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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무한 능력으로 BJ 따먹기-27화 (27/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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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된 체력 혹사로 느즈막이 일어난 이현우는 운동을 끝내고 집 대신 호텔로 복귀했다.

그 이유는….

“왜애애애애! 왜 안 가르쳐 주는 건대!”

앞으로 행복할 일만 남은 이현우의 인생 최대 걸림돌이 된 이예린 때문이었다.

그녀는 당분간 휴방을 선언했다.

어그로가 좀 풀리면 복귀하겠다는 거다.

여기까진 상관없다.

하지만 그 뒤의 일이 문제였다.

이현우가 생각하기에, 휴방한 이예린은 분명 그를 찾아올 것이 뻔했다.

그리고 이현우는 그런 그녀를 관리하느라 정신적, 육체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겠지.

그렇게 되기 전에 현명하게 대피를 한 거다.

이참에 집을 구하기 전까진 호텔에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장기 투숙을 예약했다.

한 달 단위로 끊으니 숙박료도 엄청나게 싸졌다.

“말했잖아? 방송 켜고, 제대로 해명하고 나면 알려주겠다고.”

“아니, 그건….”

“누나. 아니, 이예린. 내가 꼭 명령이라고 해야 알아듣겠어? 좋게 말한다고 부탁 아니야. 내가 갑이고 네가 을. 오케이?”

“…. 알겠어. 방송할게. 하면 되잖아! 그러면 방송 들어와 주긴 할 거지?”

“그쯤이야. 해명 끝날 때쯤 들어가서 코인 쏴줄게.”

“그다음엔 어디 호텔인지 알려주는 거다?”

“알았다니까. 내가 누나도 아니고, 거짓말 안 하니까 걱정하지 마.”

“치이. 알겠어. 나 방송 준비해야 하니까 끊을게. 이따 봐.”

처음으로 이예린이 먼저 전화를 끊었다.

길들이기가 먹히고 있다는 증거다.

교육하기 전의 이예린이었다면 아득바득 소리를 지르며 자기가 원하는 말을 듣기 전까지 집착했을 테니까.

좋은 징조다.

이현우는 이예린이 말을 듣게 만들었다.

그는 그녀를 지배할 수 있다!

“다음은….”

통화를 마친 이현우는 스마트폰을 조작한다.

운동하는 사이 연락이 제법 많이 왔다.

다음 타자는 봄여름, 이유나였다.

-안녕하세요. 백수킹 님.

-좋은 아침이에요.

-어제 퀘스트 주신 것 중 클리어 한 거 보고드려요.

-클리어 한 거 목록: 송출 컴, DSLR, 조명, 마이크, 방송용 의상, 방 청소, 방송 시간 공지, 방송 매크로 설정, 리액션 연습.

-(송출 컴 인증 사진)

-(DSLR 인증 사진)

-(조명 인증 사진)

-(마이크 인증 사진)

……

-총 아홉 개 미션 클리어했습니다!

-그리고 말씀해주신 대로 오늘부터 주 6일 방송 이어 나가려고 합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어제 전화를 했다가 이예린 때문에 놀라서 장문의 까톡을 한 건가?

참 성격이 드러나는 까톡이었다.

분명 MBTI에 E와 J가 들어갈 것 같다.

까톡을 천천히 확인한 이현우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

“네! 여보세요?”

“어, 나야. 통화 괜찮아?”

“네! 가능해요.”

“보고는 잘 받았어. 근데 의상 입고 있는 사진, 혹시 포토샵이나 보정 어플 쓴 거야?”

“아니에요. 그냥 바로 찍어서 보낸 거예요.”

막 찍어서 보냈는데 그 정도 미모가 나온다고?

이현우는 티 내지는 않았지만, 살짝 놀랐다.

화질구지 화면을 미모가 뚫고 나온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존예 여신의 미모라서 그 화질로도 그 미모가 나온 거였다.

정확한 건 실물을 봐야 알겠지만, 최소 달링 급 외모를 가진 것이 확실했다.

“뭔가 이상했어요? 앞으로는 보정할까요?”

“아니, 생각했던 것보다 예뻐서. 조금 놀라서 그랬어.”

“아하하…. 감사합니다.”

“어쨌든 이렇게 보고해주는 건 좋아. 근데 방송에 들어갔을 때엔 한 번 더 말해줘야 한다. 뉴튜브 편집용으로 써야 하니까, 너무 딱딱하게 하진 말고.”

“아, 넵! 알겠습니다.”

“편집자는 알아봤어?”

“네! 안 그래도 편집자 구인하는 사이트 쭉 둘러봤어요. 몇 사람한테는 연락해봤고, 혹시 못 구할 수도 있으니 편집자 구한다고 글도 올려뒀어요.”

“잘했네. 그리고 편집자 월급은 걱정하지 마. 이대로만 하면 월급 걱정 따윈 할 필요 없게끔 만들어 줄 테니까.”

“네! 감사합니다!”

이현우는 이유나와 앞으로 방송을 어떻게 진행해 나갈지에 관해 이야기했다.

현실판 BJ 육성 시뮬레이션을 하는 느낌이라 너무 재밌고 즐거웠다.

“아, 방송 시간은 언제라고 했지? 내가 공지까지 볼 겨를이 없어서.”

“오후 여섯 시부터 열두 시까지 하려고 생각 중이에요.”

여우찡과 시간대가 약간 겹친다.

그래도 나쁘지 않다.

여우찡에 방송에 가는 날이면, 이유나의 방송을 건너뛰고.

이유나의 방송을 시청하는 날이면, 여우찡의 방송을 쉬면 되니까.

그래도 당분간은 매일 방송에 들어가야겠지.

이유나의 방송이 자리 잡기 전까진 말이다.

“알겠어. 그럼 저녁에 방송 들어갈게. 오늘 진행할 컨텐츠 생각해두고 있어.”

“네! 미리 짜뒀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고등학생의 활기가 넘치는 통화가 끝났다.

그리고 또 다음 타자.

자기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는 BJ 정소림.

-안녕하세요. 백수킹 님. 어제 연락을 주신다고 했는데, 연락이 오지 않아 제가 먼저 연락드립니다. 혹시 이게 폐가 되지 않을지 조금 걱정스럽네요. 제안할 것이 있다고 하셨는데, 혹시 어떤 것인지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

어제 연락을 준다고 했는데, 최수현과 지내는 밤이 너무 달콤해 잊어버렸다.

그런데 채팅 메시지에서 왜 연륜이 느껴지는 걸까?

분명 나이가 얼마 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는데.

정소림과는 친분을 쌓은 게 거의 없으니 조심스레 접근한다.

-안녕하세요. 좋은 하루입니다. 너무 늦게 연락드려 죄송합니다.

-어제 좀 바쁜 일이 있어서요.

-혹시 지금 통화 괜찮으신가요?

까톡을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답장이 왔고, 이현우는 곧바로 보이스톡을 걸었다.

전화번호를 알려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보톡으로 통화를 한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백수킹 님. 크흠, 시청자하고 통화를 하는 건 처음이라 살짝 떨리네요.”

“아하하, 그래요? 어쨌든 어제는 저 때문에 죄송했어요. 제가 괜한 일에 엮여서요.”

“아니에요. 백수킹 님 덕분에 시청자도 늘고, 팬가입 해주신 분도 늘었는걸요. 저는 정말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처음은 편안한 스몰 토크로 분위기를 환기한다.

정소림은 채팅에서만 연륜이 느껴지는 게 아니라, 화법이나 생각에도 연륜이 묻어나왔다.

분명 20대의 외모였는데 말이다.

국악을 배워서 그런 걸까?

“그런데 몇 살이세요? 어제 화면으로 볼 때는 20대 초중반? 많이 쳐도 후반으로 보였는데. 굉장히 차분하시네요.”

“아하하. 네. 그런 소리 많이 들어요. 애늙은이 같다고. 저는 스물여덟이요.”

“오, 그렇게 안 보였는데. 저보다 동생인 줄 알았어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현우는 정소림의 외모와 가야금 실력에 호감을 느끼고 있었고, 정소림은 이현우의 재력에 호감을 느끼고 있었으니.

대화는 물 흐르듯 이어졌다.

대화를 통해 얼마간 거리를 좁힌 이현우는 본론을 꺼냈다.

“캐시백이요? 혹시…. 그런 일이 꼬레아TV에서 흔한 건가요? 제가 방송 경력은 나름 1년 차 이긴 한데, 꼬레아TV에 대해선 잘 몰라서요. 주 컨텐츠가 비주류이다 보니….”

“그리 흔하진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까 설명해 드렸듯 불법 같은 건 아니에요.”

“아, 네…. 그럼 백수킹 님은 왜 굳이 캐시백을 하시려는 건가요?”

또 이 질문인가.

여캠에게 제안할 때마다 듣는 질문이기에 이제 대답이 술술 나온다.

“방송에 쓸 수 있는 돈이 정해져 있어서요. 캐시백을 받으면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지 않겠어요?”

“아! 그렇네요. 죄송합니다. 멍청한 질문이었어요.”

“죄송할 것까지야. 그래서 어떻게 하실 건가요?”

“대답 전에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만 더 해도 될까요?”

“네.”

“그럼 백수킹 님에게 후원받는 여캠들은 다 같은 계약을 하고 있는 거죠?”

“예. 맞습니다.”

“으음…. 알겠습니다. 할게요. 캐시백.”

대화는 길었지만, 결정은 빨랐다.

차분하고 어른스러운 정소림이지만 돈에 욕심이 생기지 않을 리 없었다.

이현우는 이렇게 될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 씨익 웃었다.

“축하합니다. 100만 클럽 되신 거.”

“아하핫, 그게 그렇게 되나요? 어쨌든 축하해주셔서 감사해요. 아, 그러면 혹시 저도 이번 주에 캐시백 입금을 해야 하나요?”

“시간이 애매하니 다음 주부터 하시죠. 그리고 저는 소림 님 방송에 2, 3일 간격으로 들어갈 테니 숙지해주세요.”

“네. 더 알아야 할 사항이 있나요?”

“일단은 이 정도면 됩니다. 나머지는 차차 알아가면서 채워나가 보기로 해요.”

“채워나간다라…. 그 말 굉장히 마음에 드는 말이네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백수킹 님.”

“아, 방송에서는 그렇게 불러도 되는데 현실에서까지 그렇게 불리니까 제가 어색하네요. 이름으로 불러주세요. 제 이름은 이현우입니다.”

“아, 네. 현우 씨.”

현우 씨도 너무 거리감이 느껴지는데.

더 편하게 부르라고 말을 하려던 이현우는 말을 삼켰다.

정소림 같은 스타일은 자신이 편해질 때 말을 놓게 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연달아 여자 셋과 통화를 하고 나니 행복하면서도 기가 빨리는 느낌이 들었다.

대체 카사노바는 100명이 넘는 여자를 어떻게 관리를 했던 걸까?

그 당시엔 스마트폰이 없어서 가능했겠지?

그래도 다행히 남은 두 여자, 빵잇과 여우찡에겐 통화하지 않아도 된다.

최수현은 밤부터 아침까지 함께 있었고, 김하나는 모닝콜을 하면서 소소하게 안부를 주고받았으니까.

“그럼 오늘도 활기차게 시작해볼까!”

이현우는 큰 소리를 내며 활력을 돋궜다.

호텔로 복귀하며 일시불로 구매한 노트북을 책상 위에 펼쳤다.

빵잇의 방송 시간은 아직 멀었고, 달링은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니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그 전에 나머지 두 자리를 채울 수 있는 여캠들을 탐색해보자.

“무슨 쪽지가 이렇게 많이 와있냐.”

꼬레아TV에 접속한 이현우의 눈에 띈 건 50개가 넘게 와있는 쪽지였다.

그가 무슨 BJ도 아니고.

쪽지를 보낼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니.

어차피 어그로에 끌린 악질 유동들이 보낸 것이 대부분일 터.

이현우는 여캠 탐사 전에 쪽지함 청소나 할 목적으로 가볍게 쪽지 아이콘을 클릭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쪽지의 대부분은 달링과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는 악질들이 보낸 거였다.

하지만 그중에 하나, 여캠이 보낸 것이 있었다.

*박하늘* 안녕하세요백수킹님드리고싶은말씀… 1일 전 안 읽음

박하늘?

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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