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코인 무한 능력으로 BJ 따먹기-42화 (4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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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이번 편에는 NTL(네토리, 타인의 연인을 빼앗는 것)이 서술됩니다.

취향이 아니신 분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답장이 좀 늦었네요. 딱히 원하는 건 없고. 이대로 방송 잘해주시면 됩니다.

이현우는 무난한 답변을 보냈다.

그리고 진심이기도 했다.

정소림에게 원하는 바는 딱히 없다.

아니, 있지만 칼같이 거절당했다.

그러니 마음을 접고 캐시백 거래나 이어 나가는 게 낫다.

어차피 캐시백의 주도권은 이현우에게 있으니까.

-백수킹 님. 만나죠. 식데 하겠습니다. 편하신 날이 언제이신가요?

“엥?”

몇 분 뒤, 정소림이 보낸 까톡을 보고 이현우가 고개를 갸웃했다.

왜 태도가 바뀌었지?

식데는 절대로 안 할 것처럼 굴더니.

‘설마 내가 밀당…. 아니, 밀려날 거로 생각한 건가?’

그제서야 정소림이 보여주었던 방송 태도가 떠오른다.

식데 거절 이후, 제법 간절하게 그를 부르던 정소림.

그에 반해 이현우는 흥미가 팍 식어서 코인도 잘 쏘지 않고 채팅도 치지 않았다.

방송 도중에 멀티를 켜서 아예 다른 방송을 보기도 했었지.

까톡을 읽씹하고 하루 뒤에 보낸 것도 태도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았다.

“오호….”

이현우의 눈이 빛난다.

그만큼 간절하다는 거겠지?

무슨 사정이 있든, 자존심이 세든 식데는 하고 싶지 않지만.

이현우가 가진 코인력은 필요하다는 거였다.

이거 잘만 이용하면 떡을 칠 수도 있을 것 같다.

-네?

-식데 불편하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불편하신데 억지로 나오시는 거면 저도 괜찮아요.

일단 가볍게 살짝 튕긴다.

이현우는 대어를 낚으려는 낚시꾼처럼 입질이 오기를 기다렸다.

-제가… 잘못 생각 한 것 같아요.

-회장님이시니까 특별대우를 해드려야 했는데.

-괜한 자존심을 부렸습니다. 죄송합니다.

물었다.

고고한 척하던 정소림은 돈이란 미끼를 확실하게 물었다.

느낌이 왔다.

이건 챔질만 잘하면 낚을 수 있다.

-그래요?

-잘 생각하셨네요. 전 언제든지 시간 됩니다.

-소림 씨 편한 시간에 맞출게요.

-그러면 오늘 저녁 어떠신가요?

-오늘 휴방할 계획이라서요.

-그럼 그때 보죠.

만날 약속을 잡았다.

막상 식데를 하면서 비싸게 굴 수도 있지만, 이현우는 걱정하지 않았다.

이젠 코인뿐만 아니라 현금 실탄도 넉넉했으니까.

정소림이 아무리 비싼 척을 해봐야 돈에 대한 욕망이 있는 여자였다.

결국 그녀는 이현우의 앞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

‘정소림은 이걸로 되었고. 그럼 나머지는….’

이현우가 수첩을 꺼내 일주일 치 스케쥴을 작성한다.

-낮 방송: 빵잇, 달링, 정소림

-저녁 방송: 여우찡, 봄여름

-밤 방송: 박하늘

특이사항: 달링 장기휴방(1~2주)

-금 // 낮: 빵잇 저녁: 여우찡, 밤: 정소림(식데) // 봄여름(멀티)

-토 // 낮: 정소림?(식데 결과 보고 결정), 저녁: 봄여름, 밤: 박하늘

-일 // 낮: 빵잇 or 정소림, 저녁: 여우찡, 밤: 화순(인사) //봄여름(멀티)

………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오늘 수고했어. 저녁 약속 있어서 먼저 가볼게.

그날 저녁, 여우찡의 방송을 시청하던 이현우는 퇴장 코인을 쐈다.

나쁘지 않은 하루였다.

운동을 끝내고 호텔로 돌아와 스파를 즐기며 호캉스를 하고.

여유롭게 방에서 회장님 대우를 받는 삶.

그리고 저녁엔 어떤 남자가 보아도 침을 흘릴만한 여자와 데이트한다.

“헐? 백수 오빠? 벌써 가려고? 오늘 3일 만에 나 찾아온 건 알고 있지? 벌써 애정이 식은 거야?”

여우찡이 탈인간급 눈빛을 쏘아대며 질척거렸다.

정말 여우 같은 교태를 부리는 그녀의 질척거림은 남자의 마음을 묘하게 만든다.

당장이라도 약속을 취소하고 착석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쏘리. 중요한 약속이라. 대신 오늘 코인 많이 쐈으니까 봐줘.

“흐으응. 오케이. 내가 오늘 한번만 봐준다. 그래도 자주 찾아줘. 오빠 없으면 내 방송이 쓸쓸하단 말이야. 알겠지? 쪽. 쪽. 쪽.”

여우찡이 손키스를 마구마구 날리며 이현우를 배웅했다.

그리고 이현우가 방송을 종료하고 밖으로 나가려 하는데, 여우찡이 까톡을 보냈다.

-(사진)

-오빠. 뭘 하든 좋은데, 나를 방치하지만 말아줘요♡

-나 오빠 만난 이후로 다른 남자는 하나도 안 만나고 있으니까.

-뷰지가 외로워잉♡

여우찡은 방송 도중 셀카를 찍어 보냈다.

얼굴이 담긴 셀카가 아닌, 보지 사진이다.

방송을 진행하며 다리를 벌리고 팬티를 살짝 열어서 보여준 보지 사진.

급하게 찍은 것이라 초점도 엉망이고, 보지의 대부분이 가려졌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섹시하고 꼴리는 사진이 되었다.

“허허허. 진짜 요망하네.”

이현우는 기분 좋게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확실히 여우찡은 여우다.

남자가 어떻게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지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다.

‘차도 한 대 사야 할 텐데.’

호텔에서 불러준 택시를 타며, 이현우는 생각했다.

언제까지 모양 빠지게 택시만 타고 다닐 수는 없었다.

이제 그는 월 1억의 고소득자이니, 드림카를 마련하는 것도 문제 없다.

차는 할부 제도도 잘 되어있었다.

36개월 할부를 땡기면 포르쉐, BMW, 아우디 같은 외제 차도 쉽게 살 수 있다.

‘내일은 차 쇼핑이나 갈까?’

그게 좋겠다.

외제 차 매장을 둘러보고 옷도 좀 사고 해야지.

그럼 역시….

-내일 쇼핑 갈래?

같이 갈 사람이 필요했다.

솔직히 말해서 이현우의 안목은 영 꽝이니까.

그래서 여우찡에게 까톡을 날렸다.

그녀는 방송 중임에도 곧바로 답장한다.

-진짜?

-나 뭐 사주려고?

-고마워 오빠♡♡♡♡

-나 차 살 건데 매장 좀 둘려보려고.

-그리고 겸사겸사 옷도 좀 사게.

-네가 나한테 잘 어울릴 것 같은 것 좀 추천해줘.

-굳굳굳!

-안 그래도 이번 신상 중에 오빠한테 잘 어울릴 것 같은 거 몇 개 찝어두긴 했는데.

-나랑 백화점 가서 같이 사면 되겠다.

-근데 나도 가지고 싶은 구두가 생겼는데.

-사줄게.

-역시! 우리 오빠야.

-고마워 오빠♡

-사랑해♡♡♡♡♡

거참 사랑한다는 말이 쉽게도 나오네.

요즘 들어 여자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 이현우였다.

그게 진심이라고 생각지는 않지만, 어쨌든 기분은 좋다.

코인 무한 능력이 아니었다면 이예린이나 김하나 같은 미인이 사랑한다는데 기분이 나쁠 것은 없었다.

청담의 고급 레스토랑.

단톡방 형님에게 추천받아 오게 된 곳이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이곳은 원래라면 당일 예약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추천해준 그 형님이 레스토랑 지분을 꽤 많이 가지고 있었기에, 당일 예약을 할 수 있었다.

비싼 곳답게 입구부터 분위기가 미쳤다.

“백수킹 님. 죄송한데, 이런 곳은 너무 비쌀 것 같은데….”

“걱정 마요. 내가 살 테니까. 그보다 언제까지 백수킹이라 부를 거예요? 저번에도 한번 말했던 것 같은데.”

“아, 죄송합니다. 현우 씨. 이런 게 익숙지 않아서, 자꾸 방송 말투가 튀어나오네요.”

“차차 익숙해지면 되겠죠. 그럼 들어갈까요?”

누가 봐도 나 비싼 곳이요 외치는 인테리어에 정소림이 과하게 긴장한다.

이현우도 처음 와보는 곳에 긴장한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티를 내진 않았다.

메뉴는 단톡방 큰손이 다 주문해두었다.

알부자이긴 하지만, 이런 곳은 한 번도 즐겨본 적이 없다는 이현우의 말에 배려해준 것이다.

“와인 먹을래요?”

“수, 술은 좀….”

“그래요? 아쉽네. 제가 여기 운영하시는 형님하고 친분이 조금 있거든요. 오늘 제가 예약한다고 해서 맛 좋고 비싼 와인을 준비해두신다고 하셨는데. 못 먹겠네요.”

“아! 그러면 현우 씨만이라도 드셔도 돼요.”

“에이. 혼자서 무슨 재미로 술을 마셔요. 먹으려면 같이 먹고. 안 먹을 거면 같이 맨정신으로 있어야지.”

이현우의 말에 정소림이 조금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럼 한 잔만….”

“들었죠? 여기 와인도 한 잔씩 주세요.”

“예.”

테이블 세팅하던 웨이터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다.

비싼 곳이라 그런지 웨이터들의 태도가 호텔리어들 못지않다.

“….”

속이 타는 지 물을 들이켜는 정소림을 이현우가 쳐다보았다.

방송 화면 그대로의 모습.

예쁘긴 하나, 이현우가 만나는 다른 여캠들에 비하면 수수한 편인 외모다.

하지만 그 때문에 정소림을 픽한 건 아니었다.

품이 큰 블라우스를 입고 있음에도 숨길 수 없는 커다란 가슴.

사람 얼굴만큼 커다란 가슴.

시선을 절로 집중하게 만드는 커다란 가슴.

그래, 저 커다란 가슴이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많이 긴장했어요?”

“네? 네, 조, 조금요.”

“그렇게 긴장하지 마요. 어차피 여기도 사람 밥 먹는 데니까. 그리고 돈을 내는 손님보다는 돈을 받는 가게가 긴장해야지. 편히 있어요. 우리는 손님이니까.”

정소림은 비싼 가게라서 긴장한 것이 아니었다.

물론, 이런 비싼 레스토랑은 처음이어서 부담되긴 하지만 그녀가 움츠러들 이유는 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남친을 속이고 식데에 나왔다는 것.

그리고 어떻게 해야 이현우가 기분 상하지 않게 잠자리를 거절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

이 두 가지 이유에 긴장이 되는 거였다.

테이블 세팅을 맡았던 웨이터가 와인병을 들고 다가왔다.

붉은색 와인이 와인 잔을 채운다.

이현우가 아무렇게나 와인 잔을 들었다.

“저도 와인에 대해선 잘 몰라요. 소림 씨랑 데이트도 하고 겸사겸사 아는 형님 매출도 채워주려고 온 거라. 그러니까 우리 편하게 마셔요. 짠.”

“짜, 짠….”

허공에서 와인잔이 부딪쳤다.

챠앙, 하고 청명한 소리가 들렸다.

정소림은 조심스럽게 와인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붉은 와인을 마셨다.

“음…!”

긴장하고 있던 그녀의 두 눈이 번쩍 떠졌다.

달콤한 산미가 코와 입에 가득하다.

모순적인 문장이었다.

산미는 신맛을 뜻하는데, 달콤한 산미라니.

근데 그 모순이 이 와인 안에 들어있다.

시면서 달콤하고, 깊은 향이 우러져 나온다.

이제까지 와인은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몰랐는데, 이렇게 비싼 와인은 확실히 다른 것이구나.

“오, 생각보다 제법 맛있네요? 와인이 이렇게 맛있는 것인지 몰랐어요.”

“현우 씨도 처음 먹어보는 건가요?”

“네. 말했잖아요. 저도 이런 가게 처음이라고. 전 와인 보다 소맥을 더 좋아하거든요.”

“아하핫, 그래요?”

정소림이 처음으로 웃음을 흘렸다.

역시 맛있는 음식과 술은 사람의 마음을 풀어주는 법이다.

정소림의 긴장이 약간 풀리고, 두 사람은 대화를 쌓아갔다.

정소림은 생각 외로 이현우가 보통 사람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돈이 많은 부자면 평범한 사람과 크게 다를 것이라 여겼던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대화하다 보니, 와인 잔이 한 잔 두 잔씩 추가된다.

와인과 곁들여 먹는 음식이 훌륭하고, 대화 상대도 멋졌으니 와인을 멈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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