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코인 무한 능력으로 BJ 따먹기-35화 (35/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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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빵잇, 최수현은 콧노래를 부르며 외출 준비를 했다.

몸 구석구석을 정성들여 씻고.

남자가 좋아할 법한 향이 나는 바디 로션을 바르고.

거울 앞에서 공들여 화장했다.

호캉스.

말만 들어도 즐거운 단어다.

비싼 돈을 들여가며, 한량처럼 보내는 행위.

남산 호텔이면 수영장도 있을테니, 화장은 워터 프루프로 하는 게 좋겠다.

오늘 찍어서 다음 휴방에 써먹어야지.

콧노래가 나오는 이유는 호캉스가 전부는 아니었다.

이현우.

호텔로 부른 것을 보니, 분명 섹스하겠지?

그와의 섹스는 정말 신세계였다.

그날을 떠올리면 아직도 아랫배가 저릿저릿했다.

그런 기분을 다시 느낄 생각을 하니 벌써 설렌다.

그렇게 잔뜩 꾸민 최수현은 집을 나섰다.

출근 시간도 지나 한적하게 뚫린 도로, 택시를 타니 남산 호텔에 금방 도착하게 되었다.

이현우를 만날 생각에 정신이 팔린 최수현은 몰랐다.

그녀를 지켜보고 있는 시선이 있다는 걸 말이다.

‘1114호.’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최수현이 11층을 누른다.

그리고 문이 닫히길 기다리고 있는데, 모자를 푹 눌러쓴 사람이 급하게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갑자기 튀어나온 상대가 큰 키와 떡대를 가진 장한이었다면 놀랐겠지만, 상대는 긴 머리와 좋은 향기가 나는 여자였다.

최수현은 그저 성격이 급한 사람인가 보다 하고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모자를 쓴 여자는 엘리베이터 뒤쪽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왜일까?

시선이 느껴지는 건?

솔직히 말해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건 익숙했다.

어렸을 때부터 예쁘장한 외모를 가진 최수현이었으니까.

길을 걷다 보면 남녀 상관없이 10명 중 5명은 그녀를 쳐다본다.

그런데…. 지금 받는 시선은 조금 느낌이 다르다.

뭔가 끈적끈적하다고 해야 하나?

등 뒤에서 느껴지는 시선에 최수현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그녀가 심약하고 소심한 성격이라서였다.

그렇게 쳐다보지 말라고 말을 하고 싶어도 그럴 용기가 나지 않는다.

싸우기라도 하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으니까.

그러다 최수현은 뒤쪽 여자가 엘리베이터 층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뭐, 뭐지? 스토커? 아니, 설마 그럴 리가.’

자신 같은 하꼬에게 스토커가 생길 리 없었다.

게다가 남자도 아니고 여자인데….

그럼 대체 뭘까?

머릿속이 어지럽다.

어지러워서 토할 것 같다.

자꾸만 이상한 쪽으로 상상이 든다.

그때, 구원과 같은 전화가 걸려 왔다.

이현우다.

“여, 여보세요.”

“오고 있어? 목소리는 왜 떨어?”

“아, 아니에요. 지, 지금 가고 있어요. 엘리베이터 안이에요.”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이현우의 목소리를 들으니 조금이나마 심리적 안정이 찾아온다.

게다가 이 엘리베이터에서만 내리면 이현우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안정감은 더해진다.

부정적 사고 루프에서 빠져나온 최수현은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도록 노력했다.

‘그래. 그냥 같은 층일 거야.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나를 쫓아온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돼.’

“그래? 다 왔네. 문 열어둘 테니까 그냥 열고 들어오면 돼.”

“아! 오빠!”

전화를 끊으려는 듯한 이현우의 음색에 최수현은 다급하게 그를 불렀다.

“왜?”

“식사! 식사는 하셨어요?”

“배고파? 난 대충 먹긴 했는데. 너 배고프면 룸서비스라도 시켜서 먹을까? 뭐 먹고 싶은데?”

“글쎄요…. 고기?”

대화하는 도중 띵, 하고 도착음이 들렸다.

다행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역시 그녀가 괜히 불안감에 빠진 게 틀림없다.

그녀는 스스로 성격이 싫었다.

별것 아닌 일에도 이처럼 과도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니까.

아까는 몰랐는데 지금 느껴보니 등에도 땀이 흐른 것 같다.

얼굴에도 흘러서 못생겨 보이면 어쩌지?

“그래. 지금 주문해 놓을게.”

이현우가 전화를 끊으려 한다.

하지만 괜찮다.

이미 1114호 앞에 도착했으니까.

그런데….

왜 모자를 눌러 쓴 여자는 계속 쫓아오는 걸까.

아니야.

괜한 생각하지 말자.

1115호거나 1116호겠지.

최수현은 애써 불안감을 무시하며 초인종을 눌렀다.

안에서 이현우가 걸어 나오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뒤쪽에서 따라오던 여자의 발걸음도 멈췄다.

등 뒤에 소름이 쫙 돋는다.

지, 진짜 스토킹인가?

하지만 최수현은 뒤를 돌아볼 용기가 없었다.

그녀가 낼 수 있는 최대의 용기는 떨리는 손으로 1114호의 문고리를 붙잡는 거였다.

문이 활짝 열린다.

“오빠!”

“왔어? …. 너….”

문을 연 이현우가 밝은 얼굴로 최수현을 맞이한다.

그러나 금세 그의 얼굴이 굳는다.

“하아, 현우야아. 드디어 만났다. 현우야. 좋아해. 냄새도 너무 좋아. 하아, 하아.”

이예린이 최수현을 제치고 이현우의 품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녀의 육체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이 몸 전체를 덮치지만, 기분이 좋기보다 짜증이 난다.

순간, 이현우의 머리는 맹렬하게 돌아갔다.

여긴 호텔의 복도.

대거리를 하기에는 부적절한 장소였다.

달링은 꽤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었고, 소동이 일어나서 경찰이라도 오게 되면 뉴스를 타게 될 수도 있다.

그럼 이예린은 물론 최수현과 이현우도 피해를 보게 된다.

하더라도 방 안에서.

“일단 들어가자. 수현아. 너도 들어와.”

“다, 달링?”

이현우에게 안기느라 모자가 벗겨진 이예린을 최수현이 알아보았다.

진짜 총체적 난국인 상황이다.

이현우는 자꾸만 안겨드는 이예린을 달고 최수현의 손목을 붙잡은 뒤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문을 쾅 닫는다.

“하아, 현우야. 현우야. 현우야. 아아아. 현우야아.”

정신병이 도진 이예린은 잠시 내버려 두고.

이현우는 최수현을 향해 말했다.

“미안. 잠시만 침대 위에 가 있을래?”

“네, 네….”

최수현은 생각이 많아 보이는 얼굴로 침대 위에 올랐다.

이딴 일에 휘말린 그녀를 보듬어 주고 싶지만, 지금은 그녀를 상대해줄 여유가 없었다.

“떨어져.”

이현우는 할 수 있는 최대한 냉랭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오늘 하나 알게된 것이 있다.

미친년은 평범한 방법으로는 길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제처럼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수단을 활용해야 말을 듣는다.

이현우는 결심했다.

오늘 버릇을 단단히 고쳐놓겠다고.

개처럼 패서라도 말을 듣게 만들고 말 테다.

“하아, 현우야. 그렇게 차갑게 말하지 마아.”

분위기 파악을 하지 못한 이예린이 아양을 부린다.

이현우는 이예린의 목을 붙잡았다.

그리고 힘을 주어 그녀를 떼어냈다.

“내가 뭐라고 했지? 내 말 잘 들으라고 했을 텐데. 내 명령을 무시하는 거야?”

“케, 켁. 혀, 현우야….”

“대답해. 내 말 무시해? 나랑 이대로 연을 끊고 싶어? 그러고 싶어서 내가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무시한 건가?”

“아, 아니야. 그런 게 아니라….”

“아니면 뭐? 좋아. 상관없어. 지금부터 내 말 잘 듣는지 볼 거야. 벗어.”

“뭐….”

“벗으라고. 실오라기 하나 남기지 말고 전부 벗어.”

“지금…?”

“그래. 나랑 같이 있고 싶다고 했지? 좋아. 그 말 들어주지. 네가 나랑 같은 공간에 있게 해줄게. 그러니까 벗어.”

이현우의 강압적인 모습에 이예린도 한 수 접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날의 기억을 떠올린 것이다.

허리띠가 무참히 엉덩이를 가격했던 기억.

아직도 엉덩이엔 그제의 상처가 남아있었다.

달링이 고개를 들어 침대에 앉아있는 빵잇을 쳐다본다.

수치심이나 부끄러움보다는 질투와 분노가 먼저 들었다.

저년이 아니었다면, 이런 수모를 겪지 않아도 되었던 거 아닐까?

하지만 그녀는 계속 최수현을 쳐다볼 수 없었다.

이현우가 걸음을 옮겨 그녀의 시선을 차단했다.

“뭐해? 안 벗을 거야? 그럼 나가.”

“아, 아냐. 벗을게. 벗으면 되지.”

이예린이 옷을 하나하나 벗는다.

예술적인 나신이 드러나지만 이 방에 흥분하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등 뒤로 해서 손 모아.”

“이렇게…?”

이현우는 가운의 허리끈을 풀어 이예린의 손목을 단단히 묶었다.

이예린은 두려움이 들었으나 가만히 있었다.

묶이는 것보다 이현우가 화나는 게 더 무섭다.

이예린의 팔목을 묶은 이현우는 그대로 그녀를 욕실로 끌고 들어갔다.

그리고 그녀를 욕조 안에 집어넣고, 욕조의 손잡이와 손목을 다른 가운에서 가져온 허리끈으로 묶어버렸다.

“에? 자, 잠깐 현우야.”

그제야 이현우가 뭘 하려는 지 눈치챈 이예린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현우의 표정은 냉담하기만 했다.

“여기서 쥐 죽은 듯 있어. 이번에도 내 말 어기면 그때보다 더 많이 맞을 거야. 이번엔 아프다고 울고불고 짖어도 안 멈춰. 엉덩이에서 피가 날 때까지 때릴 거니까. 그렇게 알고 참아.”

스트레스를 참지 못하는 이예린이었다.

지금도 기다림과 인내를 견딜 수 없어서 충동적으로 찾아온 것이었다.

그녀는 갈등해야 했다.

이대로 참는 것이 힘든지, 아니면 엉덩이를 맞아 아픈 것이 힘든지.

욕실에 남겨진 이예린은 어떻게 할지 고민하며 혼자서 덜덜 떨었다.

그리고 이현우는 훤히 다 비치는 욕실 유리창을 불투명하게 바꿨다.

이걸로 일단 달링은 격리시켰다.

저기서 쌩난리를 친다면 그때 가서 대처를 생각해보자.

지금 중요한 건 다 죽어가는 최수현을 달래는 거였다.

“하아, 미안해. 이런 일에 말려들게 해서.”

“아, 아니에요….”

“아니긴 네 얼굴이 죽상인데. 많이 놀랐지?”

“조금…. 놀라긴 했어요. 근데 이게 무슨 일이에요…?”

이현우는 달링과 있었던 일을 풀어서 설명해주었다.

놀란 가슴을 붙잡고 있던 최수현은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는 이현우의 말에 안쓰러움을 느꼈다.

“그럼 경찰에 신고를 하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그건….”

안된다.

혹시나 조사 과정에서 이현우의 무한 코인이 드러나게 될 수도 있다.

그 여파를 이현우가 조정할 수 없으니, 그런 일은 사양하고 싶다.

“해봤자일 것 같아서. 상식적으로 여자가 남자를 스토킹한다고 말하면 경찰이 뭐라고 반응하겠어? 게다가 객관적으로 달링의 외모는 예쁜 편이니까. 제대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겠지. 그러니 내가 해결하려고. 어쨌거나 내 말은 어느 정도 듣는 편이니까.”

“괘, 괜찮으시겠어요?”

“괜찮아야지. 그리고 해내야지. 계속 휘둘리기만 할 수는 없잖아?”

“네….”

“어쨌든 미안해. 이렇게 예쁘게 꾸미고 왔는데.”

“아니에요! 오빠 탓이 아니니까. 오빠가 미안해할 필요는 없어요.”

“그래, 그럼 우리 수영장이라도 나갈까? 쟤가 저러고 있으니 멀리는 못 갈 것 같고. 요 앞 수영장이라면 괜찮을 것 같은데.”

최수현은 잠시 망설였다.

여자를 알몸으로 욕실에 묶어두고 수영장에 놀러 가도 되는 건가?

마음속에 돌덩이가 얹힌 것처럼 불편하다.

하지만 이어지는 이현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달링이 신경 쓰이는 거라면 괜찮아. 너무 착하게 굴려고 하지 마. 지금 피해를 보는 건 달링이 아니라 우리니까. 우리 둘이서 재밌게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 달링이 끼어든 거잖아?”

맞는 말이었다.

아무리 여자라도 스토킹은 범죄다.

그럼 되지 않을까?

“네….”

“좋아. 그럼 결정. 룸서비스로 배 좀 채우고 나면 놀러 가는 것으로 하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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