는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올라있는데다가 마법으로 강화되기까지 한 오크들의 눈에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기 때문이었다.

시간 가속.

바로 그것이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그녀가 지닌 힘이었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그녀가 검을 휘두를때마다 꽃이 피어나며 그 꽃에서 떨어져나온 꽃잎들이 주변에 흩날려지는 양이 안그래도 엄청났는데 그 속도가 몇 배로 늘어남에 따라 그녀의 주변 전체는 그야말로 푸른 매화의 꽃잎들로 뒤덮이게 되었다.

솨아아아-

그리고 하나하나가 오러 블레이드에 맞먹는 힘을 지니고 있었기에 그 꽃잎들이 마치 춤을 추는듯이 그녀의 주변을 맴돌아대는 것으로 인해 그녀에게 달려들던 오크들은 짧은 비명과 함께 갈가리 찢겨서 파편들의 일부만 남게 되었으며, 그녀의 주변을 덮었던 꽃잎들은 그녀의 의지에 따라 적을 분쇄하기 위해 움직였고, 놀란듯 달아나려던 트롤들 역시 온몸이 난자되어 그 압도적인 재생력에도 불구하고 토막이 나 살해되었다.

"......"

그리고 모든 것을 끝낸 그녀는 아름다운 얼굴 위에 나른한 표정으로 태연하게 검을 검집에 넣으며 중얼거렸다.

"약해."
"그렇지?"

그리고 그런 그녀의 등 뒤로 접근해온 한 명의 인영이 있었고, 그 인영의 손이 그녀의 아름다운 엉덩이의 굴곡을 쓰다듬었다.

"......"

자신의 엉덩이를 쓰다듬는 누군가의 손길에 그녀의 나른하던 표정 위로 분노의 표정 대신에 살짝 수줍은 소녀와도 같은 표정이 피어올랐다.

"후후, 실력이 많이 늘었네? 유리아나."
"라스 오빠..."

그녀의 엉덩이를 쓰다듬고 있는 손의 주인은 올해 29 살이 되는 검은 머리카락의 잘생긴 외모의 미청년, 카이라스 폰 아르테일로 그녀, '유리아나 폰 아르테일'이 사랑하는 남자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둘은 부부이기도 했다.

카일라 폰 카르세드, 유리아나 폰 아르테일.

그녀를 포함하고 있는 이 두 여인은 모두 카이라스의 아내들로 공식적으로 등록이 되어있었고,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식도 치뤘었기에 유리아나는 비록 두 번째이기는 해도 엄연한 카이라스의 아내였다.

그리고 그녀의 핫팬츠 위로부터 그녀의 탐스러운 엉덩이의 굴곡을 쓰다듬던 카이라스는 천천히 뒤에서부터 그녀를 끌어안고 그녀의 향기를 음미했다.

올해 23 살이 된, 대륙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녀 중 한 명인 그녀의 향기는 정말로 자극적이었기에 제 3의 마도시대가 시작되고 최초로 10 서클의 경지에 오른 최강의 대마법사인 카이라스의 눈에 같이 욕정이 서리게 만들고 있었다.

"라스 오빠, 근데 카일라 언니는?"

그리고 아까전 그와 함께 데이트를 나갔던 카일라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유리아나가 카이라스의 품에 안겨진채 묻자 카이라스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별장의 침대에서 기다리고 있어. 벌써 밤 9 시라고."
"아...데리러 와준거야?"
"당연하지, 사랑하는 아내를 남편이 데리러 오지 않으면 누가 데리고 오겠어?"

카이라스의 말에 유리아나의 아름다운 얼굴에 기쁜 미소가 피어올랐고, 카이라스는 천천히 그녀의 긴 붉은 머리카락을 옆쪽으로 모이게 한다음 그녀의 새하얀 목덜미가 드러나게 했다.

그리고 뒤에서부터, 그녀의 목덜미를 혀로 핥아대며 가볍게 애무를 시작했다.

"아..."

혀로 새하얀 목을 애무를 당한 유리아나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15 살의 나이에 성인식을 치룬 이후, 어느덧 8 년이었다. 그는 카일라와 자신을 함께 데리고 여행을 다니면서도 밤이 되면 그녀들의 육체를 즐기는 것을 한시도 잊지 않았고, 카일라와 그녀는 이미 그가 주는 쾌락에 완전히 중독이 되어버린 상태였다.

더군다나 사랑하는 남편이 주는 쾌락이어서인지 더욱 달콤했으며, 단순히 육체만을 탐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자신들은 좋아하는 검술만 수련하면 되었지 다른 일상생활에 관련된 것은 본인이 다 해주며 언제나 애정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봐주는 것이 그녀를 더욱 기쁘게 해주었다.

물론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바로 이 순간, 그에게 몸을 맡기는 순간이었지만.

하지만 서서히 달아올라가던 그녀는 주변에 가득한 이종족들의 시체를 보고 정신을 차렸다. 아무리 그래도 방금 한창 살육을 끝낸 후였는데 그 시체들의 사이에서 하기는 좀 분위기가 없던 것이었다.

"빠, 빨리 돌아가자 라스 오빠. 카일라 언니도 기다릴텐데."
"...뭐, 그러자. 유리아나가 너무 예뻐서 주변 상태는 전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버렸네."
"라, 라스 오빠..."

웬만해선 수줍게 얼굴을 붉히는 일이 없으며 솔직하고 직설적인 성격인 유리아나였지만, 카이라스의 이런 말에는 한 없이 부끄러워하는 그녀는 사랑에 깊이 빠진 여인 다운 모습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것이었다.

"아, 그리고 이건 선물. 아까전에 카일라 누나랑 데이트 갔는데 우리 이쁜 유리아나의 얼굴이 도통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아서 사게 됬어."

카이라스는 잘생긴 얼굴 위로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면서 유리아나의 몸을 살짝 뒤로 돌리게 하여 그녀가 자신을 똑바로 정면에서 응시하게 만든다음 그녀의 머리에 살짝 머리핀을 꽂아주었다.

푸른색의 나비 모양의 머리핀으로 아주 고급도, 천박한 것도 아니었지만 꽤나 실력있는 사람이 만든 작품인듯 마치 진짜 살아있는 나비가 꽂혀있는듯 보이기도 했다.

그녀의 붉은색 머리카락과 대조적인 푸른색이어서인지, 아니면 그녀의 눈동자색과 비슷한 푸른색이어서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냥 그녀가 너무나 아름다워서인지는 명확하게 말할 수는 없었지만 카이라스는 그녀에게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고 간단한 거울 마법을 통해 그녀가 스스로 현재 자신의 모습을 보게 만들어주었다.

"아...고, 고마워."

아까전 암흑가의 이종족들을 간단하게 '살육'하던 그 23 살에 상급의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발을 디딘 천재 검사인 여인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새하얀 얼굴에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는 유리아나의 모습은 그저 남편의 선물과 사랑에 기뻐하며 부끄러워하는 한 명의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아름다운 아내의 모습일 뿐이었다.

"근데, 라스 오빠. 한가지만 물어도 돼?"
"물어봐."
"라스 오빠는 카일라 언니랑 나랑 둘 중 누가 더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생각해?"
"동등하다고 생각해."

카이라스는 바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카일라와 유리아나에 대한 평가를 동등하다고 대답해주었고, 그의 말에 유리아나는 살짝 귀엽게 볼을 부풀렸다가 이내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뭐, 그럼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여자는 맞다는 것이 다시 확인되었으니...빨리 돌아가자. 라스 오빠가 방금 전에 애무를 해서 참기 힘들단 말이야."

대륙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녀 중 하나가 빨리 섹스를 하러 가자고, 참기 힘들다고 재촉하는 것은 그 대상이 남편인 남자라고 해도...아니 오히려 남편이기에 더욱 성욕이 강렬하게 자극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유리아나는 카이라스에게 안겨오면서 은근히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근데 라스 오빠, 나 오늘 임신시켜주면 안될까? 나도 슬슬 이제 애 낳고 싶은데..."

나이가 18 살이 넘은 이후, 유리아나는 여행을 다니기에 말을 하지 않고 있었지만 카이라스의 아이를 낳고 싶어했다.

낳은 자식을 가문의 후계자로 삼겠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냥 순수하게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낳고 싶은 것이었다.

"내 년이면 집으로 돌아가잖아. 뭐가 그리 급해?"
"웅...알았어. 카일라 언니도 참고 있으니 뭐 나도 참아볼께."

유리아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금 "히힛~"하며 배시시 미소를 지었고 카이라스는 그녀의 이마에 살짝 키스를 해주면서 카일라가 기다리고 있을 방으로 텔레포트를 했다.

그리고 다음해, 그 이전까지는 그저 암흑계의 세력에 침투하거나 인간 고위층들과 친분을 쌓으면서 인간 세계에 영향을 끼치려고 하는 것으로만 알려져있던 이종족들은 예상을 뛰어넘고 아예 모든 이종족들이 연합을 맺고는 아예 인간들을 멸망시키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다.

이는 틈틈히 여행을 다니면서 암흑가에 있는 이종족들의 세력을 박살내는 한편, 이종족들이 무엇인가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생각하던 카이라스조차도 확신을 하지 못했던 일이 현실로 벌어진 것이었다.

애초 이종족들을 이끄는 드래곤들이 내세운 명분도 '중간계의 수호자로서 인간들이 너무 강성해져서 대륙에 위협이 되니 두고 볼 수 없다.'라는 억지였으니까.

가문으로 복귀한 카이라스는 그 전쟁 속에서 유일하게 드래곤 로드 에라시안을 견제할 수 있는 존재였기에 우왕좌왕 하다가 파죽지세로 이종족들의 강력한 연합군세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가는, 또 내부의 배신들로 인해 망가져가는 인간들의 세력을 통제하기에 바빴고 당연하게 그는 사랑하는 두 아내인 카일라와 유리아나를 임신시켜주겠다는 약속 역시 지킬 수 없었다.

그리고 카일라를 세레시아에게, 유리아나를 디아나의 손에 잃게 되면서 카이라스는 그와의 추억을 가졌던 그녀들을 영원히 떠나보내야했다.

*              *             *

"흐으응~라스 오빠."

암흑가를 초토화시키고 난 후...13 살의 붉은 머리카락의 소녀, 유리아나는 모처럼 힘을 마구 써댄 탓에 많이 피곤했던지 카이라스에게 안겨붙은채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단잠에 빠져있었고, 그녀는 자면서도 카이라스를 부르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귀여웠는지 카이라스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지만, 동시에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애틋하기도 했다.

'이번 생에선...반드시 약속을 지켜줄께.'

그가 유일하게 가장 사랑하는 여인인 카일라와 맞먹을 정도로 사랑하는 여인인 유리아나. 아직 성인식까지 2 년이나 남아있는 그녀였기에 시공회귀 이전처럼 뜨거운 시간들은 아직 할 수 없었지만, 카이라스는 그것이 아니더라도 그녀가 해달라는 것은 모든지 해주고 싶었다.

남들에게는 화끈한 성격이면서도 동시에 활발한 성격이기도 했고, 화가 나면 도끼눈을 뜬채로 활활 타오르는 분노를 보여주는 그녀였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가끔 삐지거나 화를 낸답시고 도끼눈을 부릅 뜨는 귀여운 행동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말괄량이 같은 평상시 성격으로는 상상할 수 없게 여자 다운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부끄러움이 많은 모습을 보여주던 누구보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그녀는 그에게서 평생 잊혀질 수 없도록 완벽히 각인이 되어있었으니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