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카이라스-325화 (325/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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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힘, 신의 육체, 그리고 상실]

[신의 힘, 신의 육체, 그리고 상실]

10 서클 마스터의 힘은 신의 힘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었다.

생명을 가진 육신들을 창조해내며 수많은 죽은 자들을 단번에 되살려내고 시공간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마음만 먹으면 천계와 마계의 문을 마음대로 열 수 있는 그 힘을 신의 힘이라고 표현하지 않는다면 대체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반대로 검신의 경지는 육체 자체가 신과 같이 변하는 경지였다.

시간과 공간에 관련된 힘들을 보다 강력하고 정교하게 다룰 수 있게되며 그런 힘들을 마치 몸에 달린 팔을 움직이듯 다룰 수 있는 경지가 검신이었다.

그리고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검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베어버리는 이 경지는 심지어 마법까지도 베어버릴 수 있었고, 공간절단 계열의 힘조차도 '베어버리는' 것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두 경지에 모두 오른 카이라스는 손을 가볍게 움직여보며 중얼거렸다.

"검신의 초입이 아닌 최상급인가...단숨에."

이미 10 서클 마스터로서의 깨달음이 극에 다달해도 너무나도 극에 다달아있던 카이라스였다. 거기다가 정령술이나 주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지식을 깊이 지니고 있는데다가 검신의 경지에 오른 검사와 맞먹는 힘을 지닌 대마왕의 핵심 권능인 암흑투기까지 다루는 그의 여러 다양한 지식들과 깨달음들이 혼합됨에 따라 그는 단숨에 정신적인 면을 통해서 검신의 최상급의 경지에 도달해버린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감히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여러가지를 잡다하게 익혀놓고도 '사기적인 재능'으로 상식을 초월하는 성취들을 본 카이라스는 지배자의 구슬로 인해서 그야말로 막혀있던 둑이 한 번에 터져버린 것이나 다름 없었다.

새로운 힘에 아직 익숙하지는 않아도 조만간 익숙해질터였고, 제 1의 마도시대인 초고대문명이나 제 2의 마도시대인 고대문명에서도 지금 그와 같은 성취를 얻은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었다.

아니, 존재 자체가 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만큼 카이라스의 재능은 인류의 역사상 찾아보기 힘들었으니까.

거기다가 강해진 것은 그만이 아니었다. 너무나도 거대한 깨달음의 홍수를 같이 경험을 한 세르티네스 역시 최상급에 다달은 검신의 경지와 10 서클 마스터의 경지를 동시에 경험해보았고 그녀 역시 지금 보다 강력해졌을 것이었다.

'이 상태에서 만들어둔 그 이론을 사용한다면...정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지겠군.'

카이라스는 세르티네스와의 정신적 연결이 무척이나 깊숙히 되어있으며 다른 아내들과의 정신적 연결보다도 견고한 것에 주목했었다.

그도 그럴것이 세르티네스의 현재의 육체는 그가 직접 만들어준 것이었으며, 그녀는 몇 년이나 카이라스의 육체에 머무르며 그의 육체의 감각을 공유해왔었던 것이었다.

당연히 정신적인 연결이 다른 아내들보다 깊고 견고할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연결을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둔 이론은 카이라스는 생각만 해두었지 쓰지 않았었는데 그 이론을 쓰기보다는 쓰지 않는 편이 전쟁일때는 나았기 때문이었다.

"반경 100 km를 넘어서서 반경 1000 km 인가..."

카이라스는 보다 넓어진 그의 영역을 확인하며 쓰게 웃었다. 솔직히 좀 정도가 있지 않은가? 이건 그가 생각해도 정도가 지나친 힘이었다. 정말 인간이 아니라 신이 된듯한 느낌이었고, 실제로 신계의 신족들 중 주신 일루바타르 같은 절대신의 경지에 있는 신들이 아니라면 지금의 그와 싸워서 이길 신은 정말 드물 것이었다.

꾸욱-

스스로의 손을 아플 정도로 쥐어본 카이라스는 손에서 은은하게 느껴지는 고통에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설마 무슨 고통에 쾌감을 느끼는 변태도 아니고, 고통을 반가워하는 날이 오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그래도 인간 다운게 남아있는게 다행이군."

우화등선(羽化登仙), 다른 쪽으로 어센드 투 헤븐 어즈 어 타오이스트 이모탈(ascend to heaven as a Taoist immortal) 등의 이름을 지닌 현상은 본인이 거부하려 든다면 충분히 거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카이라스는 그것을 반드시 거부할 생각이었는데 우화등선이란 바로 신(神)이 되어 이 세상을 완전히 떠나 신계로 가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카이라스는 사랑하는 아내들을 두고 떠날 생각은 추호도 없었고 신계 같은 곳에는 가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다.

'지배자의 구슬 덕에 이런 수준의 힘까지 얻었지만...도무지 알 수가 없군. 에라시안이 어떻게 이것을 가지고 있었고, 내게 이것을 빼앗기고도 어째서 그렇게 간단히 물러났는지.'

에라시안이 인류의 멸망을 꾸민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대체 왜 그렇게 인류의 멸망에 집착을 하는지와 시공회귀 이전을 기억하는듯한 그녀의 말투 등 너무도 알 수 없는 것이 많았다. 전쟁 이전까지는 루나의 일만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순탄하고 순조로웠던 반면 전쟁이 시작되고 나자 혼란에 빠져든듯 했다.

'강력한 힘을 얻어서 좋기는 하지만 또 불안하구나. 지금의 나 정도의 힘이 필요한 일이라도 벌어진단 말인가?'

창 밖을 바라보며 그렇게 잠시 상념에 잠겼던 카이라스는 시간을 확인하며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전쟁이 시작되었고, 이종족들이 당장은 대치 상태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지만 언제 쳐들어올지 몰라서 아내들과의 섹스 역시도 그녀들이 쾌락에 극도의 행복감을 맛보며 실신할 지경까지 몰아붙이지 않고 그저 간단히 성욕만을 좀 잠재울 정도로만 해왔었다.

'오늘은 다들 실컷 귀여워해줘야겠군.'

반경 1000 km까지 자유롭게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영역의 범위가 늘어나있는 카이라스는 진짜 신이라도 된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수많은 정보들을 받아들여 처리하고 있었다.

또 그의 감을 느끼건데 오늘 이종족들이 공격을 할 예정은 없어보였다. 뭐, 갑자기 마음을 바꿔서 공격을 해올 수도 있겠지만 그럴 경우는 신(神)의 경지에까지 오르게 된 그의 육체가 알아서 파악을 해줄 것이었다.

10 서클 마스터의 예지의 능력에 검신의 예측의 능력이 합쳐진 지금은 그런 상식을 초월하는 짓도 충분히 가능했다.

'일단 어머니에게 가봐야겠군.'

아까전 갑자기 서둘러 떠났기에 걱정을 많이 했을터였고, 지금쯤이면 자신이 바디 체인지를 했다는 것도 모두 알겠지만 그래도 직접 찾아가서 안심시켜드리는 것이 당연한 의무였다.

그리고 카이라스는 바로 엘리나가 있는 그녀의 방으로 이동했고, 서서히 루스칼리스가 잠자리를 가질 시간으로 부를 시간이 다가오는지라 그 동안 오늘 정신의 영역이 넓어짐으로서 얻은 미세한 깨달음들을 정리하고는 카일레나에게 기초적인 검술을 가르쳐준 후 잠시 휴식을 취하며 잠자리의 시간을 기다리던 엘리나는 허리를 살짝 숙이며 방 안에 있는 꽃들을 감상하며 꽃향기를 맡고 있었다.

방금전까지 카일레나에게 검술을 가르쳤기 때문인지 새하얀 탱크톱에 새하얀 핫팬츠를 입고 있는 엘리나의 뒷모습은 그녀의 아름다운 긴 황금빛 머리카락과 풍만한 몸매의 굴곡 탓인지 아니면 그녀가 지닌 농염한 색기 때문인지 무척이나 아름답고 자극적이게 보였다.

'자극적이게 느껴져?'

카이라스는 엘리나를 보는 순간 느껴지는 자신의 현재 감정에 흠짓했지만, 그는 금새 그 생각을 지워버리고는 살짝 기척을 드러냈고 엘리나는 갑자기 등 뒤에서 느껴지는 아들의 존재를 느끼고는 바로 고개를 뒤로 돌리며 환하게 웃음을 지었다.

"아, 라스! 바디 체인지는 끝났어? 이제 괜찮아?"

그리고 바로 달려와서 자신의 뺨을 만지며 안부를 묻는 어머니의 모습에 카이라스는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애초 그냥 깨달음을 얻어서 이번에 검신의 경지에 들어섰을 뿐이에요. 설마 검사도 아닌 제가 먼저 검신에 오를 줄은 몰랐지만요."

"정말? 호호, 검사로서는 부럽지만 엄마로서는 정말 기쁘네. 우리 아들이 지금 시대가 시작되고 나서는 10 서클 마스터도 처음으로 올라보고, 검신에도 처음으로 오르다니 말이야. 엄마로서 잘난 아들을 둔게 너무 자랑스러워."

아들의 성취에 조금의 질투나 사심도 없이 순수하게 기뻐해주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 아들은 미소를 지었지만, 속은 그리 편치 않았다.

엘리나의 부드러운 살의 감촉과 그녀에게서 풍겨져오는 향기가 너무나도 자극적이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원래라면 그저 어머니의 향기로만 인식되어 아무런 성적 자극도 주지 못했을 엘리나의 향기가 지금 그에게는 마치 카일라의 향기를 맡는듯하게 느껴질 정도였고, 엘리나의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의 굴곡과 탱크톱을 입고 있어서 드러나있는 움푹 들어간 귀여운 배꼽 등과 핫팬츠를 입고 있기에 숨김없이 드러난 새하얗고 미끈해보이는 허벅지와 늘씬하게 쭉 벋은 다리를 보자 그녀를 가지고 싶다는 소유욕이 물씬 솟아올랐다.

확실했다.

지금 그는 엘리나를 어머니가 아닌 여자로서 보고 있었고, 과거 어린시절 카일라와 결혼을 꿈꾸던 때 카일라를 원하던만큼이나 강렬하게 그녀를 원하고 있었다.

"저는 그럼 잠시 이만 가볼께요. 아직 정리해야할 것이 있어서."

카이라스는 겉으로는 전혀 그런 감정이 드러나지 않게 아들로서의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고, 그런 카이라스의 숨김이 평상시보다도 철저했기에 눈치를 채지 못한 엘리나도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그래. 새로 경지에 올랐으니 아직 정리할게 많겠지. 잘 자, 라스."

그리고 엘리나의 연분홍빛 입술이 살짝 카이라스의 입술에 닿았고 키스가 이어질때 카이라스는 짜릿한 기분을 느끼며 엘리나의 육체를 끌어안았다. 엘리나의 입술은 어느때보다도 달콤하게 느껴졌으며 이대로 그녀를 침대로 끌고가 자신의 여자로 만들고 싶다는 충동이 솟아올랐다.

현재 그의 힘이라면 엘리나가 반항을 하더라도 가볍게 그녀를 제압해 침대로 끌고갈 수 있을 것이었고, 이미 루스칼리스에 의해 색녀로서 개발되어있는 육체를 지닌 엘리나는 그가 주는 쾌감으로 어렵지 않게 길들일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 충동은 아들로서의 카이라스의 이성이 막혀버렸고, 카이라스는 이성으로 욕망을 억누르며 그녀와 키스를 끝낸채로 "안녕히 주무세요."라는 말과 함께 서둘러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하아...하아...큭..."

카이라스는 숨을 거칠게 쉬며 식은땀을 흘렸다.

"빌어먹을...이런 부작용이 있었나."

카이라스는 인간이 아니게 된 자신의 육체의 부작용에 치를 떨었다. 최상급의 검신과 10 서클 마스터를 한 종류만이라면 모를까 동시에 오른 그는 지금 누구보다도 신에 가까운 존재였고, 조금만 노력한다면 그는 어렵지 않게 우화등선을 하여 완전히 신이 되어버릴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렇다보니 상실해가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가족과의 인연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가족과의 인연이 있었고, 그렇기에 자신의 가족을 죽인 자는 최악의 폐륜으로 불리는 것이었고 그것이 업이 되어 영혼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리고 카이라스는 이미 거의 신이나 다름 없이 되어있었고, 반면 그의 어머니인 엘리나는 여전히 인간이었다. 그리고 신이 되어감에 따라 부모의 인연은 점점 의미가 퇴색되어가고 있었고 만약 그 인연의 고리가 깨어진다면 인간인 카이라스는 죽고 신인 카이라스만이 남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그는 더 이상 카이라스 폰 아르테일이 아니게 되는 것이었다.

"웃기지마...우화등선 따위는 하기 싫어하는 이유가 뭐 때문인데. 난 인간이고, 아르테일 공작가의 카이라스고, 루스칼리스와 엘리나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그런 신 따위는 되지 않을거다."

카이라스는 그렇게 자조하면서 손으로 이마를 부여잡았다. 그는 현재의 가족들이 좋았다.

색마이긴 하지만 아버지 루스칼리스도 싫지 않았고, 착하고 아름다운 어머니인 엘리나도 너무나 좋았다. 그리고 그 외의 친척들도, 아르테일 공작가의 소속이라는 것 자체 역시 그는 항상 당연시하게 생각하여왔다.

그런데 신이 되면 그런 인연이 모두 끊어진다니? 완전히 별개의 존재가 되어버린다니? 루스칼리스와 엘리나의 사이에서 태어난 인간 카이라스는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나 다름 없다니?

그런 것은 죽어도 싫었다.

'극복해내겠어. 반드시 극복하겠어.'

카이라스는 그렇게 다짐을 하고 또 다짐을 했다.

그렇게 신의 육체와 신의 힘을 지니게 된 '인간' 카이라스는 계속해서 루스칼리스와 엘리나의 아들로 남기를 원했고, 본인의 강한 의지와 바램으로 인해 그는 계속해서 인간으로 남을 수 있었다.

"꽤나 고생이 심한것 같군. 어느 때보다도 힘들어보인다 카이라스."

아름다운 목소리에 어울리지 않는 딱딱한 목소리, 그 목소리를 들은 카이라스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세르티네스, 역시 알아차리고 왔구나."

검은 드레스를 입은 흑발의 머리카락에 황금색 눈동자를 지닌 아름다운 미녀의 모습을 한 세르티네스는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카이라스에게 다가오더니 그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너무 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카이라스, 너는 언제나 너무 자신이 다 짊어지고 가려는 안좋은 습관이 들여있고 다들 너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게 하는 것 같았다...너무 무리하지 말고 힘들면 가끔 이렇게 안겨서 쉬도록 해라. 나도 있으니까."

"......"

카이라스는 세르티네스의 말에 잠시 침묵을 하다가 이내 피식 웃었다.

"말 좀 귀엽게 해주면 안되냐? 외모는 그렇게 예쁘면서 말투가 딱딱하니 언밸런스해. 뭐, 그게 네 특징이지만."

"후후, 그렇냐?"

세르티네스는 작게 웃음소리를 내면서 카이라스를 계속해서 끌어안으며 말했다.

"네가 얼마나 힘든지는 나는 누구보다도 잘 알 수 있다. 그러니, 견디기 힘들거든 나에게 털어놓아도 된다. 인간들의 심리를 연구해본 결과 카이라스, 너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거인거 같으니까."

"그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아지는데? 내가 아직 인간이라는 것이 확실히 느껴지니까."

============================ 작품 후기 ============================

급격한 성장으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면서 괴로워하는 카이라스.

괴로워하는 주인공을 위로해주는 히로인 자리를 카일라, 유리아나를 누르고 차지한 세르티네스...

세르티네스는 애초 후속작에서도 카이라스랑 같이 줄창 나올테지만..

이번화에서 나왔듯이 엘리나를 이성으로 인식한다는 것은 카이라스에게 곧 죽음이나 다름 없는 일입니다. 어머니를 여자로서 사랑한다는 것은 부모자식간의 인연이 끊어져 신이 되었다는 것이고 인간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잃는 것이니까요.

우화등선은 참고로 좋은게 아님...우화등선의 다른 말이 비명횡사라죠,

[코멘, 추천, 선작, 쿠폰 지급 좀요.]

리리플은 다 감상평들이 아니라서 할게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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