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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무한 능력으로 BJ 따먹기-62화 (6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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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

이현우는 숙취에 인상을 찌푸리며 눈을 떴다.

여러 술을 섞어 마셔서 그런가 머리가 띵하고 아프다.

“아이고. 머리야. 다들 잠도 없으신가.”

그가 눈을 뜨게 된 것은 잠결에도 들리는 부산스러움 때문이었다.

큰손 형님들은 제법 나이가 있어서인지, 어제 그렇게 퍼마시고도 아침 일찍 일어나 부산을 떨고 있었다.

“일어났어요? 이거 마셔요.”

“아. 고마워.”

그런 이현우에게 건네지는 물 한 컵.

안 그래도 물 생각이 간절했기에 이현우는 거부하지 않고 바로 받아 마셨다.

꿀꺽, 하고 물이 목구멍을 넘어간다.

그런데 달다?

“으음? 꿀물이야?”

“네. 1층 식당에 꿀을 준비해두셨더라고요. 큰손 분 중 한 분이 술마신 다음 날엔 무조건 꿀물을 마신다고 하셔서, 가져온 것이래요. 이왕이면 현우 씨도 챙겨주려고 받아왔어요.”

“아.”

이현우는 그제야 물을 건넨 사람이 누구인지 쳐다보았다.

정소림이다.

그랬지, 여기 풀빌라지.

술 때문에 잠시 정신이 없었다.

이현우보다 한참 먼저 일어났는지, 정소림은 옷을 정갈하게 차려입고 있었다.

게다가 얼굴과 머리도 뽀송뽀송해 보이는 것이 샤워와 화장까지 마친 것 같았다.

“고마워요. 잘 마실게요.”

침대에서 벗어난 이현우는 샤워하고 나서야 정신을 좀 차릴 수 있었다.

이후, 밤 사이 돌아간 몇몇 여자를 제외하고 다 같이 모여 해장국을 먹고 헤어졌다.

정소림을 데려다주러 가는 길.

이현우는 손을 뻗어 조수석에 앉아있는 정소림의 손을 붙잡았다.

“…!”

갑작스러운 손길에 정소림이 화들짝 놀랐다.

어젯밤 섹스 이후로 할 일은 끝났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뭘 그렇게 깜짝 놀라요?”

“아, 아니에요. 다른 생각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손을 잡으셔서 조금 놀랐어요.”

“다른 생각? 아, 남친하고 싸웠다고 했죠.”

아, 그것도 있었지.

정소림은 그제서야 남자친구에 대해 떠올리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현우가 이야기하기 전까지 남자친구에 대해 새까맣게 까먹고 있었다.

“네…. 그랬죠.”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해결해 줄 테니까.”

“네? 어떻게요?”

“세상엔 돈으로 안 되는 게 몇 가지 없더라고요. 평소 남자친구가 가지고 싶어 하던 거 있어요?”

이현우는 그리 말하며 백화점으로 방향을 틀었다.

“또 선물을 받으면 제가 너무 죄송한데….”

“받아줘요. 내 마음이니까. 안 좋게 듣지는 말아줘요. 내가 가진 돈에 비하면 얼마 안 하는 것들이고, 그걸로 소림 씨가 감동해준다면 나는 기쁠 것 같아요. 그러니 나를 위해서 받아줄 수 있어요?”

어쩜 이렇게 말도 예쁘게 하는지.

서로가 너무 편해진 남자친구에 비하면 천사나 다름없었다.

정소림은 이현우의 간곡한 부탁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뭐가 제일 마음에 들어요?”

“자, 잘 모르겠는데. 한 번씩 입어봐도 될까요?”

정소림이 이현우를 바라보며 질문했다.

솔직히 이현우도 시착을 해봐도 되는지 잘 몰랐다.

백화점 쇼핑은 여우찡을 데리고 두어 번 와본 것이 다였으니까.

자연스레 이현우의 고개도 명품 매장 직원에게로 돌아갔다.

백화점에서 일하는 직원은 이미 스캔을 끝낸 상태였다.

티는 잘 안 나지만, 남자 쪽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도배되어 있다.

그에 반해 여자 쪽은 스타일은 좋은데 전부 보세나 인터넷 제품들뿐이었다.

즉, 돈 많은 남자가 여자를 꼬시는 분위기라는 것.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이런 남자들은 여자가 고른 물건을 무조건 구매한다.

그게 아무리 비쌀지라도 말이다.

그러니 무조건 오케이다.

원래도 되는 일인데, 더욱 된다.

그리고 칭찬까지 한 바탕 퍼부어 준다.

“물론이죠. 고객님. 여자친구분이 너무 예쁘시고 스타일도 좋으셔서 무슨 옷이든 어울릴 것 같은데. 제가 추천을 해드려도 될까요?”

“네? 여자친구….”

“눈썰미가 참 좋으시네요. 그치 소림아? 이분에게 맡겨도 되겠다.”

정소림이 여자친구가 아니라는 걸 부인하려는데, 이현우가 끼어들어 말을 막았다.

그리고 정소림의 어깨를 붙잡아 끌어당긴다.

“두 분이 보기 너무 좋으시네요. 일단 지금 남자친구분이 입고 있는 스타일에 맞춰서 추천해 드릴게요.”

명품 옷에 맞춘 가격대를 추천해주겠다는 거였다.

서민이라면 가격을 보고 눈을 커졌겠지만, 이제 이현우는 가격은 별 상관이 없는 사람이 되었다.

정소림이 시착한 옷이 예쁘면 무조건 구매했다.

그렇게 다섯 벌째가 되자, 부담을 느낀 정소림 쪽에서 오히려 먼저 그만두자고 말을 했을 정도였다.

“감사합니다. 제 남자친구를 챙겨주신 것도 감사한데, 제 선물을 또 사주시고.”

“고마우면 보답이 있어야 할 텐데.”

“보답이요?”

궁금해하는 정소림에게 이현우가 볼을 검지로 두 번 터치했다.

뽀뽀해달라는 뜻이다.

정소림은 잠시 망설였다.

남자친구 얼굴이 떠오른 건 왜일까?

하지만 망설임은 짧았다.

이미 더한 것도 훨씬 많이 한 마당에 뽀뽀 정도가 무슨 대수라고.

쪽 하는 소리가 차 안에 들리고 이현우가 기분 좋은 웃음을 짓는다.

“그럼 가 볼까. 탔던 곳에 내려주면 되는 거죠?”

“아뇨. 일단 본가로 좀 가야 할 것 같아서. 서울역에 내려주세요.”

“잘됐네요. 지금 제가 묵는 호텔도 있는 곳도 서울역 근처거든요.”

“호텔에서 지내세요?”

“아, 이거 말 안 했었나? 이사하기 전까지 잠깐 호텔에서 지내는 중이에요. 남산 호텔. 알죠?”

“네, 네. 알죠.”

“언제 나갈지는 모르겠는데, 요 몇 달은 호텔에 있을 거 같으니까 언제든 찾아와요. 소림 씨는 언제든 환영이니까요.”

“아하하…. 네.”

이현우의 말대로 남산 호텔과 서울역은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거리로 치자면 약 100미터 정도.

“감사했습니다. 다음에 또 뵐게요.”

정소림이 꾸벅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한다.

그녀에게 이현우가 물었다.

“그런데 본가에 가는 거면 방송은 어떻게 하려고요?”

“본가에도 컴퓨터는 있으니까 어찌어찌 켜 봐야죠. 안되면 휴대폰으로라도 방송하려고요. 본가에도 가야금은 있으니까요.”

“음. 그래요. 알겠어요.”

그런가.

어쨌든 어딜 가든 개인의 선택이니 이현우가 거기까지 참견할 필요는 없었다.

그래도 할 건 해야지.

이현우가 다시 한번 볼을 톡톡 두들겼다.

“또요?”

“좋은 건 자꾸 받아도 기분이 좋은걸요.”

또 한 번 뽀뽀를 해달라는 이현우의 몸짓에 정소림이 작게 한숨 쉬었다.

그러나 몸은 솔직하게 움직인다.

그녀가 상체를 숙이고 이현우의 볼에 입술을 가져다 댄다.

그때, 이현우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손을 뻗어 정소림의 목덜미를 부드럽게 잡는다.

“읍!”

화들짝 놀란 정소림이 몸을 굳혔다.

그러나 이미 입술은 맞닿았고, 혀는 입 안으로 쑤욱 들어갔다.

능숙하고 부드러운 키스가 이어졌다.

“으읍! 가, 갑자기 키스하시면.”

“소림 씨 입술이 맛보고 싶어서요.”

정소림이 이현우를 살짝 흘겨본다.

하지만 금세 표정이 풀렸다.

그녀가 이현우에게 진심으로 화를 낼 수 있을 리 없었다.

게다가 선물도 왕창 받은 참이 아니던가.

정소림은 선물을 한가득 들고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창문을 내린 이현우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럼 조심히 운전해서 가세요.”

“소림 씨도 조심히 가요. 어제오늘 정말 즐거웠어요. 다음에 또 봐요.”

“아, 네, 네. 다음에 또 뵐게요.”

얼결에 다음에 또 보자는 말에 답을 했다.

언제 밥 한 번 먹자 급의 인사였지만, 정소림의 마음속엔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흐응, 흠.”

정소림과 헤어진 이현우는 콧노래를 부르며 호텔로 향하는 중이었다.

향한다고 해봐야 100미터 남짓 되는 거리지만 말이다.

그렇게 차를 몰고 호텔로 들어가려는데, 익숙한 뒤태가 보인다.

잘록한 허리와 아담한 엉덩이를 가진 슬림한 몸매.

빵잇이었다.

베이지색 A라인 스커트와 색깔을 맞춘 크롭 자켓.

단정한 흰색 블라우스.

발목까지 올린 흰색 양말과 검정색 단화.

누가 봐도 힘을 빡준 패션.

거기에 도시락까지 들고 있으니 남자친구와 놀러 가는 여대생처럼 보였다.

빵!

“수현아!”

이현우는 최수현을 보자마자 경적을 울려 그녀를 불렀다.

최수현은 갑자기 울린 경적에 한 번.

그리고 불린 그녀의 이름에 또 한 번 놀랐다.

그러다 차 안에 있는 이현우를 보고 반가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현우 오빠!”

“얼른 타.”

이현우가 잠시 차를 멈추자, 최수현이 잽싸게 올라탔다.

킁킁.

최수현은 조수석에 타자마자 차 안에 가득한 여자 분 냄새에 코를 움찔거렸다.

이건 방금까지 이 자리에 누군가 타 있었어야 날 수 있는 농도였다.

게다가 조수석 시트도 따듯하다.

하지만 티를 내지 않는다.

그녀가 이현우의 여자친구도 아니고, 아내는 더더욱 아니었으니까.

욕심을 부릴 생각은 없다.

그저 이런 관계를 계속 이어 나갈 수만 있으면 족했다.

“차 사셨다고 하더니, 엄청 예쁜 거 같아요.”

최수현이 먼저 화제를 꺼냈다.

드문 일이지만, 이처럼 명확하게 꺼낼 화제가 있다면 주저하지 않는 편이었다.

“이거 외제 차죠?”

“오, 알아보네? 차에 관심이 많은 가봐?”

“에헤헤. 아뇨. 도로에 많이 돌아다니는 애들하곤 좀 다르게 생겼으니까요. 특히 로고가요.”

“아, 그런 식으로 알아보는구나.”

“네. 아! 도시락 만들어 왔는데. 보실래요?”

“어, 보긴 봐야지. 근데 지금 열어보진 말고. 어차피 방에 올라가서 먹을 거잖아. 뭐뭐 싸 왔는지 설명만 해줘.”

“그렇네요. 일단 보온병에는 된장찌개가 들었어요. 이건 제가 아침에 직접 끓인 거예요. 그리고 여기 3단 도시락통에는 ….”

최수현이 설명을 다 끝마치기도 전에 차가 호텔 주차장에 도착했다.

이현우는 말을 끊고 내리려는 최수현의 팔을 붙잡았다.

“에?”

“차비 내야지.”

“차, 차비요?”

“응. 여기.”

이현우는 정소림에게 했던 짓을 최수현에게도 똑같이 하려 하고 있었다.

볼을 옆으로 내밀며 검지로 볼을 톡톡 두드린다.

그제야 차비가 무슨 뜻인지 이해한 최수현이 입술을 살짝 내밀어 이현우의 볼에 가져다 댄다.

그리고.

“아! 흐으으읍!”

정소림이 당한 것 그대로, 최수현도 키스를 당했다.

살짝 놀랐지만, 말 그대로 살짝이다.

최수현은 곧바로 입술을 벌리며 이현우의 혓바닥을 입 안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혀의 움직임에 따라 자신도 혀를 움직인다.

‘여자 화장품 맛….’

이현우와 하는 키스에서 여자 화장품 냄새와 맛이 난다.

최수현은 방금 전까지 다른 여자와 키스했다는 걸 깨달았다.

이쯤 되자 궁금증이 일어난다.

누구랑 있었던 걸까?

설마 그 무서운 여자….

달링하고 있었던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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