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2
이예린을 개처럼 취급한다.
저건 외모가 예쁘고 지능이 좀 높을 뿐인 금수였다.
밖에 풀어놓으면 살인을 할 수 있는 맹수다.
그러니 채찍과 당근으로 통제해야 했다.
채찍은 체벌이고, 당근은 예뻐해 주는 것.
이현우는 허리띠를 다시 들었다.
“정말 수현이…, 빵잇이를 죽이려 한 거야?”
“훌쩍…. 주, 죽이고 싶었지만 진짜로 죽일 생각은 없었어. 정말이야아…. 나도 감옥에 가고 싶진 않으니까.”
시발.
죽이고 싶긴 했다는 건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무서운 년이다.
역시 같은 인간으로 취급하면 안 된다.
이예린과 대화를 할수록 이현우의 생각은 확고해졌다.
“잘못했다는 생각은 있어?”
“흐윽, 응….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그만 뚝 그쳐. 나한테 미안한 거 말고. 네 행동이 잘못된 거 알고 있냐고. 중요한 문제니까 대충 대답하지 말고, 생각해보고 대답해. 자기 행동이 잘못된 건지, 아닌지. 판단 할 수 있는 거야?”
“…. 안 때릴 거야?”
“솔직하게 대답하면 안 때리지.”
“으응…. 그러면…. 솔직히 잘 모르겠어. 하면 안 되는 거니까…. 안 하는 거지. 내가 그런 행동을 한다고 잘못했다고 여기진 않아.”
“그렇구나.”
역시 교화는 불가능하다.
하긴, 30년 가까이 이렇게 살았을 텐데.
이제 와 이현우가 이예린의 마음을 고쳐먹게 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니 훈육과 통제로 해선 안 되는 걸 못 하게 막는 쪽으로 집중한다.
이건 개를 교육하는 것과 같다.
“이해했어. 누나가 어째서 이런 일을 한 건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지도. 잘 생각하고 대답해. 나는 지금의 태도를 버릴 생각이 없어. 누나가 잘못하고, 내 말을 따르지 않는다면 오늘처럼 체벌할 거야. 그래도 계속 나랑 같이 있고 싶어?”
“응! 너랑 같이 있고 싶어. 근데…. 그래도 나를 예뻐해 줬으면 좋겠어.”
“잘 생각하고 대답하라니까. 내가 하는 말은 무조건 따라야 하는 거야. 내가 찾아오지 말라고 하면 찾아오지 말고, 연락하지 말라고 하면 연락하지 말아야 해. 질투하지 말라고 하면 질투 안 하고, 집착하지 말라면 집착하지 말아야 하고. 이걸 하면 예뻐해 줄게. 하지만 못하면 또 체벌할 거야. 감당할 수 있겠어?”
“그건….”
이예린이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현우는 속지 않았다.
지금 기회에 주도권을 확실히 잡고, 앞으로의 관계에 대한 방향성을 확실히 정립해두어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산다.
이현우는 계속 몰아붙였다.
“싫으면 여기서 그만해. 앞으로 연락하지도 말고. 보지도 말고. 서로 없는 사람처럼 살아가는 거지.”
“그건 싫어!”
“싫으면 받아들이던가.”
“아니, 왜 나만 양보해야 해? 현우 너도 나한테 좀 져줄 수도 있는…. 꺄아아앗! 왜 또 때려어어어!”
이예린이 개소리를 시전하려 했다.
이현우는 허리띠를 휘둘러 사전 차단했다.
“하아, 누나. 진짜 머리가 나쁘구나. 개소리하면 맞을 거라고 말했잖아. 자, 선택지는 두 개야. 내 말에 따를 건지. 아니면 이대로 모르는 사람으로 지낼 건지. 두 개 중에 선택하라고. 이상한 말 하지 말고.”
“히잉…. 진짜 못 됐어. 왜 나한테 자꾸 이러는 거야. 아픈 거 싫어어….”
“하, 진짜 성격 나오게 하네.”
이현우가 이예린의 앞머리를 거칠게 붙잡았다.
그리고 무섭게 쏘아보며 이예린과 눈을 맞춘다.
역시 좋게 좋게 말하면 들어 처먹질 않는 년이었다.
적당한 강압과 폭력이 있어야 순종한다.
“시발. 내가 장난하는 거로 보여? 사람 말을 하면 말귀를 좀 알아들으라고. 선택해. 내 말에 복종하면서 지낼지. 아니면 인연을 끊을지. 두 개 중에 선택하는 게 어려워?”
“하, 하지만….”
“하지만이고 나발이고! 선택하라고.”
“같이 있고 싶어. 하지만 예쁨받지 못하는 건 싫어….”
“그거야 니 년이 잘하면 예쁨을 받지 않을까? 내가 좋아하는 행동을 하고, 내가 좋아하는 말만 하면 알아서 내가 예뻐해 주지 않겠어?”
“그건 맞는데….”
“좋아. 그럼 나랑 같이 있고 싶다는 거지?”
“응….”
“그럼 이제부터 내 말에 무조건 복종하겠다는 것도 맞지?”
“그건…. 맞긴 한데….”
“맞긴 한 거야? 맞는 거야? 확실히 해.”
“응. 알겠어. 네 말에 무조건적으로 따를게.”
됐다.
첫 단추는 잘 끼웠다.
아예 인연을 끊는 게 베스트지만….
그건 할 수 없다.
이예린이 언제 어떻게 발작할지 모른다.
이현우도 폭탄이 주변에 존재한다는 걸 아는 상태로 일상생활을 이어 나갈 수 있을 정도로 신경 줄이 굵지 않았다.
그러니 이렇게 눈에 보이는 곳에 두어 통제하는 게 최선의 방안이었다.
생각 같아서는 이런저런 맹세를 더 받아내고 싶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모든 것을 해결하려다가 오히려 폭탄이 터져버릴 수도 있다.
이젠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길들이는 것만 남았다.
“잘 말했어. 이렇게 말하니까 얼마나 예뻐?”
이현우는 곧바로 태세 전환을 했다.
강압하던 스탠스에서 부드러운 억양과 손짓을 보여준다.
이예린의 손목에 묶여있던 노끈도 풀었다.
그사이 얼마나 강하게 저항했던 건지, 노끈이 손목에 파고들어 상처를 남겼다.
“예쁜 엉덩이도 엉망이 됐네. 누워 봐. 약 발라 줄 테니까.”
“현우야아….”
“왜 또 울어. 그만 울어. 안 그래도 얼굴 엉망인데. 나한테 예쁜 모습만 보여줘야지?”
“아아아앙, 현우야! 흐으윽!”
손목이 풀리자 이예린은 이현우의 품에 안겼다.
그녀는 정말 서럽다는 듯 울어댔다.
이상한 일이다.
남자한테 이토록 맞아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면 죽이고 싶다거나 미워 죽겠다는 마음이 들어야 하는데.
이현우에겐 전혀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다.
역시 이건…. 사랑이 분명하다.
“흐윽, 흑. 혀누야아.”
“아이구, 그래. 많이 서러웠구나? 그러니까 잘못하지 말았어야지. 다음부터 그러지 말자? 알았지?”
이현우는 이예린을 달래면서도, 미안하다는 말을 끝까지 하지 않았다.
그러면 안 된다.
이번 일은 온전히 이예린의 잘못에 의해 일어난 일이 되어야만 했다.
그렇기에 이현우는 이예린의 잘못을 꼬집어야했다.
그러면서도 손길과 목소리는 다정하게 이예린을 달랜다.
“하으읏…!”
마데카솔이 이예린의 엉덩이에 닿았다.
차가움과 따가움이 공존하는 느낌에 이예린이 이상한 소리를 냈다.
아프다. 그런데 기쁘다.
이현우에게서 얻은 아픔을 이현우의 손길이 치료한다.
온전히 이현우에 의해 몸과 감정이 지배되고 있었다.
“아아….”
격한 감정의 소용돌이가 마음속에 몰아치고 있다.
이현우에게서 아픔을 받았지만, 그 이상으로 예쁨도 받고 있었다.
그렇기에 기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상해.’
그래, 너무 이상했다.
아프고 괴로웠는데도 기분이 좋다니.
이예린은 자신의 마음을 종잡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기분이 좋은 건 사실이다.
그러면 된 거 아닐까?
이예린은 일단 이현우의 말에 따라보기로 마음먹었다.
“뭐야. 왜 보짓물을 흘려? 딱히 애무하진 않았는데.”
“헤헤, 네 손길이 너무 좋으니까 그렇지.”
“흐음. 엉덩이 상태가 이래서. 섹스해도 괜찮으려나?”
“앞으로 하면 괜찮지 않을까?”
“그래? 그래도 일단 기다려.”
“왜?”
“어허, 내가 기다리라고 하면 기다리는 거지. 왜 또 되물어? 또 엉덩이 맞을까?”
“아, 아니! 그건 싫어! 기다릴게.”
이전보다 순해진 이예린의 반응에 이현우가 미소 짓는다.
길들일 수 있다.
컨트롤할 수 있다.
그런 자신감이 샘솟았다.
“그러면 거기서 기다리고 있어. 잠깐 방송 좀 볼 테니까.”
“에…? 설마, 딴 년 방송을 본다는 거야?”
“그런데? 싫어? 내가 누나 눈치를 봐서 다른 여캠을 보지도 않았으면 하는 거야?”
“….”
이예린이 입을 닫고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는 표정으로 모든 것을 말하고 있었다.
표정에 살기가 가득하다.
이현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한번 그녀의 머리채를 붙잡았다.
눈이 마주친다.
표독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던 이예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이예린. 자꾸 내 말을 까먹는 것 같은데. 넌 내 여자친구도 아니고, 애인도 아니야. 그냥 키우는 개새끼인 거지. 내가 기라고 하면 기고, 핥으라고 하면 핥아. 그럼 예뻐해 준다니까? 싫으면 당장 꺼지던가.”
“미, 미안….”
“봐주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야. 똑같은 일로 또 지랄하면 체벌할 거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그리고 이리 와. 심심하면 자지나 좀 빨고 있던가.”
이현우는 머리채를 붙잡은 채로 컴퓨터 의자까지 이예린을 끌고 온다.
그리고 책상 밑에 그녀를 박아 넣고 자지를 꺼냈다.
이현우가 의자에 앉자, 그의 자지가 이예린의 앞에 놓이게 된다.
“빨아.”
“응….”
이예린이 입술을 벌려 자지를 입에 담았다.
시발!
존나 시발이다!
책상 밑에 여자를 넣고 오랄을 받는 건 남자의 로망이었다.
물론 이현우도 그런 상상을 수백 번이나 했었다.
그걸 진짜로 해버리게 될 줄이야.
츄으읍, 츄읍. 쥬으읍.
이예린은 최선을 다해 이현우의 자지를 빠는 중이었다.
“크흠….”
그 자극에 절로 신음이 나올 것 같다.
하지만 참았다.
지금은 관심 없는 척하고 싶으니까.
이현우는 자지에서 올라오는 자극을 애써 무시하며, 여우찡의 방송에 집중했다.
“이거 다 식는다니까? 실드 쳐줄 오빠 없어요? 진짜루, 백수 오빠는 어디 간 거야? 실드 쳐줘잉.”
갑작스레 이현우가 잠수를 타고.
축제 같았던 여우찡의 방송도 열기가 줄어들었다.
나름대로 노련한 방송인인 여우찡은 분위기 전환도 할 겸 식사를 시작했다.
여캠은 식사하는 것까지 컨텐츠로 삼는다.
말이 컨텐츠이지 코인을 빨아먹는 장사 수단에 불과했다.
바로 1,414개와 1,415개를 이용한 장사다.
1,414개는 식사식사개로 불리며, 밥을 맛있게 먹으라는 후원이었다.
그리고 반대인 1,415개는 식사싫오개로 불리며, 밥을 먹지 말라는 후원이다.
여캠은 1,415개를 받으면 스택이 쌓이고, 1,415 스택을 1,414개 스택으로 모두 지울 때까지 밥을 먹지 못한다.
다른 리액션에 비하면 별거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합법적으로 여캠을 괴롭히는 걸 좋아하는 큰손은 있기 마련이다.
그런 큰손이 셋.
여우찡의 방에 1,415 10 스택이 쌓였다.
장난으로 시작된 괴롭힘이 너무 커진 바람에 스택을 풀어주려면 1,414개를 10번 쏴야 한다.
“아우, 진짜. 오빠들 어떻게 할 거야? 오늘 진짜 굶어?”
여우찡이 짜증 난다는 듯 토라져서 말했다.
물론 100만 원 넘게 돈을 받았는데, 밥 좀 못 먹는다고 진짜로 짜증이 날 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런 액션은 중요하다.
그래야만 큰손들이 다음에 또 돈을 쏴줄 테니까.
[백수킹 님께서 코인 14,140개를 선물!]
-10스택 맞음?
그때, 상황을 파악한 이현우가 1,414 10스택을 한 번에 투척했다.
그리고 한 번 더.
[백수킹 님께서 코인 14,140개를 선물!]
-이건 실드 스택. 밥 맛있게 먹어.
“꺄아아아! 역시 백수 오빠! 고마워! 대체 어디갔다 온 거야? 맛있게 먹을게!”
-ㅋㅋㅋㅋㅋ
-역시 백수 형님
-20스택 ㄷㄷㄷ
여우찡이 감사 인사를 날리며 애교를 부리고.
채팅창에선 이현우를 찬양한다.
하지만 이현우는 거기에 큰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
책상 밑에서 보내는 자극이 너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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