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5화 〉[바닷가가 있는 마을]
대륙의 남서부에 위치해있는 작은 나라, 타르코스 왕국.
그렇지만 아름다운 바닷가가 있어 휴양지로도 유명한 이 나라의 바닷가 쪽 마을에 눈에 띄는 외모를 가진 두 남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남자는 19 살 정도로 되어보이는 흑발의 소년이었다. 훤칠한 키에 시원시원해보이는 이목구비를 지닌 무척이나 준수하게 생긴 외모의 소년이었는데 곱상하지는 않았지만 여자들이 볼 경우 처음부터 깊은 호감을 느끼게 만들 잘생긴 용모였고 특이하게도 묘하게 여성들을 홀릴 것 같은 남성미의 색기도 겸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자는 20 대 후반 정도로 되어보이는 금발의 미녀였는데, 단순히 미녀라 지칭할 수준이 아니었다.
허리 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금발의 생머리는 눈부신 황금빛과도 같이 찬란하게 빛났고, 맑은 호수와도 같은 푸른 눈동자를 비롯한 그녀의 얼굴은 너무나도 아름다워 여신 혹은 성녀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미모였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배꼽을 중심으로한 복부 주변을 노출하고 있는 반팔의 간편해보이는 새하얀 상의와 새하얀 천으로 만들어진 핫팬츠는 길이가 무척이나 짧았기에 눈처럼 새하얗고 탐스러운 허벅지를 비롯해 늘씬한 두 다리를 그대로 드러내주고 있었다.
거기에다가 상의 역시도 거의 수박만한 젖가슴들의 크기를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상의였는데다가 천으로 만들어진 핫팬츠는 엉덩이에 딱 달라붙어 그녀의 엉덩이의 커다란 굴곡 역시도 훤히 드러나게 하여 그녀가 걸을때마다 풍만한 가슴이 거세게 출렁거리고, 엉덩이가 마치 씰룩거리는듯한 모습을 보여 그녀의 착하고 밝아보이는 아름다운 미모와 겹쳐지니 가공할만한 색기와 섹시함이 느껴지게 해주고 있었다.
물론 그녀의 복장은 어디까지나 여자인 검사로서 최적의 움직임을 낼 수 있게 만들어진 실용성을 중시한 복장이었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꽤나 눈이 즐겁게 해주는 복장이라는 것 역시도 부정할 수 없었다.
이미 주변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의 시선은 그녀의 엉덩이에서 떨어질줄 몰랐고 또한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거의 넋을 잃은듯 보이고 있었다.
그렇지만 노골적으로 그녀에게 접근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는데 바로 그녀의 왼쪽 허리에 있는 한 자루의 검 때문이었다.
허리에 검을 차고 있다는 것은 검사라는 것이었고, 전체적으로 가냘프게 보이기는 하지만 건강미가 넘치는 육체의 매력을 풍기는 그녀는 전혀 강해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무기가 있다는 것 자체가 혹시나 실력 있는 검사일지도 모르기에 그저 시시껄렁한 불량배들은 감히 접근할 생각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타르코스 왕국 자체가 작은 왕국이었기에 보유하고 있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나 대마법사는 단 한 명도 없었고 그만큼 강자들의 숫자 역시도 적지만 그저 카르시스 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기에 카르시스 제국에게 조공을 받치는 것으로 휴양지가 있는 나라로서 보호를 받고 있는 것 뿐이었다.
그렇다보니 이 왕국에는 그다지 강한 강자가 없었고, 또 무엇보다도 관광객들을 보호하는 법이 엄격했기에 치안 역시 좋았다.
하지만 어디에서나 예외에 속하는 자들이 존재하는 법이었다.
'굉장한 계집이군! 흐흐흐, 저 년의 엉덩이가 씰룩거리는 것을 보니 미치게 꼴리는구나. 정말 먹음직스러워보이는 계집이야.'
그녀를 흑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는 남자는 40 대 정도로 보이는 외모의 용병이었다.
유리아나의 강렬한 화려함을 담은 붉은 머리카락과는 달리 탁하고 지저분해보이는 색상의 붉은 머리카락을 지닌 그는 소드 익스퍼트 상급의 경지에 올라있는 용병이었다.
상당히 거친 성격에 주색에 빠져있는 성격 탓에 육체적인 재능은 제법 훌륭한 편이었음에도 40 대에 이르도록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르지 못하고 소드 익스퍼트 상급의 경지에 그대로 머물러있는 그는 현재 저 금발의 미녀를 보고 완전히 이성이 날라감을 느끼었다.
여태까지 보아왔던 미녀라고 생각했던 여인들은 지금 저 미녀에 비하면 미녀라는 단어를 쓸 자격도 없어보였다.
도저히 이 세상의 미모라고 생각되지 않는 아름다운 미모를 비롯해서 완벽한 몸매의 비율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그녀의 모습에 론은 바로 그녀를 침대로 데려가 그녀의 앞, 뒤의 구멍에 사정 없이 자신의 분신을 쑤셔박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군침을 삼켰다.
그녀의 오른쪽 팔에 왼쪽 팔을 팔짱을 끼고 있는 훤칠한 키에 재수없을 정도로 잘생긴 소년 한 명이 보였지만 론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저 미녀의 연인인듯 보였지만, 연인이 있는 여자라고 해도 빼앗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거기다가 론은 암시장에서 구한 아주 희귀한 약이 있었는데 설사 소드 마스터인 여자라고 해도 단숨에 섹스를 하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 없게 만드는 약이 그에게 있었다.
그 약의 효과라면 저 미녀를 굴복시키는 것도 그에게는 어렵지 않은 일일 것이었다. 더군다나 그는 소드 익스퍼트 상급에 오른 자신의 무위에도 자신감이 있었다.
'흐흐, 저런 계집이면 마누라로 삼아서 두고두고 귀여워해줘도 되겠지.'
우선은 저 연인으로 추정되는 얼굴만 잘생긴 재수없는 놈을 조져버리겠다는 마음으로 은근슬쩍 금발의 미녀의 뒤로 접근한 론은 우선은 재미 좀 보자는 생각으로 은근슬쩍 금발의 미녀의 엉덩이를 움켜쥐기 위해 손을 뻗었다.
'흐흐, 이제 곧 내 손 안에 들어오는구나.'
저 아름다운 미녀의 커다란 엉덩이의 부드러운 감촉을 기대하던 그는 이윽고 팔이 꺾여지는 고통에 크게 비명을 질렀다.
"끄아아악!"
그리고 그런 그를 싸늘하게 쳐다보는 흑발의 소년이 있었다. 바로 금발의 미녀와 팔짱을 끼고 있던 소년이었다.
"정말, 어딜가나 이런 쓰레기들이 있단 말이야."
마치 품평이라도 하는듯, 느긋한 어조로 말하는 소년 카이라스는 천천히 론의 팔을 꺾고 있던 팔에 힘을 주었고, 론의 비명이 더욱 커졌다.
"으아악, 사람 살려! 이 놈이 사람 잡는다!"
어떻게든 주변의 시선을 끌어서 위기를 모면해보려는 쓰레기 같은 수작이었지만, 카이라스는 가볍게 혀를 차며 자신의 옆에 있는 아름다운 금발의 미녀, 엘리나에게 말했다.
"어머니의 미모에 홀려서 별별 벌레가 다 몰려드네요."
"라스, 엄마라고 부르라고 했잖아."
엘리나가 살짝 가볍게 카이라스를 타박하자 카이라스는 키득 웃으면서 말했다.
"이제 19 살인데 좀 봐주지 그러세요?"
주변의 시선이 어떤지 상관도 하지 않는 두 남녀의 말에 론은 팔이 꺾이는 고통에서도 기가 막힐 지경이었지만 뮤란 왕국에서도 쓰레기 같은 짓들을 많이 하다가 이곳 타르코스 왕국까지 내려온 그는 이런 상태에서도 한가지의 수를 준비하고 있었다.은근슬쩍 왼손으로 품에서 단검을 꺼낸 그는 카이라스를 찌르기 위해 오러를 담은 단검을 카이라스를 향해 찔러들어갔고...
"끄아아악!"
그리고 그는 카이라스가 언제나 스스로 전신에 걸어두고 있는 마법의 보호막 중 하나인 7 서클의 반사 계열의 방어 마법인 리플렉션에 의해 스스로의 단검이 돌아와 스스로를 찌르며 알아서 쓰러졌고, 그것이 재수없게 목에 맞은 그는 졸지에 자살을 하게 되어버렸고 그런 그의 모습에 카이라스는 아무것도 모른다는듯 능청스럽게 말했다.
"이놈 스스로 자살했네요? 본인도 쪽팔렸나보군요."
"가끔 라스는 내 아들이지만 짓궃은 면이 있는거 같아."
눈 앞에서 사람이 죽었음에도 너무나도 태연하게 말하는 카이라스와 그냥 그를 짓궃다고만 말하는 엘리나는 론 따위가 죽은 것은 아무렇지도 않은듯 보였다.
카이라스야 말할 것도 없었고, 아무리 착한 엘리나라고 할지라도 론이란 놈은 동정해 줄 가치가 없는 쓰레기였다.
특히나 엘리나의 기준에서 자신을 성희롱하려 든 것은 둘째치고 자신의 사랑하는 아들인 카이라스를 죽이려고 오러를 휘두른 이상 그녀로서도 저 론이라는 놈은 결코 용서할 수 없었다.
평상시에는 착하고 얌전하며 온화한 성품인 엘리나였지만, 카일라에게 심한 폭언을 퍼부었던 친오빠인 알프레드를 두들겨 팼듯이 카이라스에게도 살의를 품은 자는 엄마로서 결코 용서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주변인들이 볼때에도 론은 갑자기 스스로의 목을 찔러서 자살한 것으로 보였기에 웅성웅성 거리기는 했지만 아무도 카이라스를 살인자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주변의 시선이 짜증이 났는지 엘리나의 손을 잡은 카이라스는 빨리 이곳 거리를 벗어났고 그는 단숨에 여러가지 물품들을 파는 매점의 거리로 오게 되었다.
타르코스 왕국의 해변가의 휴양지들 근처에는 여러 매점들이 있었는데 당연하게도 휴양지다보니 여러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을 노린 상인들이 차린 매점들이었다.
이곳 매점들 중에서는 아르테일 공작가의 휘하 상단들에게 파견한 지부도 있을 정도였으니 꽤나 잘 나가는 곳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카이라스는 엘리나랑 다시 팔짱을 끼고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엘리나는 아들이랑 이렇게 단 둘이서 돌아다니는 것이 기분이 좋은지 배시시 예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라스랑 이렇게 팔짱 끼고 돌아다니니 정말 좋네."
진심으로 기뻐하는듯한 그녀의 모습에 카이라스 역시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는 그의 어머니가 기뻐한다면 그것으로 그냥 좋은 것이었다.
"라스, 이따가 밤에는 돌아가게 될텐데 바닷가까지 와서는 그냥 돌아가기는 그런데 말이야. 엄마랑 같이 수영 안할래?"
살짝 기대감에 푸른 눈동자를 마치 소녀처럼 초롱초롱 빛내는 엘리나의 눈빛은 아들인 카이라스로서는 애초 견딜 수 없는 무시무시한 공격이었다.
"수영이요? 근데 아직 임신초기라지만 너무 무리는 그렇지 않아요?"
"후훗, 이래뵈도 엄마도 최상급의 그랜드 소드 마스터라고? 라스만큼 강하지는 않아도 이래뵈도 대륙 최강의 검사 중 하나야. 또 임산부에게 적절한 수영은 괜찮다고. 라스를 임신헀을때도 수영 했었는걸?"
엘리나의 말에 카이라스는 자기가 과민보호라는 것을 느끼고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것도 그렇네요. 근데 수영복은 어떻게 하실래요? 제가 만들어드릴까요, 아니면 집에 가서 가져올까요?"
10 서클 마스터인 카이라스에게 엘리나가 입을 수영복을 창조하는 것 쯤은 간단한 일이었다.
애초 대마왕이자 다크 드래곤 로드인 세르티네스의 육체까지도 창조한 그가 고작 자신의 어머니가 입을 수영복을 생성해내지 못한다는 것이 도리어 말도 안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엘리나는 아름다운 황금빛 머리카락이 좌우로 찰랑거리며 흔들리도록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기왕 여기까지 왔는데 직접 사보고 깊은데, 같이 가게에 가자. 라스가 입을 수영복도 엄마가 골라줄께."
묘하게 즐거워보이는 엘리나의 목소리에 카이라스는 문득 자신의 어머니와 단 둘이서 이렇게 시간을 보냈던 것이 거의 없음이 떠올랐다.
'9 살때 이후로 말이지.'
9 살 때 엘리나가 그의 손을 붙잡고 당시 어린 소년이던 그가 입을 수영복을 골라주던 것은 아직도 그의 기억에 있었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그 때 이후로 그는 시공회귀 이전이건 이후건 카일라랑 가까워지려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쏟아부었었으니까.
지금 그의 나이가 19 살이었으니, 아들하고 좀처럼 단 둘의 추억이 없는 엘리나의 소녀 같이 들뜬 모습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뱃속에 있는 그의 여동생이 추가로 태어나기 전에 엘리나는 아들하고 단 둘이서 추억을 좀 더 쌓아보고 싶은 것이었다.
'어머니하고의 추억은 괜찮겠지. 아버지와의 둘만의 추억은 사양이지만.'
아버지, 루스칼리스를 떠올린 카이라스는 갑자기 오싹하며 소름 돋는듯한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