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코인 무한 능력으로 BJ 따먹기-4화 (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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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각했어. 한 달에 몇 개 받고 싶어?”

“정말 말하는 대로 다 줄 거예요?”

“내가 거짓말하는 거로 보여? 나 코인 많아.”

“그럼 한 달에 100만 개도 줄 수 있어요? 달마다?”

와, 욕심도 많다.

하루 5천 개를 겨우 받는 애가 100만 클럽을 노리네.

100만 클럽이면 일평균 3만 개인데, 그 정도면 큰손이 최소 예닐곱은 있어야 했다.

어쨌든 이현우에게 나쁜 것은 없었다.

월 100만 코인이면 이현우에게 돌아오는 캐시백은 1,500만 원이다.

“물론. 그럼 세세한 조건을 논의해 볼까?”

이현우는 생각하고 있던 조건들을 말했다.

코인은 이현우가 재량껏 방송 흐름에 맞춰서 쏜다.

매주 목요일, 꼬레아TV 코인 정산일마다 지난주의 캐시백이 이뤄진다.

둘 중 누구라도 그만두고 싶으면,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

“좋아요. 나도 동의해요.”

첫 계약이 이뤄졌다.

최수현과 통화를 종료한 이현우는 화장실로 달려가 찬물로 세수했다.

“하하….”

최수현 앞에선 돈 많은 갑부 연기를 하느라 여유로운 척을 했었다.

그런데 막상 계약을 끝내고 나니 얼떨떨함, 기쁨, 어이없음 등 여러 감정이 북받쳤다.

이게 맞나?

노리긴 했지만 이렇게 쉽게 월 1,500만 원을 벌어도 되는 걸까?

“아니…. 고작 1,500이 아니지.”

계약하는 BJ가 늘어날수록, 그의 월수입은 기하급수적으로 치솟을 거다.

월 1억을 넘어, 월 10억 수입도 더 이상 꿈이 아니다.

“흐하핫.”

절로 웃음이 새어 나온다.

어제까지만 해도 인생이 이렇게 극적으로 바뀔 것이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보잘것없고 비루한 인생과는 안녕이다.

이제 더 이상 저녁 아홉시까지 야근시키는 좆소에 출근할 필요가 없다.

“다음은 누구로 할까.”

저녁이 다가오는 시간, 슬슬 섹시 컨셉 BJ들이 방송을 켜기 시작했다.

하얀 살결을 자랑하는 썸네일이 드문드문 보인다.

대놓고 19금을 걸어놓은 방송도 있었다.

[비서룩) 오늘 퇴근 안 시킬 거야. 귀인환영 (2865 방셀+역팬 이벤트)]

여우찡♡ · 시청자 수 99명

[65F컵 38인치 골반녀) 나 꼬셔주라, 나도 너 꼬실게(귀인모집중)]

김설아 · 시청자 수 65명

[야시시 시스루 슬립♥) 50두산 OR 522개 섹스댄스/1452방셀+100개팬갑!]

하링이# · 시청자 수 58명

이번에도 유심히 보는 방제는 귀인.

큰손이 없다고 적극 어필하는 여캠이 계약하기엔 수월하니, 눈이 갈 수밖에 없다.

음, 고민이 된다.

섹시 컨셉을 잡는 여캠들은 일단 몸매를 기본으로 깔고 들어간다.

거기에 남심을 녹이는 복장까지 입었으니, 대체 누굴 골라야 할지 결정하기가 힘들었다.

가슴골이 훅 파져있는 섹시한 오피스 룩 비서.

피지컬이 그냥 끝장나는 F컵 왕골반 레깅스.

거의 노템에 가까운 야시시한 시스루 슬립.

셋 다 이현우의 취향이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저 셋 중 남자의 취향이 아닌 게 없다.

“퇴사하면 비서에 대한 로망이 사라질 수도 있으니까.”

짜장이냐 짬뽕이냐를 고를 때보다 더한 고민 끝에 결론을 내렸다.

모든 남자 직장인에겐 섹시한 개인 비서에 대한 로망이 있다.

일 잘하는 개인 비서가 둘만 있는 상황이 되면, 색녀가 되어 책상 밑으로 들어오는 상상쯤은 다 한 번씩 해보는 거니까.

그런데 그 로망이 퇴사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성욕이나 망상은 한 번씩 들겠지.

하지만 지금처럼 열렬히 바랄 것 같진 않았다.

[비서룩) 오늘 퇴근 안 시킬 거야. 귀인환영 (2865 방셀+역팬 이벤트)]

여우찡♡ · 시청자 수 99명

여우찡의 방송에 입장.

나름대로 중형 BJ라 그런지 입장 매크로 채팅이 올라오지 않는다.

상관없다.

어차피 그녀는 이현우에게 집중하게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니까.

[백수되고싶다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백수되고싶다 님이 4,427번째로 팬클럽이 되셨습니다.

“허업!”

일단 시작은 가볍게 10,000개.

만개 팬 가입이 가지는 화력은 대단했다.

5년 차 BJ인 여우찡이 입을 막으며 놀랄 정도였으니까.

이현우는 여우찡이 5년 차 여캠이라는 걸 몰랐다.

그가 주로 보는 것은 술 먹방이지 여캠이 아니었으니까.

그랬기에 만 개를 쐈음에도 열혈을 달았다는 메세지가 없는 것을 보고 살짝 당황했다.

생각보다 코인력이 쎈 여캠이었나?

대상을 잘 못 잡은 건가?

하지만 이왕 내친걸음이다.

쉽냐 어렵냐의 차이일 뿐.

무한한 코인 앞에 버틸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백수 오빠. 어디 갔다가 이제 왔어. 얼른 와요. 나 엄청 기다리고 있었잖아. 만개 팬 가입 너무 고마워. 사랑해. 하뚜하뚜.”

하지만 여우찡은 금세 놀란 감정을 정리하고 여우짓을 시작했다.

대놓고 여우상인 여우찡이 간드러진 표정을 지으며 교태를 부리자 마음이 간질간질해진다.

-안녕하세요. 지나가다가 복장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왔어요.

전자녀가 이현우의 채팅을 읽는다.

이현우가 채팅을 치기 전까지, 무수한 채팅이 올라왔지만, 여우찡은 이현우의 채팅을 기다렸다 입을 열었다.

“아! 오빠, 비서 룩이 취향이구나. 오늘 이거 입길 정말 잘했다. 근데 처음 보는 큰손 분이신데, 꼬레아 가입한 지 얼마 안 되셨나?”

-백수 형님 섹댄 리액션 요청 좀!

-ㅋㅋㅋㅋㅋ 역시 돈미새 여우, 표정 바뀌는 것 봐.

-백수 형님 방송국 가보니까 빵잇이라는 분 열혈이시던데?

“아, 본진 있으신 분이야? 그래도 괜찮아. 오늘부터 나로 갈아타면 되지. 오빠, 츄츄츄. 섹댄이나 리액션 보고 싶은 거 있어?”

여우찡은 행동 하나하나에 섹시한 자태가 깊게 배어 있었다.

그녀가 윙크하며 캠을 향해 손키스를 날린다.

[백수되고싶다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가입한 지는 꽤 됐는데 제대로 활동 시작한 건 오늘부터예요. 리액션은 잘하는 걸로 해주세요.

“와아아앗! 또 만 개! 오빠 내가 진짜 사랑하는 거 알지? 리액션은 잘하는 거? 그럼 오빠의 마음을 녹여버릴 레드 힙 출게.”

여우찡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미드만 훌륭한 줄 알았는데, 잘록한 허리와 골반도 압권이다.

이 방에 들어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노래가 흘러나오고 여우찡이 격정적인 몸짓으로 춤을 췄다.

-(하트 채팅콘)(하트 채팅콘)(하트 채팅콘)

-눈나나주거

-))

-ㅗㅜㅑ

-(하트 채팅콘)(하트 채팅콘)(하트 채팅콘)

-((

-((

-(하트 채팅콘)(하트 채팅콘)(하트 채팅콘)

-(하트 채팅콘)(하트 채팅콘)(하트 채팅콘)

-((

-))

-퍄퍄

좋다.

이것 이외에 표현할 말이 더 없다.

좋다, 정말 좋다.

섹시 댄스에 만족한 이현우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만개를 더 쐈다.

[백수되고싶다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백수되고싶다 님께서 열혈 팬이 되셨습니다.

3만 개를 쏘고 나서야 열혈 팬에 입성하게 되었다.

“꺄아앗, 백수 오라버니.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니야? 아니면 그만큼 재력이 뛰어나신 분인가?”

코인 만 개로 통 큰 팬가입 이후 곧바로 열혈 입성.

단시간에 쏟아진 3만 코인에 여우찡이 높은 비명을 지른 뒤, 살랑살랑 눈웃음을 쳤다.

-왘ㅋㅋㅋㅋㅋ

-최단기간 열혈 입성!

-섹댄 한 번 더 가즈아아아!

-큰손 ㄷㄷ

“모두 조용. 백수 오빠 말해야 하니까 다들 조용히 합니다.”

-그럼 부담스러운데;; 잘 봤어요. 잘 추시네요.

“아, 내 정신 좀 봐. 매니저도 안 드리고 있었네. 오빠, 매니저 드려도 되죠? 얘들아 나 잠깐만. 백수 오빠한테 꼬리 좀 치고 올 테니까 너희들끼리 놀고 있어 봐.”

이현우가 수락하지도 않았는데, 여우찡이 매니저를 넘겼다.

막무가내로 행동하는데도 밉지 않은 게 여우찡의 매력인 듯하다.

그리고 갑자기 여우찡은 자리에 앉아 소통을 단절했다.

그녀는 말 한마디 없이 키보드만 두들기고 있다.

-아 또 이러넼ㅋㅋㅋㅋㅋㅋㅋ

-백수 형님 조심하세요! 여우한테 잡히면 도망도 못갑니다!

-후퇴하라! 후퇴하라!

자주 있는 일인지 여우라는 팬닉을 달고 있는 사람들이 ‘ㅋㅋㅋ’거리며 채팅을 쳤다.

그리고 그사이, 이현우는 여우찡의 1:1 채팅하고 있었다.

-오빠 3만 개나 쏴주시고 너무 고마워요

갑자기 적힌 여우찡의 매니저 채팅.

이현우는 살짝 놀랐으나, 내색하지 않고 답글을 썼다.

-아니에요. 제가 좋아서 쏜 건데요

-말 편하게 해도 되는데 ㅎㅎㅎ

-그보다 어디 살아요?

-밥이라도 한번 사고 싶은데

-그거 아는지 몰라

-나 캠보다 실물이 더 쩌는데

만나자고? 이렇게 갑자기?

이현우는 훅 들어온 만남 제안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아니, 오히려 좋아해야 하나?

이렇게 예쁜 여자가 만나자고 매달리는데.

그런데….

막상 실물을 보고 실망하는 기색이면 어쩌지?

영통이야 할 수 있다.

그건 얼굴만 나오는 거니까.

이현우는 특별히 잘생기진 않았지만, 딱히 못생긴 얼굴도 아니었다.

하지만 만나는 건 좀 꺼려진다.

170 초반대의 키.

군대 이후로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아 툭 튀어나온 배.

배에 비해 얇은 팔과 다리.

남자의 매력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오빠?

-만나는 건 좀 별론가?

이현우가 대답을 고민하는 사이 여우찡이 계속 혼자 채팅을 친다.

뭐라도 답을 해야했다.

-저 서울 살아요.

-잘 됐다! 나 오늘 방송 9시에 끌 거거든요?

-9시에 볼까요?

-서울 어디쯤 살아요? 내가 그쪽으로 갈게.

만나는 게 맞는 건가?

만나도 되나?

그런 고민이 아직도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그러나 강하게 푸쉬하는 여우찡의 채팅에 결국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음….”

이현우와 약속을 잡은 여우찡은 다시 프로 방송인 모드가 되었다.

그녀는 교태롭게 시청자와 티키타카를 하며 방송을 진행한다.

그에 반해 이현우는 자신감이 결여된 상태였다.

실물을 보고 이야기하지 않는 인터넷상에선 이현우가 여포다.

무한대의 코인은 그에게 극도로 강한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현실의 이현우는 극도로 자신감이 없는 남자였다.

평범 혹은 평범 이하.

이제까지 살면서 여자에게 인기 있어 본 적이 없다.

아예 여자를 모르는 건 아니다.

하지만 여자를 잘 안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과연 만나도 되는 걸까?

계획했던 대로 캐시백에 대한 말을 잘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백수되고싶다 님께서 코인 1,111개를 선물!]

[백수되고싶다 님께서 코인 2,222개를 선물!]

[백수되고싶다 님께서 코인 3,333개를 선물!]

[백수되고싶다 님께서 코인 4,444개를 선물!]

[백수되고싶다 님께서 코인 5,555개를 선물!]

“백수 오빠! 고마워! 사랑해! 알라뷰! 츄츄!”

이현우는 부족한 자신감을 코인 후원으로 채웠다.

이현우가 코인을 선물할 때마다 여우찡이 행복해 죽겠다는 얼굴로 감사 인사를 한다.

그래, 쫄 필요가 없다.

이 사회는 돈 있는 쪽이 갑이었다.

저걸 봐라.

여우찡도 이현우가 주는 돈을 원해서 저리 알랑방귀를 뀌는 것이다.

긴장하려면 여우찡이해야지 이현우가 할 필요는 없었다.

이현우는 그렇게 자신감을 채우고 정신 무장을 한 뒤, 여우찡의 방송이 끝나길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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