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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무한 능력으로 BJ 따먹기-90화 (9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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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나누세요. 여긴 의류 쇼핑몰 사장님 강소라. 그리고 함께 일하는 모델 김빛나. 여기 이분은 나이는 어리지만 제가 형님으로 모시는 이현우.”

“안녕하세요.”

BJ 지혁의 안내에 따라 여자들과 눈을 맞추며 인사를 한다.

멀리서 보았을 때도 꽤 미인이라 생각되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더 예쁘다.

불금을 즐기기 위해서인지, 화장과 옷도 빡세게 준비해서 더욱 그렇게 보였다.

쇼핑몰 사장이라 소개한 강소라는 시크한 인 상이 강한 누나 스타일이었고.

모델인 김빛나는 귀염귀염 열매를 먹은 듯한 귀염상이었다.

몸매는 전혀 귀엽지 않았지만.

“네. 안녕하세요. 그런데 나이는 어린데 형님으로 모신다는 게 무슨 말이에요?”

“아, 그거요? 돈 많으면 형님 아니겠습니까? 여기 현우 형님이 알아주는 알부자거든요.”

“아하하핫. 뭐야 그게.”

잘생긴 얼굴 덕분일까?

아니면 정말 말을 잘하는 걸까?

지혁이 몇 마디 하지도 않았는데, 김빛나가 깔깔거리며 웃었다.

시크하게 고개만 끄덕이며 인사했던 강소라도 어째서인지 눈을 빛내는 것 같다.

“형님. 여기서 어필 한 번 해주세요. 오늘 풀코스 갑니까?”

“원한다면? 얼마든지? 돈은 걱정 마세요.”

“오오오, 역시. 우리 형님. 멋지다아. 나는 언제 저런 대사 한 번 해보나. 돈은 걱정하지 말라니. 아, 여러분. 제가 꼬레아TV BJ인 거는 아시죠? 현우 형님이 거기 엄청 큰손이거든요. 하루에 2, 30만 개는 기본으로 쏘시는 형님입니다. 얼마만큼 큰손인지 알겠죠?”

지혁이 본격적으로 이현우 띄우기 시작했다.

본인 바로 앞에서 대놓고 칭찬하는 낯부끄러운 상황이지만.

부드러운 언변과 진심으로 감탄한 듯한 연기력에 그다지 쪽팔리지는 않았다.

“와…. 2, 30만이면…. 2, 3천만 원 아니에요? 헐, 대박!”

“하루에 3천….”

김빛나와 강소라의 눈이 더 반짝였다.

대책 없는 자기 자랑이라면 눈쌀이 찌푸려지겠지만.

잘생긴 얼굴이 다른 사람을 띄워주니 거부감이 덜했다.

“사장님. 우리 저분이 하루에 쓰는 돈이 우리 월수입보다 많은 것 같아요. 후덜덜.”

“하아, 빛나야. 여기서 굳이 우리 수익 얘기할 필요는 없지 않니?”

“앗, 죄송죄송. 에헤헤.”

강소라가 운영하는 쇼핑몰은 월 매출 5천에서 1억 사이의 작은 업체였다.

월 매출 1억.

단순히 이렇게 놓고 보면 큰 액수처럼 보인다.

하지만 뜯어놓고 보면 남는 수익은 그리 많지 않았다.

월 광고비.

포장 알바, 모델, 카메라맨, 사입 등 인건비.

세금 등등.

모든 비용을 다 떼고 나면 남는 건 800만 원에서 1,000만 원 수준?

그마저도 요즘 물가가 오르는 추세에 깎여나가는 중이었다.

그렇다고 돈만 내면 월 800에서 1,000만 원이 따로 들어오는 것도 아니었다.

의류 쇼핑몰은 사양 산업이었고, 남이 만든 물건을 사입해서 판매하는 것 자체도 엄청 힘든 일이다.

물량 수급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뿐더러, 다른 커머스 사업과 비교를 해봤을 때, 관리 및 업데이트를 정말 시도 때도 없이 해야 한다.

체력과 정신력을 둘 다 소비 하는데, 수입까지 적은.

그런 극한의 사업이었다.

그래서 매출 100억짜리 쇼핑몰들도 문을 닫는 판국이다.

월 매출 1억짜리의 작은 쇼핑몰이라면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고민하지 말고 접어야하는 것이 맞는데.

접고 나면 할 것이 없었다.

강소라는 배운 것이 없었다.

특기라면 춤과 노래 정도?

그녀는 전직 아이돌 출신이었다.

아니, 전직 망한 아이돌 출신이었다.

한창 공부를 해야 할 10대.

춤과 노래를 연습하느라 청춘을 다 썼고.

겨우겨우 데뷔를 마친 20살에는 지방 행사만 죽어라 뛰어다녔다.

그리고 회사가 정산을 안 해주고 해외로 나르는 덕분에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아이돌 생활을 접게 되었다.

그 당시 나이가 스물여섯.

허망했다.

죽도록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이거라니.

행사돌로 고생만 하고 있지만, 언젠가 뜰 수도 있을 거라는 희망을 놓지 않았었다.

얼마 안 되지만 그녀들을 끝까지 응원해주는 팬들도 있었고.

행사돌이 뜨지 못한 경우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E.X.I.T는 직캠 하나로 대세돌로 빵 떴고, 브레이터 걸즈는 뉴튜브 영상덕에 노래가 역주행하며 뜨게 되었다.

그녀라고 해서 그렇게 안 될 리는 없었다.

하지만 헛된 희망이었다.

계약이 끝나는 7년간.

그녀들은 행사돌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행사를 굴리던 기획사는 아무런 통보도 없이 폐업을 해버렸다.

사장은 돈을 들고 해외로 튀었다.

남은 것은 없었다.

돈 한 푼 받지 못했고.

멤버들을 뿔뿔이 흩어졌다.

강소라는 그때부터 미친 듯이 일했다.

업소 일 빼고는 다 해본 것 같다.

다행히 고졸 무직 백수 취급이었지만, 일을 구하는 것은 쉬웠다.

아이돌을 할 정도로 외모가 빼어난 덕이었다.

5년.

악착같이 벌어서 쇼핑몰을 차렸다.

처음엔 그저 좋았다.

드디어 자기 이름으로 사업체를 차렸으니까.

하지만하루 하루가 갈수록 그녀의 고민은 깊어졌다.

생각보다 매출이 나오지 않아서였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의류 쇼핑몰은 사양 산업이었다.

잘되는 곳은 미친 듯이 잘 되지만.

영세 업체들은 하루에도 수십 곳씩 폐업한다.

강소라의 쇼핑몰이 바로 그 영세 업체였다.

조금씩 줄어드는 매출을 볼 때면 피가 마르는 기분이었다.

이번에도 시간을 날려버리는 거니까 너무 큰 스트레스다.

그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날리기 위해 큰맘 먹고 불금에 놀러 나왔다.

언니 동생으로 지내는 모델 김빛나와 같이 나왔는데, 잘생긴 남자가 말을 건다.

들어보니 자기가 BJ라고 한다.

개인 방송을 보지는 않지만, 꼬레아TV가 뭔지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별로 좋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김빛나가 BJ 지혁에게 보내는 시선을 보고 합석을 허락했다.

그녀는 연애할 상황이 아니지만, 김빛나는 한창 연애가 고플 때 아닌가.

오늘 이 자리가 연애까지 이어지진 않을지 몰라도.

비슷한 달달함을 느낄 수는 있을지 몰랐다.

‘3천만 원….’

강소라가 저 돈을 벌려면 3달을 죽어라 일해야 했다.

그런데 뭐?

하루에 3천만 원을 쓴다고?

그럼 그걸 받는 BJ는 월 9억을 벌어간다는 건가?

자세히 뜯어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

하지만 이현우의 후원을 받는 여캠들이 강소라보다 훨씬 더 잘 번다는 건 맞는 이야기였다.

요즘 이현우는 자신이 정해둔 기준치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코인을 후원하고 있으니까.

“잠깐. 담배 좀 피우고 올게요.”

합석을 한 지 30분쯤.

분위기는 더없이 화기애애했다.

일단 지혁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웃겨주고, 이현우를 띄워주는 것까지 다했다.

역시 괜히 헌팅에 자신감이 넘치는 게 아니었다.

그렇게 웃고 떠들다가 갑자기 그가 담배를 피운다며 일어섰다.

이현우의 팔을 톡톡 치면서 말이다.

“어? 나 담배….”

안 피우는데, 라고 말을 하려다 지혁이 한쪽 눈을 두, 세 번 깜빡이는 것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뭔가 할 말이라도 있는가 싶다.

“형님. 누가 마음에 드세요?”

“글쎄요. 둘 다 좋은데? 소라 누나는 쿨시크계? 그쪽 미인이라 좋고. 빛나는 귀엽고 가슴도 커서 좋네요.”

“으음, 형님. 제가 하는 말 오해하지 말고 들으세요. 둘 다 나쁘지 않으면 빛나 보다는 소라 쪽으로 노선을 잡는 게 좋아 보여요. 지금 딱 봐도 빛나는 저한테 관심이 있고, 소라는 형님한테 관심이 있거든요.”

“허…. 그게 보여요?”

“그럼 보이죠. 눈빛이나 태도, 말투만 봐도 확연한걸요. 형님이 정 원한다면 빛나랑 억지로 엮어드릴 수도 있긴 한데. 그럼 잘 안될 확률이 높아요.”

도사다.

헌팅 도사.

역시 얼굴값 하는 구나.

이현우는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헌팅의 목표는 원나잇 아니면 연애잖아요? 형님은 어느 쪽이세요?”

“글쎄요. 굳이 따지자면 헌팅이 재밌어 보여서 나온 거긴 한데. 둘 중에서 목표를 정하라면 원나잇? 이미 여친은 있어서.”

“아, 여친 있으시구나. 그럼 더더욱 소라를 픽하시죠. 좀 뚱해보여도. 성격이 그런 거뿐이지. 흥미는 많이 느끼고 있는 것 같으니까요. 얼굴만 비교하면 빛나보다 더 예쁜 쪽이고.”

“그럼 그럴까요?”

“네. 그럼 제가 적당한 시점에 둘둘로 찢어지자고 말하겠습니다. 대충 술 좀 먹다가 모텔 가자고 하면 거절 안 할 거예요.”

그렇게 작당모의를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데, 전화가 걸려 왔다.

빵잇이다.

이 시간에 얘가 왜 전화를 걸었을까?

보통 자는 시간일 텐데?

“여보세요?”

“오빠! 오빠! 저 좀 살려주세요! 지금 집 앞에 달링이 찾아왔어요! 오빠! 저 너무 무서워요! 흐어엉.”

절박한 최수현의 목소리.

이현우의 표정이 단박에 굳어진다.

“뭐…? 지금 어디야? 아니! 집 주소 찍어 보내! 당장 갈 테니까!”

헌팅을 하는 상황이지만.

지금 중요한 건 최수현이었다.

어차피 호기심에 나온 거기도 하고.

강소라가 예쁜 편이긴 하지만, 그녀와의 섹스가 사람 목숨보다 중요하진 않았다.

“지혁 형. 저 가봐야겠어요. 후원하는 여캠 중 하나가 사고 친 것 같아요.”

“네? 아! 네! 얼른 가보세요. 여긴 제가 잘 수습할게요.”

“먼저 갑니다!”

이현우의 급박한 표정에 지혁이 고개를 끄덕인다.

끝까지 접대하지 못해 아쉽지만.

오늘 점수는 잘 딴 것 같으니, 다음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다.

지혁과 인사를 나눈 이현우가 도로를 향해 달렸다.

술을 마셔서 운전은 안 된다.

택시를 잡아야 했다.

그리고 달려 나가며 이예린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예린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전화를 받는다.

“현우야아아아!”

“야! 시발! 너! 지금 뭔 짓하려고 하고 있어! 뭐든 당장 멈춰!”

“왜, 왜 그래…. 나 아무 잘못도 안 했어. 진짜야. 무섭게 그러지 마아….”

“아무것도 안 하긴! 지금 어디야. 솔직하게 말해.”

“나? 604호 앞….”

“거기서 당장 나와!”

“응, 응. 알겠어. 나, 네 말 엄청나게 잘 듣는 거 알지? 지금 나가고 있어. 언제 와? 10분? 20분?”

다행히 완전히 통제력이 사라진 건 아닌 것 같았다.

지난 교육이 먹혀들었다는 증거다.

이예린은 떨리는 목소리로 이현우의 말에 따른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는 소리.

문이 열리는 소리와 버튼을 누르는 소리.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이예린이 건물 바깥으로 나가는 중이다.

“20분 안으로 가니까. 건물 밖으로 나와서 꼼짝 말고 기다려! 다시 안에 들어가면 진짜로 가만 안 둘 거니까!”

“알겠어. 진짜로 알겠다니까? 그렇게 화내면 나 무서워…. 나 오늘은 진짜 아무 잘못도 안 했어. 진짜야! 맹세….”

엘리베이터 안이라 통신 전파가 약해졌는지, 통화가 끊어졌다.

이현우는 그사이에 최수현에게 통화를 걸었다.

“오, 오빠….”

“하아…. 수현아! 괜찮아?”

이현우가 택시에 올라타며 말했다.

그리고 지갑을 열고 5만 원짜리를 뭉텅 꺼낸다.

“저 무서워요….”

“괜찮아. 일단 밖으로 나가도록 했어. 나 지금 가고 있으니까. 무슨 일 있어도 절대 문 열어주지 마. 알겠지?”

“네, 네….”

“너무 무서워하지 마. 나 가고 있으니까. 내가 도착하면 상황 정리될 거야. 마침 가까운 곳에 있었어. 5분. 아니 이제 10분이면 도착해.”

최수현을 안정시키고, 택시 기사에게 5만 원 다발을 건넸다.

“기사님. 최대한 빨리 가주세요! 정말 급한 상황이에요! 10분 안에 도착하면 지갑에 있는 돈 다 드릴게요.”

큰돈에 택시 기사가 열의를 냈다.

신호등 위의 과속 카메라가 찰칵거리지만 신경 쓰지도 않았다.

속도위반 과태료보다 훨씬 더 큰 보상에 눈이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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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2022.12.14. 12:00시 이전에 87, 88, 89화를 보신 독자분 께서는 87~89화를 다시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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