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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역시….’
정소림은 안타까웠다.
애무는 물론, 삽입 이후에도 전혀 기분이 좋지 않다.
비교하고 싶지 않지만, 자꾸만 이현우와의 섹스가 떠올랐다.
이보다 훨씬 더 기분 좋은 섹스를 알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소림아….”
그녀의 위에서 잔뜩 흥분한 남자친구.
열심히 허리를 흔들던 그가 정소림을 불렀다.
왜인지 침울한 목소리.
설마 기분 좋지 않다는 게 얼굴에 드러난 건가?
정소림은 급하게 미소를 꾸며냈다.
“왜? 오빠?”
“기분…. 안 좋아…?”
“그럴 리가. 기분 좋아 오빠.”
“….”
정소림의 거짓말.
전혀 설득력이 없는 거짓말이었다.
그녀가 흥분했을 때, 어떤 목소리를 내는지.
어떤 표정을 짓는지.
두 사람 다 알고 있었으니까.
보지 속에 들어가 있는 남자친구의 작은 자지가 급격하게 힘을 잃었다.
“아….”
“오빠…?”
“미, 미안…. 갑자기 왜, 왜 이러지?”
발기가 완전히 풀린 자지.
이대로는 섹스를 이어 나갈 수 없었다.
“괜찮아 오빠. 요즘 좀 피곤했나 보다. 내가 다시 세워줄게.”
정소림이 상냥하게 웃었다.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보지에서 자지가 빠지고.
그녀가 더 작아진 자지를 입에 담았다.
“으읏…!”
정소림의 오랄에 다시 자지가 힘을 되찾았다.
“이번엔 힘내서 해보자, 오빠.”
남자친구의 자지를 세운 정소림이 침대에 누웠다.
그녀가 다리를 활짝 벌리며 남자친구를 유혹했다.
남자친구가 다시 한번 자세를 잡았다.
“아….”
삽입.
그리고 또 발기가 풀렸다.
“….”
“괜찮아, 오빠. 난 괜찮으니까….”
남자친구의 얼굴이 더 없이 어두워졌다.
정소림은 얼른 일어나 그를 위로했다.
하지만 남자친구의 표정은 풀리지 않는다.
“오빠, 내가 빼줄게. 누워 봐.”
“아니….”
“얼른. 내 말 안 들을 거야?”
정소림이 그를 침대에 억지로 눕혔다.
그리고 할 수 있는 기술을 다 사용하여 자지에서 정액을 빼냈다.
* * *
“그렇게 된 거군요.”
정소림과 통화를 하는 이현우가 말했다.
“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현우 씨가 알려준 대로 잘 되긴 했는데…. 오빠가 받은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너무 큰 것 같아요. 삽입하려 하면 자꾸만 시무룩하게 되고….”
“흐음….”
이현우는 고민했다.
삽입하려 하면 발기가 죽는다.
하지만 정소림이 만져주면 다시 선다.
그리고 영상을 보며 딸딸이를 친다.
그렇다면….
“보여줄까요?”
“네? 뭐를요?”
“섹스요. 저랑 소림 씨가 하는 걸 보여주는 거죠. 아, 바로 직관하게 하는 건 아직 무리일 테니까. 영상 통화 정도로? 실시간으로 보여주죠.”
“아, 아니. 현우 씨. 오빠가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왜 이야기가 또 그쪽으로 가는 거예요?”
“소림 씨 남자친구가 이 상황을 인정하긴 했지만. 아직은 비일상이라 생각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거예요. 이게 아예 일상의 일부가 된다면…. 그때엔 스트레스가 없어지지 않겠어요?”
이현우가 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했다.
하지만 정소림은 반박할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그가 했던 말도 안 되는 소리가 전부 이뤄졌으니까.
이번에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정말 그걸로 오빠의 마음이 치유될까요…?”
“치유될지는 모르죠. 전 의사나 상담가가 아니까. 하지만 소림 씨 남자친구가 받는 스트레스는 없어질 거예요. 제가 예전에 말했죠? 남자는 태어날 때부터 강약약강으로 설계되어 있다고. 저와 소림 씨를 인정하고, 굴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완전히 받아들이진 않았다는 거죠. 그러니까 계속 해야 해요. 소림 씨 남자친구가 완전히 인정할 때까지. 그때가 되면 자연스레 스트레스도 사라질 거예요.”
“아…. 네….”
“그럼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지금 당장 오세요.”
“지금요? 하지만 저 방송….”
“휴방 공지 내세요. 이유는 알아서 적당히 붙이고. 남자친구분 수업이 다섯 시라고 했죠?”
“네, 네….”
“시간은 넉넉하네요. 지금 휴방 공지 내고. 남친한테도 말해요. 저한테 지금 온다고.”
정소림이 침을 삼켰다.
안 된다고 한 번 튕기긴 했으나, 그녀의 몸은 지금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이현우와 섹스를 한 지가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
그에게 길들여진 몸은 열렬히 그의 자지와 쾌락을 원하고 있었다.
“네…. 갈게요.”
“그럼 기다리고 있을게요.”
통화가 끊겼다.
하지만 정소림은 조금 더 집 밖에 머물러 있었다.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었으니까.
아마 얼굴에도 열이 조금 올라와 있을 것이다.
“후우….”
몸과 마음이 진정된 후.
정소림이 문을 열었다.
남자친구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통화를 하러 간 그녀가 언제 들어오는지 지켜본 모양.
그리고 누구랑 통화를 했는지 신경 쓰는 듯했다.
“오빠.”
이제 숨기지 않는다.
정소림은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고자 했다.
“어, 어? 왜?”
“나 오늘 방송 쉴 거야. 회장님이 쉬래. 그리고 지금 당장 오라고 하네. 가도…. 되지…?”
순간, 세상 모든 소리가 사라진 것처럼 정적이 맴돌았다.
몇 초간의 정적.
분명 짧은 순간인데, 억겁의 시간처럼 느껴졌다.
이 불편함을 먼저 깨트린 것은 남자친구였다.
“회장…. 그놈이 오래…?”
“응.”
“가야 하는 거지?”
“응….”
“넌 가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는 거지?”
아니, 사실 가고 싶어.
하지만 정소림은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응…. 가야지 돈을 버니까….”
“그럼 어쩔 수 없지…. 다녀 와.”
“응. 미안해 오빠. 그리고 고마워.”
정소림이 그에게 다가갔다.
볼과 입술에 가볍게 뽀뽀를 했다.
그리고 그의 고간이 불룩해진 것을 보았다.
“그럼 나 준비 좀 할게. 점심은 맛있는 거 시켜 먹어. 오빠.”
정소림이 지갑에서 5만 원짜리 한 장을 꺼냈다.
자지를 크게 만든 남자친구가 복잡한 얼굴로 돈을 쳐다보았다.
‘속옷부터 갈아입어야겠지?’
한창 방송 준비를 하던 중이었기에 화장과 머리는 완벽하다.
하지만 속옷이 문제였다.
그녀가 서랍장을 열어 속옷을 고른다.
얼마 전에 샀던 화려한 속옷이 눈에 띄었다.
이현우를 만날 때 입기 위해 산 속옷.
오늘 첫 개시다.
수수한 속옷을 벗고 화려한 속옷을 입었다.
그때, 등 뒤에서 뜨거운 시선이 느껴졌다.
정소림이 거울을 쳐다본다.
남자친구가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게 보였다.
그녀는 남자친구의 시선 속에서 옷을 다 챙겨 입었다.
이현우를 위해 산 속옷과 이현우가 선물해준 명품 옷.
외출 준비가 끝났다.
“오빠. 그러면 전화할게.”
영상통화에 대한 것은 말하지 못했다.
뻔뻔하게 행동하려 노력하지만, 아직 그렇게까진 뻔뻔해지지 못한 정소림이었다.
“응…. 잘…. 다녀와….”
“어. 오빠 퇴근 전까지는 집에 돌아올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는 말고.”
“응….”
“그럼 다녀올게.”
그리고 도착한 호텔.
정소림은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문을 노크했다.
“들어와요.”
“아, 현우 씨.”
“오랜만이네요.”
“네….”
“그럼….”
정소림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이현우가 그녀의 허리를 껴안았다.
그의 얼굴이 다가온다.
“읍….”
숨 쉬듯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키스.
정소림은 짜릿함을 느꼈다.
이 느낌, 남자친구에게선 얻을 수 없는 이 기분.
그녀가 바라고 바라던 것이었다.
“하아….”
키스가 끝나고.
그녀의 팬티가 질척질척하게 젖었다.
어째서 이현우는 이렇게 키스도 잘하는 걸까.
이러니까 남자친구의 애무와 섹스에선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거였다.
“현우 씨…? 어째서….”
키스가 끝나고.
이현우의 몸이 떨어졌다.
정소림은 진한 아쉬움을 느꼈다.
“하하핫. 그냥 반가움의 인사였을 뿐이고. 본격적인 것은 이야기를 나누고 해야죠. 오늘 중요한 건 섹스가 아니라, 소림 씨 남자친구에게 보여주는 거잖아요.”
“아…!”
정소림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너무 오랜만에 이현우를 보았고.
쌓인 성욕 때문에 중요한 걸 있을 뻔했다.
이성을 되찾은 그녀가 남자친구와 있었던 일을 더 자세히 풀어놓았다.
“아, 영통에 관한 건 말 안 했다고요?”
“네…. 그것까진 말하기엔 그게…. 조금….”
“알겠어요. 큰 상관은 없으니까. 그럼 이렇게 하죠. 금태양이라고 아세요?”
“금태양? 황금색 태양 같은 건가요? 근데 원래 태양은 그런 색 아닌가요?”
“하하핫, 아뇨. 아뇨. 금태양이 뭐냐하면….”
이현우는 오늘 영상통화에서 있을 컨셉과 행동을 대략적으로 설명해주었다.
요약하자면, 이현우가 나쁜 놈이 되어 그녀를 함락시킨다는 거였다.
“이해했어요. 감사해요. 현우 씨.”
“아뇨. 언제나 말하듯, 전 두 사람이 행복해졌으면 하니까요. 그럼 시작해볼까요?”
“네.”
정소림이 전화를 건다.
당연히 전화를 건 상대는 남자친구였다.
“여보세요?”
“오빠. 나야.”
“어, 어…. 그런데 지금….”
당황한 남자친구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때, 이현우가 스마트폰을 뺏어 들었다.
자그마한 스마트폰 화면에 그의 얼굴이 보였다.
그리고 더 자그마한 네모 칸 안에는 이현우와 정소림의 얼굴이 보인다.
상대방에겐 이 화면이 반대로 보이겠지.
“안녕하세요. 소림 씨 남자친구분. 처음 뵙겠습니다. 이현우입니다.”
“…!”
그가 놀라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보였다.
이현우는 금태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계속 말을 했다.
“소림 씨한테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소림 씨와 제가 바람을 피우는 걸 인정해주셨다면서요? 하하핫, 그걸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솔직히 한 대 맞는 거까지 각오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말이죠. 남자친구분이 인정해준 기념으로 오늘 할 일을 보여드리려고 결정했어요.”
“….”
남자친구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하지만 밖으로 나오는 목소리는 없었다.
오히려 떠드는 것은 이현우의 옆에 붙어있던 정소림이었다.
“혀, 현우 씨! 그렇게 공격적으로 말하는 건….”
“조용히 해요. 소림 씨. 그냥 닥치고 제가 말하는 대로 따르기만 해요.”
“읏….”
정소림이 몸을 움츠렸다.
“그럼 지켜봐 주세요.”
이현우가 고개를 돌렸다.
정소림의 고개를 붙잡고 키스.
입술과 입술이 부딪치고, 혀가 안으로 들어가는 게 너무 잘 보인다.
“혀, 현우 씨. 자, 잠시만…! 오빠가 보고 있는데 이런 건 역시…!”
“닥치고 혀나 내밀어요. 화내기 전에. 흐읍!”
“으읍! 읍…!”
정소림이 반항하려 했다.
하지만 이 또한 사전에 논의 된 사항.
그녀의 반항은 금세 진압되었고.
두 사람의 몸이 침대 위로 넘어갔다.
그 바람에 카메라 앵글이 흔들린다.
하지만 덕분에 현장 감각 하나만큼은 생생하게 전해졌다.
정소림의 남자친구는 전화를 끊거나, 소리쳐 두 사람을 막거나 하는 일은 하나도 못 했다.
그는 그저 하염없이 스마트폰을 붙잡고 쳐다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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