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코인 무한 능력으로 BJ 따먹기-108화 (108/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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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아는게약이다라는 닉을 달고 있는 시청자 한 명이 사라졌다.

후원 랭킹 3위, 열혈 랭킹 3위의 큰손이었지만.

그가 사라진 걸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돈을 받는 입장인 강소라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한 번에 터진 33만 개에 정신을 못 차리는 중이었으니까.

“3, 3, 3, 33만 개애애애! 어떡해…! 배, 백수킹님! 너무 많이 쏘신 거 아니에요? 3,300만 원…?”

99,999 개에도 덤덤하던 그녀였다.

애초에 그건 캐시백 계약으로 인해 당연히 받아야 할 코인이라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33만 개라니!

그녀는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며 놀라워하는 중이었다.

역시 BJ 지혁이 이현우를 괜히 추천해준 것이 아니었다.

요즘 꼬레아TV에서 가장 코인력이 센 사람이라고 하더니….

-와 33만개 ㅋㅋㅋㅋ

-눈나 리액션!

-춤춰주세요! 춤!

-섹댄!

-섹

-댄!

아, 그래.

리액션 해야지.

정해진 리액션이 없다곤 하지만.

이 정도 후원이 터졌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창렬 여캠이라 비난받을 거다.

강소라는 자리에서 일어나 걸그룹 춤을 추기 시작했다.

BJ를 하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기에, 요즘 나오는 아이돌 댄스는 이미 장착한 상태였다.

그녀가 경쾌한 리듬에 맞춰 춤을 췄다.

“오, 잘 추는데?”

전직 아이돌이라더니.

춤 선이 살아있다.

이현우가 보던 것 중 제일 춤을 잘 추는 느낌이었다.

오늘 이렇게 크게 후원할 생각은 없었는데.

그래도 명분이 있었으니, 상관은 없었다.

게다가 강소라는 20퍼센트짜리 캐시백 계약을 했으니.

다른 여캠보다 후원을 많이 하면 그에게도 이득이었다.

이현우는 강소라의 춤을 감상하며 까톡을 켰다.

이번 사건이 벌써 퍼진 것인지, 큰손 방에서 이현우와 몰디브한잔을 호출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호출을 한다고해서 쫄거나 위축될 필요는 없었다.

그저 큰손 방은 돈 많은 사람들의 모임이지.

누가 위에 있고 아래에 있는 상하관계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그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제대로 된 상황 설명은 필요했다.

-신입 여캠 방에서 뭔 일 있었다는데? 벌써 꼬갤이랑 펨꼬에 다 퍼졌어. 근데 거기에 백수랑 몰디브 형님 이야기도 나오더라.

[email protected]몰디브한잔 @백수킹

-호출.

-이따가 오면 물어보죠.

-저 있습니다.

-어, 백수야.

-무슨 일이냐? 읽어보니까 몰디브랑 다른 큰손이랑 한 판 붙은 거 같긴 한데. 너는 왜 끼어있어?

이현우는 사건의 전말을 대략이나마 설명했다.

밖에서 만나 키우게 된 여캠인데 어쩌다 보니 좀 지각하게 됐고.

그 사이 몰디브한잔과 아는게약이다가 자존심 배틀을 하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가 돈찍누를 해서 사 건을 종결했다는 것까지.

-아, 그런 거구만.

-근데 지혁이랑 헌팅? 그거 좀….

-냄새나죠 ㅋㅋㅋ?

-냄새요?

-ㅇㅇ. 그 자식 포주인건 너도 알지?

-알죠.

-근데 따로 엔터도 운영하거든. 엔터라고 해봐야 여캠 될만한 여자 꼬셔서 일정 수수료 받은 뒤에 장비 세팅하고, 인맥 붙여주고, 방송하는 법 알려주고 하는 게 다지만. 내 생각엔 앨리스인지 뭔지 하는 여캠도 그런 애들 중 하나인 것 같은데?

-저도 그렇네요. ㅋㅋㅋ

-지혁이 놈이 친해지기 위해서만 그렇게 움직일 리가 없죠.

쉽게 말해 의도적으로 접근한 거였다는 말이다.

-그럼 제가 공사 당했다는 말입니까?

-그렇다고 볼 수 있지. 근데 그렇게 나쁘게 생각할 건 없어. 어차피 공사든 뭐든 선택권은 너한테 있는 거니까. 너는 취미생활 즐기는 거고. 걔네는 너한테 후원받아서 좋은 거고. 형태만 약간 달라졌을 뿐이지, 기본 틀은 똑같지 않겠냐.

-ㅇㅇ 맞음. 그걸 아니까 지혁이 새끼도 그렇게 대놓고 허술하게 접근한 거고.

살짝 기분이 나빴다.

이렇게 의도적으로 접근해서 몰래 속이다니.

하지만 큰손 형님들의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이현우가 알아차릴 기회는 많았다.

자연스러운 합석까지야 그렇다 치더라도.

묘하게 이현우 위주로 돌아가던 술자리와 BJ나 코인 쪽으로 화제가 몰리던 것.

그리고 강소라가 BJ를 하고 싶다고 말을 한 것이나.

그녀의 방송이 신입 여캠답지 않게 빡센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등.

큰손 형님들 말로는, BJ지혁이나 앨리스도 이현우가 알아차릴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행동했다고 한다.

그들 말마따나 어차피 여캠을 후원하는 이현우에겐 공사를 치든, 자연스러운 만남이든 상관이 없는 일일 테니까.

이현우가 강소라가 마음에 들었다면, 어차피 여캠 데뷔를 했을 때 후원했을 것이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후원하지 않았을 거라는 논리다.

-그런데요 형님들.

하지만 이현우가 기분 나쁜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화순 같은 쉐어용 여캠이라면 모르겠지만.

강소라는 그녀가 개인적으로 후원하고 독점하기로 마음먹은 여캠이었다.

그렇게 예쁘고 몸매 좋고 나이까지 있으니, 지금까지 거쳐온 남자들이 많겠지.

그건 이해한다.

하지만 아는 사람하고 구멍 동서가 되는 것은 싫었다.

특히 그게 얼굴 잘나고 말빨도 좋은 지혁 같은 놈이라면 더 싫다.

-혹시 앨리스가 지혁이랑 잤을 가능성도 있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하는 이모티콘)

-(배를 잡고 구르는 이모티콘)

-아, 이놈 이거 ㅋㅋㅋㅋ 독점욕 좆대네 진짜 ㅋㅋㅋㅋㅋㅋ

-아니, 웃지만 마시고요. 저 진지합니다.

-그랬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 근데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걔랑 연애할 것도 아니고 결혼할 것도 아닌데.

-아 그래도 저는 백수 이해합니다. 육변기로 굴릴 거 아닌데, 아는 사람이랑 구멍동서면 좀 그렇죠.

-그게 궁금하면 지혁이 불러서 물어보면 되지. 그리고 그놈 예전에 쓰리썸 사건으로 크게 데여서. 웬만하면 여캠이나 여캠 될 여자하고는 안 잘걸? 철저하게 일반인만 건드리는 애야.

-아 진짜요? 어쩐지 요즘 지혁이 여자 쪽으로 사건사고 없더라니.

“흐음….”

이현우가 고민이 가득한 숨을 내뱉었다.

연애할 것도 아니고 결혼할 것도 아닌데, 편하게 생각하라는 말을 또 들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한쪽으로 몰리던 고민이 조금 유연하게 풀리는 기분이었다.

그 말이 맞다.

어차피 그는 이유나라는 여자친구도 있었다.

그리고….

스폰 얘기에 벌레 씹은 표정을 하던 강소라의 느낌을 봤을 때.

만약 지혁과 비즈니스 관계라면, 잠자리를 같이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 같았다.

몸을 쉽게 굴리지 않는 타입 같아 보였으니까.

혹시 둘이 사귀었던 관계라면 모르지만.

그날 술자리에서 지혁이 아무 거리낌 없이 최빛나에게 들이댔던 것을 보면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았다.

그래, 일단 그렇게 믿자.

혹시나 나중에 믿음을 배반당했을 경우엔….

화순처럼 쉐어용으로 돌려버리면 되겠지.

가볍게 방침을 정한 이현우는 고민을 덜어냈다.

그리고 강소라의 방송을 부담 없이 즐겼다.

아이돌급 미모에 입도 잘 터는 강소라의 방송은 재미가 있었다.

포텐셜이라고 해야 하나?

방송이 성장할 가능성이 눈에 확 보였다.

첫날부터 다른 큰손이 둘이나 달라붙은 걸 보면, 이현우가 없어도 그럭저럭 먹고 살 수 있긴 할 것 같았다.

게다가 오늘 일로 인해, 인지도도 올라갔다.

앞으로 다른 큰손이 붙을 가능성은 더 올라갔다는 말.

그러니 강소라를 따먹기 위해선 무언가 계책이 필요했다.

일단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

지금은 돈맛을 보여줘서 코인 판을 떠날 수 없게 하는 게 먼저였다.

이현우는 429,999개라는 어정쩡한 숫자보다는 50만 개를 마저 다 채워주기로 마음먹었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퇴장료. 오늘 즐거웠습니다. 다음 방송도 찾아올게요.

“앗, 벌써 가시게요?”

-오늘 일정 맞추려면 바쁘게 움직여야해서 ㅋㅋ.

-다음에 봐요.

“아, 넵! 백수킹님. 그럼 오늘 뽑기로 획득하신 방셀, 모닝콜, 셀동, 비키니 사진, 본폰 까톡은 방송 끝나자마자 보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행선지는 여우찡이다.

아침부터 방송을 봤는데 벌써 저녁 시간.

이현우는 룸서비스로 햄버거를 시킨 뒤, 여우찡 방송에 들어갔다.

그가 들어오자마자 여우찡이 밝은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반겼다.

“백수 오빠! 하잇! 오랜만이네.”

얼마 전에 질펀하게 즐겼으면서, 오랜만이라고 하긴.

게다가 방송 적으로도 오랜만이 아니었다.

이틀 전에 그녀의 방에서 할당치를 채웠으니까.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입장료. 이틀 전에 봤는데 무슨 오랜만.

“아이잉. 회장님이 없는 방송이 그만큼 외로워서 길게 느껴졌다는 거지. 오빠는 나 안 보고 싶었나?”

-ㅂㅅㅇ!

-백수형님 와따!

-ㅂㅅㅇ!

-여우야 지금 펨꼬보셈 ㅋㅋㅋㅋㅋ

-꼭 봐야 함

-인기 글에 백수킹 검색 ㄱㄱㄱㄱ

“응? 오빠 펨꼬 인기 글 갔어? 무슨 짓 했길래?”

이현우의 등장에 시청자들도 이현우를 반긴다.

그가 오면 리액션을 마음껏 시청할 수 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어딜가나 뻐꾸기는 있는 법.

여기서 뻐꾸기란, 다른 방송에서 있었던 일을 중계하는 이들을 말하는 거였다.

정보를 알려주는 것으로 인해 순기능으로 생각되기 쉽지만.

사실 거짓 정보나, BJ 쥐고 흔들기의 목적이 더 많기에 악질로 분류되기도 했다.

허나 이들을 전부 막을 순 없는 법이었다.

그랬다간 방송이 고립될 테니까.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 개를 선물!]

-어허, 이 사람들이? 내가 그동안 얼마나 잘해줬는데. 나를 팔아?

이현우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장난식으로 경고하는 것에 그쳤다.

어차피 이현우에게 관심이 많은 여우찡은 언젠가 알게 될 사실이기도 하고 말이다.

-헐ㅋㅋㅋㅋㅋ

-재성합니다.

-백수형님 판 새끼 다 나와!

“뭐야, 뭔데? 왜 또 나만 몰라. 검색해본다!”

여우찡이 당장 컴퓨터를 조작했다.

그리고 이현우가 50만개를 한 여캠에게 몰빵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아아아아아! 오빠아아아아아! 왜 나느으으은! 나는 왜 10만 개도 안 쏴줘어어어!”

그녀가 땅바닥에 드러누웠다.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바닥에 드러누워 팔 다리를 버둥거리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미운 네 살 단비처럼 마구 소리를 지르며 떼를 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ㅋㅋㅋ

-아니 ㅋㅋㅋㅋ 캐릭터 붕괴 뭐냐고 ㅋ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은 그저 즐거울 뿐.

하지만 여우찡은 진심으로 짜증을 내고 있는 거였다.

그녀는 이현우의 코인 선물함에 1억 코인이 있는 걸 보았다.

자신에게 더 많이 쏴달라고 요구하기도 하고, 받아내기 위해 서비스도 왕창 했는데.

처음 보는 여캠한테 그렇게 쏴대다니.

아무리 남자의 이상형이 처음 보는 여자라고 하지만.

이건 너무 한 거다.

그래서 드러누웠다.

하지만 그녀의 행동교 정도 한순간이었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99,999개를 선물!]

-금. 융. 치. 료.

돈에 의해 발생한 일이니.

돈으로 치료한다.

“오빠! 10만 개! 드디어 오빠가 나한테 이렇게 큰 관심을! 너무 사랑해요! 백수 오빠아앗!”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여우야 ㅋㅋㅋㅋㅋㅋㅋㅋ

-돈 하나에 이렇게 달라져도 되는 거야?

-라고 말하기엔 너무 큰 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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