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코인 무한 능력으로 BJ 따먹기-33화 (3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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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괜찮았나요? 잘한 거겠죠?”

방송이 끝나자마자 봄여름은 이현우와 통화를 했다.

방송 피드백과 조언을 듣기 위해서였다.

“잘했어. 1일 차 여캠이라 생각하지 못할 정도던데? 텐션이 아주 폭발하더라. 시청자들도 즐거워했고.”

“에헤헷. 저도 막 신나서 주체할 수가 없더라구요. 정신 차려보니까 이미 하고 있었는데,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에요.”

“앞으로도 그렇게만 해. 그런데 그런 드립은 어디서 배운 거야?”

“모르겠어요. 그냥 나온 거라서. 어쨌든 감사합니다. 모든 것이 백수킹 님 덕분이에요.”

“응. 그런데 유나야.”

“네?”

“언제까지 백수킹 님이라고 부를 거야? 방송에선 상관없는데 현실에서까지 백수킹이라 불리니까 좀 오그라드는데.”

“아…. 그럼 어떻게 부를까요?”

“편하게 불러. 편하게. 오빠도 좋고. 오빠가 부담스러우면 회장님도 좋고.”

“그럼 회장님이라 부를게요!”

“좋아. 그리고 얼른 편집자부터 구하자. 내 생각엔 뉴튜브 영상하고 방송 진행 일자랑 큰 차이가 나면 효과가 떨어질 것 같아. 썸네일러도 구해서 시그니처 코인 편집도 시켜야 할 것 같고. 너도 얼른 화면에 벽지 붙여야지.”

“네! 썸네일러는 개인 외주 하시는 분도 많더라구요. 오늘 바로 의뢰 넣을 게요.”

“그래. 웬만하면 시그니처 코인마다 리액션에 변주를 주는 것도 좋을 거야. 또 내 생각인데, 넌 노래는 개그 요소로 가고 찐 리액션은 춤으로 하는 게…….”

이현우는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이야기했다.

오랜 시간 꼬레아TV를 봐온 고인 물인 이현우의 머릿속에는 BJ가 방송을 성장시키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이현우는 방송 조언을 해주고 퀘스트를 상기시켜준 뒤 봄여름과 통화를 종료했다.

스마트폰을 내려놓은 이현우는 노트북의 소리를 다시 키웠다.

노트북 안에선 박하늘이 섹시한 표정을 지으며 허리와 골반을 살랑살랑 흔드는 중이었다.

박하늘의 방송을 보기 시작한 건 2시간 전이다.

2시간 전, 봄여름의 방송을 지켜보는 이현우의 계정에 알람이 하나 떴다.

-*박하늘* 님이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박하늘이 방송을 시작했다.

그녀와는 이미 잠자리했으니, 섹스 이후 첫 방송 정도는 찾아가야겠지.

지금 봄여름의 방송을 보고 있지만 상관없다.

멀티 기능을 활용하면 최대 3개의 방송을 볼 수 있으니까.

-열혈 팬 백수킹 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앗! 백수 오빠! 어서 좀오세요!”

-???

-저분이 회장이었음?

-원래 꾸안 형님이 회장 아니었나?

-지금 보니 꾸안 형님 부회장 되있음 ㅋㅋㅋㅋㅋ

-머지 ㅋㅋㅋ?

방송 초반이라 시청자 수는 얼마 되지 않았다.

여기 모여있는 시청자의 수는 적지만 모두가 방송이 시작하자마자 찾아온 박하늘의 코어 팬들이었다.

그만큼 박하늘의 방송과 주변 배경에 대해 꿰고 있는 사람들.

그들은 갑자기 등장한 회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입장료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자마자 돈으로 패버리넼ㅋㅋㅋㅋㅋㅋㅋ

-이래서 회장인가?

-백수 형님 언제 회장 다셨어요????

“백수 오빠! 만개! 감사합니다! 잠시만요! 리액션 하기 전에 스티커 좀 붙일게요!”

방송 시작 5분도 안 되어 터진 만 개의 코인에 박하늘이 기쁜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수금바가 100퍼센트를 뚫었다.

‘하늘이 용돈’이라 적혀있는 수금바의 목표 금액은 5,000개.

이는 그녀의 목표 모금액이 하루 5,000개라는 걸 의미했다.

역시 이현우에게 쪽지를 보낸 것은 정답이었다.

평소라면 만 개의 코인을 받으려면 별의별 짓을 다 해야만 했다.

코어 팬들에게 십시일반 형식으로 돈을 모금하고.

어쩌다 들린 시청자들에게 애원하듯 코인을 받아낸다.

하지만 그리하더라도 하루 5,000개의 코인을 채우기는 힘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현우가 입장한 것만으로도 만 개를 받았다.

그러니 기분이 좋을 수밖에.

방송 화면에 백수킹이라는 닉네임과 후원 금액이 크게 붙었다.

벽지를 붙인 박하늘이 리액션을 보여주려 한다.

“백수 오빠. 어떤 춤 출까요? 코카인? 솜사탕? 롤린? 오토바이? 원하시는 거 아무거나 다 말씀하세요!”

[백수킹 님께서 코인 1441개를 선물!]

-간만에 오토바이 어떰?

박하늘의 시그니처 코인 천사하늘개.

41이 왜 하늘인지는 모르겠다.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니 이현우는 논리적으로 따지고 들지 않았다.

“꺄앗! 백수 오빠! 천사하늘개 감사합니다! 오토바이 바로 갈게요!”

-돈 많으시네 ㄷㄷ

-아니, 형님. 그래서 언제 회장 다신 겁니까?

-오토바이 가즈아!

-흔들어

-((

큰손 회장이 들어와서 좋아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개중에는 갑자기 회장이 된 이현우에게 따지듯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무시해도 상관은 없겠지만, 이현우는 그러지 않았다.

이왕이면 방송도 채팅도 즐거운 게 좋지 않겠나.

-오늘 회장 달았습니다. 자세한 건 하늘이한테 듣고. 지금은 일단 리액션을 즐기는 게 어떤가요?

-오늘? 방송 이제 시작했는데, 오늘 언제요?

-아 거참ㅋㅋㅋㅋ 리밋형 또 눈치 없네

-일단 즐기라잖아요 흔들어!

-((

-))

계속 딴지를 거는 시청자는 박하늘 방에서도 눈치 없는 새끼로 알려진 놈인 것 같았다.

다른 시청자들은 그를 만류하며 오토바이 리액션을 즐긴다.

하지만 이 눈치 없는 새끼는 계속해서 이현우에게 따지듯 묻는다.

-아니, 말해보라고요. 방송 시작 10분도 안 됐는데 언제 회장담?

-내가 방송 시작하자마자 들어왔고, 그쪽이 코인 쏜 거 1만 개랑 1441개 밖에 못 봤는데.

“하, 거 참.”

조용히 꿀이나 빨면서 리액션이나 볼 것이지.

왜 이리 귀찮게 구는지 모르겠다.

이현우는 칼을 빼 들었다.

25만 개를 받고 나서, 박하늘은 이현우의 아이디를 고정 매니저로 등록시켜두었다.

그리고 매니저에겐 일반 시청자를 강퇴 혹은 블랙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

원래 이런 권한을 쓰는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번 좋게 말했음에도 계속 시비를 거는 시청자를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도 별로다.

-리밋둥이 님이 매니저에 의해 강퇴되었습니다.

-엌ㅋㅋㅋㅋㅋㅋㅋ

-리밋이 또 가버렸넼ㅋㅋㅋㅋ

-ㅉㅉ 그러게 잘 좀 하지

시청자가 몇 없는 방송에서 강퇴를 날렸다.

강퇴를 하면 해당 시청자는 방송을 다시 시작하기 전까지는 방송에 들어오지 못한다.

그럼에도 다른 시청자들의 여론은 좋았다.

그만큼 리밋이라는 시청자의 행태가 꼴 보기 싫었다는 거다.

-흔들어!

-((

-))

-(엄지척 채팅콘)(엄지척 채팅콘)(엄지척 채팅콘)

-(하트 채팅콘)(하트 채팅콘)(하트 채팅콘)

-))

-))

-((

-(하트 채팅콘)(하트 채팅콘)(하트 채팅콘)

어쨌거나.

시청자 한 명이 사라지건 말건, 박하늘은 열심히 몸을 흔들었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출 때마다 커다란 가슴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남심을 저격하기에 충분한 몸짓이다.

이현우는 봄여름과 박하늘의 방송을 왔다 갔다 했다.

하지만 좀 더 손이 많이 가는 것은 봄여름의 방송이었다.

“왜 저 피지컬과 외모로 시청자가 없는지 알만하네.”

박하늘은 누가 봐도 섹시한 몸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의상 또한 장난 아니게 야하다.

손바닥만 한 핫팬츠와 가슴골이 훤히 보이는 탱크톱.

그리고 외모도 성형 티가 좀 나서 그렇지, 못생겼다곤 절대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방송이 재미가 없다.

시청자는 섹시도 좋고 리액션도 좋아한다.

그러나 방송의 기본은 재미가 있어야 했다.

이현우는 박하늘의 방송이 재미없는 이유를 분석할 수 있었다.

컨텐츠의 부재.

박하늘의 방송엔 컨텐츠가 없었다.

그녀가 하는 것이라곤 잠깐 이야기하다가 돈이 들어오면 일어나 빵댕이를 흔드는 것뿐이다.

물론 섹시 댄스를 좋아하는 시청자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 춤만 추는 방송이라면 섹시 댄스를 좋아하는 시청자라도 금방 질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대화를 나누는 것도 서툴다.

전직 업소녀였던 그녀는 남의 말을 들어주는 건 잘한다.

하지만 자기가 주도해서 재미있는 말을 하는 걸 못 했다.

시청자 수가 많아 화젯거리나 재미있는 채팅, 전자녀가 많이 나오는 방도 아니고.

BJ가 스스로 재미있는 대화를 끌어나가야 하는데, 박하늘은 그런 능력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춤을 너무 많이 춘다.

박하늘이 간절한 것은 알겠다.

그래서 후원을 받으면 바로 리액션을 하는 것도 알겠고.

근데 사람들이 박하늘이라는 사람에게 빠질 수 있도록 좀 텀을 두어야 할 것 아닌가.

게다가 이젠 이현우라는 큰손도 들어왔으니 간절 모드를 계속 유지할 필요도 없었다.

“이걸 고쳐줘야 하나?”

봄여름의 경우와는 다르다.

그녀에겐 방송 포텐이 보였지.

하지만 박하늘에게 방송의 재능은 보이지 않았다.

어찌해야 하나.

일단 나중에 박하늘과 대화해보도록 하자.

그리 생각한 이현우는 다시 봄여름의 방송을 시청했고.

봄여름과 통화가 끝날 때까지 박하늘의 방송 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봄여름과 통화가 끝난 시점.

“아, 오빠들. 잠시만. 나 땀이 너무 차서. 잠시 닦고 올게.”

2시간 동안 쉬고 춤추기를 반복한 박하늘이 땀도 잠시 닦고 의상도 점검하는 시간을 가지고자 했다.

송출 화면이 그녀의 셀카로 바뀐다.

지금이다.

기회를 포착한 이현우가 박하늘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이크를 껐기에 전화벨이 울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여보세요?”

“새롬아.”

이현우가 박하늘의 본명을 불렀다.

“네. 오빠. 말씀하세요. 뭔가 마음에 안 드는 거라도 있으신가요?”

“아니, 그런 건 아니고. 네 생각이 궁금해서 전화했어. 알아볼 것이 있어서.”

“알아볼 거요?”

“응. 지금 네 방송 상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서. 혹시 시청자를 더 늘리고 싶거나, 방송을 키울 생각이 있어?”

“시청자가 더 많은 걸 원하시나요? 그런 거면 제가 열심히 노력해서 한 번 키워보도록….”

“아니, 내가 원하는 거 말고. 네 생각 말이야. 너는 어떤데? 지금도 만족해?”

고민을 하는지 박하늘에게선 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그러길 잠시.

박하늘이 입을 뗀다.

“전 지금도 좋아요. 시청자가 많고 적은 건 저한테는 큰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오빠가 계셔서 그런 거지만요. 그러니까 오빠가 원하시면 시청자 수를 늘려보도록 할게요.”

“아, 아니야. 무슨 소리인지 이해했어. 그러니까 새롬이 넌 방송이 어떻든 간에 돈만 벌 수 있으면 된다는 거지?”

“네. 맞아요. 혹시 좀 별로인가요…?”

“아니, 그런 건 없고. 네 방송인데 내가 왈가왈부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지. 알겠어. 이해했어.”

박하늘은 자기 방송의 성장에 대해 큰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았다.

BJ가 자기 직업을 돈벌이로 생각하는 건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돈을 잘 벌고 있다면 시청자 수에 연연하는 게 이상한 일인 걸지도 모른다.

이현우는 그런 박하늘의 생각을 이해했고 긍정해주었다.

박하늘의 방송이 재미없긴 하지만, 영 보지 못할 방송은 아니었다.

그녀의 몸매와 춤 실력이 있는 한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네…. 그래도 오빠가 원하시면 바꿔볼 테니까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아냐. 난 지금도 좋아. 방송 다시 해야지. 끊는다.”

“넵! 들어가세요!”

이현우는 새벽까지 이어진 박하늘의 방송을 보다 피곤을 이기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여담으로, 이현우와 시청자들이 박하늘의 오토바이 댄스를 시청하고 있었을 때.

강퇴당한 리밋둥이는 커뮤니티에 이현우를 저격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BJ 박하늘과 큰손 백수킹 사이에 뭔가 있는 듯]

박하늘은 섹시 컨셉으로 방송하는 BJ임.

내가 그 방 매일매일 출석하는데 어제까지 방송에 들어오지도 않던 백수킹이 오늘 회장을 달고 있었음.

심지어 오늘 방송도 내가 먼저 들어왔고, 백수킹은 2, 3분쯤 됐을 때 들어왔는데.

그렇다는 건 다시 보기에 회장이 될 만큼 코인 쐈다는 거 아님?

굳이 다시 보기에?

이거 분명 둘 사이에 뭔가 있음.

-ㅋㅋㅋㅋㅋ 그래서?

-알빠노?

-어쩌라고 박하늘이 누군데 씹덕아

리밋둥이는 악에 받쳐 글을 올렸지만, 커뮤니티 반응은 냉담했다.

박하늘이 하꼬여서 그런 것이었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오히려 이런 글을 싸지른 리밋둥이를 병신이라 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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