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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무한 능력으로 BJ 따먹기-143화 (14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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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까지 쓰고 있는 남자가 길거리를 걷고 있다.

그리고 한 가게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그는 편의점의 모습과 스마트폰을 계속 비교하다 고개를 번쩍 들었다.

“여기다!”

남자가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냈다.

큰 소리에 길 가던 행인 한 명이 그를 쳐다보았지만, 남자가 별다른 이상행동을 하지 않자 그대로 스쳐 지나갔다.

그의 스마트폰 화면에 띄워진 것은 빵잇의 방송 장면을 캡쳐한 사진이었다.

빵잇이 가끔 야방폰으로 방송을 진행하며 들른 편의점.

그녀의 집 근처인 곳이었다.

이 남자는 차우식.

지난번 팬 참여 공방에서 이현우에게 창피를 당하고 도망친 남자였다.

빵잇과 이현우의 밀월관계를 폭로하기 위해서 집요하게 빵잇의 방송을 파헤쳤다.

그리고 찾아냈다.

‘시발년놈들. 두고 봐라. 절대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그는 인터넷 방송 때문에 인생을 버렸다.

코인을 쏘기 위해서 월급을 다 받쳤었다.

그런데 그의 월급을 다 가져간 여캠은 회장이란 새끼에게만 대주던 씨발년이었다.

그 충격으로 직장까지 퇴사했다.

다신 여캠을 믿지않을 거라 다짐했다.

하지만 우연히 보게 된 빵잇의 방송에서 마음을 빼앗겼다.

그녀는 섹시 컨셉만 주구장창 밀어대는 여캠들과 달리, 아주 청초하고 순수해 보였다.

이 여자라면 믿을 수 있겠다.

그렇게 생각한 차우식은 빵잇의 방송을 열렬히 시청했다.

마침 직장도 퇴사했겠다.

시간적 여유는 많았다.

1년, 365일.

빵잇이 방송하는 날이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석했다.

그동안의 수입은 불안정했지만….

어떻게든 먹고 살 수는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나 노력을 했는데.

결국 빵잇도 다른 여캠들과 다를 것 하나 없는 씨발년이었다.

복수심이 불타올랐다.

왜 꼬레아TV에는 창녀 같은 년들뿐인 거지?

억울해서 못 살겠다.

복수!

복수해야만 한다.

그의 인생을 씹창내놓은 여캠에게!

차우식은 빵잇의 집이 어딘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녀의 방송을 오랫동안 보았으니, 어느 동에 살고 있는지는 알고 있었다.

남은 것은 세부적인 위치.

그녀가 가끔 야방폰을 통해 집 앞 편의점에 가는 영상을 계속 돌려보았다.

단서가 될 만한 영상을 캡쳐하고.

오늘, 현장 조사를 통해 그 편의점을 찾아내게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그녀가 이곳에 오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계속 여기 있을 필요는 없었다.

빵잇의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가, 그녀가 야방폰으로 편의점에 오는 순간.

그녀의 뒤를 밟으면 집 주소를 알아낼 수 있었다.

뒤를 밟아서 뭐 하냐고?

폭행이나 살인, 그런 범죄를 저지를 생각은 없었다.

그의 목적이 복수이긴 하지만, 인생을 담보로 걸 생각은 없었으니까.

그녀의 집을 알아낸 뒤, 회장 새끼랑 만나는 걸 찍어서 인터넷에 뿌려버릴 거다.

그러면 인터넷에서 난리가 나겠지.

보니까 회장 새끼는 여자 친구도 있던데.

여자친구와의 관계도 끝장나버리면 아주 재밌을 것 같았다.

차우식은 뒷조사, 스토킹, 개인정보 유포가 범죄라는 걸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었다.

* * *

“주말! 휴일! 휴방! 예에!”

일요일 늦은 아침.

점심이라고 불러야 할 시간에 잠에서 깨어난 이유나가 파란 하늘을 보며 외쳤다.

역시 이현우의 말을 듣길 잘했다.

오늘 휴방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어찌나 행복한 기분이 몰려오는지.

역시 이현우의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코인이 생긴다.

“아침은 무슨. 지금 점심이거든? 아악!”

옆에서 동생 놈이 깐족거렸지만 발차기 한 방으로 제압했다.

잠시 휴일의 행복을 누리던 이유나는 욕실부터 들어갔다.

샤워를 끝내고 나오니 이지훈이 이상한 생명체를 바라보듯 쳐다보았다.

“방송도 안 하는데 씻었어? 너 누구야! 우리 누나 어떻게 했어!”

“뭐라는 거야. 미친놈이. 헛소리할 시간 있으면 잠이나 처자.”

“욕하는 거 보니까 우리 누나 맞네. 휴, 난 또 외계인인 줄. 점심 뭐 먹을까? 피자, 치킨은 이제 질리는데. 갈비찜 같은 거 시켜 먹을까? 누나?”

어디서 뭘 봤는지, 병신같은 소리를 하는 남동생을 한심하게 쳐다보는 이유나.

그녀는 남동생에게 짧게 말했다.

“나 데이트. 점심은 너 혼자 먹어.”

“어? 형님 오셔?”

“오빠가 온다는데 왜 니가 더 기뻐하냐? 너, 우리 오빠한테 용돈 달라고 하지 마. 아니, 준다고 해도 거절해. 돈 하나 못 버는 고딩 주제에 용돈 그렇게 많이 받아서 어디 쓰려고.”

“아! 왜! 매형 될 사람이 처남 용돈 좀 챙겨준다는데. 누나가 무슨 상관이야!”

“매, 매형은 무슨! 벌써부터 매형이 뭐야!”

매형이라는 단어에 이유나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싫은 표정은 아니었다.

이지훈이 비열한 웃음을 지었다.

“그보다 나한테 잘해야 하는 거 아니야? 내가 누나 흑역사만 몇 개를 들고 있는데. 이거 형님한테 폭로하면 누나가…. 읍! 읍!”

“이 자식이!”

또 남매간의 혈투가 벌어졌다.

하지만 의외로 승자는 이지훈이 되었다.

이지훈은 이유나의 주먹세례 속에서도 입을 닫지 않았고, 그녀의 흑역사를 줄줄이 털어놓았다.

결국 이유나는 항복하는 수밖에 없었다.

굉장히 드문 승리의 순간.

이지훈은 이 순간을 만끽했다.

“크흠, 여봐라. 내 목이 마르니 물을 마시고 싶구나.”

“너…. 이제 더 이상 용돈 받기 싫지?”

“어허, 어느 안전이라고 용돈으로 협박하는가? 나라고 협박을 못 할 것 같나? 나도 형님 전화번호 알고 있는데?”

“….”

이유나가 부글부글 끓는 화를 참는 표정으로 물을 대령했다.

‘이제 그만해야겠네. 폭발 직전이야.’

거만한 표정으로 물을 받아 들던 이지훈은 생존 본능을 발휘했다.

아쉽지만 놀리는 건 이쯤하고 협상할 때였다.

이지훈은 흑역사를 평생 꺼내지 않는 조건으로, 이현우가 주는 용돈과 이유나가 주는 용돈은 절대 건드리지 않겠다는 허락을 받아냈다.

“흐흐, 용돈벌이는 이것만이 아니지.”

이유나가 외출 준비를 하러 방에 들어가고.

거실에 홀로 남은 이지훈은 까톡을 열었다.

-형님. 누나는 현재 우리 오빠 우리 오빠 하면서 우리 오빠라는 말을 달고 삽니다.

-밥 먹을 때도 형님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하고요.

-아 그리고 말은 안하는데 생일에 대한 기대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내일 생일인데 어쩔 거냐고 살짝 떠봤는데, 아마 데이트하지 않을까? 라고 말했습니다.

-추가로 누나 취향의 선물은 귀엽고 아기자기한 것보다는 세련되거나 멋진 거 좋아합니다.

-(GOOD하고 엄지를 올리는 이모티콘)

-500,000 원을 받으세요.

-까까오 페이.

“후후훗.”

또 50만원 벌었다.

참 돈 벌기 쉽다.

역시 세상은 능력보다는 인맥이다.

예쁜 누나….

그가 보기엔 그냥 눈 달리고 코 달린 여자 사람이지만.

어쨌든 누나를 둔 덕에 돈 많은 매형을 만나 쏠쏠하게 용돈벌이를 하고 있었다.

심지어 그 용돈이 웬만한 직장인 월급보다 많았다.

“감사합니다! 형님!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30만 원을 쥔 이지훈이 이현우를 향해 꾸벅 인사했다.

지난번처럼 도망치는 일은 없다.

그의 누나도 그의 용돈벌이를 인정했으니까.

이지훈은 부르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유나를 향해 웃어 보인 뒤 당당하게 집으로 돌아갔다.

“오빠. 쟤 용돈 너무 많이 주지 마요. 버릇 나빠져요.”

“하핫, 너무 많이 준 것 같지는 않은데?”

“30만 원이면 크죠! 이제 고1인데요. 월 30만 원도 아니고. 이렇게 찾아올 때마다 30만 원씩 주시니까….”

“그 정도야 뭘…. 자, 그런 이야기는 그만하고. 출발할까요? 공주님?”

이현우가 조수석의 문을 열어주었다.

내일은 그녀의 생일.

하지만 월요일이기에 이유나는 학교에 가야 한다.

게다가 저녁에는 방송을 해야하니 제대로 데이트를 할 시간이 없었다.

그러니 오늘, 하루 일찍 완벽한 생일을 만들어줄 계획이었다.

“가, 갑자기 공주님은….”

“오늘은 내가 모시게 해줘. 생일이잖아? 하루 빠르지만. 다른 날에는 이런 거 안 해주니까 즐기세요.”

“으음, 네에…. 그럼. 탈게요. 고마워요.”

이유나가 조수석에 올랐다.

그녀가 습관적으로 안전벨트를 매려고 하는데, 이현우가 몸을 집어넣었다.

“아….”

“말했지? 오늘은 내가 다 해줄 거라고.”

이현우가 그녀의 손에서 안전벨트를 부드럽게 빼앗아 걸이에 장착했다.

그 덕에 이현우의 몸이 이유나의 몸에 밀착되듯 가까이 다가가게 되었다.

좋은 향기.

이유나는 코가 벌렁거리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참았다.

그런 추한 모습을 이현우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향수 뭐 쓰는 걸까?

계속 맡고 싶은 향이었다.

“그럼 가볼까? 점심은 간단하게 먹자.”

“네….”

동생이랑 있을 때나 방송할 때와 달리 극히 얌전하고 조신해진 이유나.

가식이나 내숭….

그런 단어보다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예쁘고 참한 모습만 보이고 싶은 여자의 본능이었다.

하지만 그 모습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현우는 첩보에 따라 그녀가 좋아하는 장소로만 데이트를 구성했다.

신남 게이지가 끝까지 차올라 20살의 밝고 명량한 모습이 조신함을 뚫고 나와버렸다.

그것도 좋다.

함께하는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으니까.

오락실, 코인 노래방, 보드 까페, 방 탈출, 뚝섬 유원지.

이현우와 이유나는 10대가 다닐만한 데이트 코스를 쭉 돌았다.

10대의 모든 시간을 미국에서 공부하는데 썼던 이유나는 이런 시간들에 정말로 즐거워했다.

한국에 가면 꼭 해보고 싶었던 것들.

그것을 남자친구인 이현우와 하게 되었으니, 더 바랄 것은 없었다.

“여긴 별로야?”

“네? 별로라니요? 전 좋아요. 오빠와 함께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요.”

저녁.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한강 뷰가 보이는 비싼 자리.

그런데 이유나의 표정이 낮에 돌아다닐 때보다는 차분해 보였다.

아까는 그렇게 신나 하더니.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그런데 레스토랑 데려오면 더 좋아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차분해서.”

“아…! 그런 게 아니라…. 이런 레스토랑은 익숙해서요. 미국에서 이런 곳 꽤 다녔거든요. 가족끼리 기쁜 일 있을 때면 이런 비슷한 곳에서 외식했었으니까요.”

가족이라는 말을 꺼내는 이유나의 표정이 조금 더 어두워졌다.

괜한 말을 꺼냈구나.

이현우는 자책하며 다시 분위기를 띄우려고 노력했다.

“이제 네 시간 있으면 생일이네. 미리 축하한다는 말 전할게. 생일 축하해. 유나야.”

“에헤헤…. 고마워요. 오빠. 오빠한테 제일 먼저 축하받아서 좋네요.”

“이제 진짜 스무 살인 건가?”

“만으로는 19세지만요.”

“오. 그럼 아직 10대인 거네?”

“그렇죠? 그래도 이제 완벽한 성인이에요. 애 취급은 노노.”

손가락을 흔들며 말하는 이유나의 모습에 이현우의 눈꼬리가 휘어졌다.

“그럼 성인이니까 술도 한잔해봐야겠네?”

“에? 수, 술이요?”

“지금 와인 한잔해볼래? 아니면 이따 방에 가서 마실까?”

이현우가 노골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에 담긴 뜻을 모를 정도로 이유나는 어리숙하지 않았다.

그녀가 침을 꼴깍 삼켰다.

거절?

그런 건 이미 머릿속에 없었다.

그녀 또한 기다려왔던 일이니까.

이현우라면 처음을 줘도 괜찮다는 생각은 진작부터 하고 있었다.

그리고….

달링인지 뭔지.

그 미친년에게 뒤처지고 싶지도 않았다.

“네….”

그녀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이현우의 밝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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