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코인 무한 능력으로 BJ 따먹기-82화 (8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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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이번 편에는 NTL(네토리, 타인의 연인을 빼앗는 것)이 서술됩니다.

취향이 아니신 분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옷…?”

정소림의 남자친구가 캐리어를 열었다.

본가에 다녀오면서 왜 캐리어를 가져왔나 싶었더니, 몇 벌이나 되는 옷이 들어있다.

여자 옷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명품 브랜드는 알고 있는 그였다.

정소림은 기본적으로 검소한 성향이었다.

그렇기에 그 나이 먹도록 명품 하나 구입하질 않았다.

그런데 몇 벌이나 되는 옷은 전부 다 명품이었다.

그것도 꽤 비싸 보인다.

“….”

침이 꼴깍 넘어갔다.

안 좋은 촉이 팍하고 꽂힌다.

평소라면 아무 생각 없이 넘어갔을 거다.

그는 그렇게 예민하고 세심한 성격이 아니었으니까.

그저 좋아 보이는 옷이구나 혹은 소림이한테 이런 옷도 있었나?

하고 머리를 긁적이고 말았을 거다.

하지만 요즘 이상한 느낌이 자꾸 들기에.

더 정확히 말하면 돈 많은 큰손과 정소림이 계속 연락하는 것 같아서.

심한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아냐. 아닐 거야.”

명품 같아 보이는 짝퉁도 요새는 잘 나온다고 하지 않던가.

기분 전환 삼아 그런 옷들을 구입한 거겠지.

뻔히 보이는 증거들이 있음에도, 그는 애써 모른 척했다.

정소림과 잘 지내보려고 마음먹은 게 어제였다.

그리고 정소림은 그럴 여자가 아니었다.

“명품 비슷한 옷이겠지.”

그는 스스로 합리화를 했다.

꼬레아TV 정산일은 오늘이었다.

정소림에겐 명품을 살만한 돈이 없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에게 선물….

“어휴, 내가 무슨 생각을. 이래서 술은 적당히 마셔야 해.”

그가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털어버렸다.

정소림은 그런 여자가 아니다.

둘은 10년이나 만났다.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고, 오늘도 알콩달콩하게 잘 지냈다.

“흐음. 음. 으음.”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고 애써 콧노래를 불렀다.

작은 캐리어는 금방 정리되었다.

다섯 벌의 옷을 행거에 걸어두는 것뿐이었으니까.

그러나 그의 마음은 정리가 되질 않았다.

옷의 정리가 끝났는데 미칠 정도로 불안하다.

그래서 캐리어를 더 뒤졌다.

그리고 캐리어의 안 주머니에서 나온 스마트폰 하나.

이건 정소림의 스마트폰이었다.

다시 보아도 그렇다.

분명, 오늘 그녀가 잃어버렸다고 했던 스마트폰이다.

“아, 아아….”

그가 손을 부르르 떤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어떤 생각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뛴다.

그리고 약간의 과호흡도 왔다.

아니지?

소림아….

아닐 거야.

그는 필사적으로 머릿속의 생각을 부정했다.

그냥 이대로 모른 척 스마트폰을 넣어두고, 이 상황을 잊어버리면 되겠지만.

호기심의 동물인 인간은 그러지 못한다.

그가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전원을 켰다.

비밀번호가 걸려있는 스마트폰.

여섯 자리 비밀번호는 그의 생년월일이었다.

“….”

————————

[회장님]

——화요일——

-저는 본가에서 잘 쉬고 있어요.

-남친하고 통화하고 잘 화해해서 목요일쯤 다시 서울 가려고요.

-그럼 목요일은 남친하고 보내야겠네요?

-우리는 금요일에 볼까요?

-아, 저도 그러고 싶긴 한데 확답은 드리지는 못할 것 같아요.

-남친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서….

-그러면 수요일 밤에 보는 건 어때요?

-(어때요? 하고 물어보는 이모티콘)

-그건 괜찮아요. 제가 하루 일찍 올라가면 되니까요.

-오 ㅋㅋㅋㅋ

-그럼 1박 2일인 거네요?

-좋아요. 아주 좋아요.

-ㅎㅎㅎㅎ

-좋아하시니까 저도 좋네요.

-기대해요.

-그날 침대에서 안 놓아줄 테니까요.

-(부끄부끄 이모티콘)

-그럼 내일 봐요.

-올 때 연락하고요.

-네. 그렇게 할게요.

——수요일——

-현우 씨. 저 이제 본가에서 출발해요.

-두 시쯤 서울역 도착할 것 같아요.

-제가 서울역으로 마중 나갈게요.

-도착 전에 톡 한 번 더 주세요.

-감사합니다.

-도착 전에 연락드릴게요.

-네.

-사진 한 장 찍어서 보내 줄래요?

-소림 씨 예쁜 얼굴이 보고 싶네요.

-지금요?

-네. 지금.

-오늘 소림 씨는 어떻게 예쁠 지 궁금해서요.

-아….

-잠시만요.

-(사진)

-너무 예쁘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ㅎㅎ

-저 도착했어요.

-전 주차장에 있어요.

-지금 입구로 갈게요.

-나오면 전화해요. 바로 차 대러 갈 테니까.

-네.

————————

“아, 아아…. 아아아….”

까톡 화면을 보는 시야가 흐려진다.

그제야 남자는 자신이 울고 있다는 걸 알았다.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소림이는 절대로 그럴 리 없다고 여겼는데.

증거가 너무 완벽하다.

어떡해야 할까.

어떡해야 하지?

방법을 모르겠다.

그는 10년이나 연애를 했지만.

동시에 10년 동안 한 사람밖에 만나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별에 대한 면역도 없었고.

여자친구의 바람에 대한 대처법도 없었다.

“후우….”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10분? 30분? 1시간?

술까지 먹는 바람에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다.

그 시간 동안 그는 캐리어 앞에 쭈구려 앉아 눈물을 흘렸다.

다행히 정소림은 아직 침대 위에서 세상 모른 채 잠을 자는 중이었다.

술에 약한 그녀이니, 아침까지 깰 일은 없을 것이다.

그는 일단 스마트폰을 원래 있던 자리에 돌려두었다.

그리고 행거에 정리했던 옷들도 다시 가방에 넣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였다.

이대로 정소림을 깨워서 따져야 할지.

아니면 내일 아침에 추궁해야 할지.

아니면 이대로 모른 척하고 있어야 할지.

너무 혼란스럽다.

그리고 생각이 안 좋은 쪽으로 미치기도 했다.

객관적으로 놓고 봤을 때.

그는 능력 없고 돈 없는 도태남이었다.

예쁘고 몸매 좋고 성격까지 좋은 정소림이 10년이나 옆에 남아준 것이 기적일 정도로 말이다.

정소림이 바람피운 사실을 밝히고 추궁하면 뭘 할 건가?

욕은 할 수 있겠지.

나쁜 년이라고 때릴 수도 있겠지.

그런데 그 이후엔?

그 이후엔 어떻게 해야 하지?

헤어져야 하나?

모르겠다.

진짜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 할지.

일단 잠시만 덮어두자.

진짜 잠시만.

생각이 정리될 때까지.

어떻게 해야 할지 확신이 설 때까지만.

* * *

“흐음. 음. 으음.”

호텔로 돌아가는 이현우의 입에서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오늘은 꼬레아TV 정산일이다.

즉, 이현우에게 돈이 들어오는 날이라는 뜻이다.

이미 성격이 급하거나, 빠릿빠릿하게 일하는 여캠들은 송금을 완료했다.

오늘 받을 돈은 무려 2,340만 원.

달링과 정소림이 휴방 중 임에도 이 정도의 돈이 모였다.

요즘 씀씀이가 커져서 그렇다.

방송을 보다 보면 할당량에 맞춰 딱 쏘는 게 아니라, 기분이 좋으면 더 쐈다.

“어, 여보세요?”

“오빠!”

운전하고 있는데 전화가 온다.

여우찡, 김하나였다.

이현우는 핸즈프리를 사용해 전화를 받았다.

“차 소리 들리네. 운전 중이야?”

“어. 그런데 왜?”

“왜는. 내가 용건 없으면 전화도 못해?”

“보통 까톡으로 하잖아. 무슨 일인데?”

“입금했다고. 이번 주도 감사합니다! 하고 감사 인사하려고 전화했지용.”

통화 너머로도 애교 가득한 목소리가 들렸다.

역시 천상 여우다.

“약속했던 구둣값은 빼고 넣었다? 착각하면 안 된다?”

아, 전에 그런 얘기도 오갔었지.

깜빡하고 있었다.

이 말 하려고 전화했구나.

“구두 가격이 얼만데?”

“응? 으음, 우수리 떼고 500만 원쯤?”

“야 이! 무슨 구두 두 켤레가 그렇게 비싸?”

“에헤헷. 그리고 내가 좀 꿀꺽했지잉. 오빠, 사랑해.”

“하…. 넌 진짜….”

여우다 여우.

못된 짓을 어쩜 이렇게 안 밉게 할 수 있는지.

이것도 재능이다 싶었다.

‘그러면 1,840만 원인가?’

좀 줄었네.

그래도 큰돈이니 상관없다.

큰손 형님들의 대리 후원 의뢰도 간간이 들어오고 있고.

“알겠어. 이제 더 할 말 없지?”

“아잉. 오빠. 화 났어? 너무 차가워어.”

“화 안났어. 운전 중이니까 끊어.”

“아! 오빠!”

“왜.”

“이번 주 토요일 잊지 않았지? 나 생리 끝나는 날이야. 그날 꼭 비워도! 약속 펑크내면 가만 안 둘 거야.”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

무한 질내사정을 할 수 있는 날인데.

어찌 까먹겠나.

“기억하고 있어. 아, 그럼 토요일날 어디 가까운데 놀러나 갈까? 맨날 호텔에서 하기도 좀 질리는데.”

“응응. 난 좋아. 오빠랑 함께라면 어디든지 좋지요.”

“그래. 가고 싶은 곳 있으면 생각해놔. 나도 따로 생각해 볼 테니까.”

“넵! 알겠어용. 그럼 들어가. 사랑해. 오빠.”

전화가 끊긴다.

정말 천년 묵은 구미호라도 되나?

그녀와 대화하면 언제나 입가에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그러나 반대급부로 기가 빨린 것처럼 허탈해지기도 했다.

“여보세요?”

그리고 또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저장되어 있지 않은 번호다.

이현우의 목소리가 조심스러워졌다.

“아, 넵! 안녕하십니까. 형님. 저 BJ 지혁이라 합니다!”

“아. 지혁 씨. 안녕하세요.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반갑습니다.”

“네! 저도 반갑습니다. 문자 드렸는데 답이 없어서 전화부터 드렸습니다. 혹시 바쁘신가요? 통화 괜찮으세요?”

굿모닝을 통해 이현우의 연락처를 받게 된 지혁이었다.

“지금 운전 중이라서요. 문자가 온 지 몰랐네요.”

“아, 그러시군요. 다름이 아니라 제가 제대로 인사 한번 드리고 싶은데. 형님 시간 괜찮은 날짜가 있으시면 제가 맞추겠습니다.”

BJ 지혁이 인사하겠다는 이유는 간단했다.

그는 이현우가 가진 코인을 원했고, 그 대가로 여자들을 제공해줄 수 있었다.

서비스와 재화의 거래다.

“오늘은 좀 그렇고. 내일이나 일요일은 어때요?”

오늘은 좀 쉬고 싶었다.

1박 2일 동안 정소림에게 모든 활력을 다 쏟아붓고 왔으니까.

호텔 사우나에서 스파도 하고, 마사지도 받으면서 쉴 생각이었다.

“내일이 금요일이네요. 딱 좋습니다. 불금. 어떠신가요? 형님이 헌팅 좋아하시면 그렇게 제가 나서고, 불러서 노는 것 좋아하시면 세팅 전부 다 해두겠습니다.”

헌팅?

갑자기 흥미가 솟구쳤다.

이현우와 평생 인연이 없던 단어 아니었다.

남들 다 술집과 클럽에서 논다는 20대 초반.

이현우도 그렇게 놀고 싶었다.

그러나 몇 번의 시도 끝에 모조리 거절당하고.

이후로는 PC방만 전전했었지.

“헌팅이요?”

“오, 헌팅 관심 있으세요? 그럼 제가 힘 좀 써보겠습니다. 금요일 이태원이 헌팅하기엔 좋죠. 강남 괜찮으시죠?”

“좋네요. 헌팅.”

이현우는 지혁의 제안을 수락했다.

자기가 알아서 다 준비한다는데, 이현우가 거절할 이유가 없다.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밤 열두 시쯤 뵙겠습니다. 제가 다시 그날 연락드릴게요. 그리고 제 방송 한 번 놀러 와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형님.”

여기서 놀러 오라는 뜻은 자기 방송에 와서 코인 좀 쏘라는 뜻이었다.

“알겠어요. 오늘 방송해요?”

“옙! 여덟 시에 켭니다. 감사합니다. 형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럼 살펴 들어가십시오!”

이 대화를 마지막으로 BJ 지혁과 대화가 끊겼다.

그런데….

“얘가 형일 텐데? 자꾸 형님이라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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