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카오리를 만난 그날, 그 남자와 격한 정사를 벌인 아내는 다음 날 아침까지 곤히 잠들어 있었다. 잠에서 깨어난 아내의 얼굴은 밝아 보였다. 오랜만의 숙면이었다고 아내는 만족스러워 했다.
“어제 그 사람 어땠어?” 하고 내가 아내에게 물었을 때, 물론 아내는 괜찮았다고 대답을 하고 나에게 고맙다고 얘기해주었지만, 대답을 하기 전에 흘깃 나를 쳐다보며 눈치를 보는 아내의 모습이 괜히 마음에 걸렸다.
“만족스러웠어.” 하고 아내는 담담하게 말을 덧붙였다.
“당신, 정말로 좋아했던 것 같아. 많이 느꼈던 것 같던데.” 하고 내가 말을 하자, 아내의 얼굴은 살짝 굳어졌고, 그리고 다시 한 번 힐끗 곁눈질을 하며 내 눈치를 보는 것이었다.
“물론 좋았지. 당신하고 했을 때만큼 좋았어.” 하고 그녀는 표정을 바꾸어 함박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렇게 시작한 하루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지나가버렸다. 토요일이었다. 여느 때의 주말과 다름 없이 그렇게 하루가 지나간 것이었다.
늦잠을 푹 잔 턱에 아침 겸 점심을 집에서 간단히 먹었고, TV를 보면서 거실에서 어슬렁거리다가 외식을 하러 나가서 술 한 잔을 하고 돌아오는, 그저 그런 여느 때의 주말과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내 머릿속에서는 하루 종일 카오리가 떠나질 않았다.
물론 이것은, 내 아내를 나 보다 더 만족시킨 자에 대한 질투 따위는 아니었다. 어차피 그런 것은 이미 각오를 하고 있던 터였다. 다만 내가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그의 잔상이 오래도록 내 머리에 남아 있다는 것이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나는 분명한 이성애자이기에 그에게 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것도 아니었고, 더 나아가서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기에는 그와 만났던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기에 그러한 성질의 것을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만남이었다. 다만 그에게 잠재되어 있는 그 무엇인가가 내 가슴 속에 있는 어떤 것을 심하게 뒤흔들어놓은 것 같은 느낌을 나는 그날 하루 종일 받았던 것이다. TV를 볼 때도, 외식을 하러 나가서 술 한 잔을 할 때도,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아내와 키스를 할 때에도, 카오리는 내 머릿속을 좀처럼 떠나지 않고 있었다.
그날 밤, 나는 아내에게 카오리를 한 번 더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아내는 내 말이 끝나자 마자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아내의 두 뺨에는 옅은 홍조가 스며들어 있었다.
내가 카오리를 또 다시 부르고 싶었던 이유는, 그와 아내의 섹스를 더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를 한 번 더 만나고 싶다는 아주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그가 내 가슴에 남겨놓은 잔상에 대해서 그 정체를 확인하고 싶다는 목적이 있었던 것이다.
카오리는 내 요청을 간단하게 수락해주었다. ‘선생님 아내분의 그 아름다움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라고, 그는 그의 어린 나이답지 않은 말로 답장을 보내주었다. 약속은 다음 주 금요일 저녁으로 잡혔다.
금요일이 되기까지 나는 아내와 두 번 섹스를 했다. 카오리를 만난 이후의 이 두 번에 섹스에서, 나는 아내에게 특별히 달라진 점을 찾을 수는 없었다. 카오리를 만난 이후 아내가 변하진 않았을까 내심 걱정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물론 이건 내 쪽에서의 느낌일 뿐이었다. 아내가 나와의 섹스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또 그것에서 어떤 쾌감을 얻는지, 나는 그것을 도통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다만 내가 느낀 것은, 아내는 평소처럼 신음을 했고 그리고 평소의 그 체위와 여느 때의 그런 삽입으로 쾌감을 느꼈다는 것이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우리가 해온 행위였고, 밥을 먹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렇지 않게 우리의 시간 속에 존재하던 그런 일상적인 섹스였다.
다만 변화된 것이라면 섹스가 아니라, 나와 아내 모두 카오리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확연했다. 카오리가 초인종을 누르고 현관으로 들어왔을 때, 그를 향한 우리의 반가움을 우리는 구태여 숨기려 하지 않았다. 어쩐지 카오리도 전보다는 이곳을 훨씬 편하게 느끼는 것 같았다. 그의 얼굴에 가득 씌워져 있었던 그 긴장의 빛이 전보다는 훨씬 옅어져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와는 대화를 해보고 싶다는 내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를 일부러 식사시간에 초대하였다. 그리고 식사는 이 집에서 하기로 결정했다. 바깥에서 외식을 할까 생각을 해봤지만, 아무래도 농도 짙은 대화가 오갈 수 있기 때문에 바깥 보다는 안이 편하리라는 생각에서였다.
아내가 식사를 준비하는 분주한 모습을 보면서 그냥 밖에서 먹을걸 그랬나 하고 후회를 하기도 했지만, 식사 중 카오리가 우리와 함께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밖으로 안 나가길 잘했다고, 역시 그 생각은 옳았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솔직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우리에게,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모두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아마 짐작하셨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열아홉 살입니다.” 라고 그는 운을 떼었다.
나와 아내는 화들짝 놀라며 “고등학생이신가요?” 하고 그에게 물어보았다. 가장 아픈 곳을 찔린 사람처럼 아내와 나는 근심 어린 표정으로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아뇨. 학교는 졸업했습니다. 빠른 생일이기 때문에 올해 스무 살인 사람들과 함께 졸업했습니다.”
그 대답도 우리를 안심시키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스무 살인 셈이고, 스무 살이라면 어린 애는 아니지 않나 하며 아내와 나는 서로를 다독였다. 그는 ‘제 나이는 신경 쓰지 마세요.’ 라고 말을 하듯이, 오히려 당당한 표정으로 고개를 바짝 들고서 우리를 바라보았다.
그는 우리의 태도를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계속 이었다. 집은 이곳에서 십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고 했고, 그는 그곳에서 어머니와 둘이 살고 있다고 했다. 대학은 다니지 않고 있으며 어차피 공부 쪽으로는 영 소질이 없기에 재수도 포기를 했다고 한다. 아르바이트 등의 소일거리를 잠시 하고 있지만, 목돈이 제법 모이면 그만두는 식으로 일을 하고 있기에 꾸준히 하고 있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애인은 없나요?” 하고 물었더니 그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연애는 별로 내키지 않습니다. 저는 제 또래의 여자들에게 아무런 매력을 못 느낍니다. 선생님의 아내분처럼, 중년의 매력을 갖추고 계신 분이어야 제 자지가 반응을 하기 때문입니다.”
카오리가 그 말을 하는 대목에서 나와 아내는 활짝 웃었다. 농담이라고는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살짝 인상을 쓰면서 진지하게 말을 하고 있던 그가, 갑자기 자지라는 말을 꺼내는 모습이 영 어색했기 때문이다.
나와 아내는 식사를 하면서 반주로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카오리에게도 술을 권해보았으나 그는 지난 번에 말했던 것처럼 술은 전혀 입에 대지 못한다고 거절하였다.
나는 그에게 궁금한 것이 많았다. 호감도 적대감도 아닌, 그를 향한 알 수 없는 감정과, 또 그 감정만큼 멀게 느껴지는 그와의 거리감의 정체를 파악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것 저것을 그에게 물어보았는데, 내가 가장 충격을 받았던 대답은 바로 이런 것이었다.
“첫경험 말씀입니까? 아주 오래 전이었습니다. 저는 제 어머니와 첫 경험을 하였는데, 너무 오래 전이라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어머니하고요? 친어머니 말씀입니까?”
“예. 지금 저와 살고 있는 친어머니입니다.”
“혹시… 강제적으로 어머니께 당한 것이었나요?”
“아뇨. 전혀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고 뜸을 들이며 카오리는 말했다. “섹스가 뭔지 잘 모르던 시절이었습니다. 제 자지를 여자의 구멍에 넣는다는 것은 아이들 사이에서도 공공연히 떠돌던 이야기였는데 과연 어떻게 하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여자애들에게도 물어보고 남자애들에게도 물어봤지만 단 한 명도 섹스라는 걸 해본 아이가 없더군요. 아무도 몰랐습니다. 단지 그래서 그랬습니다. 궁금해서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집에 들어와서 어머니를 벗기고 제 것을 세워서 넣었던 것입니다.”
“어머니께서 순순히 허락하시던가요?”
“예. 물론이죠. 제 어머니는 제 말을 잘 들으니까요.”
“무척 흥미롭군요.” 하고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의 그 미소에는 다소간의 황당함 같은 것이 묻어 있었다. 쉽게 믿을 수는 없는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어머니와 저에게는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는 제 것을 곧잘 빨아주곤 했었거든요. 제가 화를 내면 저를 달래기 위해서 제 자지를 빨아줍니다. 어머니와 저에게는 익숙한 일이었습니다. 그날도 뭔가 짜증스러운 일이 있어서 어머니에게 짜증을 내고 있었는데, 그랬기에 어머니는 여느 때처럼 제 팬티를 아래로 내리고 제 것을 빨기 시작했던 겁니다. 혀로 자지의 뿌리를 휘감으며 살살 제 것을 세우는 모습에 저는 자극을 받고 있었는데, 갑자기 학교에서 아이들과 했던 이야기가 생각 나는 겁니다. 그래서 어머니를 바닥에 눕히고 치마를 걷어 올리고 팬티를 벗겨서 거기에 넣으려고 했던 겁니다. 그것이 제 첫 경험이었죠. 제법 괜찮습니다.”
“정말인가요?”
“예. 물론 사실입니다. 게다가 무척 황홀했습니다. 어머니의 구멍은 제법 명기라고 할만했기에 조여주는 그 맛이 탁월했습니다. 물론 그때는 그게 첫 경험이었기에 이게 조여주는 것인지 헐렁한 것인지 구분을 할 기준이 없었지만 그 뒤로 다른 여자들과 관계를 가져보니 확실히 알겠더군요. 탄력 있으면서도 부드러운 그것이 내 것을 확 조여주는 것입니다.
다만 첫 경험 때는 그다지 많이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일단은 어떻게 넣는지 몰랐기에 한참을 헤매었습니다. 자세가 잘 잡히지 않아서 몇 번이나 어머니에게 짜증을 내며 주먹질을 했었죠. 제가 제대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가 잘못하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저에게 그만 맞고 싶었는지 저를 아래에 눕혀놓고 자기가 위로 올라가서 제 것을 구멍 속에 넣더군요. 쾌감이 대단하기는 했지만, 그것 보다는 신음을 하면서 미쳐 날뛰는 어머니를 그때 처음 보았기 때문에 그 모습이 더욱 신기하더군요.”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가정사와 첫 경험을 이야기했지만 나로서는 그 사실을 믿기가 버거울 정도로 놀라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한 병만 마시려던 소주는 그의 이야기를 듣느라 세 병째 비우고 있었다. 아내의 얼굴도, 그리고 나의 얼굴도 점점 시뻘겋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술이 오르기 때문에도 그랬지만 그것 보다는 카오리의 이야기가 놀라워서 그렇기도 했다.
카오리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무척 즐거워 보였다. 우리가 술에 취했다면 그는 이야기에 취했다고 할 만했다. 이야기를 하는 도중 “이렇게 말을 많이 해보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군요.” 라고 간간이 말했던 것을 보면 이런 대화가 그에게 있어서는 자주 있는 일이 아닌 듯 보였다.
그래서 그는 그의 이야기를 계속 들려주었다. 그리고 “이렇게 저 혼자 떠들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라고 말을 한 뒤 들려주었던 그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했던 그 이야기 보다 더욱 놀라운 것이었다.
정확히 말해서 그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그의 어머니의 이야기라고 해야지 옳을 듯싶다. 아들의 첫 경험 상대가 어머니라니, 그 어머니도 보통 어머니는 아니겠구나 하고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그 뒤의 들려준 이야기는 그 정도가 아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