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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신의 성녀, 마신의 성녀]
[주신의 성녀, 마신의 성녀]
실비아를 데리고 빈 방으로 이동한 카이라스는 옆에는 셀리나만을 곁에 둔채로 바로 실비아에게 시공회귀 이전의 기억들을 전송하였다.
본래라면 차근차근 설명한 후 그녀가 상황을 모두 이해한 후에야 기억을 전송시켜주겠지만, 지금은 요격전을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편법을 사용하기로 한 그는 실비아의 마음을 10 서클의 정신계 마법으로 안정시킨 후 바로 자신의 시공회귀 이전의 정보들을 담은 기억들을 8 서클의 기억 및 지식 전이 마법인 핸드 다운 어 놀레지를 통하여 시공회귀 이전의 그녀의 모습들을 보여주었고 실비아의 머리 속에서는 찰나의 시간이었지만 마치 주마등이라도 보는듯한 속도로 시공회귀 이전의 수많은 일들이 보여졌다.
드래곤 로드 에라시안과 그녀를 따르는 이종족들이 일으킨 잔혹한 전쟁 속에서 응답하지 않는 신.
모든 신전 세력들의 대표자로서 십대의 소녀의 나이에 막대한 부담감을 짊어지었던 성녀.
처음에는 갈등도 있었지만, 잔혹한 전쟁 속에서 점점 가까워지던 마법왕과 성녀.
전쟁에서 결국 드래곤 로드 에라시안에 의해 살해당한 성녀.
그 모든 것을 본 실비아는 10 서클의 정신계 마법의 덕분인지 안정된 감정으로 말했다.
"이것...이었군요. 마법왕님하고 저하고 인연이 있다는 뜻이."
실비아는 주신 일루바타르가 말했던 카이라스와 자신의 인연이 무엇인지 알게 되자 10 서클의 마법의 덕분에 정신적인 공황에는 빠지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감정이 안정되어있을 뿐이지 다른 감정을 못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정신이 안정되어있어서 다행이야.'
실비아는 진심으로 저신이 안정되어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시공회귀 이전의 기억들을 알아냈다는 것에 대한 복잡한 감정 등 때문이 아니었다.
좀 어이없기는 하지만 그녀가 지금 느끼는 감정은 부끄러움이었고, 안정감 덕분에 차분하게 있을 수 있는 것이었지 만약 안정감이 없었다면 그녀는 부끄러움 때문에 당황해하다가 잘못하면 울음을 터트렸을지도 몰랐다.
아무리 주신의 성녀니 뭐니 해도 그녀는 13 살 밖에 되지 않은 어린 소녀였다. 그런데 비록 5 년후의 미래라지만 누군가가 자신의 알몸은 물론이고 알려지기 창피한 비밀들까지 모두 알고 있다면?
한마디로 '시집 가긴 글렀다.'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
"지금은 아직 혼란스럽겠지. 하지만 빨리 알려주고 싶었어."
카이라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아직 13 살 밖에 되지 않은 어린 소녀인 실비아의 머리를 부드럽게 손으로 쓰다듬어주었고, 실비아는 고개를 살짝 들어 혼란감이 가득한 코발트색 눈동자로 카이라스를 바라보았다.
"아직은...잘 모르겠어요. 안정이 되어있다고는 하지만...머리가 차분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뭘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알 수가 없어요."
"부담 가지지마. 부담 가지라고 보여준거는 아니니까. 힘들어하지 말라고, 필요하면 얼마든지 의지하라고 보여준거야."
"...네."
실비아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시공회귀 이전의 그나마 여인의 티가 나던 10 대 후반의 미소녀일 때와는 다른 10 대 초반의 미소녀인 지금 그녀가 짓는 미소는 시공회귀 이전의 그녀가 짓던 미소와는 확연히 틀려보였다.
이 쪽이 좀 더 여려보이는 느낌이랄까?
'어린만큼 자신을 숨기는 것도 능숙하지 못하다는거지.'
그리고 카이라스의 옆에 공손한 몸가짐으로 조용히 서있던 셀리나가 붉은 입술을 열며 공손한 어조의 아름답고 맑은 목소리로 말했다.
"주인님, 이제 나가셔야될 시간이에요."
"아아~알고 있어."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난 카이라스는 셀리나와 실비아에게 손을 내밀었다.
"걸어서 가기보다는 공간이동으로 단숨에 가는게 빠를테니 어서 잡아."
셀리나는 이미 카이라스가 손을 내밀자마자 바로 그 의미를 알고는 붙잡았기에 카이라스의 이 말은 실비아에게만 해주는 말이었다. 그리고 실비아 역시 작은 손을 내밀어 카이라스의 손을 잡았고, 이윽고 세 명의 모습은 방 안에서 사라지고 이 방은 다시금 아무도 없는 빈 방이 되었다.
* * *
카르세드 백작령의 성벽 밖.
방금전 성녀를 안내했던 전대의 카르세드 백작을 비롯하여 당대의 가주이자 백작의 작위를 가진 알프레드 폰 카르세드를 비롯한 카르세드 백작가의 사람들이 모두 모여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이윽고 동시에 한쪽 무릎을 꿇고 극도의 예를 표하는 자세를 취하였다.
""제국의 태양이신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예가 향하는 방향에 고고하게 서있는 검은색이 드문드문 섞인 붉은 드레스의 여인은 그 우아하고 고고한 모습에 어딘가 차가워보이는 미소와 화려한 기품을 겻들인 미(美)를 숨김없이 발산하고 있었다.
흑단 같이 아름다운 새카만 머리카락이 허리 아래까지 내려와있고 풍만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 등이 돋보이는 드레스를 입고 있는 그녀의 허리는 한 자루의 검이 차여져있었고, 또 왼손에는 검은색의 부채가 들어져있었다.
그렇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녀가 이곳에 있는 그 누구보다도 높은 신분에 있는 대제국의 유일무이한 지배자인 황제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번 요격전의 총지휘자 역시 그녀였다.
그리고 여황제, 아이린이 고혹적이면서도 어딘가 차가워보이는 미소를 아름다운 얼굴에 드리우며 그 붉은 눈동자로 전대의 카르세드 백작과 당대의 카르세드 백작, 알프레드를 바라보며 물었다.
"미리 연락은 드렸겠지만 두 분 다 이미 준비는 되셨겠죠?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겠지만 기다리는 것은 무척이나 싫어하거든요."
아이린의 말에 전대의 카르세드 백작과 알프레드는 부자 간에 동시에 긴장감이 극도로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저 단순히 앞에 있을 뿐인데도 느껴지는 강렬한 위압감은 소드 마스터와 그랜드 소드 마스터인 그들조차도 식은땀이 흐를 정도로 대단했고, 그들은 과연 황제 다운 제왕의 기운이라고 저절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이린은 충분히 그들에게 처벌을 실현시킬만한 힘과 능력이 있었다.
그녀 본인의 강함이야 알려져있지 않았지만, 당장 그녀의 옆에 있는 그녀의 이복여동생들인 유린과 플로리아만 해도 각각 그랜드 마스터 급의 검술의 소유자와 물의 정령왕과 계약한 대정령사였다.
카르시스 제국의 역사상 유래 없는 절대적인 황권을 가진 황제인 그녀는 카이라스와의 염문설을 제외하고는 한치의 틈도 보이지 않았고, 또 그녀에게 감히 카이라스와의 염문설을 내세워 정치적으로 압박할만한 간 큰 귀족들도 제국 내에는 정신병자가 아닌한 존재할 수 없었다.
그런 짓을 했다간 여황제의 분노 이전에 마법왕의 분노를 먼저 직면하게 될테니까.
"무, 물론 모두 준비가 되었습니다. 저희 카르세드 백작가의 100 명의 정예 기사단과 50 명의 마법사들은 물론이고 수련 기사들로 이루어진 3 천 명 역시 폐하의 명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카르세드 백작가가 이 30 여년 동안 성세가 회복되고 있다지만 원래는 상당히 몰락했었던 가문이었다. 30 년이란 세월은 카르세드 백작가의 힘을 백작가 다운 수준까지 끌어올리게 해주었지만 그 기반은 그랜드 소드 마스터인 알프레드가 있는 것 때문만이 아닌 바로 엘리나가 대륙 최강의 가문인 아르테일 공작가의 안주인의 신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랜드 소드 마스터가 있다는 것에 방랑 기사들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고 카르세드 백작가의 문을 두드리고는 했지만 기사 가문인 카르세드 백작가에 당연히 마법사들이 찾아올 가능성은 드물었다.
특히나 동부 지역에서는 아르테일 공작가의 앞에서는 태양 앞의 촛불에 불과하지만 8 서클의 대마법사들을 배출하며 꽤나 성세를 지닌 마법사 가문들이나 마탑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카르세드 백작가의 입장에서는 대마법사는 커녕 6 서클 이상의 고위 마법사를 영입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사이는 가깝지 않아도 아르테일 공작가와 카르세드 백작가(당시 남작가)가 사돈이 되면서 얘기는 '잠시' 달라졌었다.
혹시나 아르테일 공작가와 조그마한 연결고리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하던 고위 마법사 몇 명이 카르세드 백작가에 소속된 것이었다.
그렇지만 당연하게도 아르테일 공작가에서는 카르세드 백작가에게는 백작가 다운 세력이 되겠끔만 돌봐줬을 뿐 그 이상의 지원을 해주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실망한 고위 마법사들은 카르세드 백작가를 떠나려고 하자 카르세드 백작가 측에서는 많은 양의 마법 실험 지원비를 통해 그들을 붙잡았고 그것이 30 년 째 지나자 그들이 키운 제자도 제법 실력이 있어 4 서클 이상의 마법사가 50 명이 되고 있었다.
정확하게 4 서클의 마법사가 30 명, 5 서클의 마법사가 14 명, 6 서클의 마법사가 4명, 7 서클의 마법사가 2 명인 것이 현 카르세드 백작가의 전력이었다.
"그렇군요. 활약을 보이길 기대할께요."
사실 아이린은 그들이 전쟁터에서 활약을 보일 것이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지만 황제는 때때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해야할 때도 있는 법이었다. 그렇기에 겉으로나마 기대를 품고 있다는듯한 행동을 보임으로서 그들이 보다 열심히 싸우게 하는 것이 군주가 해야할 일이었다.
"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알프레드는 카일라의 일로 뒤숭숭한 마음을 이종족들을 학살하는 것으로 해소라도 하려는듯 힘찬 목소리로 대답했고, 아이린은 무성의하게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에게서 흥미를 끊었다.
'카일라 양의 아버지이지만, 그랜드 소드 마스터라는 것을 제외하면 그 뿐이지.'
아이린에게 카일라도 아니고 카일라와 사이가 나쁜 그녀의 아버지 '따위'는 별로 기억해둘 값어치도 없는 존재였다. 그나마 그랜드 소드 마스터이기에 쓸모가 있다고 여겨서 대충 활약을 기대한다는 선의의 거짓말이라도 해줬던 것이었다.
"가자, 유린, 리아."
"네."
"네, 언니...폐하."
유린은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사실 기사도 아니었고, 그저 자신의 남편인 카이라스와 언니인 아이린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암흑성기사단의 단장이 되었던 것이었기에, 어릴적부터 배운 황녀로서의 예절 교육의 영향이 아직도 헷갈리게 만드는지 실수로 레이디 식의 인사를 하려고 입지도 않고 있는 드레스 자락을 찾으려고 손을 뻗을 뻔했다가 자신이 현재 세련된 검은 갑주를 입고 있음을 깨닫고는 공손한 기사 식의 인사로 바꾸었다.
그리고 플로리아는 드레스를 입고 있었기에 푸른 드레스 자락을 손 끝으로 살짝 집으며 공손하게 인사를 하긴 했지만 평상시 사람들이 없을때처럼 편하게 그냥 언니라고 부를뻔 했다가 뒤에 폐하를 붙이는 어색함을 보였지만 그녀들의 실수에도 아이린은 개의치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그런 실수를 했다면 황제로서 처벌을 내렸겠지만 그녀들은 그녀가 아끼는 자매들이었기에 이런 실수 쯤은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이린은 발걸음 소리가 나지 않는 가벼운 걸음으로 걸으며 카이라스와 아르테일 공작가의 세력이 대기하고 있는 300 m 정도 떨어진 거리로 향하였고 그곳에서 그녀는 자신의 휘하 부대들을 모아놓고 텔레포트를 준비하고 있는 카이라스를 보며 남자만이 아닌 같은 여자들이 봐도 아찔한 요염함이 넘치는 치명적인 색기가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만 이내 그녀의 붉은 눈동자에는 흥미감이 깃들여졌는데 그것은 바로 카이라스의 옆에 있는 작은 은발의 소녀 때문이었다. 그녀가 품고 있는 거대한 신성력을 보고, 또 아직 어리지만 그녀의 얼굴을 보니 그녀가 누구인지 금방 알아낼 수 있었다.
'주신의 성녀 실비아.'
아이린은 카르시스 제국의 여황제로서가 아닌 마신의 성녀로서 재밌다는듯한 웃음을 지었다. 마신의 성녀와 주신의 성녀가 나란히 힘을 합쳐서 싸우게 되는 날이 대륙 역사상 오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리고 실비아 역시 주신의 성녀 답게 이미 아는 사람들을 제외하곤 누구도 파악하지 못했던 그녀의 정체를 파악한듯 잠시 놀라움에 코발트색 눈동자를 크게 떴지만 이내 그런 놀라움도 금새 사라지고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의외로 차분하군요?'
아이린은 의외라는듯 실비아를 바라보았다. 고작 13 살 짜리의 소녀가, 그것도 주신의 성녀가 마신의 성녀를 봤는데도 저런 침착함이라니?
물론 실비아는 지금 카이라스의 정신 안정 마법의 도움을 받고 있었지만 그것까지 아이린이 알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녀는 10 서클의 마법사가 아니었으니까.
============================ 작품 후기 ============================
오랜만에 올립니다.
네이버 모 카페에...제 카이라스 소설이 마구 공유되고 있는 것을 확인헀는데 무려 333회...그러니까 이번화를 제외한 저번까지 긁혀져서 텍본으로 제작되어 퍼지고 있더라고요.
신고할 생각은 없지만 잠시 그거 보고 연재의욕 떨어졌었습니다(...)
거기 카페 가서 제 소설이니 제 소설 텍본 확인 좀 하게 달라고 하는 짓도 해서 텍본 받아서 확인해본 결과 333화까지 아주 자아알- 긁혀져있습니다. 후기글까지 다 긁혀져있음.
[코멘, 추천, 선작, 쿠폰 지급 좀요.]
기운 없어서 저번화 리플 확인 안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