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4
“하아….”
집으로 돌아온 이유나가 한숨을 쉬었다.
이현우의 고백 이후, 데이트가 어떻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시간이 쌓인다면 이렇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그 타이밍이 생각보다 너무 일찍 와버렸다.
“뭐야? 표정이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털레털레하는 걸음으로 집 안으로 들어오자 남동생이 화들짝 놀라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거실 테이블 위에는 피자 박스와 정산받으면 사달라고 조르던 휴대용 게임기가 있었다.
게임기 박스가 바닥에 널려있는 것으로 보아, 그녀가 나간 사이에 어디 대형 마트라도 가서 사 온 모양이다.
“아냐. 아무 일도 없었어.”
“아무 일도 없는 게 아닌데? 왜? 형이랑 싸웠어?”
형이라….
이유나가 이지훈을 쳐다보았다.
얘는 몇 번이나 봤다고, 이현우에게 호감을 품은 걸까?
“싸우긴 무슨. 내가 회장님이랑 왜 싸워.”
“그럼 뭔데? 밖에서 뭔 일이 있었으니까 그러는 거 아니야.”
“….”
이유나가 잠시 고민한다.
미국이었다면 속내를 털어놓을 사람이라도 있겠지만.
여긴 한국이었다.
모든 생활 기반과 인맥이 미국에 있는 이유나에겐 친구조차 없는 한국.
그렇기에 복잡한 마음을 털어놓을 대상이 이지훈뿐이었다.
그러나 이 동생 놈을 믿을 수가 있을까?
소문 같은 걸 퍼뜨리는 게 걱정이 아니라.
순수하게 동생 놈이 상담자 역할을 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사실….”
하지만 고민한다고 한들, 유일한 선택지가 남동생뿐이라는 건 변함이 없었다.
결국 이유나의 입이 열린다.
“뭐! 회장 형님이 누나한테 고백했다고?”
“어.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야.”
“그걸 왜 고민해? 고백받아주면 좋은 거 아니야? 솔직히 백수 형 돈도 엄청 많은 것 같은데. 우리 아빠보다도 많은 것 같아. 누나 말고도 회장 달고 있는 방송만 다섯 개고. 하루에 2, 30만 개씩 코인 후원도 하고.”
“넌 그저 돈이면 다 되는 거니? 어휴. 이런 애한테 무슨 상담을 한다고.”
“돈이 그만큼 중요한 요소라는 거지. 솔직히 우리 백수 형 아니었으면 엄마 아빠 오기 전까지 알바하면서 힘들게 살아야 했을걸? 그리고 뭐…. 백수 형이 이상한 사람도 아닌 것 같고. 아니야?”
“그건 그렇지. 좋은 분이셔.”
“그러면 왜 망설여? 결혼하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연애만 하는 거잖아.”
“너는 연애도 안 해본 게 참 쉽게 말한다?”
망설일 이유는 많다.
그녀가 사랑을 해본 적 없는 모쏠이라는 것.
나이 차이가 제법 많이 난다는 것.
타이밍이 너무 빠르다는 것 등등.
상대방을 사랑한다면 아무것도 아닌 이유지만.
사랑을 아직 모르는 이유나에겐 망설일만한 이유였다.
“지는 모쏠 아닌가?”
“뭐? 지? 야! 이지훈!”
“아씨! 왜 또 그래! 야! 야! 머리 뜯지 마! 아! 누나!”
여느 남매가 그렇듯, 이유나 이지훈 남매도 별것 아닌 이유로 금세 싸움이 붙었다.
제법 진지했던 상담은 남매의 육탄전으로 마무리가 된다.
* * *
수요일 아침.
이현우는 어김없이 헬스장에 출석했다.
참 어리석은 선택이다.
이곳에 오면 얻는 것은 고통과 괴로움뿐인데.
왜 매일 아침마다 같은 선택을 하는 것일까?
“좋은 아침입니다. 회원님.”
“전 안 좋은 아침이요.”
이현우의 출근 시간에 맞춰 악마도 소환이 된다.
어찌나 시간이 칼 같은지, 누가 보면 기다렸다가 나타난 것으로 보일 정도였다.
“아하핫. 또 그러신다. 오늘도 힘내서 운동해보죠.”
악마는 밑도 끝도 없는 화이팅을 외치며 의욕을 돋구려 한다.
저 목소리를 들으면 의욕이 나지 않는 게 함정이지만 말이다.
어쩌겠나.
이현우가 직접 고른 악마다.
악으로 깡으로 버티는 수밖에 없다.
“어서 오세요. 아,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헬스장 계단을 오르는데.
웬 천사가 인포 데스크에 있다.
그녀가 생글생글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새로 온 트레이너인가?
카운터 안에 있는 자세가 자연스러운 것.
몸매를 드러내는 레깅스를 입고있는 것.
먼저 나서서 회원에게 인사를 하는 것.
악마에게 선배라 부르는 것 등으로 트레이너라는 걸 유추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그래. 좋은 아침. 일찍 출근했네?”
“네. 제가 부탁해서 아침으로 시간 바꾼건대, 늦으면 안 되죠.”
“트레이너신가 봐요? 이런 분이 계신 줄 알았으면 PT를 이분께 받는 건데.”
이현우의 너스레에 천사가 활짝 웃는다.
웃는 모습도 예쁘네.
“어어, 회원님. 자꾸 그러시면 저 섭섭합니다. 제가 얼마나 회원님께 잘해드리고 있는데요.”
“좀 덜 잘해주시면 안 됩니까? 여기서 더 잘해주시면 진짜 죽을지도 몰라요.”
“안 돼요. 3개월 만에 목표치를 찍으려면 운동강도를 점점 더 올려야 하거든요. 여기서 멈추면 시간 더 오래 걸립니다.”
두 사람의 만담 아닌 만담에 여자 트레이너가 재밌다는 듯 웃었다.
그리고 시작된 운동.
운동을 하면서 잡담을 나누는 건 드문 일이 아니었다.
스몰 토크는 사람 사이에 친밀감을 돋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악마 트레이너는 말이 제법 많은 사람이었으니까.
대화 주제는 타이밍에 따라 바뀌는데.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출근한 여자 트레이너에 대한 화제가 한 번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제 대학 후배예요. 이름은 전민지라고 하는데. 학교 다닐 때 체대 여신으로 유명했었죠. 얼굴도 예쁘고 운동도 잘해서요. 그래서 들이대는 남자도 많았는데. 다 까였어요. 오래 사귄 남자친구가 있거든요. 아마 지금도 사귀고 있을걸요?”
“그래요?”
남친이 있다니.
갑자기 흥미가 팍 식었다.
여캠이야 남친이 있든 말든 코인으로 밀어붙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일반인에겐 그게 어렵지 않은가.
현금으로 밀어붙이기엔, 이현우의 현금 보유액이 부족했다.
“수고하셨습니다. 마무리 운동하고 가세요.”
오늘도 지옥을 이겨냈다.
이현우는 마무리 스트레칭을 하며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그때, 전민지가 이현우의 옆을 스쳐 지나간다.
다시 보아도 몸매가 너무 탄탄하다.
그가 후원하는 여캠들은 대부분 빡센 관리를 하고 있었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직업을 택한 만큼 몸매관리도 신경 쓰고 있는 것.
하지만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는 트레이너와 비교하면 아무래도 몸매의 탄탄함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가슴이나 골반 등 타고나는 피지컬이라면 몰라도.
힙 라인이 중요한 레깅스의 자태는 전민지의 압승이었다.
일반인이니 따먹지는 못해도 보는 건 공짜다.
이현우는 스트레칭 존에서 물건 정리를 하는 전민지의 뒷태를 마음껏 감상했다.
그러다 보니 성욕이 올라온다.
‘지금 당장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스마트폰을 보며 지금 부를 수 있는 사람을 떠올렸다.
부르면 무조건 올 사람이 네 명이나 있었다.
빵잇, 여우찡, 달링, 박하늘.
나머지 둘.
정소림은 본가에서 오늘 저녁에 돌아오고.
봄여름은 아직 고백에 대한 답도 듣지 못했는데 부를 순 없었다.
일단 빵잇은 제외.
그녀를 부르기엔 너무 이른 아침이었다.
보낸 까톡을 보니 일어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준비를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다리느라 성욕이 다 가라앉아버릴 것이다.
그리고 여우찡도 제외다.
부르면 제일 빠르게 올 수 있는게 여우찡이겠지만.
지금 그녀는 생리 중이었다.
호텔의 이불 시트를 피로 물들일 생각은 없으니, 그녀의 생리가 끝나는 것을 기다리도록 하자.
다음은 달링인데….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피곤해진다.
3, 4일에 한 번씩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패스.
소거법으로 생각하니, 박하늘 한 사람만 남게 되었다.
이른 아침이지만 항상 새벽까지 방송하는 박하늘은 이 시간에 깨어있을 것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박하늘은 곧장 까톡에 대답했다.
-지금 당장요?
-어. 나 호텔 돌아가는 데 15분 걸려.
-시간 맞춰서 와.
-오빠.
-저 남산호텔까지 가려면 최소 30분은 걸려요.
-그 정도는 괜찮아.
-그리고 화장도 지웠는데.
-쌩얼 괜찮으세요?
-노상관.
-아니면 택시 타고 오면서 분칠 좀 하던지.
-어쨌든 빨리 와.
-오면 바로 삽입할 거니까 보지도 좀 예열해두고.
-넵.
-알겠습니다.
-조금 이따 뵐게요.
역시 박하늘이다.
간절함 그 자체인 그녀는 무엇을 시켜도 빼는 법이 없었다.
헬스장에서 돌아온 이현우는 호텔에 돌아오자마자 옷을 전부 벗었다.
샤워는 필요 없었다.
이미 하고 왔으니까.
그는 나신으로 침대 위에 누운 채.
전민지의 엉덩이를 상상하며 자지를 조물딱거렸다.
그 엉덩이에 후배위로 삽입하면 어떤 느낌일까?
풍성한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쳐가며 개처럼 따먹고 싶었다.
뇌내 망상과 손의 자극에 자지가 커지고.
쿠퍼액도 어느 정도 나왔을 때, 똑똑하고 노크 소리가 들렸다.
박하늘이다.
“들어와.”
잠기지 않은 문이 부드럽게 열렸다.
성형한 티가 남아있는 얼굴에 놀람이 생겼다.
박하늘이 방에 들어오자마자 본 것은 커다란 자지.
침대 위에 나체로 누워있는 이현우의 모습에 그녀가 헛바람을 삼켰다.
하지만 당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녀는 이런 일을 하려고 여기 온 것이었으니까.
“침대로 올라와. 보지는 적셔놨어?”
“아뇨. 죄송해요. 택시 타고 오느라….”
“그래? 그럼 애무부터 해야겠네.”
이현우가 박하늘을 침대 위로 불렀다.
그녀가 신발을 벗고 침대 위로 올라온다.
박하늘은 방송이 아닐 때도 살을 많이 드러내는 옷을 즐겨 입었다.
덕분에 팬티를 벗기기가 아주 쉽다.
“엉덩이 들어.”
“네.”
침대에 그녀를 눕힌 이현우가 미니스커트를 위로 넘겼다.
검은색 T팬티가 보인다.
팬티의 앞부분은 망사 재질로 되어있어 그녀의 음모도 같이 보였다.
끈에 손가락을 걸어 한 번에 팬티를 벗겼다.
“벌려. 애무할 거니까.”
“네, 네.”
살짝 닫혀있던 다리가 명령 하나에 활짝 열렸다.
이현우는 손가락을 사용해 클리토리스와 보지를 애무했다.
신들린 손가락 움직임에 박하늘의 보지가 너무 쉽게 젖는다.
이 정도면 되었다 싶은 순간.
이현우가 다시 한번 명령을 내렸다.
“엎드려. 뒤에서 박을 거니까.”
“옷은…. 이대로 입고 있을까요?”
“그래. 아, 시발. 급해 죽겠는데. 콘돔 다 떨어졌네.”
박하늘을 엎드리게 한 이현우가 침대 옆 서랍을 뒤졌다.
그런데 하필 콘돔이 다 떨어졌다.
그냥 생으로 해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박하늘과 눈이 마주쳤다.
“밖에만 싸주시면 생으로 하셔도 돼요.”
“굿. 좋아. 알았어. 밖에 쌀게.”
“그리고 오빠. 혹시 저 피임약 같은 거 먹을까요? 오빠가 조금 더 챙겨주시면 피임약 챙겨 먹을 의향도 있어요.”
이 상황에 박하늘이 딜을 걸어왔다.
이현우로선 나쁠 것 없는 제안이었다.
어차피 코인은 무한이었으니까.
그리고 월 100만 개는 그냥 이현우가 걸어놓은 제한일 뿐이다.
당장 달링만 하더라도 월 120만 개를 약속했으니까.
“좋아. 한 달 20만 개 더 챙겨줄게. 그거면 돼?”
“네! 좋아요! 오빠! 오늘부터 당장 피임약 챙겨 먹을게요. 아, 그래도 다음 생리 전까지는 안전하지 않으니까. 오늘 질싸하시면 안 돼요.”
“알겠어. 알겠어. 그럼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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