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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대외비인데 꼬레아에서 코그모 코리아랑 합병을 추진하고 있나 봐.
-합병이요? 그게 되나요? 코그모가 훨씬 큰 회사인데.
-전 세계적으로 보면 그렇지만 한국만 놓고 보면 꼬레아가 훨씬 크니까. 게다가 코그모TV는 망 사용료 때문에 한국 사업 철수를 준비하고 있기도 하고.
-그래서 꼬레아가 나를 포함한 몇몇 큰손한테 제안한 게 코그모 쪽에 놀러 가서 버튜버 하는 애들 다 꼬셔오라는 말이었거든. 다른 스트리머는 말고 버튜버만.
-거기서 쓰는 돈 50퍼센트 지원해 준다고 하네? 그래서 너도 버튜버 관심 있으면 같이 하자고 하려고 했지.
-아…. 꼬레아가 한국 버튜버판을 완전 다 먹으려고 하는 건가 보네요?
-그런데 저는 버튜버는 진짜 취향이 아니라서….
-일단 생각은 한번 해보겠습니다.
이현우는 곰도리푸의 제안을 일단 거절했다.
저 제안을 승낙할 수는 없었다.
그의 코인은 꼬레아TV에서만 무한이었으니까.
코그모TV에서 도네이션을 하려면 그가 가진 현금을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코그모 코리아가 사업 철수하면 한국에선 코그모TV가 사라지는 건가요?
-글쎄. 자세한 건 나도 잘 모르겠는데? 그냥 그럴 거라 듣기만 한 거라서.
-네. 형님. 나중에 생각 있으면 다시 말씀드릴게요. 제안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 그래.
-나중에 모임이나 번개 있으면 얼굴이나 한 번 보자.
-예.
좋은 정보를 얻었다.
꼬레아TV와 코그모 코리아의 합병이라니.
어떤 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잘 풀린다면 코그모에 있는 스트리머와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현우가 김세앙과의 대화창을 다시 열었다.
-세앙 씨. 제안할 것이 하나 있는데….
버튜버는 관심 없지만.
그 속의 사람에는 관심이 있는 이현우였다.
그는 김세앙에게 미끼를 던졌다.
그리고 12시가 되었다.
-달링♥ 님이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이현우가 기다리고 있던 알람이 떴다.
오늘은 이예린의 방송 복귀날.
여러 사건이 겹쳐 근 3주 만에 방송을 켜는 이예린이었다.
그 사건들에 가장 관계있는 사람이 이현우이니, 방송을 시작하자마자 찾아가는 것이 좋겠지.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퇴장료. 오늘도 연주 잘 들었어요.
정소림의 방송을 보고 있던 이현우가 퇴장료를 날렸다.
그러자 정소림이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아, 네! 회장님. 오늘도 감사합니다.”
그녀가 움직이자, 멋진 가슴의 출렁임이 생겼다.
하지만 지금은 그걸 자세히 들여다볼 시간이 없었다.
이현우는 정소림의 방송을 종료한 뒤, 이예린의 방송에 입장했다.
-열혈 팬 백수킹 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ㅂㅅㅇ!
-백수 형님 ㅎㅇ!
-오 ㅋㅋㅋㅋ 백수 형님도 오랜만이네요.
-하…. 3주 만의 달링 방송 ㄷㄷ
방송 시작 1분.
달링의 충성 팬들이 채팅창에 모여있다.
방송은 시작되었지만, 아직 화면에는 이예린이 비키니를 입고 있는 사진만 띄워져 있다.
3주 만의 복귀이니 시청자가 조금 모일 때까지 뜸을 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얼마 뒤, 달링이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 안녕! 다들 오래 기다렸지?”
그녀는 장기 휴방 전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도저히 포랑에게 조교를 받는 여자라고 볼 수 없는 미모와 텐션.
연기인 걸까?
그렇다면 대단하고.
만약 포랑의 조교를 받아서 얌전해진 모습이 연기인 것이라면.
그것 또한 대단했다.
-ㅠㅠㅠㅠㅠㅠ
-어딜갔다 이제 와 ㅠㅠㅠㅠㅠ
-3주 휴방이라는 말은 없었잖아 ㅠㅠㅠㅠㅠ
-(눈물 채팅콘)(눈물 채팅콘)(눈물 채팅콘)
달링이 나타나자 채팅창이 눈물바다가 되었다.
모두 달링의 코어 팬인 만큼 그녀를 비난하는 사람은 없었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입장료.
“백수야. 너무 고마워.”
[[링]수박맛조스바 님께서 코인 500개를 선물!]
-쉬는 동안 원기옥 모아 옴!
[[링]종이시계 님께서 코인 1,000개를 선물!]
-왜 이제와써ㅠㅠㅠ
[[링]라떼는홀수 님께서 코인 1,280개를 선물!]
-오랜만에 보니까 더 예쁘네
이현우를 시작으로 코인 후원이 쏟아졌다.
3주 만의 방송이다 보니 코어팬들이 격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꺄아! 조스야! 500개 땡큐! 시계 오빠 내가 너무 늦었지? 미안. 흑흑…. 홀수 오빠! 왕이쁜이개 너무너무 고마워. 하뚜하뚜!”
이예린은 쏟아지는 코인에 눈웃음을 치며 행복해했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진짜 간만에 보니까 예쁘긴 하네.
이현우도 멈추지 않고 코인을 계속 후원했다.
이는 포랑과도 협의가 된 내용이었다.
포랑은 달링과 깊은 대화를 나눴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을 알아냈다.
첫 번째는 이현우.
두 번째는 돈.
세 번째는 칭찬해주는 사람.
조교하는데엔 억압과 구속도 중요하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스트레스 관리도 무척 중요했다.
전문 조교사인 포랑은 그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었고.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역할을 이현우에게 맡겼다.
그 방법은 바로 방송.
이예린의 생업을 이어 나가게 함과 동시에 스트레스까지 풀어줄 수 있다.
이현우가 그녀의 방송에 커다란 후원을 하면서 칭찬하기만 하면 되는 일.
그리하여 포랑은 이예린에게 방송 시간만큼은 자유를 줬고.
이현우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게도 나쁜 일이 아니었다.
달링의 빈자리가 채워지면 이현우의 수익도 올라간다.
게다가 이젠 스스로 정한 한계치조차 없애버린 상태.
캐시백을 받을 여캠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모두 고마워. 나도 너무 보고 싶었어.”
-3주나 방송 쉬어놓고 오자마자 코인 땡기고 리액션은 개창렬 ㅋㅋㅋ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악질 혹은 개청자라 불리는 부류의 사람들도 방송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참지 않고 손가락으로 악의 가득한 말들을 뿜어낸다.
개인 방송 업계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BJ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하겠지만.
이예린은 10년 차 고인물.
그녀는 채팅을 보자마자 단호하게 마우스를 움직였다.
-NC88(fengg221)님이 BJ에 의해 강제퇴장 당하셨습니다.
강제 퇴장에 이은 영구 블랙.
저놈은 이제 다시는 이예린 방송에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
“하아,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왜 안 오지? 행복 오빠, 다른 사람들 연락해 봤어? 왜 안 와?”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화제를 돌렸다.
3주만의 방송 복귀인데 시청자 수가 좀 부족했다.
아무리 단물 다 빠진 10년 차 BJ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매일 세 자리 수는 넘겼는데.
지금은 간신히 90명을 넘긴 수준이었다.
달링이 그녀의 매니저이자 충실한 팬에게 물었다.
채팅창 수질 관리와 코어 팬들의 연락책 역할을 하는 [링]행복스타킹.
그가 달링의 질문에 대답했다.
-오늘 시간이 안 된다는 사람이 많더라. 다른 날에는 오겠지.
거짓말이었다.
3주는 짧아 보여도 꽤 긴 시간이다.
특히나 거의 매일 방송해야 하는 방송인 입장에서는 말이다.
그 기간동안 휴방했다면 시청자는 다른 방송을 볼 수밖에 없다.
코어 팬이었다 하더라도, 시간이 길어진다면 다른 BJ에게 마음을 빼앗길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본진에 돌아오지 않는 일은 흔했다.
행복스타킹은 달링의 성격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방송 첫날부터 집착과 떼를 써버릴 테니까.
그러면 오랜만의 방송이 망해버린다.
“흐응…. 그래? 그러면 뭐 어쩔 수 없지.”
방송 고인물은 거짓말인 것을 눈치챘다.
장기 휴방 전과 같은 시간대에 방송을 켰는데, 나타나지 않는 걸 보면 이미 마음이 떠났다는 말이다.
그래도 상관없다.
그녀에겐 이현우만 있으면 된다.
이현우를 만나기 전이었다면, 한 명 한 명에게 집착을 보였을 거다.
코어 팬들은 하루 1,000원 혹은 10,000원씩이라도 후원했던 사람들이었으니까.
큰손이 없던 시절엔 그 사람 한 명 한 명이 너무 소중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현우가 있으니까.
이예린에겐 이현우만 있으면 된다.
“그럼…. 오랜만이니까. 간만에 리액션 댄스나 해볼까? 현우야, 어떤 춤이 좋아? 네가 원하는 걸로 춰줄게!”
이예린이 대놓고 이현우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크게 뭐라 하거나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을 지닌 걸 다들 알고 있으니까.
달링의 방송은 예쁜 외모와 미친 몸매를 보러 오는 거지.
성격으로 치유 받으려고 오는 곳이 아니었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99,999개를 선물!]
-섹댄 가야지.
-헐 10만 갣ㄷㄷㄷㄷ
-백수갓!
-외쳐! 백수업!
-ㅄㅇ!
-ㅂㅅㅇ!
-ㅂㅅㅇ!
“꺄아아아아! 현우야아앗! 10만 개! 사랑해! 쪽! 쪽! 쪽!”
뜬금없이 터진 10만 개.
시청자는 물론 달링도 기뻐서 날뛴다.
돈을 좋아하는 이예린이었다.
그녀가 사랑하고 있는 이현우가 주는 돈이라면 더욱 좋다.
“그럼, 현우가 원하는 섹시 댄스! 바로 갑니닷!”
달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골반과 가슴을 흔들며 섹시하게 춤을 췄다.
그렇게 몇 시간의 방송.
이현우는 특이점을 발견했다.
달링이 방송을 종료하지 않았다.
원래부터 달링은 코인 달성이 될 때까지 방송을 끄지 않는 독종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그건 이현우가 회장으로 앉기 전까지의 이야기.
이현우가 나타나고, 2시간 정도 가량 코인을 뿌리고 나면.
한두 시간 내에 방송을 종료하는 게 달링의 패턴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현우가 멀티를 켜서 다른 방송을 보고 있음에도, 그녀는 방송을 종료하지 않았다.
이대로 가면 여섯시간을 넘길 것 같은 분위기.
다른 시청자들은 오랜만의 복귀 방송이라 오래 하는구나 여겼지만.
이현우는 정확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조교가 확실히 힘들긴 한가 보구나.’
현재 이예린은 포랑에게 24시간 조교를 받는 중이었다.
방송 종료를 하면 곧바로 노예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
그렇기에 그녀는 억지로 화제를 꺼내면서 계속 방송을 이어 나가고 있었다.
‘뭐…. 나쁜 일은 아닌가?’
이현우가 이예린 옆에 포랑을 24시간 붙여놓은 것은 또 다른 헛짓거리를 못 하게 감시하라는 목적이 가장 컸다.
그녀가 포랑의 감시 속에서 빠져나오지 않는다면, 이 정도 잔꾀는 충분히 용서해줄 수 있었다.
게다가 이예린이 방송을 열심히 한다면 그녀에게도 좋은 일이었다.
맨날 방송 창렬 소리 듣는데, 이 기회에 그런 습관도 고치면 좋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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