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코인 무한 능력으로 BJ 따먹기-150화 (150/250)

150

[오늘은 교복룩!]

봄여름 · 시청자 수 746명

교복을 입고 있는 이유나가 이리저리 포즈를 취했다.

현역 고등학생의 교복 자랑!

그 어그로에 끌리지 않을 남자는 몇 없었다.

시청자 수가 쭉쭉 올라간다.

“어떠냥? 예쁘냥? 냥냥!”

오늘의 컨셉은 고양이.

교복에 고양이 귀 머리띠를 착용하고 있는 그녀가 손목을 구부려 고양이처럼 휘둘렀다.

그리고 말끝마다 냥을 붙였다.

귀엽다.

여자친구라서 하는 소리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봐도 이유나는 미칠듯한 풋풋함과 귀여움을 가지고 있었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긴급 미션! 시청자 천 명 찍기!

새로운 유입도 많아졌겠다.

이현우는 미션을 내걸었다.

방송이 성장할 기회를 놓칠 이현우가 아니었다.

“앗! 회장님의 긴급 미션! 받겠다냥! 천 명…. 어떻게 해야 할까냥?”

그녀가 잠시 고민한다.

그 사이 시청자들이 채팅을 우후죽순 올렸다.

-섹댄!

-제로투

-애교 가자 애교

-ㄱㅇㅇ

-일단 삼분할 걸고 뭐라도 하면 찰 듯?

대부분 자기 욕망에 솔직한 채팅들.

이유나가 그중 하나를 골랐다.

오늘은 고등학생이니 과한 섹시 컨셉은 별로다.

귀여움으로 승부를 본다!

그녀가 큐티 컨셉으로 발매된 아이돌 음악을 틀었다.

삼 분할로 화면을 바꾸자마자 올라가기 시작하는 시청자.

역시 꼬레아TV에서 삼 분할은 치트키였다.

여캠이 삼 분할을 하는 건 리액션을 한다는 뜻.

그렇기에 유동 시청자들이 서둘러 접속하는 것이다.

“앗! 미션 달성!”

춤을 추는 도중에 시청자 천 명이 넘었다.

그걸 발견한 이유나가 함박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춤을 멈추진 않았다.

그랬다간 민심 폭동이 일어날 테니까.

실시간 채팅창에 나락과 폭동이 도배되는 건 BJ에게 꽤 부담되는 일이었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미션 성공.

“헤헷, 감사합니다. 회장님.”

춤을 끝낸 이유나가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새로 들어온 사람들에게 추천과 즐겨찾기를 부탁하며, 소통을 이어 나갔다.

그 순간, 그녀의 핸드폰에 전화가 걸려 왔다.

운명이라고 해야 할까?

방송할 땐 스마트폰을 거의 쳐다보지 않는데.

그때 딱 그녀의 눈에 전화가 걸려 온 것이 눈에 띄었다.

평소 방송 중에는 스마트폰을 무음으로 해놓는다.

그녀가 방송할 땐 전화를 걸 사람이 없었다.

한국에 아는 사람들이라고는 이현우와 학교 친구들뿐.

학교 친구들은 야자를 하고 있고, 이현우는 시청자로 방송을 지켜 보고 있었다.

그러니 배달 음식이라도 시키지 않는 한, 스마트폰을 쳐다보지 않는 편인데.

오늘따라 전화가 걸려 온 것이 눈에 띄었다.

“어…? 여, 여러분 잠시만요.”

그런데 발신 표시에 뜨는 것이 국제 전화였다.

이유나의 눈동자가 커졌다.

그녀가 재빠르게 방송을 대기 화면으로 돌렸다.

엄마인가?

드디어 풀려나신 건가?

그녀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들려오는 사무적인 목소리.

“네, 네? 뭐, 뭐라고요? 다시 한번 말해줄래요?”

그녀가 능숙한 영어로 다시 질문했다.

하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똑같았다.

미국 시간으로 그제와 어제.

그녀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구치소에서 사망했다는 내용.

미 법무부 직원이 사무적인 어조로 시신은 어찌 할 건지를 물어보았다.

“아, 아아…. 흐아아아!”

이유나는 질문을 듣지 못했다.

그저 눈물이 쏟아지고 또 쏟아졌다.

그녀가 서글프게 울었다.

악을 쓰듯 우는 것 같기도 했다.

어째서 그녀에게 이런 시련이 찾아오는 걸까.

분명 부모님은 한국에 잠시 몸을 피해 있으면 모든 것이 잘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아빠가 잘 해결할 테니 걱정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그런데 그 결과가 난데 없는 사망 통보라니.

“하아…. 미스 리. 진정되질 않는 모양이군요. 일단 진정하시길 바라며, 이만 전화는 끊겠습니다. 침착해진 다음에 다시 이 번호로 전화를 주세요.”

전화가 끊겼다.

당연한 일이었다.

전화를 건 직원에게는 두 명의 아시아인 수감자가 죽은 일일 뿐이니까.

“엄마아…. 아빠아…. 흐윽….”

그녀의 눈물샘이 마르질 않는다.

그렇게 몇 분이나 울었을까.

이유나는 문득 결심했다.

‘미국에 가야겠어.’

엄마는 위험하니까 무조건 한국에서 가만히 있으라고 했지만.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가서 엄마와 아빠의 마지막 모습이라도 봐야 할 것 같았다.

“흐으윽, 흑, 흐으읍. 아, 흑, 나 방송…. 흑, 중이었지.”

흐느끼는 그녀에게 점점 이성이 돌아왔다.

그렇지만 눈물이 흐르지 않는 건 아니었다.

그녀가 손등으로 볼에 가득 흐른 눈물을 닦아냈다.

뭐라고 말해야 하지?

모르겠다.

어차피 지금 방송 따위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뭐야?

-대체 무슨 일인데?

-방장 왜 방송 끔?

-여름아????

-????

“여러분…. 저…. 일이 생겨서, 흑, 방송 끌게요. 아마 당분간 방송 못 할 거 같아요.”

-???

-뭐야? 울었어?

-무슨 일인데?

시청자들이 수많은 질문을 날렸다.

하지만 이유나는 방송을 바로 꺼버렸다.

방송에 신경 쓸 여유가 하나도 없다.

그때, 이현우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이유나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오빠! 나 어떡해요? 흐아아앙. 진짜 어떻게 해야 하지…? 오빠…. 우리 엄마랑 아빠가 죽었대요. 흐윽, 감옥에서 맞아 죽었데요. 흐아앙. 흐아아아아!”

이유나가 아까보다 더 서럽게 울었다.

전화기 너머로 이현우가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지금 갈게. 전화 끊지 말고 있어. 바로 출발할 테니까.”

“오빠. 나 이제 어떻게 살아요? 우리 엄마랑 아빠 다신 못 보는데? 흑, 흐윽….”

“…. 괜찮아. 괜찮을 거야. 일단 나 거기로 가고 있어.”

갑작스러운 부모님의 죽음.

이현우는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그저 괜찮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 말 이외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리고 도착한 이유나의 빌라.

이현우가 달리다시피 계단을 올라 이유나의 집 앞에 도착했다.

이예린의 습격 사건 이후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있었기에, 서슴없이 문을 열고 들어간다.

“오빠!”

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있던 이유나가 이현우에게 걸어왔다.

눈물을 워낙 많이 쏟아 힘이 없는지, 걸어오는 폼이 비실비실하다.

이현우는 먼저 한 걸음 다가가 이유나를 품에 폭 안았다.

“흐아아앙. 오빠아아아!”

“괜찮아. 유나야. 괜찮을 거야.”

이유나가 그녀를 끌어안고 그녀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하염없이 괜찮다는 말만 내뱉었다.

그러길 또 몇 분.

이현우의 품속에서 계속 눈물을 흘리던 이유나가 눈물을 그쳤다.

그녀는 몇 번 숨을 고르더니 말했다.

“오빠…. 나 미국 갈 거예요.”

“뭐? 안돼! 부모님도 위험하다고 했다며. 그러다 너까지 위험해지면 어떻게 해?”

이현우가 이유나를 말렸다.

그간 이유나에게 한국에 오게 된 이유를 들었기에, 그 또한 사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그녀의 부모님을 죽인 건 아마 갱단일 것이다.

서슴없이 그녀의 부모님을 죽인 것으로 보아, 미국에 간다면 이유나의 부모님마저 위험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하지만 이대로 있을 수는 없잖아요? 우리 아빠가 맞아 죽었다는데…. 엄마는 자살했다고 하는데. 그런데 내가 어떻게 그냥 가만히 있어요?”

“일단 알겠어. 그건 차분히 생각해보자. 일단 너부터 챙기자. 유나야.”

“오빠….”

이현우는 밥을 먹지 않겠다는 이유나의 의견을 무시하고 음식부터 주문했다.

그리고 수건을 따듯한 물에 적셔와 그녀의 얼굴을 닦았다.

“슬프겠지. 힘들 거고. 나도 옆에서 같이 슬퍼해 줄게. 같이 힘들어 줄게. 그러니 혼자 짊어지려고 하지 마.”

“오빠…. 우리 엄마 아빠 불쌍해서 어떻게 해요? 흐윽, 흑….”

“괜찮을 거야.”

이현우는 눈물을 멈췄다가 흘리기를 반복하는 이유나를 끊임없이 달랬다.

그조차 이렇게 막막함을 느끼는데.

이유나는 얼마나 큰 절망을 느끼고 있을까.

할 수만 있다면 이유나의 슬픔을 가져오고 싶었다.

그녀가 흘리는 눈물을 대신 흘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게 너무나 분하고 원통했다.

그러는 사이 음식이 왔고.

이현우는 먹지 않는 이유나에게 입속에 음식을 넣어주며 억지로 먹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남동생 이지훈도 학교에서 돌아왔다.

“거짓말…. 하, 하…. 거짓말치지 마 누나. 하나도 재미없어.”

“흐으윽…. 지훈아. 흐아아앙!”

겨우 멈춰놓은 눈물.

하지만 이지훈이 도착하고, 그걸 설명하는 사이 이유나의 눈물샘이 또 터졌다.

이지훈은 한동안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러다 그의 눈도 빨갛게 충혈되며 눈물 한 방울이 흘렀다.

“흐어억, 흐앙…. 끄윽!”

“유나야!”

“누, 누나!”

서럽게 울어 재끼던 이유나가 숨넘어가는 소리를 하며 바닥에 쓰러졌다.

다행히 숨은 쉰다.

아무래도 너무 큰 스트레스와 너무 많은 눈물 탓에 탈진하여 기절한 것 같았다.

이현우는 이유나를 들어 그녀의 방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이지훈에게 다가갔다.

“지훈아.”

“형…. 하하…. 이거 진짜 거짓말 아닌 거죠…?”

“…. 그래. 내가 뭐라고 할 말이 없다.”

“하아…. 진짜 인생 개 같네요. 하하….”

이지훈은 그래도 남자라고 눈물 한 방울을 흘린 뒤엔 침착함을 되찾았다.

이현우는 그와 앞으로의 일을 의논했다.

“우선, 부모님부터 미국에서 모셔 와야지. 내가 알아보니까 대사관에 연락하면 어느 정도 절차를 처리해준다고 하더라. 돈은 걱정하지 마. 내가 낼 테니까.”

“…. 감사합니다. 형….”

“우선 대사관에 연락하자. 미국 감옥에 부모님을 오래 놔둬서 좋을 건 없으니까.”

“네….”

이지훈이 미 법무부 직원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곤 영어로 뭐라뭐라 말을 한다.

시신 인도 절차에 대해 설명을 듣는 거였다.

그리고 전화를 끊은 그가 이현우를 돌아보았다.

“형님. 사망확인서를 발급받으려면 직접 와야 한다고 하는데요…?”

“음….”

이현우가 고민 했다.

남매의 부모님을 데려오려면 남매가 한 번은 미국으로 건너가야 했다.

하지만 LA 갱단이 이유나와 이지훈을 노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 위험한 곳에 이유나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

“지훈아. 네가 가야겠다.”

“네…?”

“그래도 누나보다는 남자인 네가 가는 게, 위험을 회피할 수 있을 테니까. 경호원 붙여줄게. 열 명. 그 정도면 무슨 일이 벌여저도 충분히 널 지켜줄 수 있을 거야.”

이유나는 보낼 수 없고.

이현우도 갈 수 없었다.

그는 영어도 못 하는데 다, 친족이 아니기에 사망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없었다.

그러니 남은 것은 이지훈뿐.

“그렇네요. 누나까지 위험에 처하게 할 순 없죠. 제가 다녀올게요. 그리고 감사합니다. 형님…. 형님 아니었으면 정말….”

이지훈도 같은 생각인지 쉽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신 인도 비용에 장례식 비용, 게다가 경호원까지 붙여준다는 이현우에게 감동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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