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코인 무한 능력으로 BJ 따먹기-106화 (106/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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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롬이 방송 켰네.”

이현우는 룸서비스로 온 스시를 들며 혼잣말을 했다.

정소림의 방송에서 할당량을 오버해서 채웠다.

그녀의 남자친구가 이상행동을 해서 민심을 잠재운다고 크게 한탕 쐈고.

그 덕분에 찬양이 이어져, 정소림에게도 두둑하게 후원했다.

-*박하늘* 님이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두 시간이 지났다.

박하늘이 방송을 켰다는 알림이 켜지고, 이현우는 곧바로 정소림에게 간다는 인사를 남겼다.

박하늘의 원래 방송 시간은 밤에서 새벽 사이.

그런 그녀를 오후 1시에 방송하게 했으니, 시작하자마자 찾아가 주는 것이 맞다.

[오늘은 급낮방, 졸리다 ㅠ]

*박하늘* · 시청자 수 1명

-열혈 팬 백수킹 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입장료.

“오빠! 어서 오세요. 입장료 감사합니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그래. 많이 졸려?

“앗, 벌써 2만 개. 좀 졸리긴 한데 괜찮아요. 원래 일어나는 시간보다 한두 시간 일찍 일어난 것뿐이라. 근데 리액션 바로 할까요? 아니면 사람 좀 차오르면 할까요?”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한 다섯 명 되면 시작하자. 채팅도 없는데 춤추면 너도 좀 그렇잖아. 그 전엔 대화나 좀 하고 있으면 되지.

“또 만 개! 너무 감사합니다. 오빠. 제가 항상 감사하고 있는 거 알죠? 오빠 덕에 병원비도 마련하고, 제 생활비도 풍족하게 마련되서 사람답게 살고 있어요. 너무 감사합니다.”

박하늘이 또 감사 인사를 한다.

세상엔 감사할 줄 모르고 사는 사람도 많은데.

저렇게 감사 인사를 매번 할 줄 안다는 건 박하늘의 감사 지수가 높다는 걸 의미했다.

하지만 매번 같은 말을 듣는 것도 좀 그렇다 보니, 그만해도 된다고 말했었는데.

박하늘은 그럴 수 없다며 연락할 때마다 감사를 표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게 감사뿐이라나.

이현우는 그녀가 말 잘 듣고, 보지 잘 조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는데 말이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그래. 뭐 별다른 일은 없지?

“아아앗. 오늘 무슨 날인가요? 처음부터 4만 개나…. 너무 감사합니다. 별다른 일은 없어요. 매일 방송하고 집에서 쉬기만 하는데. 있을 리가 없죠. 아! 혹시 제가 찾아갈까요? 물 빼고 싶으세요?”

-Q평E평니가슴평평 님이 방송에 입장하셨습니다.

-백수 형님 여기 계셨군요.

그렇게 둘만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시청자가 입장했다.

이현우에게 익숙한 아이디였다.

그를 따라다니는 시청자 중 한 명이었으니까.

진상, 악질은 아니고.

그저 이현우를 따라다니면서 BJ 리액션을 즐기는 유동 시청자다.

그랬기에 이현우도 그가 따라다니는 것에 대해 별말 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인사는 해줄 정도의 친근감은 보여주고 있었다.

-ㅎㅇ요.

-다른 사람들은요?

-알려줬으니 곧 올 겁니다.

-그런데 무슨 벌써부터 4만 개나 후원을 ㄷㄷㄷ

-역시 킹갓백수 형님.

-리액션 장전해두신 거구나.

“헐. 백수 오빠. 친위대도 끌고 다녀요?”

방에 들어오자마자 박하늘에게 인사하긴커녕, 이현우에게 인사부터 박는 가슴평평의 채팅.

그걸 본 박하늘이 놀랍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래도 기분이 나빠지거나 싫은 내색은 전혀 없었다.

그저 신기하다는 반응뿐.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개를 선물!]

-네 방에 갔을 때도 따라온 사람 몇 있었는데. 몰랐어?

“아. 몰랐어요. 백수 오빠한테 인사하는 건 많이 보긴 했지만. 어쨌든 가슴평평 오빠 하이요. 백수 오빠 때문에 찾아온 거긴 하지만, 추천 즐찾은 해줄 거죠?”

-ㅋㅋㅋㅋ

-이미 했죠.

-즐찾은 예전에 했고 추천은 지금 할게요.

안 조용히 올라가는 추천 버튼.

방에 사람 수가 세 명뿐이기에 추천 실명제가 되었다.

가슴 평평으로선 안 누를 수가 없는 상황.

딱히 이런 상황이 아니었더라도 눌렀을 거지만 말이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가슴평평이 말한 대로 두 명의 사람이 더 들어왔다.

둘 다 이현우를 쫓아 콩고물을 주워 먹고 다니는 시청자들이었다.

-형님! 또 봅니다.

-형님 가자마자 소림좌 텐션 떡락 ㅋㅋㅋㅋ

-헐 벌써 4만개 ㄷㄷㄷ 역시 ㅂㅅㅇ!

“이렇게 다섯 명 됐네요. 추천, 즐찾 한 번씩 눌러주세요. 방제만 고치고 바로 리액션 갑니다!”

박하늘이 컴퓨터를 조작해 방송 제목을 수정하고.

섹시한 음악을 틀었다.

오후 한 시라 그런가.

섹시 컨셉 BJ가 마른 상태라 의외로 박하늘의 방송은 흥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평균 시청자 수는 4, 50명.

춤을 추기 시작하면 몇백 명대로 늘어나고, 경쟁자가 없을 땐 천 명을 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유동들은 리액션을 추고 나면 싹 빠져나가기에 찐 시청자는 50명이라고 보아야 했다.

그런데 지금 리액션이 끝났는데도 130명이라는 시청자가 남게 되었다.

심지어 그 숫자도 조금씩 오르는 중이다.

“잠깐. 잠깐. 채팅창이 너무 지저분해지네요. 매니저를 뽑아야 할 것 같은데….”

그녀가 평소 방송하는 시간대가 아니다 보니, 고정 매니저들이 없는 상태였다.

자연스레 채팅창은 추잡하게 번져간다.

이현우가 고정 매니저이긴 하지만 그는 후원하는 역할이지, 채팅창 관리에는 그리 열성적이지 않았다.

기분이 상하면 권한을 휘두르기도 하지만 말이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282개를 선물!]

-가슴평평이랑 에단이 뽑아. 뻘짓 안 하고 잘할 거야.

“하나뿐인 이쁜이 개 감사합니다! 가슴 오빠랑 에단 오빠 채팅 한 번씩만 쳐주시겠어요?”

-오우, 인생 첫 매니저! 이렇게 인생 업적 하나 또 세웁니다 ㅋㅋㅋㅋ

-백수 형님 만세!

별것도 아닌 관리직인 매니저가 저리도 좋은 걸까?

오히려 방송에 도움이 되게끔 관리하는 업무가 부여되는 것인데 말이다.

어쨌거나 두 명의 매니저가 새로 뽑혔고, 채팅창은 빠르게 클린해지기 시작했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개를 선물!]

-하늘아, 물 들어왔을 때 노 저어야지?

채팅창이 클린해진 것과는 별개로.

여전히 박하늘의 방송은 재미가 없었다.

그러니까 재미있게 만들어줘야지.

그게 바로 1류 큰손 아니겠는가.

“아, 넵! 어떻게 저을까요?”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개를 선물!]

-500개당 댄스 하나 추기 vs 100개당 제로투 1분 추기. 선택해.

K-pop의 음원이 보통 3, 4분이니.

단가로보면 댄스 하나 추기가 맞다.

하지만 춤 강도로 보면 제로투 1분 추기가 쉬웠다.

고심 끝에 박하늘은 제로투 1분 추기를 골랐다.

“제로투 1분 추기로 할게요.”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좋아. 일단 가볍게 100분 ㄱㄱ

-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ㅋㅋㅋ

-100분이 가볍나요? 선생님?

-역시 꼬레아TV 제1 큰손 ㅋㅋㅋㅋㅋ

“아아악! 백수 오빠! 스타트부터 100분이라뇨…. 오늘 저 죽이시려고 하는 거 아니죠?”

[백수킹 님께서 코인 99개를 선물!]

-내가 설마 그러겠어 ^^. 뭐해? 얼른 시작해야지.

“으…. 네에…. 지금부터 제로투 챌린지 갑니다. 100개당 1분이에요….”

그렇게 말한 박하늘이 방송 제목을 또 한 번 바꿨다.

[물 들어올 때 노 젓습니다. 제로투 챌린지, 100개당 1분 추가.]

그리고 중독적인 리듬이 반복되는 제로투 음악을 틀었다.

그녀가 골반을 좌우로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제로투 댄스는 굉장히 단순한 댄스였다.

팔을 모아 아래로 내리며 골반을 흔들거나, 머리 뒤로 깍지를 낀 다음 골반을 흔들기만 하면 되는 춤이다.

“…하!”

그런데 왜인지는 모르지만.

제로투 댄스의 중간에는 요상한 신음 비슷한 걸 내며 몸을 90도 돌리는 동작이 있었다.

바로, 이 소리와 동작이 제로투 댄스의 꼴림 포인트였다.

제로투를 추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이상한 신음은 점점 꼴릿한 소리로 변해가니까.

매일 춤을 추느라, 체력이 빵빵한 박하늘에게도 그런 순간은 찾아오게 되었다.

똑같은 동작을 반복한 지 20분.

그녀의 몸에서 슬슬 땀이 났다.

40분, 입고 있는 섹시 의상이 젖을 정도로 땀이 배어 나왔다.

60분, 땀방울이 이마와 겨드랑이, 등과 배에서 흘렀다.

그리고 ‘하!’하고 내지르는 소리도 야릇하게 변했다.

힘들어서 나온 소리지만, 듣기에 따라선 침대 위에서나 낼법한 소리로 들리기도 했다.

-ㅗㅜㅑ

-퍄퍄퍄

-((

-))

[늙티나무 님께서 코인 100개를 선물!]

-저도 부족하지만 한 손 보탭니다.

“아아아악!”

-ㅋㅋㅋㅋㅋㅋㅋㅋ

-왜 30분에서 안 줄어요 ㅋㅋㅋㅋ?

-ㅗㅜㅑ ㅗㅜㅑ

그렇게 챌린지를 한 시간 넘게 진행하고 있으니.

소문을 듣고 찾아오거나, 썸네일을 보고 찾아온 유입이 더 늘기 시작했다.

개중에는 100 개쯤은 쉽게 쏠 수 있는 사람도 있었기에.

박하늘이 띄워두고, 매니저가 조절할 수 있는 타이머가 1분씩 늘어나는 중이었다.

그녀는 벌써 1시간 30분째 제로투를 췄다.

하지만 아직도 33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었다.

그녀의 전신은 온통 땀범벅이었다.

예쁘게 드라이한 머리는 땀 때문에 축 쳐저 얼굴에 달라붙었고.

공들여 한 화장은 땀을 닦느라 다 지워진 지 오래다.

섹시한 의상도 땀에 젖어 원래의 색보다 더 진해졌다.

온몸에 노폐물이 가득한 상황.

하지만 그녀의 모습은 이 방송을 지켜보고 있는 수많은 남자의 욕망을 부추겼다.

섹시한 옷을 입고, 섹시한 춤을 추느라 땀에 더럽혀진 여자라니!

저 땅바닥에 떨어지는 땀을 돈 주고 사고 싶을 정도로 업계 포상이다.

그렇기에 채팅창은 한참 전부터 난리였다.

-ㅗㅜㅑ

-))

-((

-))

-((

-(하트 채팅콘)(하트 채팅콘)(하트 채팅콘)

-(하트 채팅콘)(하트 채팅콘)(하트 채팅콘)

-))

-))

-더 더 열심히 흔들어!

-((

-))

-눈나 이제 20분 남았어요!

그래도 끝이 보인다.

“하앗!”

박하늘은 있는 근성 없는 근성을 모두 끌어모아 기합을 외쳤다.

아까보단 덜 섹시한 목소리였지만.

나름대로 다른 수요가 있는 것인지, ‘ㅗㅜㅑ’를 외치는 시청자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5분.

이제 끝나간다.

두, 세 명의 시청자가 100코인씩 던지며 3분이 추가 되긴 했지만 할 만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손인 이현우가 처음 만개 투척 후, 더 이상 후원을 하지 않는다는 게 큰 위안이었다.

그렇게 8분, 5분, 3분….

-1분 남았다.

-이제 끝인가 ㅠㅠ

-2시간 넘게 췄으면 많이 춘 거지 ㅇㅈ.

-이걸 끝까지 다하네 ㅋㅋㅋㅋㅋㅋ

마지막 1분 남았다.

박하늘은 이제 끝이라는 생각에 마지막 힘을 끌어모아 골반을 흔들었다.

이거 끝나면 오랜만에 마사지라도 받으러 가야겠다.

오늘 그만한 사치를 부릴 정도로 돈을 많이 벌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현우가 배신을 때렸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여기 100분 추가요.

“아….”

느닷없이 이현우가 갈긴 만 개의 후원.

-ㅋㅋㅋㅋㅋㅋ

-ㅁㅊㅁㅋㅋㅋㅋㅋ

-악마다 악마가 나타났닼ㅋㅋㅋㅋ

-아니 ㅋㅋㅋ 만개 받고 세상 잃은 표정 뭔데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의 웃음이 터지는 사이, 박하늘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뿌에에에에엥! 흐아아아앙!”

너무 서러운 나머지 울음을 터뜨리고야 말았다.

그녀에겐 무척 억울하고 서러운 일이었지만.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겐 이 또한 방송 재미의 일부.

이날의 제로투 즙은 박하늘의 레전드 짤이 되어 그녀의 인지도를 상승시키는 데 일조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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