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코인 무한 능력으로 BJ 따먹기-203화 (203/250)

203

김하나가 방에 입장해서 인터뷰하고.

장기자랑을 시키고, 투표하는 일련의 과정은 한 사람당 5분도 걸리지 않았다.

덕분에 두 시간 만에 30명에 가까운 여캠을 심사할 수 있었다.

간택식이 이 정도까지 진행되자 얼추 회장픽의 윤곽이 드러났다.

많은 이들이 예상한 대로, 팬층이 두꺼운 BJ들과 친분이 많은 이들이 뽑힐 것 같았다.

그렇기에 아직 심사받지 않은 여캠들의 심정은 절박해졌다.

남은 자리가 네 개라고는 하지만, 이미 세 개는 어느 정도 정해졌다.

90퍼센트 이상의 동그라미를 받은 여캠이 셋이나 있었다.

하지만 아직 한 자리는 남아있었다.

그렇기에 여캠들은 기다리는 시간 동안, 더 섹시한 옷으로 갈아입고, 더 어필이 잘 되는 장기를 준비했다.

“좋은 화면이네.”

이현우가 만족스러운 음색으로 중얼거렸다.

섬네일에 온통 살색뿐이다.

여기가 꼬레아TV인지, 성인 방송 플랫폼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였다.

이 분위기를 만들어낸 것이 바로 이현우였다.

이현우는 기분이 좋았다.

돈 쓰는 기쁨은 아무리 누려도 줄어들지 않는다.

게다가 이번처럼 많은 이들의 주목과 관심을 받으며 재미와 흥미를 돋우니 더욱 기분 좋았다.

“그나저나 이제 슬슬이네.”

슬슬.

인터넷 방송 용어 중 하나로 슬슬 질린다, 혹은 슬슬 그만하자 등의 축약어였다.

쉽게 말해 재미가 없다는 뜻.

아무리 재밌는 컨텐츠라도 몇 시간 동안 반복되면 지루할 수밖에 없다.

이건 메이저 BJ가 와도 똑같이 듣는 말이었다.

“어차피 남은 BJ들은 다 쩌리 뿐이고.”

김하나의 선견지명 덕분에 그의 취향에 드는 여캠은 초반에 모두 심사했다.

이후 이름값있는 여캠들 순서였고.

이제 남은 것은 이름값도 없고, 인맥도 없는 데다 얼굴과 몸매까지 평범한 여캠들 뿐이었다.

그런 여캠들에게 이현우는 관심이 없었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개를 선물!]

-김유미님 다음으로 한 분만 더 하고 슬슬 쫑하자. 나 약속 있어.

“코스프레 활동을 하셨다니. 역시…. 아, 잠깐만요. 백수 오빠가 전자녀를…. 아, 네. 오빠. 이분 다음 한 분만 더 하고 컨텐츠 그만 끝낼게요.”

-억ㅋㅋㅋㅋㅋㅋㅋ

-벌써 ㅠㅠㅠ?

-아니 아직 반은 더 남았는데 ㄷㄷㄷ;

-형님 이렇게 가시면 나머지 사람들은 어떻게 합니까

-ㅋㅋㅋ 역시 백수형님 타이밍 ㅋㅋㅋ

-슬슬이긴 했어 ㅋㅋㅋ

-치고 빠지는 각 지리네

이현우의 전자녀에 채팅창 반응은 반으로 갈렸다.

아쉽다는 부류와 반기는 부류.

하지만 이현우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은 크게 없었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개를 선물!]

-남은 분들한테는 죄송하지만, 소속 대학 대전 잘 준비하라고 전해주세요. 그리고 우찡아, 네가 오늘 [백수킹]달고 참가했는데 심사조차 못 보신 분들 명단 작성해서 나한테 가져와. 그분들한테는 내가 따로 10만개 씩 쏠 테니까.

“알았어. 오빠. 그거 내가 따로 작성할게. 유미님 그럼 인터뷰 다시 진행할까요?”

회장픽 간택식을 대충 정리한 이현우는 스마트폰을 집어들었다.

약속이 있다는 말은 진짜였다.

————————

[앨리스♣·강소라·32]

——수요일——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서 계속 썼다 지웠다 반복하다가 메시지 보내요.

-오늘 만남에서 많은 걸 깨달았어요.

-현우 씨가 원하는 걸 들어드리고 싶어요.

-연락 기다릴게요. 꼭 연락 주시면 좋겠어요.

——목요일——

-전화 좀 받아주세요.

-진짜 이렇게 끝내시려고 하는 거예요?

——금요일——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일요일——

-현우 씨.

-그동안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제가 너무 은혜도 모르던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현우 씨가 지원을 해준다고해서 BJ 데뷔를 할 수 있던 거였는데. 한 번만 연락주세요. 그럼 진짜 뭐든지 다 할 수 있어요.

-제발 한 번만 부탁입니다.

-꼭 좀 연락주세요.

-안자고 기다리고 있을게요.

-부탁드립니다.

——월요일——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화요일——

-이젠 정말 저한테 관심조차 없나요?

————————

이현우는 강소라와 담판을 짓고나서 일주일동안 더 방치했다.

그 동안 모든 연락은 씹었다.

까톡을 확인하는 것도 일주일만의 일이었다.

몇 백개나 쌓여있는 까톡.

위에서부터 주르륵 내리면서 확인하니,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며 놀고 있었다.

당사자인 강소라에겐 죽을 맛이었겠지만, 그걸 지켜보는 이현우의 입가엔 실소가 나온다.

‘이젠 자존심이 많이 죽었겠지?’

쉬운 길을 얼마나 돌아온 것인지.

이현우가 그녀의 번호를 눌렀다.

몇 번의 통화음이 들리고, 강소라가 놀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혀, 현우 씨!”

“잘 지냈어요?”

“네, 네…. 덕분에요. 전화를 주셨다는 말은 혹시….”

안부 인사를 나누기도 전에 강소라가 본론부터 언급했다.

어지간히 마음이 급한 모양이다.

그럴만도한게, 한때 2위까지 올랐던 그녀의 코인력은 현재 27위까지 수직하락한 상태였다.

“지금 당장 호텔로 와요.”

“네? 하지만 저 지금 방송 중…. 아니, 아니예요. 지금 갈게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아, 지금 방송하는 시간이지.’

앨리스의 방송에 안들어간지 너무 오래되어서 깜빡하고 있었다.

실례되는 일을 해버렸네.

그래도 본업은 건드는게 아닌데.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이현우는 별말하지 않고 주소를 불러주었다.

그리고 강소라가 어찌 행동하는지 보기 위해 로그아웃을 한 뒤, 그녀의 방송에 입장했다.

‘여캠 다 됐네.’

강소라가 방송을 시작한지 3, 4주 쯤 되었던가?

그녀는 한달만에 완벽한 여캠이 되어있었다.

방송에 입장하니 그녀가 침대에 누워 뒤태를 자랑하고 있는 사진이 그를 반겼다.

지금처럼 전화를 받거나 옷을 갈아입을 때 걸어놓는 대기 화면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리가 돌아오고 대기 화면도 사라진다.

그리고 강소라의 얼굴이 나타났다.

“예쁘긴 예뻐.”

전직 아이돌이었던 강소라는 화면빨을 상당히 잘 받는 타입이었다.

서른을 넘어가며 생긴 옅은 주름도 강한 조명에 사라지니, 실물보다 훨씬 더 예뻐 보인다.

“여러분. 미안해요. 지금 제가 나가봐야할 것 같아서요…. 무슨 사정인지는 일이 해결 되면 알려드릴게요. 아니, 못 알려드릴 수도 있는데. 어쨌든 진짜 죄송해요. 저 방종할게요. 내일은 어떻게 될 지 공지 올릴 테니까, 먼저 가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똑똑하네.

그녀는 어떠한 변명도 대지 않고 그저 죄송하다고만 말했다.

이러면 큰손을 만나러 가는 게 아니라 무슨 큰일이 생겼다고 알아서들 착각하겠지.

그리고 방송이 꺼졌다.

강소라는 외출 준비를 마치고 곧바로 호텔에 올 것이다.

얼마나 걸릴까?

이현우는 즐거운 마음으로 강소라가 도착하길 기다렸다.

그리고 그 사이, 회장픽의 마지막 자리를 채울 네 사람이 결정되었다.

투표 결과로 집계하는 것이었기에 이변따위는 전혀 없었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99,999개를 선물!]

[백수킹 님께서 코인 99,999개를 선물!]

[백수킹 님께서 코인 99,999개를 선물!]

이현우가 각 방을 돌며 회장을 달았다.

회장픽 네 명에게 사용한 코인은 225만 코인.

생각보다 적다.

여겜비라 그런건가?

여캠이었다면 뒤에 0이 하나 더 붙었을텐데.

-BJ야옹이♥ 님의 귓속말: 백수킹님 회장 달아주신거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BJ야옹이♥ 님의 귓속말: 제가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은데 혹시 시간 괜찮으신가요?

-BJ야옹이♥ 님의 귓속말: 저는 언제라도 괜찮아요. 백수킹님만 괜찮으시다면 저녁, 새벽, 아침 모든 시간에 맞춰드릴 수 있습니다!

-BJ야옹이♥ 님의 귓속말: 꼭 한 번 만나뵙고 싶습니다!

코인 뿌리기 순회공연을 마치고 열어둔 인터넷 페이지 탭을 다 끄려는데, 야옹이에게서 귓말이 왔다.

“흠…. 슬렌더는 내 타입이 아닌데.”

BJ야옹이♥.

꼬킹 라인에 속해있어 유명해진 여자 게임 BJ.

작은 키에 귀엽고 예쁜 외모를 가지고 있어 인기가 제법 많다.

하지만 가슴은 A컵이 아닌 a컵이었기에 이현우의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그래도 따먹어 달라고 연락이 왔는데….”

뿌리칠 필요까진 없을 것 같다.

-좋아요.

-제 연락처 드릴게요.

-이쪽으로 연락해요.

이현우가 귓속말에 답했다.

아마 방송이 끝나면 연락이 오겠지.

이현우는 이 정도로 회장픽을 마무리하고, 다시 여우찡의 방송을 켰다.

-열혈 팬 백수킹 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ㅂㅅㅇ!

-ㅄㅇ

-ㅄㅇ!

-형님 오셔따

-형님 오늘 재밌었습니닼ㅋㅋㅋ

-아니 은근슬쩍 ㅄㅇ 치는 놈들 머야 ㅋㅋㅋ

“아! 오빠! 얼른 와!”

컨텐츠가 모두 끝나고.

1만 명까지 늘어났던 여우찡 방송 시청자 수는 1,200명 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평소 그녀의 시청자의 4, 5배는 된다.

그렇기에 여우찡은 늦은 시간까지 하이 텐션을 유지하며 소통하는 중이었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퇴장료. 오늘 방송 재밌게 봤다. 나간다.

“앗! 오빠! 벌써 가려고…? 이러면 나 섭섭해잉.”

코인을 더 뜯어내려는 여우찡이 잔망을 부렸다.

이현우는 기꺼이 그녀의 수작에 놀아나 주었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옜다.

“헤헤헿. 고마워. 오빠. 내가 사랑하는 거 알지?”

* * *

[야 ㅋㅋㅋㅋ 백수킹 기사 났음 ㅋㅋㅋ]

[(단독)꼬레아TV, 하루만에 1,479만 개의 코인을 후원한 큰손은 누구?]

(상타치데일리=박상철기자)꼬레아TV에 하루 15억 원 가량의 코인을 후원한 큰손이 나타났다.

금일 백수킹(꼬레아TV 닉네임)이 약 40여명의 BJ에게 후원한 금액은 1,479만 개. 한화로 15억에 해당하는 돈

…(중략)…

백수킹의 정체는 전혀 밝혀진 바가 없으며, 앞으로 그가 보여줄 행보를 꼬레아TV 시청자는 기대하고 있다.

-ㅡㅡ

-아니 그래서 백수킹이 누구냐고

-기레기 수준 ㅋㅋㅋ

-미친 하루 15억을 태우네

-15억이면 기사 날만 하지

-뭐하는 사람일까 ㄷㄷ 돈 오지게 많은가 보다

-들어보니 20대라고 하던데?

└진짜면 비트코인 같은 거로 떼돈 번 사람 아닐까?

[백수 형님 BJ 데뷔 안 하시나?]

오늘 같은 컨텐츠 매일 해주셨으면

ㄹㅇ 꿀잼 ㅋㅋㅋㅋ

-봄여름 검색 ㄱㄱ

└?

└여기서 홍보 ㄴㄴ

└홍보가 아니라 백수 형님이 본격적으로 키우는게 봄여름임. 봄여름 방송 보면 백수 형님이 미션도 줘서 컨텐츠 짜오라고 하기도하고, 뉴튜브 영상각도 만들어주고 함. 백수킹식 컨텐츠 좋아하면 봄여름 방송 보면 좋음.

└구독하러 갑니다

[백수킹 뭐하는 놈임?]

시발 하루 15억 미쳤네

나 1억만 주지 진짜

-시발 우리 백수 형한테 놈? 너 돌았음?

-나도 1억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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