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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신의 성녀, 마신의 성녀]
[주신의 성녀, 마신의 성녀]
'주신의 성녀 실비아.'
아이린은 카르시스 제국의 여황제로서가 아닌 마신의 성녀로서 재밌다는듯한 웃음을 지었다. 마신의 성녀와 주신의 성녀가 나란히 힘을 합쳐서 싸우게 되는 날이 대륙 역사상 오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리고 실비아 역시 주신의 성녀 답게 이미 아는 사람들을 제외하곤 누구도 파악하지 못했던 그녀의 정체를 파악한듯 잠시 놀라움에 코발트색 눈동자를 크게 떴지만 이내 그런 놀라움도 금새 사라지고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의외로 차분하군요?'
아이린은 의외라는듯 실비아를 바라보았다. 고작 13 살 짜리의 소녀가, 그것도 주신의 성녀가 마신의 성녀를 봤는데도 저런 침착함이라니?
물론 실비아는 지금 카이라스의 정신 안정 마법의 도움을 받고 있었지만 그것까지 아이린이 알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녀는 10 서클의 마법사가 아니었으니까.
그렇기에 실비아의 차분한 모습에 '제법'이라고 생각한 아이린은 이내 다른 아내들과 함께 차가운 살기를 갈무리하고 있는 카이라스를 바라보며 물었다.
"카이라스 공자, 이제 요격전을 위한 준비는 모두 끝났나요?"
카이라스는 아이린의 말에 고개를 살짝 끄덕거렸다.
카이라스의 말을 듣자마자 아이린은 시선을 엘리나를 향하고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살짝 고개를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는데 지금 이곳은 주변의 시선이 많았기에 카이라스의 행동에 마주 고개를 끄덕이는 척을 하며 엘리나에게 살짝 인사를 한 것이었다.
황제의 자리에 있어 누구보다 높은 신분을 지닌 그녀였지만, 그녀 역시도 전쟁이 끝난다면 뒷처리 후에 황제의 자리를 아이리네나 아이리스에게 물려줄 생각이었기에 시어머니인 엘리나를 대하는 태도는 어릴적 때와 마찬가지로 공손하였다.
그렇기에 지금은 주변의 시선이 많았기에 티를 낼 수는 없었기에 이런 식으로라도 살짝 예를 표하였고, 엘리나 역시 며느리의 행동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엘리나가 며느리들 중 제일 예뻐하는 것은 아무래도 친딸처럼 기른 그녀의 조카인 카일라이겠지만, 그녀는 며느리들은 모두 다정하게 대해주고 있었고 그것은 황제인 아이린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아니, 대마왕이자 다크 드래곤 로드인 세르티네스에게도 다정하게 대해주는데 황제인 그녀에게 다정하게 대해주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니었을 것이었다.
'흑마법사, 네크로맨서, 다크 나이트 부대, 그리고 암흑성기사 부대.'
아이린은 자신의 축복의 효력을 받을 어둠에 속한 자들을 한번씩 바라보았다.
주신의 성녀 실비아가 다른 자들을 축복하여 그들의 힘을 끌어올려주며 부상을 치료해준다면 마신의 성녀인 그녀는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어둠에 속한 자들의 힘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초반부터 크나큰 타격을 주는 것이 할 일이었다.
오늘 그녀가 마신의 성녀라는 것이 공개되겠지만, 그것은 이미 각오해둔 바였다.
천족들이건 마족들이건 대부분 오만하고 잔인한 성격들이라는 것은 마찬가지였고, 마신에 대한 관점 역시 그 동안 카이라스와 아르테일 공작가의 노력 덕분인지 흑마법사들과 네크로맨서, 다크 나이트들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해있었기에 이전처럼 나쁘지는 않았다.
물론 마계의 마왕들이나 마족들이야 여전히 대륙인들의 시선이 좋지 않았지만 적어도 마신 자체나 마기를 사용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시선이 나아져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애초 마신의 성녀라고 해도 대륙 역사상 마신의 성녀가 대륙에 피해를 끼친 일은 전무했다. 단지 마기를 다루는 자들은 검사인 다크 나이트건, 마법사인 흑마법사건, 언데드들과 사령들을 다루는 네크로맨서들의 힘을 강력하게 해준다는 점 때문에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을 뿐이었다.
'그렇지만 그 어둠의 군세들이 이젠 아군이죠.'
그리고 암흑성기사들은 대륙 역사상 전면에 나선 적이 없기에 존재자체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으니 딱히 문제될 것도 없었다. 애초 마신은 암흑신성력을 나눠주기만 하고 중간계 자체에 아무런 흥미도 없는지 딱히 명령을 내리지 않고 그저 자유롭게 살아가라고 하고 있었으니까.
- 린, 실비아는 초반에는 방어에만 집중을 하게 할테니 처음은 맡겨두겠어.
그리고 아이린의 마음 속에 카이라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메세지 마법으로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하고 오직 그녀만이 들을 수 있게 말을 걸어온 것이었다. 그리고 아이린 역시 암흑신성력을 통한 메세지 계열의 권능으로 마주 대답해주었다.
- 알겠어요, 저도 카이라스 공자를 드래곤 로드를 믿고 맡겨둘께요.
아이린은 그렇게 화답한후 검은 부채로 그녀의 눈 아래의 얼굴을 가리며 붉은 눈동자를 빛내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인 카이라스는 마나를 담아 모두가 들을 수 있는 사방에 퍼지는 소리로 말했다.
"이제부터 요격전을 시작하겠습니다. 모두 준비해주세요."
카이라스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제 있을 전투를 위해 모두들 무기를 미리 빼들거나 당장에 주문을 외울 준비를 하기 시작했고, 그것은 카이라스의 아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까전의 일 때문인지 오늘따라 유난히 카이라스의 옆에 붙어있는듯한 느낌을 주는 은발에 차가운 푸른 눈동자의 미녀 검사, 카일라.
어딘가 불만이 가득해보이는듯하지만 그 모습이 또 귀여워보여 매력적으로 보이는 장미빛의 진한 적발에 사파이어빛의 푸른 눈동자의 미녀 검사, 유리아나.
루나를 구하겠다는 생각 때문인지 평상시와는 달리 아주 조용히 있는, 그렇기에 바보짓을 보이지 않는 덕분에 고결하고 고귀해보이는 외모가 유난히 빛을 발하는 황금빛에 붉은 눈동자를 가진 아름다운 뱀파이어 퀸, 디아나.
마찬가지로 루나를 구하겠다는 생각에 평상시의 착하고 여린 모습에서는 볼 수 없는 결의가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는 흑발에 결의가 가득한 순수한 붉은 눈동자를 빛내고 있는 아름다운 뱀파이어 프린세스, 셀리나.
유리아나의 옆에서 난처한 웃음을 짓고 있는 에메랄드빛의 머리카락에 푸른 눈동자의 미녀 검사이자 아르칸 왕국의 왕녀, 레이나.
전쟁에 나서야하기에 평상시에 즐겨입는 푸른색의 미니스커트가 아닌 핫팬츠 차림인 성숙한 매력에 어린아이의 순수함이 깃들여져있는 푸른 눈동자를 빛내는 아름다운 금발의 미녀, 티세라.
입 안에서 과자를 오물거리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기 힘든 백치미를 풍기는 귀여운 인형 같은 미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푸른 머리카락에 붉은 눈동자의 '미녀', 에이미.
그리고 카이라스의 어머니인 엘리나 역시도 검을 빼들면서 오랜만에 겪게 되는 실전을 대비하여 호흡을 가다듬었고, 그런 준비들이 사방에서 이어졌을때 카이라스의 텔레포트 마법이 특수 부대들을 시작으로 하여 이곳에 모인 15 만의 대군을 일제히 목표지점으로 이동시켰다.
슈우우-
그리고 텔레포트 마법으로 이동하자마자 자신들의 등장에 당황스러워하는 이종족들의 군세를 바라보며 카이라스가 느낀 것은 무엇인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이었다.
'에라시안이 없다?'
카이라스는 그가 파악할 수 있는 영역권 내를 뒤져보았지만 에라시안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표정이 굳어졌다. 지상에서는 주변으로는 1000 km 이상까지 파악할 수 있으며 높이로는 대기층의 중간권(50~400km)까지 파악할 수 있는 그였지만 어디에도 에라시안의 기운은 없었다.
그 어디에도...
그렇지만, 카이라스는 지금 눈 앞에 보이는 100 만에 달하는 적군들을 두고 여유로운 생각을 가질 틈이 없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은 아이린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 역시 카이라스의 표정을 보고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지만 이미 요격전을 위해서 갑자기 텔레포트 마법을 통한 기습으로 적들 앞에 나타난 지금 적들이 정신을 차리기 이전에 공격을 퍼부어야만 했다.
적의 수는 100 만인 것에 비해 아군의 수는 15 만에 불과했으니까.
"마법사 부대, 전력으로 화력을 쏟아부으세요."
암흑신성력을 통해 음성을 확대시킨 아이린의 명령이 전군에게 퍼지자 미리 대기하고 있던 마법사 부대들이 원소 마법사건 흑마법사건 백마법사건 가리지 않고 갑작스러운 인간들의 군세의 출현에 당황해하는 이종족들의 군세를 향해 온갖 공격 마법을 날려댔다.
"플레임 캐논!"
"기가 라이트닝!"
"파이어 스트라이크!"
갑작스러운 마법사들의 공격에는 9 서클 이상의 대마법사들의 공격도 포함이 되어있었고, 티세라 역시도 이종족 측의 절대강자와의 싸움을 위해서 힘을 아껴둬야했지만 7 서클 정도의 마법은 쓰더라도 티가 나지 않았기에 그녀 역시 간단한(?) 7 서클의 공격 마법들을 사용하여 이종족들의 군세를 향해 기습적으로 공격을 날렸다.
슈우우우-
"...타격이 별로군."
카이라스는 이번 공격에 죽은 적들의 수가 1 만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을 파악하고는 혀를 찼다.
마법사들은 대다수의 적을 죽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전쟁터에서 검사들 이상의 큰 활약을 보이기 마련이었다.
다수의 적을 단번에 쓰러뜨리는데는 검사보단 한 방의 화력이 막강한 마법사가 아무래도 뛰어날 수 밖에 없었고 그렇기에 초반에 적을 많이 죽이고자 마법사들의 일제히 공격을 퍼부은 것이었다. 그렇지만 100 만 중 고작 1 만이 죽었을 뿐 방금전의 공격들은 적들에게 크나큰 타격이 되어주지 못했다.
적의 병력 비율은 80 만의 오크 전사 군단, 10 만의 엘프 정령사 군단, 5 만의 드워프 전사 군단, 2 만 5천의 늑대인간 전사 군단, 2 만의 고블린 주술사 군단, 5 천의 트롤 마법사 군단으로 나누어져있었지만 5 천의 트롤 마법사들과 2 만의 고블린 주술사들, 10 만의 엘프 정령사들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방금전의 마법에서 1 만 정도의 사상자만으로 끝내기는 불가능했다.
특히나 공격을 날린 자들 중에서는 9 서클의 마스터인 티세라를 비롯하여 여러 대마법사들도 포함이 되어있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 뿐이었고, 카이라스는 그 답이 옳다는 것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수장 급 드래곤들이 드디어 나타나셨군.'
바로 적진에서도 유능한 대마법사들이 공격을 막은 것이었다.
슈우우웅!
그리고 아이린 역시 고혹적인 아름다운 얼굴을 차갑게 물들이더니 이윽고 이내 아름다운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거대한 암흑신성력을 불러일으켰다. 그녀의 목적은 당연하게도 어둠의 군세를 일제히 축복하여 그들이 가진 힘을 끌어올려주는 것이었다.
거기에 그녀의 왼손에 쥐어진 검은 부채는 그런 암흑신성력의 힘을 증폭시켜주는 아티팩트였기에 흑마법사들과 네크로맨서, 다크 나이트 등 어둠에 속한 자들의 힘은 보다 더욱 상승할 것이었고, 이런 버프를 받게 된 안 그래도 공격 능력이 다른 마법사들에 비해 우수한 흑마법사들이라면 수장급 드래곤들이라 해도 경시하지 못할 것이었다.
그리고 아이린이 갑자기 암흑신성력을 사용하자 그 기운을 파악한 몇몇 절대강자들은 당혹스러워하는듯 보였지만, 이윽고 실비아가 신성력을 일으키며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며 말했다.
"지금은 모두 전쟁을 하는데 주목해주세요. 주신의 성녀의 위치에 있는 제가 나중에 모든 것을 설명해드릴께요."
아이린은 모르고 있지만, 카이라스에게 실비아는 기억을 받는 것으로 대륙 최강의 제국의 황제인 그녀가 마신의 성녀라는 사실을 이미 파악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리고 아까전 놀란 것도 사실은 그저 황제를 만난 것에 놀란 것이었을 뿐이었지 그녀가 마신의 성녀인 것을 알아보고 놀란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아이린 역시 실비아의 저 말에 그 사실을 알아차렸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이었기에 그냥 간단히 넘겨버렸고, 어리지만 주신의 성녀인 실비아의 말이 효과가 있는지 아이린이 마신의 성녀라는 사실에 웅성거리던 사람들은 금새 다시금 전쟁에 집중했다.
자세한 것은 나중에 얘기하면 되는 거였고, 지금 당장은 싸워서 이겨서 살아남는게 더 중요했으니까.
슈우우우!
"?!"
카이라스는 무엇인가의 힘이 작용하여 주변의 공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급하게 주문을 사용했다.
"무효, 인밸리디티!"
모든 것을 무효화시키는 10 서클의 마법, 인밸리디티를 사용하여 그 힘을 무력화시킨 카이라스는 이어서 하늘에서부터 떨어지는 거대한 광선을 역시 10 서클 마법인 소멸의 칼날, 익스틴션 블레이드를 통해서 소멸시켜버렸다.
그리고 그는 확신했다. 지금 이것들은 틀림없는 10 서클 마법의 공격이었고, 이 공격을 사용한 자는 에라시안이라는 사실을.
'대체 어디에 있는거냐, 에라시안!'
그렇지만 그가 아무리 주변을 파악해보려고 해도 어떻게 된 것인지 에라시안의 기운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에라시안은 어디에 있을까요?
[코멘, 추천, 선작, 쿠폰 지급 좀요.]
저번 리플은 전부 다 텍본에 관한 것 뿐이네요. 감상평 쪽이 포함된게 10 개 달리면 리리플 해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