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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빛의 세계]
[칠흑빛의 세계]
"인큐버스 킹...판."
"호오오~당신 같이 아름다운 분이 내 이름을 알고 있다니 영광이군요."
과거 세르티네스를 다른 두 명의 대마왕과 함께 합공하여 암습하고, 그녀가 가진 어둠의 마력들을 빨아먹음으로서 이전과는 비교를 불허하는 힘을 가지게 된 모든 인큐버스들의 왕이자, 과거 다산의 신(神)이었던 사내, 판이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마음 같아서는 청혼이라도 여러번 하고 싶지만...지금은 너무~너어무우~바쁜 일 때문에 그건 무리겠군요. 에라시안 아가씨에게 혼나기는 싫거든요. 그럼 잠시 아름다우신 공작부인의 재롱을 봐드리도록 하죠. 하하핫!"
슈우우우-
그리고 그에게서 뿜어져나오는 암흑투기의 기세가 더욱 거세지고 조금전 엘리나가 입혔던 상처는 물론이고 그의 검은 정장까지도 완전히 수복되어진 판의 거대한 위압감이 엘리나를 향하였다.
그렇지만 엘리나는 아까와는 달리 그 위압감에 저항하고 있었는데 판에게서 풍겨져오는 위압감이 일으킨 폭풍에 그녀의 찬란한 아름다움을 머금은 황금빛의 긴 금발의 생머리가 거세게 펄럭거렸지만 엘리나의 움직임은 전혀 흐트러지지 않았다.
'강해...'
엘리나는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상대가 아까전의 두 마리의 드래곤들과는 비교도 안되게 강한 존재라는 사실을 느끼고 있었다.
그야 당연하게도 눈 앞의 상대는 마계의 대마왕 중 하나인 인큐버스 킹이었으니까.
그렇지만 엘리나는 긴장감 속에서도 검사로서의 자세를 흐트러트리지 않으며 천천히 한 걸음씩 걸어나갔다.
그녀의 검법은 카일라에게 가르쳤듯이 철저하게 기교를 중심으로 하는 검법이었고, 맨검으로도 오러 블레이드가 생성되어있는 검까지도 흘려버릴 정도로 섬세하기 그지없었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선공에 능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먼저 공격할 때의 그녀는 상대의 검을 교묘한 흘리기로 회전하게 만든다음 상대의 손에서 검이 떨어지게 만드는 방식의 검법을 주로 구사하여 상대를 제압하고는 했지만, 그런 그녀의 현묘한 검법도 대마왕을 상대로 쓸모가 있을지는 자신할 수 없었다.
아니, 애초부터 그녀가 승리할 가능성은 없었다.
상대는 마계의 대마왕. 그녀가 아무리 그랜드 소드 마스터 최상급에서도 검신을 바라보고 있다고 해도 결코 승리할 수 없는 강자였다.
심지어 그녀가 그랜드 소드 마스터가 아니라 최상급의 검신이라 할 지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대가 바로 눈 앞의 존재였다. 상대는 엄연히 한 때 '진짜 신(神)'이었던 존재였으니까.
그렇지만 그렇다고 순순히 잡혀줄 생각은 추호도 없는 그녀였기에 그런 압박감과 두려움을 무시하고는 앞으로 천천히 계속 걸어나가면서 가만히 미소를 지으며 서있는 판을 향해 오러 블레이드가 생성되고 오러 서클이 휘감아진 검을 휘둘렀다.
칭-
그러나 엘리나의 공격은 무엇인가의 장벽에라도 막힌듯 튕겨져나왔고, 이윽고 판의 검이 엘리나를 향해 가볍게 휘둘러졌다.
'빨라...!'
판이 휘두르는 검의 속도는 엘리나가 볼 때도 터무니없이 빨랐다. 그렇지만 피하거나 막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엘리나는 다급하게 그녀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검을 움직이며 현묘한 회전으로 판의 공격을 흘려버렸고 그 틈에 얼른 거리를 벌렸다.
"하아..."
잠깐의 접전이었음에도 엘리나는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숨을 가다듬었다. 비슷한 수준의 상대도 아니고 자신보다 압도적인 강자를 상대로 침착함을 잃어버리는 것은 그야말로 자살행위였다.
검사들은 그랜드 소드 마스터라고 해도 강자와의 싸움에 흥분하여 쉽게 단순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엘리나는 검사이긴 해도 본래의 성품 자체가 온화한 성품이었기에 화가 날때는 그만큼 더 무섭기는 해도 평상시는 무척이나 차분한 성품이었다.
그렇기에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힌 엘리나는 방금전 공격에서 판이 그녀를 가지고 놀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고는 검사로서 수치심을 느꼈지만 지금 그녀로서는 오히려 상대가 봐주고 있는 것이 다행이었다.
최소한 카이라스가 에라시안과의 대결을 어떻게든 끝내고 내려올 때까지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벌어줄 수 있었으니까.
"후후, 역시 눈요기는 참 좋다니까. 다시 말하지만 정말 에라시안, 그 아가씨가 중요한 일이라도 당부만 하지 않았으면 청혼이라도 하고 싶을 심정이야."
판은 엘리나의 풍만하고 탄력 좋은 몸매를 감상하더니 여유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격렬한 동작을 보일때 거세게 위아래로 출렁거린 엘리나의 하나하나가 작은 수박만한 젖무덤들은 그랜드 소드 마스터로서 단련된 덕분에 여전히 탄력이 완벽했고 그 광경은 누가 보더라도 좋은 눈요기임은 분명했다.
그렇지만 그것은 그랜드 소드 마스터 중 최고의 경지에 달해있는 그녀의 공격 속에서 잡념을 할 정도로 여유가 있는 자에게나 부여된 권리였고, 판은 그 권리를 지닌 강자 중 하나였다.
세르티네스의 어둠의 마력들을 흡수하여 최근에 이르어서는 완전하게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키는데 성공한 그는 세르티네스를 루시퍼와 벨제뷔트랑 합공을 했을때보다 압도적으로 강해져있었으며, 또한 그 힘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했던 노력하는 수련의 시간들도 있었으며 그 수련이란 당연하게도 대련이었다.
벨제뷔트나 루시퍼를 상대로 대련을 계속해온 현재의 그는 전체적으로 시공회귀 이전의 10 서클 마스터인 카이라스에 비해서도 떨어지지 않는 강함을 현재 지니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엘리나로서는 도망칠 수도 없었고, 오직 그녀에게 남은 길은 이대로 계속해서 맞서 싸우는 것이나 아니면 적에게 자신의 처분을 맡기는 것 뿐이었지만 인큐버스가 얼마나 색욕들이 강한지 알고 있는 엘리나로서는 오직 맞서 싸우는 수 밖에 없었다. 인큐버스에게는 특히 겁탈 및 임신을 당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조금이라도 시간을 끌지 않으면 않을수록 다른 아이들이 위험해져.'
그리고 거기에 자신과의 대결이 끝난다면 판의 목적은 아마도 카일라를 비롯한 자신의 '며느리'들이 될 것이 분명했고 여러가지 이유로서 엘리나는 싸울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흐음?"
판은 엘리나가 자신을 향해 검을 겨누는 모습을 보고 잠시 의아한 음성을 냈다가 이내 킥킥 웃기 시작했다.
"아직 재롱을 부리겠다니 정말 건강한 분이시군요. 후후후, 거기에 보아하니 남편 분에게 상당한 조교를 받은듯한데 정말인지 잘못했다간 에라시안 아가씨의 말도 잊고...바로 아내로 삼고 싶어진단 말입니다."
그리고 그 말을 끝으로 판의 기세가 변하였고, 그에게서 뿜어져나오는 기세는 보다 위협적으로 공포스러우며 날카롭게 변해가며 주변 자체를 짓누르는듯한 위압감을 풍겨댔다.
'으읏!'
그리고 그 거대한 위압감을 적으로서 눈 앞에 마주하고 있는 엘리나가 느끼는 감정은 당연하게도 '공포'였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굳건하게 마음을 다잡은 그녀는 검사로서의 자세를 유지하며 천천히 검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푸른 색의 오러 블레이드와 오러 서클을 생성시킨채 엘리나는 찌르기의 자세를 취하더니 이윽고 오러 블레이드의 끝을 어느 때보다도 날카롭고 예리하게 만들었으며 오러 서클들을 맹렬하게 회전시켰다.
슈우우우-
오러 서클들이 맹렬하게 회전하기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그 빠른 스피드가 강력한 힘으로 변화되었고 그 힘을 느낀 판의 눈에 이채가 감돌았다. 오러를 회전시켜서 위력을 상승시키거나 하는 것은 별로 놀라운 것은 아니었지만 현재 엘리나가 회전시키고 있는 가느다란 오러 서클들의 숫자는 무려 300 개에 달하고 있었고 그것들을 전부 저렇게 똑같은 속도로 맹렬하게 회전시키는 것은 엘리나의 섬세함이 다른 그랜드 소드 마스터보다 압도적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아니, 시간 감속의 힘도 있겠군.'
대마왕 답게 판은 지금 엘리나가 시간 감속의 힘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몇 배로 느려진 속도에서라면 저런 섬세한 오러 서클의 운용도 엘리나'라면'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었다. 그렇지만 저런 수준의 오러 운용력을 섬세하게 보여줄 수 있는 실력자는 오직 카이라스와 엘리나 뿐이었고, 그마저도 카이라스의 경우는 10 서클까지의 마법들을 익히고 있어 몸에 익힌 섬세함을 바탕으로 보이는 능력이었으니 검사로서는 심각한 반칙이었으니 결국 제대로 된 검사 중에서는 현재 대륙에서는 엘리나가 유일한 셈이었다.
그리고 그 오러의 섬세한 운용력을 바탕으로 한 기술이자, 4 서클의 바람 계열의 마법인 스파이럴 토네이도에서 영감을 얻은 스파이럴 토네이도 블레이드가 판을 향해 쏘아졌다.
"...흠!"
그리고 1 초도 걸리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충분히 사전에 막을 수 있었음에도 엘리나가 기술을 완성할 때까지 구경해주며 여유를 부리던 판은 바로 암흑투기를 크게 일으켜 암흑투기의 갑옷으로 전신을 무장한채 나머지의 암흑투기를 모두 양손에 집중한채로 엘리나의 스파이럴 토네이도 블레이드를 막아내려고 했다.
지지지지직-
오러 블레이드와 암흑투기가 충돌하면서 충격음이 사방에 울려퍼졌지만 엘리나의 공격은 판의 암흑투기를 뚫지 못하고 있었다. 관통력에 집중이 된 스파이럴 토네이도 블레이드라 할지라도 판의 암흑투기를 뚫지는 못하는 것이었다. 특히나 지금의 판은 단순히 암흑투기로 손을 방어하는 것만이 아니었다.
세르티네스에게 흡수한 막대한 어둠의 마력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방어 마법들이 그에게 쳐져있었기에 다양한 방어 마법들의 도움까지 얻어 암흑투기의 견고한 방어력과 더불어서 지금 그는 9 서클 마법들을 연달아 맞더라도 아무런 타격도 받지 않을 수 있는 경지에 이르어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의 방어력은 엘리나 역시도 예상하고 있었다.
애초 스파이럴 토네이도 블레이드는 아들인 카이라스와 대련 당시에도 써봤었지만 카이라스 역시도 10 서클의 절대 방어 마법인 '앱솔루트 디펜스'에 9 서클의 절대 장벽마법인 앱솔루트 배리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막아냈었기 때문이었다. 대마왕인 판에게 이 정도의 공격이 통하리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엘리나의 맑고 아름다운 푸른 눈동자가 살짝 차갑게 빛남과 동시에 판의 붉은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흠? 큭!"
판은 암흑투기와 방어 마법들이 일제히 꿰뚫리는 것을 감지함과 동시에 무엇인가 이질적인 기운이 그의 체내로 침투해오는 것을 느꼈다.
"이, 이건...공간관통에 쇼크 웨이브! 크아아아악!"
지배자의 구슬을 통해 간접적으로 카일라의 쇼크 웨이브의 힘과 유리아나의 공간절단의 힘을 느낌으로서 엘리나가 스스로 깨달은 공간관통의 힘과 쇼크 웨이브의 힘이 발현된 것이었다.
그리고 공간관통에 의해 암흑투기와 어둠의 마력의 장벽들이 모조리 꿰뚫리고는 그의 체내로 침투하여 그의 체내를 엉망진창으로 망가뜨리는 쇼크 웨이브의 기운에 판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러댔고 그가 고통에 의해 일순간 무력화된 틈을 노려 엘리나는 뱌로 연이어 검을 휘둘렀고 그녀의 검에서 회전하던 오러 서클들이 일제히 판에게로 날라가 그의 몸 곳곳을 관통하여 체내로 들어가며 폭발을 일으켰다.
콰아아아아앙!
폭발에 서둘러 뒤로 물러난 엘리나는 판의 육체가 산산조각이 나 파편들이 사방에 튀겨지는 광경들을 보며 긴장감이 풀리는 것을 느끼었다. 잔혹하기 그지없는 광경이었지만 그녀 역시 검사였고 이 정도의 잔인한 광경은 여러번 보았기에 고작 이런 정도의 광경에 흐트러질 정도로 연약하지는 않았다.
'예상 외로...이겼네. 이길 줄은 몰랐는데.'
예상외로 상대가 방심을 해준 덕에 기회를 노려서 쓰러뜨릴 수 있었다.
만약 판이 조금이라도 싸울 생각을 드러냈었다면 이런 방법은 생각도 할 수 없었을 것이었고, 그저 압도적으로 농락만 당했을 것이었지만 판은 방심을 해도 심하게 방심을 한 상황이었다.
"하아...여기에서 어떻게 나가지?"
안도의 한숨을 내쉰 엘리나는 여전히 주변이 칠흑빛의 세계인 것을 확인하고는 이곳에서 어떻게 나가야할지 고민에 빠졌다. 마법사가 아닌 그녀로서는 다른 공간에 이동된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오싹-
그리고 엘리나는 그 의문을 품은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체온이 내려갈 정도의 오싹한 기운을 느꼈고 반사적으로 검을 잡고는 주변을 경계했다.
허리 아래까지 내려오는 그녀의 아름다운 황금빛 머리카락이 거세게 펄럭거리는 광경은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이었지만 정작 그녀 본인은 이 알 수 없는 불안감 때문에 불안해 미칠 지경이었다. 그녀의 육감이 위험을 알리고 있었으니까.
'이 정도의 위기감이라면, 설마 다른 대마왕이라도 있는건가?'
[다른 대마왕이라니, 후후. 벌써부터 나를 잊어버리다니 섭섭합니다.]
"?!"
방금전까지만 해도 계속해서 들었던 목소리가, 이제는 다시 들을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목소리가 들려오자 엘리나의 동공이 충격으로 크게 떠졌고 동시에 등을 돌린 그녀는 그녀의 등 뒤에서 벌어지는 광경에 왼손으로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가린채 놀란 소리를 내뱉고 말았다.
"흡!"
바로 사방에 흩어졌던 육편들이 일제히 하나로 뭉쳐지기 시작하더니 서서히 인간과도 같은 형체를 이루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윽고 그것은 아까전의 대마왕, 인큐버스 킹 판의 모습으로 변하였고 완벽하게 아까전 엘리나의 공격에 당하기 이전의 모습으로 복귀(?)한 판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야~꽤나 짜리릿한 공격이었습니다. 후후후. 설마 그랜드 소드 마스터 최상급에 불과한 계집년 따위에게 이런 타격을 받을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
판은 아까와 다름없이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그의 붉은 눈동자에는 광기라 해도 좋을 정도로 강렬한 분노가 담겨져있었고, 그 강렬한 분노에 의해 그가 풍기는 위압감은 아까전과는 비교를 불허했고 당연히 엘리나가 느끼는 중압감 역시 아까전보다 강력했다.
대마왕이면서도 과거 신(神)이었던 그였기에 산산조각이 나고도 가진 암흑투기의 기운만 충분하다면 얼마든지 재생할 수 있는 불사의 육체를 가지고 있었기에 망정이었지 만약 그가 다른 마족들과 같았다면 방금전 산산조각 난 것만으로도 그는 죽음을 경험해야했을 것이었다.
그리고 상대가 그보다 한참 약한 인간 계집이었으니 그가 느낀 굴욕감을 더욱 컸다.
"읏!"
엘리나는 연분홍빛 입술을 살짝 깨물면서 검을 휘두르려고 했지만 방심하다가 매운 맛을 화끈하게 본 판은 아까전과는 달리 더 이상 보고만 있지 않았다.
스으윽-
판이 갑자기 손을 휘두르자 이윽고 검은색의 기류가 엘리나의 양 팔을 붙잡더니 그녀를 결박했고 엘리나가 놀란 표정을 짓기도 전에 순식간에 그녀의 등 뒤로 이동한 판은 등 뒤에서부터 그녀를 끌어안으며 속삭였다.
"원래라면 그냥 재롱을 보며 천천히 귀여워해줄 생각이었지만...당신은 너무 지나쳤습니다. 에라시안 아가씨는 당신을 그대로 생포해오라고 했지만...아무래도 당신 같이 못된 아이에게는 벌을 줘야겠군요."
그렇게 말한 판의 손가락 끝에서 무엇인가의 에너지가 전류 같이 지직- 거리는 소리를 내며 모여졌고, 제압당한 엘리나는 외간남자에게 강제로 안겨졌다는 수치심을 느끼기도 전에 공포부터 느꼈다.
"무, 무슨 짓을 하려는거죠?"
"아아, 별 거 아닙니다. 말 안듣는 아이를 말 잘듣는 아이로 만드는 것일 뿐이거든요."
그리고 엘리나의 허벅지 사이로 손가락을 이동시킨 판의 행동에 엘리나의 표정이 창백해지며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를 깨달았다.
"아...안..."
무엇인가를 말하려던 엘리나였지만 판의 다른 손이 그녀의 짧은 검은 핫팬츠를 내리고 정확하게 그녀의 가장 민감한 부분에 손가락을 갖다대었고 엘리나는 아래에서부터 퍼지는 지리릿한 감각에 비명을 질러댔다.
"꺄아아아아아악!!!"
온몸의 근육이 이완되는 느낌을 받으며 몸을 가누기도 힘들어짐과 동시에 정신이 몽롱해지는 느낌 속에서 엘리나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고 자신의 몸이 자신의 것이 아닌 것만 같은 느낌을 받게 되었다.
"휘유~정말 많이도 싸는 계집애로군. 이 상태로 더 벌을 주고는 싶지만...후후, 에라시안 아가씨께서 이대로 데려오라고 했으니 뭐 이 쯤에서 자비롭게 용서해주도록 하지."
"...아...아..."
인큐버스 킹의 권능에 당한 엘리나는 판이 하는 소리를 들을 수는 있었지만 머리 속이 몽롱해져있는지라 제대로 대답조차 하지 못한채 축 늘어져있었고, 그런 그녀를 뒤에서부터 끌어안고 있던 판은 그녀의 머리카락에서부터 풍겨지는 향기를 느끼고는 혀로 입술을 가볍게 핥아 입맛을 다셨다.
"정말 빨리 데려가야지 여기 있다가는 사고 치겠는걸? 어떻게 된 인간 계집이 서큐버스 퀸만큼이나 자극적인..."
엘리나의 매혹적인 아름다움에 계속해서 중얼거리던 판은 말을 잇지 못했다. 갑자기 날라오는 공격에 급히 몸을 옆으로 틀었지만 그럼에도 그의 뺨을 스쳐가 그의 뺨에 상처를 남긴 한줄기의 상처 때문이었다.
엘리나의 공격과는 달리 방금전의 공격은 그의 암흑투기와 어둠의 마력으로 회복을 하려고 해도 회복이 더뎠고 이런 수준의 공격이 가능한 것은 검신이나 10 서클 마스터, 혹은 대마왕이나 대천사에 속하는 자들 뿐이었다.
"너는...!"
그리고 자신을 공격한 상대를 바라본 판이 놀란듯 크게 소리쳤다.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한 쌍의 붉은 눈동자가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오랜만에 한편 올리지만...계속 바빠서 휴우...정말 미칠듯이 힘드네요. 요즘...
그리고 다음화는 드디어 '그녀'의 전투씬입니다...초기부터 언급은 있었지만 전투씬은 한번도 없었으니...
P.S 대륙제일미녀를 눈 앞에 두고도 절제(!)하는 색욕의 화신인 인큐버스 킹이라니...뭐야 이거.
[코멘, 추천, 선작, 쿠폰 지급 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