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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성기사단의 단장 유린 폰 카르시스]
[암흑성기사단의 단장 유린 폰 카르시스]
아이린 폰 카르시스.
유린 폰 카르시스.
플로리아 폰 카르시스.
이 세 명의 소녀들에 대해 말하자면 하나 같이 절세의 미모를 가진 아름다운 소녀들이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또 하나는 바로 그녀들이 황족이라는 것이었다.
그것도 어머니들은 각자 다르지만 친자매 이상으로 깊은 자매간의 우애를 지닌 삼자매이기도 했다.
하지만 자매라고는 해도 그녀들의 외모도, 성격도 판이하게 틀렸고 또 다른 공통점을 하나 더 말하자면 그녀들이 여자의 몸으로 하나 같이 황제의 자질들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었다.
흑발의 머리카락에 붉은색 눈동자를 가진 치명적인 색기를 언제나 풍기고 있지만 그 속이 무척이나 차갑고 잔혹한 일면을 지닌 아이린 폰 카르시스는 그야말로 절대황권을 자랑하는 황제가 되기 위해 태어난 여인과도 같았다.
은발의 머리카락에 보라색 눈동자를 가진 착하고 순수한 맑은 인상을 지닌 아름다운 소녀인 유린은 그 얼굴만큼이나 속 역시 착하고 순수하였다. 그야말로 그녀는 성군의 자질을 가진 황제의 재목이었다.
청발의 머리카락에 푸른색 눈동자를 가진 겉은 강인해보여도 속은 여린 면이 있는 플로리아는 정령사로서의 자질이 최고에 달하는 대정령사인만큼 깊은 포용력을 지녔으면서도 결코 나약함을 겉으로 표출하지 않는 강인한 면을 지닌 끝없이 노력하는 황제였었다.
그렇지만 시공회귀 이전 아이린과 유린은 에라시안에게 세뇌된 뱀파이어 퀸 디아나의 암습으로 인해 살해당하였었고 오직 플로리아만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게 된 그녀는 생존한 최후의 황족이었기에 카르시스 제국의 황제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었고 전쟁에서 전사를 할 때까지 그녀는 언제나 선두에 서서 싸우는 모범적인 황제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그녀도 전쟁에 전사를 하고 말았고, 시공회귀 이전의 미래에서 카르시스 제국은 그로서 완전히 멸망해버렸었다.
그리고 시공회귀 이후, 그녀는 아직 고작해야 생일이 오지 않아 10 살도 되지 못한 9 살의 소녀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그녀가 성인이 되더라도 그녀가 황제가 될 일은 더는 없을 것이었다. 이미 황제의 자리는 그녀의 큰언니인 아이린이 굳건하게 만들었으니까.
지금 카르시스 제국은 역사상 유례없는 절대황권을 자랑하고 있었고 미래에 있을 이종족들과의 전쟁에 대한 준비 역시 탄탄했다.
그리고 아르테일 공작가와 황실에서 합작으로 만든 이종족들과의 전쟁에 대비한 특수부대들 중 하나인 암흑성기사단의 리더인 단장의 자리는 유린 폰 카르시스가 맡게 된지 어언 4 달의 시간이 흘러있었다.
1800년 3월 17일 밤 11시.
아르테일 공작가의 수련장.
전신을 칠흑색의 갑주로 무장한 유린은 그 아름다운 보라색 눈동자만을 투구의 틈사이로 드러낸채로 다크 홀리 오러 계열의 오러 블레이드를 검에 생성한채로 상대를 향해 휘둘렀다.
그리고 그 상대는 너무나도 수월하게 그녀의 공격을 막아내며 말했다.
"공격이 예리하고 섬세해지기는 했지만 정작 힘이 별로 안 들어가있는데?"
그 상대, 카이라스의 말에도 유린은 흔들리지 않고 재차 공격의 연계를 이어나갔다. 그렇지만 그녀의 공격은 단 한번도 카이라스의 방어를 뚫지 못했는데 대검을 사용하는 카이라스는 공격을 흘려버리거나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지만 대신 패도적인 공격만큼이나 강력한 방어에 특화되어있었기 때문이었다.
카일라가 엘리나에게 기교를 중점으로 둔 검술을 배웠다면, 카이라스는 숙부인 카이우스에게 패도적인 검술을 중점으로 배웠으니까.
그리고 유린은 소드 마스터 이상의 체력을 선보이며 계속해서 막대한 암흑신성력 계열의 오러 블레이드를 담은 검을 연달아 카이라스를 향해 휘둘러댔는데 그런 그녀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지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암흑성기사단의 단장의 자리에 선택된만큼 그녀는 다른 암흑성기사들과는 다른 힘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중 하나가 자동적인 체력의 회복이었고, 즉 그녀는 체력 쪽에 관해서는 이미 그랜드 소드 마스터조차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거기다가 재생력을 비롯해 다양한 보조적인 힘들을 보유하고 있는 그녀는 이미 충분히 제 몫을 할만큼 강해져있었지만 그래도 아직 절대강자들에 비할 수준은 아니었다.
그녀가 당장 입고 있는 저 칠흑색의 갑주는 5 서클까지의 마법을 무력화시키고, 소드 마스터의 오러 블레이드에도 단번에 박살나지 않고 견딜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힘은 그런 것들을 무용지물로 만들만큼 강력했고, 그녀의 재생력도 막대한 체력도 그랜드 소드 마스터 앞에서는 무력했다.
그랜드 소드 마스터는 한방의 강력한 공격으로 재생이나 체력을 따지지 않고 그냥 단숨에 그녀를 죽일 수 있을테니까.
그렇기에 카이라스는 그녀를 그랜드 소드 마스터 수준의 강력함을 지니게 해주기 위해 이렇게 가르치고 있었고, 암흑성기사단의 단장이 된 그녀는 빠른 속도로 강해져가고 있어 이제는 소드 마스터 중급의 적이 상대라 해도 이길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해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해.'
하지만 여전히 부족했다.
그녀가 앞으로 상대해야할 적들은 이종족들의 최강자들일터였고, 당장 황제인 아이린을 암살하기 위해 에라시안은 최소 현 세대로서는 엘리나나 카이우스, 검황 갤러트(리히테나워 공작), 권황 알버트 정도는 되어야 상대를 할 수 있을 막강한 적을 파견할 것이 분명했다.
아이린의 옆에는 항상 세르티네스가 있겠지만 앞으로의 전쟁은 난전 역시도 존재할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아이린을 옆에서 도우면서 호위를 하려면 적어도 지금의 그의 어머니인 엘리나에 비할만큼 유린은 앞으로 10 년 내에 강해져야만 했다.
"페럴라이즈."
그리고 카이라스는 대결 도중 유린을 향해 작게 주문을 외워 마법을 사용했다. 소매틱 같은 것은 사용할 필요도 없이 그저 주문 한 방이면 충분했다.
이 마법은 고작해야(?) 6 서클의 마비 마법이었을 뿐이었으니까.
그렇지만 그 효과는 간단하지 않았다.
"앗!"
6 서클의 마법이라는 것은 소드 마스터 중급에 필적하는 6 서클의 고위 마법사의 경지에서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마법이라는 것을 뜻했다. 그리고 주문만으로 6 서클의 마법인 페럴라이즈를 쓸 정도라면 8 서클 이상의 대마법사일테니, 그 위력은 6 서클의 마법사가 쓰는 것과 시전 속도도, 효과도 비교를 불허할 것이었다.
하물며 쓴 사람은 고금제일의 대마법사인 10 서클의 마스터인 마법왕 카이라스였다. 고작 6 서클의 마법 한 방만으로 유린은 그야말로 꼼짝달상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었다.
"으읏...!"
유린은 암흑신성력을 끌어올리면서 어떻게든 그녀를 옥죄고 있는 마비 마법을 풀려고 했지만 마비 마법이 해제되어지는 속도는 너무나 느렸다. 아마도 5 분은 지나야 해제할 수 있을 것 같았고, 그것도 카이라스가 다시 마법을 걸면 의미가 없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그리고 카이라스는 대련 종료를 선언하며 유린에게 걸려있던 마비 마법을 해제했고, 유린은 마비 마법이 풀리자마자 바로 갑주들을 해제하며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하아...하아..."
하얀색이 드문드문 섞인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있는 그녀는 다리의 힘이 풀렸는지 주저앉아서 한참을 일어날 줄을 몰랐다.
체력이 부족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체력이야 이미 모두 회복된 상태였으니까.
그저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을 뿐이었다. 아까전 페럴라이즈 마법의 힘이 그만큼 충격적이었던 것이었다.
"카, 카이라스 오빠...아까전의 그 마법...대마법사들이 일반적으로 쓰는 마법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죠? 다른 대마법사들이 쓴다면 제가...해제를 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요?"
유린은 아까전 그 무력함에 공포까지 느꼈는지 걱정이 가득한 눈으로 카이라스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녀의 모습이 처량하고 불쌍해보였지만, 카이라스는 마음을 굳게 먹고 솔직하게 대답해주었다.
"대마법사들이라고 해도 다들 미세하게나마 차이가 있어서 정확한 시간은 나도 확실히 말해줄 수는 없지만 대충 8 서클의 대마법사라면 네가 해제하는데 30 초가 걸릴거고, 9 서클의 대마법사라면 아무리 빨라도 1분은 걸릴꺼야. 특히나 9 서클의 마스터라면 2분 이상이 걸릴테고 말이야."
카이라스의 말에 유린이 살짝 입술을 깨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한참 부족하네요..."
"그래, 아직 부족하지. 그걸 알고 있으면 충분해. 더 강해지려고 노력하면 되잖아? 그리고 실제로 충분히 계속 강해지고 있고 말이야. 솔직히 말해서 일반인이던 평범한 미성년자인 소녀가 4 개월만에 소드 마스터 중급 수준으로 강해진 것은 나도 상상도 못해본 반칙이라고."
카이라스는 시공회귀 이전에 그녀 정도로 강해지는데는 몇 년이란 세월이 필요했었다. 20대 초반에 9 서클의 마스터를 달성한 것은 이미 사기라고 할 수 있었지만 그가 볼때 유린 역시 그보다 늦지 않은 나이에 그 정도의 힘까지 도달할 수 있을듯 보였다.
"그, 그런가요?"
유린이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카이라스를 바라보았다. 사실 생각해보면 얼마전만 해도 연약한 소녀가 이 정도의 힘을 가지게 된 것은 충분히 반칙이었다.
그렇지만 그 동안 워낙 고생고생을 해가며 수련을 하다보니 그런것도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던 것이었다.
"자, 그럼 이제 일어나야지?"
카이라스는 부드러운 미소를 얼굴에 드리우면서 유린에게 손을 뻗었고 유린은 살짝 얼굴을 붉히면서 카이라스의 손을 잡으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카이라스는 살짝 그녀를 끌어안았다.
땀에 흠뻑 젖어있기는 했지만 유린의 향기는 그대로 상당히 좋았기에 카이라스는 천천히 부드러운 손길로 유린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내일이 성인식이니까, 이제 그만 푹 쉬어두는게 좋겠지? 암흑성기사단의 단장이 된만큼 체력 회복 속도는 디아나보다도 좋을테니까 많은 수면은 필요하지 않겠지만 말이야."
"지, 지금은 몇시인가요?"
그리고 그 때 유린이 약간 부끄러운듯한 어조로 시간을 물어왔고, 카이라스는 바로 현재의 시간대를 마법으로 파악하며 말했다.
"지금? 11시 47분인데?"
"그, 그럼 앞으로 13 분 후면...저도 성인이라는거죠?"
유린은 기대감과 긴장감이 섞인 떨리는 목소리로 카이라스에게 답이 뻔한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그녀가 원하는 것이 뭔지 알아차린 카이라스는 키득 웃으면서 그녀의 뺨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물었다.
"왜? 3월 18일이 되면 바로 해보고 싶어서?"
"네...저, 저를 수련시켜주신다고 본래 아내 분들과 밤 9 시에 시간을 함께 보내시는데 12시까지 자주 미루시고...바, 바로 봉사를 해드릴께요."
얼굴을 붉히면서 자신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도 모르던 유린은 자신이 한 말을 깨닫고는 얼굴이 새빨갛게 변하며 부끄러워하며 어쩔줄 몰랐다.
'린하고도 플로리아하고도 닮지 않은 반응인데?'
따지고보면 오히려 셀리나와 가까워보이는 과거 3 명의 황녀들 중 2 황녀의 신분을 지녔고 지금은 여황제의 여동생의 신분으로서 공주의 직위를 유지하고 있는 유린의 이런 모습은 카이라스로서는 싫지 않았다.
자고로 미소녀가 자신을 좋아한다는데 싫어하는 남자는 없는 법이었으니까.
============================ 작품 후기 ============================
밤일 시간까지 줄여가며 유린을 가르치는 카이라스.
카이라스 : 바쁘다 바빠. 그리고 나는 이제 20 살이군? 후후.
유린편 다음은 바로 유리아나 성인식으로 스킵해요~
[코멘, 추천, 선작, 쿠폰 지급 좀요.]
리리플 9명이라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