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코인 무한 능력으로 BJ 따먹기-20화 (2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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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그리고….”

크다.

분명 썸네일은 가야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그보다 묵직한 중량감을 가진 것이 있었다.

가야금 위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뽐내는 가슴.

딱히 달라붙는 옷이 아닌 것 같은데도, 볼륨감이 엄청났다.

여우찡보다 더 클 것 같은데…?

[힐링 가야금]

정소림 · 시청자 수 18명

방송 어그로에 욕심이 없는 듯한 수수한 제목과 소소한 시청자 수.

취미로 방송하는 건가?

이현우는 썸네일을 꽉 채운 가슴에 홀린 듯 방송에 입장했다.

-백수킹 님, 좋은 연주 듣고 가세요~

“백수킹 님, 어서 오세요.”

가야금을 연주하고 있던 정소림이 살포시 웃으며 이현우를 반겼다.

그리고 시청자 중에서도 이현우를 반기는 사람이 있었다.

-어 백수킹? 저분 달링 열혈 아닌가?

-열혈?

-오ㅋㅋㅋ 드디어 소림눈나 방에도 큰손이!

오늘은 달링의 어그로가 인터넷판을 휩쓰는 중.

그렇기에 이 소소한 시청자 중 한 명이 이현우를 알아본 것이다.

닉네임을 바꿨는데도 그렇다.

“하, 이걸 알아보네. 조용히 감상하다 가려 했는데.”

건빵과 팬들의 우러름에 이현우는 어깨가 우쭐해졌다.

이렇게 환영해주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백수킹 님이 2,762번째로 팬클럽이 되셨습니다.

띵, 디딩, 띵-!

갑자기 터진 만개 후원.

부드럽게 울리던 가야금 선율이 갑자기 끊겼다.

가야금을 연주해야 할 정소림의 손이 입을 가리는 데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허억! 마, 만개 후원 감사드려요.”

정소림이 입을 가렸던 손으로 작게 손뼉을 치며 기뻐한다.

리액션이 크지 않고 조용조용하다.

성격인가?

말하는 소리도 그리 크지 않았다.

내향적이라기보다는, 교육을 잘 받은 요조숙녀 혹은 현모양처 같은 느낌이었다.

-왘ㅋㅋㅋㅋ

-역시 큰손 클라스 괜히 달링이 집착하는 게 아니네

-헐 만갴ㅋㅋㅋㅋ

-눈나! 얼른 저 형님 잡아! 대박 큰손임!

시청자들도 난리였다.

음악 여캠 특성상 시청자 수가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시청자 수가 적으면 터지는 코인 후원의 수도 적다.

정소림이 좋아서 모인 사람들인 만큼, 그들은 정소림이 이왕이면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후원이 잘 터지면 정소림이 좋은 연주도 많이 해주니까.

그들도 좋았다.

그리고 난리 난 채팅창 사이로 이현우의 채팅이 올라왔다.

전자녀가 이현우의 채팅을 읽는다.

-안녕하세요. 소림님. 이름을 닉으로 사용하시는 건가요?

“네, 전 본명을 사용하고 있어요. 혹시 가야금 연주 좋아하시는 거 있으신가요? 아니면 대중 가요도 괜찮아요. 너무 최근에 나온 것만 아니면 대부분 연주할 수 있습니다. 좋아하시는 곡으로 들려드릴게요.”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죄송요. 가야금 연주는 아는 게 없어서. 듣기 좋은 곡으로 쳐주세요.

“아! 또 만개를. 너무 감사합니다. 백수킹 님. 그럼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으로 쳐 드릴게요.”

김선희의 인연.

가야금과 굉장히 잘 어울리는 노래로 정평 나 있는 노래였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인연의 가야금 버전은 정소림이 퍼뜨린 것이기도 했다.

그녀의 18번 곡이자 제일 좋아하는 노래였다.

인연이라고 하죠.

거부할 수가 없죠.

내생에 이처럼 아름다운 날.

또다시 올 수 있을까요.

“잘 부르네.”

방송을 보고 있는 이현우의 몸이 절로 흔들거린다.

음률이 어찌나 아름답고, 음색이 어찌나 듣기 좋은지.

이현우는 정소림의 연주에 푹 빠져들었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백수킹 님께서 열혈 팬이 되셨습니다.

3만 개를 투척하고 열혈 팬 등극.

하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너무 잘 들었어요. 혹시 다른 선곡도 받나요?

“만개 후원 너무 감사합니다. 물론이죠. 백수킹 님. 오늘 원하시는 거 있으시면 다 말씀하세요. 전부 불러드릴게요.”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클레어의 소독 아시나요?

-와 큰손 ㄷㄷㄷ

-벌써 4만개

-오늘 눈나 역대급 수입 찍겠다

-벌써 회장이랑 2만개 차이밖에 안남 ㅋㅋㅋㅋㅋ

“네. 알고 있어요. 유명한 대중가요는 대부분 알아요. 잠시만요. 악보 좀 찾고, 곧 불러드릴게요.”

그렇게 몇 곡을 듣고 채팅을 치다 보니, 어느 순간 정소림의 방에 시청자가 몰렸다.

[힐링 가야금]

정소림 · 시청자 수 566명

순수하게 정소림을 보러 온 시청자는 아니었다.

악질 유동들은 달링이 광고를 켜두고 빤스런 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다음 목표를 찾아 인터넷을 방랑하던 중이었다.

그러다 누군가 현재 가장 큰 논란의 중심에 있는 백수킹의 위치를 전달했고, 그게 진실인지 아닌지 알아보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진짜 있네 ㄷㄷㄷ

-백수 형님 달링하고 무슨 사이십니까?

-달링 지금 잠수했던데 무슨 일인지 아심?

-뭐야 갑자기 사람 왜 이렇게 많아져?

“어…. 1111 님, 동일 님, 찢라이뎃 님. 너무 갑자기 시청자가 몰리셔서 이름을 다 못 불러 드려서 죄송합니다. 제 방을 찾아주신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좋은 연주 듣고 가세요.”

-해

-명

-백수형 진실을 말해줘

-백수형 달링하고 무슨 사이임?

-해

-명

-해

-백수는 사실을 전파하라!

“쯧.”

순식간에 방 분위기가 개판이 됐다.

이런 일은 방 주인인 BJ가 휘어잡아야 하지만, 정소림은 이런 일을 처음 겪는 것인지 당황하며 어쩔 줄을 몰랐다.

어쩔 수 없지.

이현우는 정소림에게 받은 매니저 권한으로 채팅창을 얼렸다.

그리고 사과의 의미로 이제까지 보다 통큰 후원을 날렸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50,000개를 선물!]

-미안해요. 소림님. 제가 좋지 않은 일에 엮여서요. 나중에 화제성이 가라앉으면 다시 찾아올게요.

“오만 개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백수킹 님. 어떻게 보면 저한테 기회를 주신 거예요. 이 많은 분들께 제 연주를 들려드릴 기회이니까요. 그럼 바로 연주하겠습니다.”

이 여자, 그냥 가슴이 큰 게 아니었다.

저 엄청난 존재감을 뿜어내는 가슴 속에는 태평양처럼 넓은 마음이 들어있다.

그래서 가슴이 저토록 큰 거였구나.

납득했다.

그리고 이현우는 정소림과 계약하고 싶어졌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잠시, 그 전에 하나만 물을게요. 전데나 식데같은 건 안 하시나요?

“아! 전 그런 건 따로 없는데…. 백수킹 님이 회장 다셨으니까, 원하신다면 까톡 아이디는 드릴 수 있어요. 매챗으로 보내드릴게요.”

매니저 채팅으로 까톡 아이디를 보내준 정소림은 곧바로 연주를 시작했다.

원하던 것을 받게 된 이현우는 조용히 정소림의 방송에서 나왔다.

그가 계속 있으면 악질 유동들 때문에 민폐가 될 테니까.

그리고, 이 장면 때문에 이현우는 인터넷상에서 전데권 수집가 혹은 전데집착맨으로 불리게 된다.

하지만 이현우는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어차피 인터넷 커뮤니티는 잘 하지 않는다.

소시민 일 때도 먹고살기 바빠서 안 했고.

절대 갑이 된 지금도 굳이 커뮤니티를 할 이유가 없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하면서 노는 것보다 여캠들과 노닥거리는 게 훨씬 즐거웠으니까.

* * *

“여긴가?”

이예린은 한 건물의 앞에 서서 섬뜩하게 웃었다.

빵잇의 주소를 알아내는 건 쉬웠다.

다음 화보집 촬영 때, 촬영 견학을 시켜준다고 하니 얼굴이 새빨개져서 수락하더라.

참고로 달링의 화보집은 수위 높은 섹시 컨셉으로 유명하다.

‘604호.’

빵잇이 사는 오피스텔 앞.

604호 명패가 붙은 철문 앞에서 이예린은 가방 속에 있는 식칼을 만지작거렸다.

이후, 초인종을 누르려는 손을 필사적으로 억눌러야 했다.

지금 빵잇을 마주쳤다간 식칼을 휘둘러 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면 무척이나 기분은 좋겠지만…. 참아야지. 감옥에 가는 건 싫으니까. 영리하게 생각해. 이예린.’

꼭 직접적으로 복수를 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여캠은 다 걸레 같은 쌍년들뿐이니까.

그러한 짓을 하는 장면을 찍어서 이현우에게 보여주기만 해도 된다.

그럼 이현우가 알아서 빵잇을 걸러낼 거다.

잠시 동안.

아니, 꽤 오래 빵잇의 문 앞에서 서성였던 이예린은 마음을 다잡고 오피스텔 건물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제일 먼저 찾은 것은 부동산이었다.

“6층 매물이요…? 꼭 6층이어야 하나요?”

“네. 무조건요.”

이예린은 빵잇과 같은 오피스텔을 매입하거나 월/전세를 얻고자 했다.

돈이 좀 많이 들겠지만 상관없다.

이럴 때 쓰려고 돈을 버는 거니까.

“으음, 알아보겠습니다.”

“빨리 알아봐 주세요.”

그렇게 돌아다닌 부동산만 5곳.

오피스텔 매입을 한다해도 거주할 생각은 없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CCTV를 설치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현우야. 지금 갈게.”

부동산에서 볼 일을 마친 이예린은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스마트폰 바탕 화면에 띄워진 이현우 사진을 보고 사랑스럽다는 듯 중얼거렸다.

지금보다 앳된 시절의 사진이었다.

이현우가 전해준 사진은 아니다.

인터넷을 뒤지고 뒤져서, 이현우의 SNS 계정을 크롤링해서 획득한 사진이었다.

“현우야. 보고 싶어. 현우야. 현우야. 현우야. 현우야. 현우야. 현우야. 현우야. 현우야.”

이예린은 운전하면서 끊임없이 이현우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그리고 네비가 안내한 곳은 결코 잘사는 동네라 말할 수 없는 곳이었다.

왜 이현우가 이런 곳에서 묵고 있는 거지?

설마 부자가 아닌 걸까?

아니, 그건 아닐 거다.

이현우는 월 120만 개의 코인을 약속했다.

그리고…, 생각하긴 싫지만 다른 여캠들에게도 월 100만 개씩 준다고 했었다.

그러니까 이현우는 월 몇억씩 꼬레아TV에 쓸 자산이 있었다.

‘어디에 살든 그리 중요한 건 아니지.’

급하게 살 곳을 마련한다고 그런 것일 수도 있다.

뭔가 다른 사정이 있을 수도 있고.

어쨌든 이예린에게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이현우가 그녀를 예뻐해 주고, 코인 후원을 크게 크게 해줄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띵동,

원룸 앞 초인종.

이예린이 초인종을 가볍게 눌렀다.

“누구세요?”

안에서 이현우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것만으로도 사랑에 빠진 여자의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대답은 하지 않았다.

그저 띵동하고 초인종을 한 번 더 누를 뿐.

그리고 문이 열린다.

“누구…. 다, 달링!”

문을 열고 나온 이현우가 깜짝 놀란다.

이예린은 지체하지 않고 이현우에게 달려들어 안긴다.

“현우야. 정말 보고 싶었어. 내 전화는 왜 차단한 거야. 통화 못해서 얼마나 슬펐는지 알아?”

이현우의 체취가 이예린의 콧속 가득 들어온다.

조금은 퀴퀴하고 아저씨 같은 냄새.

이예린에겐 이 세상 어떤 냄새보다 더 좋은 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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