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7 / 0380 ----------------------------------------------
[주신의 성녀, 마신의 성녀]
[우주에서]
"후후훗."
발 디딜 곳이 있을리가 없는 우주공간에서 서있는 에라시안은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웃음을 짓고 있었고, 반대로 그녀를 노려보는 카이라스의 눈에는 눈빛만으로도 그녀를 죽여버릴듯한 살기가 가득했다.
"인력, 아트렉션 & 척력, 리플루션."
카이라스는 절대적인 인력과 절대적인 척력의 힘을 가진 10 서클의 마법을 동시에 사용했다.
모든 것을 밀어버리는 힘과 모든 것을 끌어당기는 힘이 동시에 사용되자 그것은 세상의 법칙에 어긋나는 모순을 낳았고, 그것은 그대로 완전한 소멸의 힘으로 화하였다.
10 서클의 소멸 마법인 익스틴션과 비슷하면서도 거대한 인력과 척력의 충돌로 인해 에라시안의 움직임까지 억제하는 소멸의 힘이었지만 에라시안은 여유롭게 손을 저었다.
"무효의 공간, 인밸리디티 필드."
그러자 인력과 척력의 충돌로 인해 세상의 법칙을 일그러뜨리던 모순은 그대로 무효가 되어 사라졌고, 에라시안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밑에서 전쟁은 참 재미있게 되어가고 있군요.
"너희 쪽이 불리한 것이 재밌다는건가?"
"후훗, 글쎄요? 확실히 제 수하들이 밀리고는 있지만, 그래도 당신의 옆에 있는 세르티네스가 당신의 딸아이들을 지키냐고 움직이지 못하는 것만해도 이 쪽에서는 30%는 승률이 올라갔다고 보고 있는데요."
세르티네스의 이름이 에라시안의 입에서 나오자 카이라스는 가만히 공격을 준비하기만 할 뿐 공격을 하지 않았다. 그녀가 어디까지 알아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에라시안은 카이라스의 기대대로(?) 성심껏 자신이 알아낸 것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마계의 대마왕 중 최강인 '그'를 제외하고는 가장 강한 힘을 보유했다는 다크 드래곤 로드 세르티네스가 설마 당신과 함께 있을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시공회귀 이전 디아나를 시켜 지금의 황제인 아이린을 암살했을때도 아이린의 옆에 세르티네스가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었거든요."
시공회귀 이전, 아이린은 에라시안에게 세뇌되었던 디아나의 기습공격에 의해 미처 마신의 성녀로서의 힘을 발휘할 틈도 없이 살해당했었다.
마신의 성녀의 특성상 정면승부를 한다면 시공회귀 이전의 최강의 암살자라 불렸던 디아나와 싸우더라도 밀리지 않았겠지만, 지금의 셀리나만은 못하더라도 은신 능력은 셀리나를 제외한다면 루나와 더불어 최강에 속하는 디아나였다.
그런 그녀의 암습에 미처 방비를 하지 못했던 아이린은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었고, 당연히 그녀만이 알던 세르티네스의 존재 역시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었다.
"정말 시공회귀를 한 이후 당신의 인복이건 여복이건 넘쳐흐른다고 밖에 표현을 할 수 없겠군요. 이 쪽이 얻은 수확은 기껏해야 전대의 뱀파이어 퀸인 루나를 확보했다는 것 뿐이니까요."
에라시안은 그렇게 말하면서 살짝 카이라스를 향해 아름답게 눈웃음을 지었다. 카이라스의 눈에는 극도의 증오로 인해 에라시안이 혐오스럽게 보이겠지만, 에라시안의 미모 자체는 그의 아내들에 비해서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아름다운 절세의 미녀의 모습이었기에 그녀가 눈웃음을 짓는 모습은 상당히 고혹적이었다.
그렇지만 카이라스는 그녀의 눈웃음에는 전혀 상관을 하지 않은채로 오직 그녀가 말한 루나라는 이름에만 주목했다.
그의 아내들인 디아나와 셀리나가 간절히 구하고 싶어하는 전대 뱀파이어 퀸의 이름이었으니까.
"루나..."
"후훗, 좀 험하게 굴리고는 있지만 '때'가 되면 당신에게 선물로 드릴테니 너무 걱정할 것 없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아직 '재료'들이 필요할 때거든요."
"재료...?"
카이라스는 에라시안이 말하는 말이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미 자신의 아내들에게서 깨달음 등을 뽑아낼 수 있는 지배자의 구슬은 그의 아공간 안에 있었고, 그녀들을 잡아간다 해도 에라시안이 얻어낼 수 있는 것은 없었다.
"후후훗, 이해가 되지 않으시겠죠. 뭐, 그것도 무리는 아니에요. 인간에서 벗어나길 두려워하며 그것에 매달리고 있는 당신은 이해하지 못할테니까요."
"......"
카이라스는 에라시안의 말에 싸늘해진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았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에라시안은 계속해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시공회귀 이전의 기억을 되찾는 것은 상당히 성가셨지만...그래도 이렇게 카이라스, 당신과 시공회귀 이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한채 마주보고 있는 일은 꽤나 재미있다고 생각되는군요. 회귀전의 엘리나의 모습을 확실히 기억하는 존재는 저와 당신, 그리고 제니라는 새롭게 서큐버스 퀸이 된 여자 뿐이니까요."
엘리나의 이름이 에라시안의 입에서 언급되자 카이라스의 표정이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살기가 가득해졌다. 그렇지만 차가운 판단력을 유지하는 그는 섣불리 에라시안을 공격하지 않았고, 오히려 에라시안을 죽이기 위한 수많은 방법들을 떠올리고 있었다.
10 서클의 마법들 중 신들의 황혼, 라그나로크나 파멸, 아포칼립스 등을 생각해보기도 하는 카이라스였지만 지금 에라시안을 공격한다해도 순식간에 끝장낼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10 서클 마스터는 10 서클의 마법을 똑같은 10 서클의 마법으로 막아낼 수 있었으니까.
"당신도 보지 못했던 엘리나의 모습은 물론이고, 시공회귀 이전에는 적이었지만 지금은 당신의 아내들인 디아나와 티세라의 당신이 모르던 모습들도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습니다. 후후훗, 흥미가 가시나요?"
"...역시 네 년의 주둥아리는 짜증나게 하는군."
카이라스는 싸늘한 냉기를 풍기는 분노를 담은 목소리를 흘리며 천천히 손을 휘둘렀다.
검신의 경지에 오르면서 생긴 마인드 소드에 10 서클의 소멸 마법, 익스틴션이 섞여져 에라시안을 향해 날라갔으나, 에라시안은 그 공격을 여유롭게 10 서클의 절대 시간 정지 마법인 파워풀 타임 스톱으로 의지의 발현과 동시에 자신을 향해 날라오던 카이라스의 공격을 자신에게 도달하지 못하도록 자신의 바로 앞에서 정지시켜버렸다.
"아직 말은 끝나지 않았는데 공격하는 버릇도 여전하군요, 호호호."
"네 년도 여전히 짜증나는군."
"그래도 얘기는 끝까지 들어주시죠? 이제부터 본론인데."
그렇게 말한 에라시안은 손가락을 딱 튕기면서 물었다.
"자, 그럼 이제 카이라스. 당신에게 물어보겠어요. 당신은 신(神)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
에라시안의 말에 카이라스는 잠시 침묵을 했지만 그것도 3 초 정도였고, 이내 그는 에라시안의 질문에 대답해주었다.
"제사는 받아 먹어도 영험은 신성력 내려주기 외엔 거의 없는 귀신 같은 존재들이라고 해야겠군."
"후훗, 뭐 지금의 신들을 대상으로 본다면 틀린 말도 아니군요. 무능하기 짝이 없게도 중간계에는 간섭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들이니까요."
드래곤 로드의 자리에 있는 그녀는 거침없이 신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주신에게 중간계를 수호하는 임무를 받은 대행자인 드래곤 로드의 자리에 정상적으로 있는 드래곤이라면 생각할 수도 없는 발언이었지만 이미 드래곤 로드를 드래곤들의 왕과 다름 없는 자리로 만든 정상적이지 않은 드래곤 로드인 그녀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신들을 비하했고, 오히려 그러면서 미소까지 짓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신은 지배를 하는 존재이며, 끊임없는 지배욕에 휩싸인 존재라고 볼 수 있죠. 자신의 지배하에 있는 자들에게는 그나마 관대하지만 자신의 지배하에 있지 않은 자들은 지배하에 두지 못할거면 차라리 없애버리는...치졸한 면모까지 가진 존재들이기도 하고요."
에라시안의 말에 카이라스는 신이 되어가는 자신의 현 상태를 저절로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에라시안의 말은 이어서 카이라스의 정신을 보다 크게 뒤흔들었다.
"참, 지배자의 구슬로 엘리나는 지배해봤나요?"
에라시안의 입에서 엘리나가 언급되자 카이라스가 당장에라도 마법을 날린듯 그녀에게 손을 뻗으며 물었다.
"대체, 그것은 왜 묻는거지?"
"그야 당연히 카이라스, 당신은 엘리나를 가지고 싶어했으니까요."
에라시안의 여유로운 미소에 카이라스의 눈이 살짝 찌푸려졌다. 그렇지만 그의 반응에 에라시안은 오히려 재미있다는듯 웃으면서 말했다.
"시공회귀 이전의 당신은 신의 힘을 다룰 정도로 강하기는 했어도 인간이었기에 당신은 인간들이 정해놓은 틀 속에 빠져 자신을 속이고 있었으니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또 다른 신의 힘을 가진 제가 볼 때는 충분히 알 수 있었어요. 당신은 엘리나를 어머니이기에 사랑하는 것이 아닌 여자로서 사랑하고 원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렇지만 모자 관계라는 인간들이 정해놓은 윤리 의식 때문에 그것에 얽매여 그 감정을 철저하게 억누르고 있었죠. 그렇지만 이제 당신은 신의 육체까지 지니게 되었으니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때도 되지 않았나요? 시공회귀 이전 엘프들에게 윤간을 당하던 엘리나를 보면서 느꼈던 것이 자신이 원하는 여자를 빼앗긴 것에 대한 분노였다는 것을 말이에요."
에라시안의 말에 카이라스는 엘리나의 아름다운 육체를 머리 속에 떠올렸다. 지배자의 구슬에 지배당해 알몸이 된채 그의 아내가 되기를 원하던 고혹적인 향기를 풍기던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을, 그리고 달콤하기 그지없던 그녀의 애액의 맛을.
"인간의 틀에서 벗어나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충고하겠어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라...훗, 에라시안. 네 녀석의 말은 여전히 간교하기 그지 없구나."
카이라스는 마치 시를 짓는듯한 말투로 중얼거리며 엘리나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녀의 새하얀 백옥의 피부와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 그리고 맑은 미소를 짓고 있는 이 세상의 모든 미(美)를 합쳐 만든듯한 아름다운 얼굴을 떠올리면 절로 입 안에 군침이 고였다.
그리고 침묵을 하는 카이라스의 반응에 에라시안은 미소를 지었고, 이내 카이라스의 눈이 그녀를 향했다.
"그래, 나는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
이어서 카이라스의 손이 에라시안을 향해 뻗어짐과 동시에,
"세계의 파멸, 아포칼립스."
10 서클의 마법, 아포칼립스가 시전되었고 에라시안을 향해 거대한 파멸의 기운이 뿜어져나갔다.
"기적, 미라클!"
에라시안은 갑작스러운 카이라스의 공격에 그녀 역시 10 서클의 마법인 미라클을 사용해 '기적'을 일으키는 것으로 카이라스의 아포칼립스의 존재 자체를 알아서 저절로 사라지게 만든 후 카이라스를 바라보았고, 그녀를 향해 카이라스가 차가운 조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것이 나 '인간 카이라스 폰 아르테일'의 대답이다. 어리석은 도마뱀."
"...이것이 당신의 대답이군요."
계속해서 미소를 짓고 있던 에라시안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미소가 사라지며 분노의 감정이 깃들여졌다.
"신의 저급한 욕망 따위는 인간의 이성이 억누를 수 있다는 것을 똑똑히 각인시켜주마, 에라시안."
카이라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연달아 8 서클과 9 서클의 마법들로 에라시안을 폭격해댔고, 지배자의 눈의 옆에 서있는 에라시안은 우주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발휘되는 마법들을 보며 혀를 찼다.
"매지컬 디멘션...과연, 그 10 서클 마법이면 우주 공간에서도 자연 계열의 마법들을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군요."
세상의 법칙을 무시하는 10 서클의 마법, 매지컬 디멘션의 힘이 우주공간에서 발휘되었고 이제 드디어 카이라스와 에라시안은 대화를 끝내고 본격적으로 싸움을 시작하였다.
============================ 작품 후기 ============================
카이라스를 말로 현혹시켜보려 했지만 효과 0인 에라시안...
그런데 인기는 계속 엘리나가 압도적...원래 후반부 이외엔 비중 있게 할 생각 없었는데 독자들이 엘리나만 눈에 들어오고 있네요(...)
묘사는 카일라를 제일 신경썼는데 말이죠...쩝.
[코멘, 추천, 선작, 쿠폰 지급 좀요.]
리리플.
ryukiel : 우주 키타!!!! [2013.07.18 20:18]
우주 갔음.
체레우스 : 근데 궁금한게 하나있습니다 작가님은 나만의 세계인가 그거 패러디한 초딩이있는데..가만히 나뚜는겁니까? [2013.07.16 22:28]
그 사람 국어실력 안 좋을 뿐인 고딩인데...그리고 초딩이라는 말에 화 단단히 나있어요.
훌렁훌렁 : 휴가갔다와서 이제야 읽어보내용 ㅎㅎ ~~ [2013.07.16 04:54]
ㅇ
하이런 : 몇십화씩 스킵하면서 대충 읽었는데도 내용이 이해가 가는 수준 정도의 소설 [2013.07.16 02:39]
몇십화씩 스킵이라..
gkgngh : 진짜로 운석 맞아라 [2013.07.15 18:00]
운석은 기본 마법임 쟤들에겐.
가연을이 : 혹시 연제하시는 까페 주소좀 알수 잏을까요? [2013.07.14 17:04]
이하 동문.
하얀까마귀 : 뭔가......자신만만?도마뱀이 열삼히 준비했나보군요 ... [2013.07.13 15:56]
처음은 말로 배틀...그러나 효과 0
월광검무 : 카이라스군 이기세요!! [2013.07.13 11:06]
전투능력은 카이라스가 우위.
미셀유미 : 쿠폰12장 투척! [2013.07.13 11:00]
ㄳ
gloryk : 무섭구먼 [2013.07.13 08:54]
ㅇ
챠우짱 : 카페주소좀알려주세요.제발!! [2013.07.13 08:06]
숨은카페라 의미없음
와룡선생a : 즐감했어요! 건필하세요 [2013.07.13 07:26]
ㅇ
가연을이 : 야문 막혀서 안들어가지던데..카페주소좀 알켜주세요..휴대폰으로만 봐서요..감사히 보고갑니다..다음 쿠폰은 꼭 날립니다~~ [2013.07.13 02:19]
초대함
z날개z : 배때지에 칼빵! [2013.07.13 01:46]
푸욱
破天魔痕 : 술안주도 ㄱㅊ구요 [2013.07.13 01:30]
술안주는 살려둔채로 회 떠서...
破天魔痕 : 심장은 뽑아서 술로 크히힣 [2013.07.13 01:30]
드래곤 하트주
破天魔痕 : 댕강댕강을 사..사랑합니다 [2013.07.13 01:30]
댕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