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카이라스-379화 (379/380)

0379 / 0380 ----------------------------------------------

[외전 : 카이라스의 양면성]

[외전 : 카이라스의 양면성]

그리고 카이라스의 지적은 그에게 있어서 아픈 곳을 찌르는 발언이었다. 예리하게 아픈 곳을 찔러오는 카이라스의 말에 당황한 데우스는 그의 동료인 신들이 보기에도 한심한 반응을 보였다.

"닥쳐라! 그런 허황된 말을 하여 나를 모욕하러 하다니! 내 계집을 탐하면서 잘도 떠들어대는구나!"

이제는 아예 세르티네스를 자기 것이라고까지 말하는 그의 태도에 카이라스의 표정이 더더욱 싸늘해졌다.

신은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일이 이루어지는 존재였다.

그리고 실제로 수많은 신족들이 자신을 우월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경향들이 강했다. 하지만 그것은 일반적인 신족들의 이야기였고, 보통 절대신들은 지상의 신관들이나 성기사들을 보살펴주며 힘을 내려주는 존재들에 가까웠다.

그런 의미에서 데우스라는 놈은 주신의 자격이 일체도 없는 알렉스와 같은 쓰레기였다.

워낙에 권리만을 즐기다보니 정신적으로 성숙해지지 못한 경우가 신들 사이에서도 아주 가끔 일어난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카이라스는 절대신 중에서도 저렇게 쓰레기 같은 탐욕에 휩싸여있는 놈은 처음이었다.

그렇지만 그의 힘을 원하는 것은 데우스만이 아니었다. 빛의 신 루미누, 태양의 여신 바루나, 달의 여신 루니아 모두 카이라스를 향해서 적의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들의 목적 역시도 바로 카이라스를 죽여 그가 가진 절대신으로서의 힘을 빼앗아 나눠가지는 것이었다.

어차피 이계에서 온 신이니 죽더라도 자신들의 세계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유일하게 어둠의 여신이자 마신인 아스토리아만이 지금 이 상황을 혐오하여 자리를 떠났지만, 그것은 그녀에게 오히려 행운이었다.

쿠구구궁-

비록 지쳐있다지만 카이라스가 서서히 자신의 힘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하자 4 명의 신들의 표정이 일제히 굳어버렸다.

당연히 생각만 하면 모든지 이루어지던 신들이 언제 싸움 같은 것을 경험해보았겠는가? 대부분 그냥 권능 좀 쓰면서 게으르게 파티나 벌이면서 살아가는 것이 바로 이곳 세계의 신들이었다.

그저 적당한 틀을 만들어놓고 세상은 대충 아무렇게나 굴러가라 해놓고 자신을 향해 병아리처럼 삐약 거려대며 찬양하는 신관들에겐 그냥 신성력이나 던져주며 자신들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기만 하는 것을 제외하면 신계에서 거만하게 시간들을 보내는 것이 그들이었다.

당연히 피조물들에 불과한 중간계의 생명체들은 하찮게 여기는 것이 그들이었다.

당연하게도 카이라스가 있던 세계의 주신인 일루바타르와 같은 합리적인 면모도 없었다.

'그리고 일루바타르에 비하면 한참 약하지.'

주신 일루바타르의 힘은 카이라스가 완전한 상태일 경우 카이라스에게 한참 부족한 상대였다. 그렇지만 일루바타르가 둘에서 셋이라면 카이라스로서도 위험한 상대였으며, 그가 반드시 이긴다는 보장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곳 세계의 신들은 그가 볼 때 일루바타르에 비해서도 한참 실력이 떨어졌다.

비록 지금 그가 차원이동의 여파로 힘이 약해져있는 상태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상대할만 했다.

그가 느끼기에 신으로서의 기세를 집중하지 못하고 엉망진창으로 풍기는 것부터가 이곳에 있는 신들은 절대신으로서 타고난 힘들을 휘두를줄만 알지 제대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조금도 모르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카이라스와 4 명의 절대신들은 서로 신의 권능을 끌어올리며 충돌했다.

*              *             *

"큭…."

카이라스는 욱씬거리는 팔을 붙잡으며 고통으로 인상을 찌푸렸다. 역시 힘이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아무리 반푼이들이라지만 4 명의 절대신들을 상대로 싸우는 것은 상당히 무리를 한 일로 보였다.

그렇지만 주신 데우스는 확실하게 그의 손에 끝장난 상태였다.

단순히 끝장난 것을 넘어서 그의 존재 자체가 카이라스의 손에 의해 철저하게 지워져버렸으니, 이미 최소 신급에 달한 존재들이 아니라면 데우스라는 신이 존재했다는 것 자체를 기억하지 못할 것이었다.

이미 대륙의 인간들의 기억에서 주신 데우스는 완전히 잊혀버렸으니까.

물론 갑자기 데우스에 대한 기억이 사라진만큼 그 공백에 대한 혼란도 오겠지만, 그것까지는 카이라스가 터치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 세계의 일이었고, 그는 그저 이 세계에서 스스로의 보호를 위해 그를 죽이려는 자들을 처리했을 뿐이니까.

"으으, 강하구나. 이계의 신이여."

성신 루미누가 거의 죽기 직전으로 쓰러진채 말했다.

태양의 여신 바루나와 달의 여신 루니아 역시도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 거기에 그녀들의 눈동자에는 카이라스를 향한 공포심이 가득했고, 동시에 후회도 막급했다.

'이런 무시무시한 자인줄 알았으면!'

'공격하지 않았을텐데!'

그렇게 후회가 막심하긴 하지만, 이미 쏟아진 물을 다시 주워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평상시의 카이라스였다면 4 명이 상대였다해도 이겼겠지만, 지금의 카이라스는 상당히 약해져있는 상태에서 싸움을 시작했기 때문인지 그 역시 타격을 상당히 받은 것이 보였다.

'이길 수 있을지도 몰라.'

'역시 차원이동으로 저 자는 지쳐있어!'

바루나와 루니아는 눈을 빛내면서 투지를 불러일으켰고, 카이라스는 그 모습에 인상을 찌푸렸다.

'위험한데, 이 이상은….'

카이라스는 현재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성신 루미누는 이미 자빠져있었고, 그가 투입시킨 그의 신기가 그의 신성을 파먹으며 그의 회복을 막아내고 역으로 타격을 계속해서 주고 있었으니 그는 안중에도 없었다.

남은 상대인 바루나와 루니아를 상대로도 타격을 꽤나 받겠지만 못 이길 정도는 아니었다. 승률만 치자면 99.8% 정도?

그가 패배할 확률은 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렇지만 카이라스가 경계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그는 인류의 수호신이었다.

지배의 여신으로 각성한 드래곤 로드인 에라시안을 막기 위해, 인류를 지키기 위해 절대신의 자리에 오른 인간 출신의 인류의 수호신.

그렇지만 그에게는 또 다른 신으로서의 직위도 있었다.

뱀파이어를 제외한 모든 중간계의 이종족들을 향한 끓어오르는 증오와 분노를 가진 이종족들에게 멸망을 내려줄 최강최악의 파괴신.

파괴신으로서의 잔혹한 면모는 본래 인간이던 시절부터의 그의 성품인 수호신으로서의 성향에 억눌러져있었다.

즉 수호신으로서의 그의 성향이 메인이라면 파괴신으로서의 성향은 그저 서브인 것이었다. 그렇지만 지금 수호신으로서의 성향이 메인인 상태에서 받은 타격들은 모두 절대신들의 신기에 의한 타격이었다.

노골적으로 그의 신위(神位)에 타격을 줘대는 그들의 행동은 카이라스의 신으로서의 힘을 파괴하기 위한 수작이겠지만, 문제는 그렇게 함에 따라 수호신으로서의 힘이 약화되어가고 반대로 파괴신으로서의 성향이 깨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설득이 통하지는 않겠지만, 카이라스는 바루나와 루니아를 상대로 싸우면서 그녀들에게 자신의 파괴신으로서의 성향을 설명하였지만 오히려 그녀들은 그것을 카이라스가 싸움에서 밀림에 따라 하는 핑계라 생각하고 더더욱 신나게 공격을 해댔다.

'빌어먹을.'

저 머저리 같은 골빈 년들에 의해 사태가 최악으로 치솟아가자 카이라스는 결국 스스로 수호신으로서의 힘을 잠재우고 파괴신으로서의 힘을 깨웠다.

이 이상 수호신으로서의 신위가 타격을 받았다간 수호신의 직위가 사라지면 그는 오직 파괴신으로서만 존재하게 될지도 몰랐다.

차라리 그럴 바에 수호신의 직위를 서브로 돌려서라도 남겨두고 파괴신으로서의 직위를 메인으로 해두자는 빠른 계산을 한 것이었다.

수호신이 다시 메인이 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었지만 수호신의 성향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편이 차라리 나았기에 한 계산이었다.

슈우우우-

그리고 서서히 수호신의 인격이 잠에 들고 파괴신의 인격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세상 전체가 깨어난 파괴신에 의해 공포로 요동쳤고, 그의 존재를 두려워하며 오직 그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래왔다.

당연하게 세상 전체가 공포에 질린 것을 태양의 여신과 달의 여신인 그녀들이 느끼지 못할리가 없었다.

자빠져있는 성신 루미누조차도 생생히 느낄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이, 이건!"

"마, 말도 안돼!"

"설마, 정말이었단 말인가?"

그래서 썩어도 신이라고 그들은 모두 지금 상황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카이라스가 대결 도중에 수없이 경고했던 일이 현실로 벌어져버린 것이었다.

"……."

파괴신으로서의 성향이 메인이 되어버린 카이라스의 눈은 더 이상 고요하고 조용한 붉은 눈동자가 아니었다.

광기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이글거리며 불타오르는 그의 붉은 눈동자는 보는 사람이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강렬한 위압감을 뿜어내고 있었다.

거기에 그의 전신에서 보이던 상처는 조금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힘은, 존재감은 그들이 처음 그를 보았을때보다 배 이상은 더욱 강력해져있었다.

파괴신으로서의 성향을 일깨우고 파괴신으로서의 성향이 메인이 됨에 따라 수호신으로서 받았던 타격이 모조리 무효로 돌아간채 초기 상태의 힘으로 되돌아온 것이었다.

애초 지금의 육체는 그저 만들어낸 것에 불과했고, 신의 육체가 타격을 받는 것은 신이 가진 신성을 신기로 타격을 받았을 때이기 때문이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수호신으로서의 신성이 타격을 받아 그것이 신성을 기반으로 존재하는 육체에도 흔적으로 남아있었지만 그가 파괴신이 됨에 따라 파괴신으로서의 신성은 조금도 타격을 받지 않았기에 육체 역시 자연스럽게 원래대로 되돌아오고 힘도 차원이동 이전의 완벽한 상태로 돌아온 것이었다.

"쓰레기들…."

그리고, 파괴신 카이라스의 힘은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콰아아아앙!

""꺄아아악!""

"으아아악!"

파괴신의 공격은 그저 가벼운 공격이었다. 물론 그의 기준에서 가벼운 공격이었지, 당하는 신들의 입장에선 무시무시한 가공할 공격이었다.

루미누는 파괴신이 된 그에 의해 완벽히 처리되어 데우스처럼 존재 자체가 세상에서 사라져버렸다.

바루나와 루이나는 아직 살아있었지만 그녀들의 상태가 최악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었고, 그녀들의 두 눈에는 끝을 모를 공포만이 가득했다.

"오, 오지마! 괴물!"

"사, 살려줘!"

언제 그녀들이 공포라는 감정을 느껴봤을까? 비록 생명체들의 감정이 신에게서 파생되었다고는 하지만, 공포라는 것도 공포를 느낄 상황이 있어야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파괴신 카이라스의 공격이 그녀들을 향해 휘둘러지려고 할 때였다.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아까전 사라졌던 마신 아스토리아가 모습을 드러내 카이라스의 앞을 막아서며 그를 제지했다.

그리고 감히 자신의 앞을 막아선 그녀의 모습에 카이라스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꽤나 당돌한 계집이로군. 힘의 차이를 알텐데도 감히 나를 막아서다니."

"당신이 진심으로 마음을 먹는다면 전 당신의 상대가 되지 못하겠죠. 하지만 저는 싸우려는 것이 아니에요, 그저 당신과 얘기를 하고 싶을 뿐이에요. 맹세코 당신이 원하는 것들을 얻으실 수 있을거라고 장담할 수 있어요."

그리고 카이라스가 했듯이 아스토리아는 자신의 말이 진심임을 신으로서 드러냈고, 그녀의 진심을 확인한 카이라스의 눈에 이채가 감돌았다.

"4 마리의 머저리들을 합친 것보다 네 년 하나가 훨씬 낫군."

파괴의 신이 미소를 지었다.

이곳 세계의 어둠의 여신과 이계에서 온 파괴의 신이 나눈 대화의 내용은 오직 당사자들만이 알고 있었고, 그 옆에 있던 바루나와 루니아조차도 대화 내용을 다른 존재들이 듣지 못하도록 차단해놓았기에 들을 수 없었다.

그리고 어쨌든 둘의 대화 이후 이곳에서부터 한 차원의 역사는 급격히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고, 바루나와 루니아는 그저 앞으로 카이라스의 계획을 위한 용도로서 제거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카이라스는 수호신으로서의 성향이 힘을 발휘하여 파괴신으로서의 그의 성향을 일시적으로 다시 봉인해내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임시로 수호신의 성향을 다시 깨운 그는 신들이 직접 개입이 불가능한 중간계에서, 신의 힘을 봉인하고 인간으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이것이 황제, 카르미언스의 탄생비화였다.

============================ 작품 후기 ============================

알렉스 같은 놈은 소멸.

카이라스가 2부 세계의 신들을 싫어하는 이유가 이것. 그러나 카이라스는 마신 아스토리아는 싫어하지 않는 편.

그리고 바루나와 루니아는 이 때 깨달은게 있어서 다음에는 개념 좀 생길 겁니다. 애들은 원래 사고 치면서 그게 잘못인 것을 아는 것으로 철 드니까요.

[코멘, 추천, 선작, 쿠폰 지급 좀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