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카이라스-339화 (339/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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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빛의 세계]

[칠흑빛의 세계]

"......"

과거 천년 전의 당시, 에라시안은 드래곤 로드로서의 책임감을 지니고 있던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드래곤 로드였었다.

그렇지만, '그'를 만난 것이 그녀의 변화의 시작이었다.

'가장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

카이라스에게 그가 결코 보고 싶지 않을 환영을 보게 한 대가로 그녀 역시도 그녀 본인이 가장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을 보게 되었었다.

[...당신은 이제 신이 아니었나요?]

[신이지...그리고 이 세상은 자신들이 원하는 지상에 있는 신을 원하지 않아.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다른 세상에 있으면서 정신적인 안정을 취하게 해줄 신이니까.]

[어떻게 세상이 당신을 원하지 않는다는거죠? 당신을 거부하는 자들은 모두 인간들 뿐이에요. 나는 인간들을 이해하기 어려워요. 어떻게 그들은 신을 섬길 것을 선택하고 말고를 할 수 있는거죠?]

[광신도들을 제외하고 무조건적인 맹신이 아닌 옳고 그름을 택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인간의 매력이야. 언젠가는 너도 알게 될거야.]

"......"

스스로 그 기억들을 보게 된 여파인지 저절로 그 때 당시의 기억이 떠오른 에라시안은 금새 차분함을 되찾았다. 그리고 미소를 지은 그녀가 말했다.

"지배자의 눈이 재미있는 정보를 보내오고 있군요."

미소를 짓고 있던 에라시안의 눈이 광폭하게 빛났다.

"생각지도 못했던 계집이 의외로 성가시군요."

"글쎄. 내 쪽에서는 오히려 언제나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서 고마운데?"

그리고 세르티네스와의 영혼의 연결에 비하면 미약하지만 아내들과의 연결을 통해서 지상의 상황을 보고 있는 카이라스는 차가운 조소를 지었다.

*              *             *

육편이 산산조각이 나 사방에 튀겨진다.

수많은 종족들의 피가 허공을 가르며 뿌려지고, 곳곳에서 죽음의 비명이 울려퍼진다.

그리고 이 잔혹한 전쟁터 속에서 부재중인 에라시안을 대신하여 이종족들의 군세를 통솔하는 카르베너스는 숫자가 한참 적은 인간 측들의 공격에 자신들의 피해가 크다는 것에 인상을 찡그렸다.

'젠장할...저 계집들이 가장 성가셔.'

카르베너스의 눈에는 전쟁터에서 이종족들의 최강자와 맞붙고 있는 마법왕의 여자들과 마법왕의 어머니인 엘리나를 바라보며 이를 갈았다.

하나 같이 드래곤인 그도 놀라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미모들을 지니고 있으면서 레드 일족의 수장인 그도 승산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진 인간 계집들과 두 뱀파이어 계집들과의 싸움에 이종족들의 최강자들이 발이 묶인 틈에 다른 인간들의 군세가 압도적일 정도로 혼란에 빠진 이종족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시공회귀 이전 이종족들의 연계에 인간 측들은 수도 없이 많은 패배를 경험했었다.

튼튼하고 숫자가 많은 오크들이 드워프제의 강력한 무구들로 정예병들이 되어가고, 그런 오크들을 엘프들의 정령술이 지원을 해주며 고블린과 트롤들의 주술과 마법이 보조를 해주는 것은 정말 엄청난 위력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종족들은 원래 별개의 종족들이었고, 그렇기에 인간 측만큼 '하나'라는 의지가 약했기에 단합이 잘 되지 않았다.

특히나 시공회귀 이전 야습을 담당하던 늑대인간들과 뱀파이어들 중 대부분의 뱀파이어들은 아예 인간 쪽으로 붙어버렸고 다양한 환술들을 사용하여 전쟁에서 인간들의 눈을 흐리던 뱀파이어들이 없는 것만으로도 인간 측은 안 그래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었는데 거기에 카이라스와 아이린이 미리 전쟁을 대비하여 만든 특수부대들이 보이는 활약은 말할 것도 없었다.

암흑성기사 군단과 흑마법사 군단, 다크 나이트 군단, 네크로맨서 군단들은 현재 마신의 성녀인 아이린의 축복을 받아 한층 더 강력한 힘들을 발휘하며 이종족들의 군세를 압도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었고 그런 그들을 견제해야할 이종족의 최강자들이 발이 묶여져있는 상황이었기에 이종족들의 강자들은 마신의 성녀의 축복으로 더욱 강해진 2 명의 9 서클 마스터인 대흑마법사들을 포함한 특수부대들의 힘에 압도적으로 쓰러져가고 있었다.

또한 반대로 숫적으로 불리한 싸움이었지만 승기가 자신들에게 향하는 것에 사기가 오른 인간 측의 군세는 오히려 힘을 얻어 더욱 힘차게 싸워가고 있었고 그런 그들에게는 주신의 성녀인 실비아의 축복이 내려져 그들에게 빠른 회복력과 신체능력의 상승, 무기의 강화 등의 효과를 불러일으켜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 카르베너스의 뒤에 느긋하게 있던 보라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이거이거...아무래도 내가 나서서 처리해줘야할 거 같은데요?

그리고 그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카르베너스의 표정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는 드래곤으로서 저 자가 무척이나 싫었고 보기만 해도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저 자의 강함이 그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하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본래 마계의 대마왕 중 한 명이었으니까.

"흐음~어디보자 에라시안 아가씨께서 생포해오라고 부탁하신 계집이...저 계집이었지?"

보라색 머리카락의 남자의 시선이 어느 한 방향으로 향하였고, 그곳에서 보이는 것은 골드 드래곤의 수장 크로나덴트와 실버 드래곤의 수장 유르크레아를 동시에 상대하고 있으면서도 시간감속의 힘으로 전혀 밀리지 않는 승부를 보이고 있는 엘리나의 모습이었다.

"골드 일족의 수장과 실버 일족의 수장을 동시에 상대하고선도 밀리지 않다니. 휘유~ 저 정도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랜드 소드 마스터를 넘어서 검신에 오를 것 같은데?"

엘리나의 움직임을 보고 평가하던 사내는 이내 씨익 웃으면서 아공간에서 자신의 검을 꺼내들었다. 시꺼먼 철로 만들어진 롱 소드 계열의 검이었는데 그 속에 담겨진 강력한 기운은 레드 일족의 수장인 카르베너스조차도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강렬했다.

그리고 여성들을 홀릴법한 색기 어린 미소를 짓던 보라색 머리카락의 남자는 엘리나를 바라보다가 카르베너스를 향해 씨익 웃으며 말했다.

"카르베너스 경, 쟤네들 좀 철수시켜주지 그래요? 내가 싸울 때 방해될꺼 같은데. 괜히 휩쓸려서 죽어도 전 책임 못집니다. 아시죠?"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능글맞게 말하던 사내는 이윽고 킥킥 웃어댔고, 카르베너스는 인상을 찡그렸지만 이내 그의 말이 틀린 것이 없었기에 메세지 마법을 둘에게 보내었고 엘리나를 상대로 고전하던 두 드래곤들은 카르베너스의 말을 듣자마자 미련 없이 철수헀다.

보통 드래곤들이라면 자존심 때문에 고집을 부리면서 버텨대고는 했겠지만 골드 일족의 수장인 크로나덴트와 실버 일족의 수장인 유르크레아는 자존심보다도 실리를 중요시하며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현명한' 드래곤들이었기에 엘리나를 상대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을 느끼자마자 바로 물러선 것이었다.

그리고 갑자기 물러서는 그들의 행동에 엘리나가 저지를 하려고 할 때 사내의 눈이 번뜩임과 동시에.

그녀의 시야가 바뀌었다. 아니, 그녀가 있는 장소 자체가 바뀌었다.

그녀는 어느 사이 칠흑빛으로 가득한 어두컴컴한 세계에 서있는 것이었다.

"누구죠? 이런 짓을 하는 분이..."

두 마리의 수장급 드래곤을 상대로 싸우고 있었기에 전신의 감각을 최대한 개방하고 있으며 어느 때보다도 예리하던 상태였던 엘리나는 그런 상태의 자신이 전혀 눈치도 채지 못한채로 장소를 이동당하자 경계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경계 자세를 취하며 말했고, 이윽고 사내가 느긋하게 오른손에 검을 쥔채로 팔짱을 낀 모습으로 여유롭게 등장했다.

그리고 킥킥 웃던 사내의 붉은 색 눈동자들이 엘리나를 향했다.

"휘유~ 경계심 가득한 목소리로 경계 자세를 취하는 모습도 귀여운데? 도저히 애가 둘이나 있는 아줌마라고는 못 믿겠어. 아니, 손녀까지 있다지."

보라색 머리카락을 한번 손으로 쓸어넘긴 사내는 이내 혀로 입술을 핥으면서 엘리나의 전신을 흝어보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티셔츠 상의에 핫팬츠라. 정말인지 중간계의 여검사들의 복장은 바람직하다니까. 하하하!"

늘씬하면서도 터질듯히 농염하고 풍만한 엘리나의 몸매의 아름다운 굴곡을 잘 드러나게 해주는 복장은 보기만 해도 눈이 즐겁게 해주는지 사내는 콧노래까지 부르며 웃음을 터트렸지만, 엘리나는 그런 그를 공격할 수가 없었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너무나도 강력한 위압감이 그녀를 꼼짝도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가 느낄때 그가 풍기는 위압감은 가히 20 대 초반 당시 때의 카이라스에 비할만했다.

"자, 그럼 아르테일 공작가의 아름다운 부인. 저와 함께 가셔주셔야겠습니다. 하하하."

그리고 엘리나에게 다가온 사내는 정중한 태도로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고, 동시에 그의 눈이 번뜩임과 함께 엘리나는 현기증을 느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사내를 향해 자신의 새하얀 손을 내밀었고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은 새하얀 양쪽 뺨에 수줍은 홍조까지 겻들여져있었고 그런 그녀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사내는 미소를 지음과 동시에...

"......"

따끔함을 느꼈다.

"이런이런..."

사내는 혀를 차며 살짝 베여진 자신의 가슴 부분을 바라보았다. 작게 혈선이 그려진채 붉은 피가 흐르고 있었고, 그의 검은 정장도 붉은 피에 물들여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사내에게 이 정도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가 베여졌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고, 그를 벤 장본인이 방금전 그의 유혹 계열의 권능에 당했었던 것 같던 엘리나라는 사실이 더욱 놀라운 일이었다.

하지만 분명하게도 엘리나의 손에 쥐어진 검의 칼날에는 그의 피가 묻어져있었고, 엘리나의 표정 역시 몽롱하던 표정이 아닌 긴장감이 가득한 표정이 되어있었다.

"흐응, 정말 이상하단 말이야. 분명 나는 현혹 계열의 권능을 사용했고, 그랜드 소드 마스터라고 해도 강해진 내 힘을 견뎌낼리가 없는데 말이야?"

엘리나가 검신의 경지에 무척이나 가깝다고는 하지만 그렇다해도 그녀는 아직 검신이 아닌 최상급의 그랜드 소드 마스터 중 가장 특출난 편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녀가 현혹 계열의 권능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것에 진심으로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사내를 향해서 엘리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정보를 적에게 알려주는 것은 보통 여유가 있지 않고서는 어리석은 짓이었기 때문이었다.

'라스가 해준 것이 효과가 있구나.'

대마왕들이나 10 서클 마스터 급의 힘을 가진 존재들의 권능의 위협을 염려한 카이라스가 그녀에게 걸어준 여러 보호 마법들의 중첩 덕분에 눈 앞의 저 사내의 권능에서도 제 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던 엘리나는 차분하게 정신을 가다듬고 '검사'로서의 예리함을 드러냈다.

"이런...상처 없이 데려가고 싶었는데. 하아, 오늘은 왜 이리 운수가 나쁜 걸까아아~?"

검을 손에 쥐고 예리한 기세를 드러내며 노골적인 투지를 드러내는 엘리나를 향해서 갑자기 하늘을 보며 한탄하던 사내는 이내 검을 화려하게 허공에 몇 번 휘두르더니 엘리나를 겨누면서 싱긋 미소를 지었다.

"자, 그럼 잠시 실례를 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에라시안 아가씨는 당신이 무척이나 필요한듯 한 모양이니까요."

그리고 사내의 등 뒤에 12 장에 달하는 악마의 날개가 드러났고, 그리고 동시에 칠흑색의 거대한 암흑투기의 기운이 그의 전신에서 풍겨짐과 동시에 그 압도적인 위압감이 주변의 공간마저 뒤흔들어대고 있었다.

거기에 보랏빛 머리카락이 보다 진한 자줏빛에 가까운 색으로 변한 사내의 머리에 난 산양의 뿔을 연상시키는듯한 두 개의 뿔과 그의 얼굴에 새겨진 우아하면서도 야성적이며, 동시에 요염하기 그지없는 색기 어린 모순적인 매력들이 뒤섞인 미소와 아까전의 그 현혹 기술을 통해서 엘리나는 어렵지 않게 눈 앞의 사내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었다.

그랜드 소드 마스터 최상급의 경지에 올라있는 그녀가 일순간 현혹을 당할 정도로 강력한 현혹을 걸 수 있는 존재는 오직 하나 뿐, 누구보다도...심지어 10 서클 마스터인 카이라스보다도 현혹에 특화된 그 존재 뿐이었으니까.

"인큐버스 킹...판."

"호오오~당신 같이 아름다운 분이 내 이름을 알고 있다니 영광이군요."

과거 세르티네스를 다른 두 명의 대마왕과 함께 합공하여 암습하고, 그녀가 가진 어둠의 마력들을 빨아먹음으로서 이전과는 비교를 불허하는 힘을 가지게 된 모든 인큐버스들의 왕이자, 과거 다산의 신(神)이었던 사내, 판이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마음 같아서는 청혼이라도 여러번 하고 싶지만...지금은 너무~너어무우~바쁜 일 때문에 그건 무리겠군요. 에라시안 아가씨에게 혼나기는 싫거든요. 그럼 잠시 아름다우신 공작부인의 재롱을 봐드리도록 하죠. 하하핫!"

슈우우우-

그리고 그에게서 뿜어져나오는 암흑투기의 기세가 더욱 거세지고 조금전 엘리나가 입혔던 상처는 물론이고 그의 검은 정장까지도 완전히 수복되어진 판의 거대한 위압감이 엘리나를 향하였다.

============================ 작품 후기 ============================

인큐버스 킹 판 vs 엘리나의 싸움 시작입니다.

지금 판은 세르티네스의 원래 육체의 마력까지 흡수하고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내서 더욱 강해져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엘리나는 이제 검신의 경지를 눈 앞에 두고 있는데 엘리나가 검신이 된다면 루스칼리스는 10 서클이니 최강 집안이 더 최강 집안이 되어버리는군요.

그리고 참고로 카이라스의 아내들 중 작가의 취향에 가장 맞는 것은 셀리나와 아이린입니다(...)

그리고 오해들 하실거 같은데 다음화는 순수 전투씬입니다. 전투씬이에요. 순수 전투씬...

근데 쓰다보니 판의 성격이 주인공스러운 성격 같아보이는 것은 제 착각이겠죠?

p.s 카이라스 후속작에서는 모성애 외에도 부성애도 나올텐데...이건 오해 받으면 모성애를 오해받는 것보다도 더 무섭...

[코멘, 추천, 선작, 쿠폰 지급 좀요.]

리리플은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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