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6
***주의***
이번 편에는 NTL(네토리, 타인의 연인을 빼앗는 것)이 서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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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휴….”
서울로 향하는 기차 안.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던 정소림이 한숨을 내뱉었다.
남자친구 때문이었다.
-내일은 예향정이라도 가자.
-거기 음식 좋아하잖아.
아무것도 모르는 남자친구는 정소림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 다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죄책감이 든다.
바람 피운 것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싸우고, 화를 내고, 본가까지 내려갔으니까.
그런데 이 와중에도 정소림은 남자친구에게 거짓말을 하고 이현우를 만나러 가고 있었다.
‘어쩔 수 없잖아.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일이야.’
하지만 이미 내친걸음이었다.
한 번을 속이든, 두 번을 속이든.
결국 남자친구를 속인 것이니, 목표라도 확실하게 이뤄야 했다.
모든 것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알겠어. 내일 이야기해. 내일 서울 도착하면 연락할게.
정소림은 일방적으로 대화를 중단했다.
남자친구를 속이고 있다는 죄책감에 대화를 오래 하기가 힘들었다.
“현우 씨? 어디에 있어요? 아, 저기 보인다. 그쪽으로 갈게요.”
서울역에서 내린 정소림은 곧장 이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는데, 검은색 스포츠카가 눈에 띄었다.
국산 차와는 명백히 다른 생김새를 가져 찾기가 쉬웠다.
그녀가 또각거리는 소리를 내며 스포츠카를 향해 걸어간다.
“소림 씨. 이리 줘요. 트렁크에 넣게.”
“아, 감사합니다.”
캐리어를 끌고 온 정소림을 보고 이현우가 차에서 내린다.
그가 밝게 웃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정소림의 입가에도 웃음이 걸렸다.
죄책감은 마음 한구석에 잠시 미뤄두었다.
이건 일이니까.
그녀와 그녀의 남자친구가 행복하기 위해, 감정과 웃음을 보이는 것뿐이다.
정소림은 그렇게 자신을 속였다.
“오, 제가 사준 옷을 입고 왔네요?”
“아하하…. 제가 명품 옷도 없었고, 입을 곳도 없다 보니까. 현우 씨랑 만날 때 아니면 못 입겠더라고요.”
“잘했어요. 잘 어울려요. 역시 소림 씨 몸매 정도 되니까 옷이 날개가 아니라, 몸매가 옷의 날개네요.”
“아잇, 너무 그렇게 띄워주지 마세요.”
“진짠데. 그보다 우리 인사 안 했죠?”
“네? 인사요?”
지금 만나서 반갑게 인사를 하는 중인데.
무슨 또 인사를 한단 말인가.
정소림이 의문을 띄우는데 이현우가 제 볼을 톡톡 두드린다.
“벌써 잊었어요? 우리가 어떻게 인사하는지.”
“아….”
그의 행동에 정소림이 이해했다는 듯 살짝 고개를 숙인다.
그녀의 얼굴이 약간 상기되었다.
“얼른요. 여기 주차장 아니라서 오래 못 서 있어요.”
“네.”
이현우의 재촉에 정소림이 몸을 움직였다.
상체를 내밀고 입술을 그의 볼에 가져다 댄다.
이건 일이다.
큰손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서비스를 하는 것뿐이다.
정소림은 마음속으로 자기최면을 걸었다.
하지만 두근거리는 마음을 멈추지는 못했다.
쪽.
입술이 볼에 닿으며 설레는 소리가 났다.
이현우의 입꼬리가 기분 좋게 말렸다.
“이젠 내가 인사해줄 차례죠?”
“네?”
“뭘 그렇게 놀라요. 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것도 있어야지.”
그리 말한 이현우가 상체를 조수석으로 뻗었다.
그리고 그녀의 입술을 훔친다.
인사치고는 과한 스킨십이었다.
하지만 정소림은 그를 밀쳐내지 않았다.
“앗!”
이현우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덮었다.
따듯하고 부드럽다.
정전기가 흐르는 듯한 짜릿함도 느껴진다.
기분 좋으면 안 되는데.
기분이 너무 좋다.
다행스럽게도 입술을 훔친 순간은 짧았다.
이현우는 혀를 사용하는 키스까진 생각이 없었는지, 입술만 맞댄 이후에 곧바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출발할게요.”
이현우가 매력적인 미소를 짓는다.
“네, 네….”
두근두근.
아까부터 쓸데없이 가슴이 왜 이리 뛰는지.
정신 차려, 바보 같은 가슴아.
정소림은 이성과 따로노는 감정에 정신줄을 붙잡기가 힘들었다.
분명 이현우는 달라진 것이 없었다.
여유롭고 매너있는 태도와 적극적인 스킨십.
그리고 그다지 잘생겼다고는 할 수 없는 외모.
객관적으로 비교했을 때, 남자친구의 외모가 훨씬 더 잘생겼다.
키도 훨씬 더 크고.
그런데 왜 지금.
이현우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걸까?
“식사는 했어요?”
“네…. 네! 네?”
이러면 안 되는데 라며 마음을 다잡던 정소림이 화들짝 놀랐다.
“하핫,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했어요?”
“아니, 아니에요. 점심을 먹긴 했는데…. 혹시 식사 안 하셨어요?”
“저도 간단히 때우긴 했는데. 오늘 운동을 열심히 해서 그런가 배가 좀 고프긴 하네요.”
“아, 그럼 식사 먼저 해도 돼요. 한국인은 밥심이라는데. 배고프면 안 되죠.”
“아하핫, 그건 그렇네요. 이따가 소림 씨를 잔뜩 예뻐해 주려면 힘을 내야 하니까요.”
“아….”
젠틀한 섹드립에 정소림이 얼굴을 붉혔다.
지난밤이 생각난 덕이다.
그날 정소림은 진짜 섹스가 뭔지 알게 되었다.
“한식 좋아해요?”
“네? 네, 네. 한식 좋아해요. 제일 좋아하는 게 한식이에요.”
“그럼 제가 아는 곳이 있으니까. 거기로 가죠.”
이현우가 정소림을 데리고 향한 곳은 고급 한정식집이었다.
예약해야만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은 아니고.
그냥 가격대가 좀 있는 파인 다이닝이었다.
큰손 단톡방에서 추천받은 곳이다.
모든 룸이 개인실이어서 여자 데리고 가기에 좋다고 말이다.
“어서 오십시오. 두 분이십니까?”
“네. 2인 한 상 차림으로 부탁해요.”
“알겠습니다.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이쪽으로.”
‘와아.’
고급 한정식집에서 여유롭게 행동하는 이현우와 달리.
정소림은 부티가 잔뜩 나는 인테리어를 보고 감탄하는 중이었다.
저번의 레스토랑도 그렇고, 이곳도 그렇고.
항상 이런 식사만 하고 다니는 걸까?
역시 돈 많은 사람들은 다르구나.
‘그래도 지난번과는 달라.’
그때와는 달리 이현우가 사준 명품 옷을 입고 있으니까.
장소에 어울리는 옷을 입고 있다 이 말이다.
레스토랑에 갔을 때처럼 위축되지 않는다.
“이 식당은 다른 방도 다 개인실인 거죠?”
“네. 그렇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방 사이 간격도 제법 넓어서, 고래고래 소리만 지르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들린대요. 본가에서는 뭐 하고 지냈어요? 방송도 안 켜던데.”
“아…. 사실 방송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환경이 안 받쳐주더라고요. 인터넷도 자꾸 끊기고. 그래서 그냥 엄마랑 맛있는 거 먹으면서 푹 쉬다 왔어요.”
다른 사람은 없는 룸 안에서 근황 토크를 나눴다.
얼마 있지 않아 한 상 차림이 들어온다.
한정식이라는 이름답게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이 끝도 없이 식탁 위에 올랐다.
“와…. 반찬이 이렇게나 많이. 이건 백프로 다 못 먹겠네요. 그래도 다 맛있어 보여.”
“그러게요. 일단 식사하죠. 여기 가격만큼이나 맛있다고 하니까, 후회는 없을 겁니다.”
“네. 식사 맛있게 하세요.”
역시 비싼 것은 뭐든 돈값을 하기 마련이었다.
괜히 1인당 10만 원이라는 비싼 값을 받는 게 아니라는 듯.
음식은 굉장히 맛있었다.
배가 고팠던 이현우도, 점심을 먹었다던 정소림도 대화는 최소한으로 줄이며 식사에 열중했다.
“맛있네.”
“네, 정말요. 현우 씨 덕에 이런 것도 다 먹어보네요.”
“거기 물 좀 줄래요?”
“아, 따라드릴게요.”
정소림이 물 주전자를 든다.
이현우도 물을 받기 위해 컵을 들었다.
그런데 하필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정소림이 든 물 주전자와 이현우의 손이 식탁 위에서 부딪쳤다.
그 힘에 컵이 떨어졌고, 3분의 1 가량 남아있던 물이 이현우의 바지 위에 쏟아졌다.
“어머, 어떡해. 죄송해요. 휴지 뽑아 드릴게요.”
놀란 정소림이 이현우의 옆으로 다가와 물에 젖은 바지를 닦아보려 한다.
하지만 그런다고 이미 흡수된 물이 닦아질 일은 없었다.
“괜찮아요. 어차피 물인데요 뭐. 잠깐 말릴 겸 벗어두고 있으면 됩니다.”
그리 말한 이현우가 진짜 바지를 벗어버렸다.
정소림이 놀란 눈으로 이현우를 쳐다보았다.
둘은 이미 할 걸 다 했기에, 바지 벗는 것 정도야 괜찮다지만.
여긴 그들만 있는 게 아닌 곳이지 않은가.
이러다 누가 들어오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걱정 마요. 이 식당은 부르기 전에는 절대로 안에 사람이 안 들어오거든요.”
“아…. 그런가요?”
“그런 김에 소림 씨도 벗는 게 어때요?”
“네? 저, 저도요?”
“저만 벗고 있으려니까 부끄러워서요. 자, 어서요.”
이현우의 손이 막무가내로 정소림의 옷을 벗긴다.
정소림은 어찌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이대로 손을 떨쳐내야 하나?
그런데 이현우도 벗고 있는데….
그가 바지를 벗게 된 것에는 그녀의 지분도 있지 않은가.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그녀는 속옷 차림이 되었다.
하필 입고 있던 것이 원피스였기에 너무 쉽게 벗겨진 거다.
“언제봐도 예쁜 몸이에요.”
“가, 감사합니다.”
“이렇게 커다란 브라인데도 가슴이 튀어나오네요.”
“앗, 혀, 현우 씨. 여기서는 좀….”
“하하핫, 걱정하지 말라니까요. 아까 말했던 대로 여긴 방음도 잘되고. 누가 들어올 걱정도 없어요.”
“하, 하지만 그래도….”
이현우가 커다란 가슴을 쥐었다.
두 손으로 받쳐도 다 잡히지 않을 것 같은 가슴이 출렁거렸다.
정소림은 식당에서 속옷만 입고 이런 일을 한다는 게 상당히 긴장되었다.
아무리 부르지 않아도 오지 않는 곳이라지만.
누군가 실수로 문을 열 수도 있지 않은가.
“무서워서 그래요? 누가 들어오면 신고당할까 봐?”
“네….”
“하지만 그런 것 치고는 젖꼭지가 서 있는데?”
“아니, 그건…. 하으으읏!”
이현우가 브라를 붙잡아 위로 밀어 올렸다.
그러자 단단하게 발기한 젖꼭지가 드러난다.
그녀는 흥분한 것이 아니라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몸은 솔직하다.
이현우가 젖꼭지를 입에 물고 쭉쭉 빨아대자 간드러진 신음이 새어 나왔다.
“흐읏, 현우 씨…! 여기선…. 아앗, 여기선 싫어요. 우리 호텔로 가요. 하윽.”
“말하는 거랑 몸이랑은 다르네요. 소림 씨 보지는 지금 당장 따먹어 달라고 애액을 흘리고 있는데요.”
“아아앗, 어, 언제 거기까지 손을…! 하아, 현우 씨! 제발. 아앗, 으으으읏.”
이현우의 손이 쥐도 새도 모르게 팬티 안에 들어가있다.
손가락이 촉촉해진 보지를 건드리며 자극을 이어 나간다.
슬금슬금 분비되던 애액이 본격적으로 흘러나온다.
그녀는 원래 이렇게 잘 느끼는 여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현우의 손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했다.
서울까지 오며 떠올렸던 지난 밤.
이현우의 애무와 자지가 주던 쾌락.
이현우를 만나고 나서 느꼈던 두근거림과 설렘.
그리고…, 죄책감에서 비롯된 배덕감.
여러 가지의 이유가 섞여 그녀를 쉽게 느끼는 여자로 만들어버렸다.
“아읏, 진짜 안 돼요. 제발! 현우 씨!”
본격적인 애무가 시작되려 하자 정소림이 필사적으로 이현우를 말려보려 한다.
하지만 이미 성욕 스위치가 눌린 이현우는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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