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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무한 능력으로 BJ 따먹기-172화 (17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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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홍대? 강남? 나 클럽 가보고 싶어요. 오빠.”

이유나는 색다른 자극을 원했다.

그렇게 하면 마음속에 잠든 슬픔을 빠르게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현우 덕분에 많이 좋아진 건 사실.

하지만 부모님의 죽음에 대한 슬픔이 쉽게 잊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노력하는 거다.

부모님도 그러길 바라실 거라 말한 이현우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이유나가 생각해도, 그녀의 부모님은 그녀가 슬픔으로 시름에 젖어있기보다는 신나고 밝게 지내는 걸 원할 것 같았다.

그러니 클럽이다.

이제까지 공부만 했던 그녀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

스무 살 청춘이 젊음을 불태운다는 장소.

거기서 한 번 신나게 놀아보고 싶었다.

아, 물론 다른 남자를 만나고 싶다거나 다른 남자와 놀고 싶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이현우 이외엔 들어갈 자리가 남아있지 않았으니까.

“클럽…?”

이현우가 황당하다는 듯 반문했다.

한창 놀고 싶어질 나이인 스무 살.

클럽에 관심을 가지는 거야 당연하다지만….

그렇다고 남자친구에게 클럽 가고 싶다는 말 하나?

연애가 처음이라 제대로 판단이 되질 않는다.

아니지.

이현우를 속이고 몰래 혼자 갈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처음부터 솔직하게 털어놓는 면이 얼마나 예쁘고 착한지.

‘역시 내 여자친구야.’

콩깍지에 제대로 씐 이현우는 이런 모습조차 예뻐 보였다.

“나랑 같이 가보고 싶다는 말이지?”

“당연하죠. 오빠 아니면 제가 누구랑 클럽에 가요.”

역시.

클럽 가서 남자랑 놀아보고 싶다는 말이 아니었다.

진짜로 클럽이 어떤 곳인지 궁금한 모양이었다.

“그럼 오늘 밤에는 클럽 가서 놀까?”

“좋아요! 오빠는 클럽 가본 적 있어요?”

“스무 살 때 딱 한 번? 그때 이후엔 잘 안 갔지.”

사실 안 간 것이 아니라, 못 간 것이었다.

잘생기지도 않았고 꾸미던 법도 모르던 시절.

친구들과 호기롭게 클럽으로 향했다.

하지만 입뺀을 당해버렸다.

당시 그와 어울리던 대학 동기들 또한 이현우만큼이나 평범하고 꾸밀 줄 몰랐으니까.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는 없어서 테이블까지 잡고 클럽에 들어갔다.

그리고 결과는?

당연하게도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여자 손 한 번 잡아보지도 못한 채 쓸쓸히 남자끼리 나와야 했다.

이후 클럽은 돈만 쓰고 재미도 없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 다신 가지 않았다.

“헤에. 오빠가 클럽에 잘 안 다녔다니….”

이유나의 시선에 약간의 불신이 서렸다.

잘 놀게 생겼다는 말인가?

그 말을 다르게 표현하면 매력적이라는 뜻도 된다.

이현우가 살짝 우쭐거리며 말했다.

“왜? 거짓말 같아?”

“조금요? 원래 돈 많고, 시간 많으면 클럽 같은 곳 좋아하게 되어있잖아요.”

“그런 사람도 있겠지. 그런데 난 진짜 클럽은 좀 별로여서. 처음 갔을 때, 엄청 재미없더라고. 그래서 안 갔어.”

“진짜요?”

“진짜지 그럼. 내가 거짓말을 왜 해.”

“하긴.”

이유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현우는 거짓말할 이유가 없었다.

이유나는 이현우가 다른 여자를 만나고, 성행위를 하는 것을 허락했으니까.

그런 것조차 감내하는데, 과거에 놀았던 일 따위야.

질투심?

당연히 있다.

어리다곤 하지만, 그녀도 한 명의 여자였다.

자기 남자가 다른 여자와 뒹군다는데 어찌 질투심이 들지 않을까.

하지만 그날 있었던 생명의 위협이 아직도 생생했다.

진짜 미친년이었던 달링.

그녀는 협박 따위가 아니라 진짜로 그녀를 죽이려고 했었다.

그러니까 이현우가 그녀를 조교 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조금 나쁘고 계산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이제는 이현우가 다른 여자와 잠을 잔다고 해도 그녀가 크게 뭐라고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생활의 전적인 부분을 그에게 의지하고 있었으니까.

지금 그런 문제로 싸우게 돼서 혹시라도 헤어진다면.

이유나 남매는 진짜 도와줄 사람 하나 없는 천애 고아가 된다.

“클럽은 밤에 열죠? 그러면 그때까지 뭐할까요?”

막 여섯 시가 되어가는 시간.

벌써 클럽에 가기는 일렀다.

“일단 옷부터 사러 가자. 교복으로는 입장 못할 테니까.”

“아! 그렇네요. 헤헷. 오빠랑 쇼핑이라니.”

“좋아?”

“네! 엄청 좋아요.”

이유나의 표정이 한층 더 밝아졌다.

그러다 그녀가 나라 잃은 사람처럼 충격받은 얼굴을 했다.

“아…! 맞다!”

“왜? 무슨 일 있어?”

“아니…. 다음 데이트는 오빠가 선물해 준 옷 입고 하려고 했는데….”

그녀가 약간 울먹이며 말했다.

자신의 계획대로 하지 못한 게 분한 모양이었다.

이런 일에 진심으로 슬퍼하고 분노하다니, 너무 귀엽잖아.

이현우가 헤벌쭉한 미소를 지었다.

“하하핫. 그거야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 오늘만 데이트하는 건 아니니까.”

“그래도….”

“그러면 쇼핑 가지 말고, 집으로 갈까?”

“에? 아니…. 아니에요. 오빠 말대로 다음에도 기회가 있겠죠. 우리 쇼핑하러 가요!”

역시 여자에겐 쇼핑이란 거부할 수 없는 마약 같은 것인가.

이현우는 미소를 흘리며 백화점으로 차를 몰았다.

그리고 한 시간 뒤.

“괜찮아. 예뻐. 그걸로 사자.”

이현우가 힘이 빠진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말을 듣고 있는 이유나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요. 너무 비싼 것 같아요. 잘 찾아보면 분명 비슷한 디자인의 예쁜 옷이 있을 것 같아요.”

“…. 돈은 신경 쓰지 말라니까…. 나 돈 많아.”

“알아요. 오빠 돈 많은 거. 그래도 아낄 수 있는 건 아껴야 하는 거 몰라요?”

아까 전부터 했던 대화들이 쳇바퀴 돌듯 똑같이 이어졌다.

“하아….”

이현우가 한숨을 내뱉었다.

계속 지켜보니, 이유나는 옷을 사는 데 기쁨을 느끼는 게 아니라.

옷 가게를 둘러보며 구경하고.

옷을 여러 번 바꿔 입는 것에 기쁨을 더 느끼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옷을 사라는 말에도 계속 거절하지.

‘이대로 가면 백화점에 있는 매장을 전부 돌 것 같아.’

그건 싫다.

이유나와 보내는 시간은 행복하지만.

계속 같은 일을 반복하는 쇼핑은 지겨웠다.

남자의 머리 구조로는 다 비슷하게 생긴 옷을 몇 번이나 입었다 벗으며 비교하는 건 절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지.’

이유나가 탈의실로 들어갔다.

그 사이, 이현우가 직원에게 다가갔다.

그녀도 까다로운 이유나의 옷 선정에 상당히 지쳐있는 것 같았다.

“저기요.”

“네…. 말씀하세요. 고객님.”

“지금까지 입었던 옷. 비슷한 것들만 빼고 전부 계산해줘요.”

“네, 네…? 전부요?”

“네. 전부. 그래도 너무 비슷하거나 같은 색상인 거는 제외하고요. 그리고 지금 입고 있는 것도 계산해줘요. 바로 입고 갈 거예요.”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준비해드릴게요!”

마음속으로 조용히 이유나와 이현우를 씹던 직원.

그녀의 표정이 날아갈 것처럼 변했다.

그저 귀찮은 손님들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재신이었다.

입어봤던 옷은 20벌이 넘는다.

거기에서 비슷한 옷을 제외해도 10벌은 된다.

여기는 옷 한 벌에 최소 3, 40만 원은 하는 여성 명품 브랜드 매장이었다.

10 벌이면 최소 400만 원.

그러면 이번 달 목표액을 쉽게 채울 수 있었다.

목표액을 채우면 인센티브가 늘어나는 건 당연한 일!

여직원의 손길이 빨라졌다.

“오빠…? 이건…?”

“그냥 내 마음에 드는 건 다 샀어.”

“아니, 이건 그래도….”

“내 선물 안 받을 거야? 혹시 내가 선물해주는 게 싫어?”

“아뇨! 그럴 리가. 오빠가 선물을 해주는데, 왜 싫겠어요. 그래도 이건 너무 낭비 같은데….”

“너한테 쓰는 돈이 왜 낭비야. 이 옷을 한 번씩 입을 때까지 데이트하자는 뜻인데. 싫어?”

“아….”

그저 쇼핑하기 싫어서 벌인 돈지랄.

하지만 임기응변으로 포장하자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유나가 감동한 표정으로 입을 가렸다.

“그렇게 말하면…. 절대 거부할 수가 없잖아요. 미안해요. 오빠…. 제가 오빠 뜻도 모르고….”

“지금이라도 알았으면 됐지. 아, 여기 배송도 되죠?”

이현우가 싱긋 웃으며 직원에게 시선을 돌렸다.

원래 배송은 안 된다.

하지만 결제액이 한 번에 800만 원이나 되는 손님이었다.

게다가 VIP 등록을 위해 카드 조회를 해보니, 이미 백화점 VIP 손님이었다.

그것도 플레티넘 같은 골드 등급.

쇼핑 횟수를 채우지 않아서 골드 등급이지, 이미 이번 연도 총 쇼핑 금액은 플래티넘을 채운 손님이었다.

그러니 배송이 되지 않아도 되게 해야지 않겠나.

그녀가 직접 하지 않더라도 백화점 측에 부탁하면 어떻게든 해줄 것이다.

쇼핑을 마친 이현우 커플은 식사와 산책을 즐겼다.

그리고 밤 10시가 되었다.

늦은 시간이지만, 클럽에 가는 것 치고는 꽤 이른 시간이었다.

유명 클럽의 핫한 시간대는 보통 자정에서 새벽 2시 사이니까.

그렇게 생각했는데….

“줄이 좀 기네?”

10시부터 운영 시작이라던데, 벌써 줄이 엄청 길다.

역시 유명한 곳이라 이건가.

“사람 엄청 많아요. 한 30분은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요?”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지.”

이현우가 자신감 있게 이유나를 끌고 VIP라 적혀있는 곳으로 향했다.

클럽의 입구는 두 개다.

하나는 일반 게스트용.

다른 하나는 돈 잘 쓰는 VIP용.

이현우의 선택은 당연히 VIP였다.

“저희 클럽 처음이신지?”

테이블을 잡지 않는 손님들이 서 있는 곳보다 확연히 줄이 적은 입구.

덕분에 몇 분 되지 않아 이현우와 이유나는 신분증 검사를 하는 직원 앞에 설 수 있었다.

그런데 직원의 표정과 말투가 띠껍다.

뭣도 모르고 VIP 줄에 선 진상이라고 보는 듯한 눈빛이었다.

보통 클럽 좀 다니는 VIP들은 해당 클럽의 MD(영업직원)에게 미리 연락한다.

오늘 언제쯤 갈 테니까, 얼마짜리 술 준비해놓으라고.

손님은 할인과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서 좋고.

MD는 매출과 인센티브를 챙길 수 있어서 좋은 일이었다.

게다가 클럽 단골쯤 되면 건달 비슷한 문지기들과도 안면을 익히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이현우는 둘 다 해당 사항이 없었다.

그러니 문지기가 진상으로 보고 기선을 제압하려는 거였다.

“하….”

싸가지 하고는.

문지기의 속내를 모르는 이현우가 헛웃음을 쳤다.

고객이 찾아왔으면 제대로 응대해야지.

클럽 직원 주제에 자기가 잘나가는 클럽이나 되는 양하는 눈빛이 짜증 났다.

그리고 옷을 보면 알 텐데?

이현우와 이유나가 입고 있는 건 전부 명품이었다.

아마 그런 걸 알아보는 식견조차 없는 거겠지.

이현우는 가볍게 말했다.

“돔페리뇽 세트 시킬 건데. 그냥 갈까?”

오만한 말투와 표정.

이현우와 시선을 마주한 건달이 주먹을 꽉 쥐었다.

하지만 주먹을 날리진 않았다.

아니, 날릴 수 없었다.

딱 보아도 있는 집 자제처럼 보였다.

상대의 표정과 행동 그리고 옆에 달라붙어 있는 여자친구를 보면 알 수 있다.

클럽 기도로 일하면서 많은 부잣집 도련님을 보아왔으니까.

학창 시절에나 주먹이 최고였지, 이제는 돈과 권력이 최고라는 걸 알고 있는 그였다.

그에게 주먹이라도 한 방 날리는 순간 그의 인생은 끝장이었다.

그의 배경과 인맥이 그를 가만히 놔두지 않을 테니까.

건달의 표정이 공손하게 바뀌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사람을 몰라 봰 것 같습니다. 신분증 주시죠. 여기 기계 위에 손가락 올리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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