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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주말이 왔다.
이성재가 판을 벌인 백수킹 배 스타 대학 대전으로 꼬레아TV에는 합숙 열풍이 불었다.
대부분의 메이저 BJ는 물론이고 스타 BJ 및 스타 여캠들도 합숙에 들어가 켜져 있는 방송이 몇 개 없었다.
합숙 방송도 나름대로 볼거리가 많지만….
스타 처돌이 시청자가 아닌 이상, 흥미를 느끼기엔 부족한 건 사실.
그때, 하나의 소식이 커뮤니티에 떠올랐다.
[미친 백수킹이 이번에도 큰 거 가져옴!]
백수킹이 후원하는 여캠 중에 봄여름이라고 있는데.
무슨 일인지 장기 휴방했었음.
이번에 걔가 복귀하는데 백수킹이 어마어마하게 돈 뿌리려고 함
자세한 건 공지 읽어보고
https://bj.coreatv.com/bomyeoleum/posts/99200874
보기 귀찮은 놈들 위해서 요약해줌.
오늘 방송 12시.
방송 시청만 해도 퀵뷰+구독권 선물.
방송 중간중간 엄청난 선물 준비.
컴퓨터, 플스, 상품권 등등.
상품권 규모 장난 아님 ㄷㄷ
사스가 백수킹.
-ㄷㄷㄷ
-미친 방송 시청만 해도 퀵뷰에 구독권?
└만명만 되도 돈이 얼마야 ㄷㄷㄷ
└시발 ㅋㅋㅋㅋㅋ 돈지랄 제대로 하네
└어허 우리 킹갓백수형님에게 돈지랄이라니? 미치셨음?
-방금 공지 보고 왔는데 선물 갯수만 20개가 넘네 ㅋㅋㅋㅋㅋ 당장 간다
-미쳤다 ㄷㄷ
누군가가 올린 게시글이 개념글에 오르고.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로 퍼졌다.
덕분에 12시가 되기도 전에 이유나의 방송에는 만 명이라는 사람이 몰렸다.
아직 방송을 켜기도 전인데 말이다.
“…. 이게….”
방송 준비를 마치고 의자에 앉은 이유나는 대기 중인 시청자 수와 대기방에 올라오는 막강한 채팅 화력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이현우의 계획이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이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릴 줄이야.
그녀가 스마트폰을 꺼냈다.
“응. 유나야.”
이현우가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
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평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지금 미쳤어요! 시청자 만 명도 넘어요! 저 어떻게 해요?”
“어떡하긴 뭘 어떡해. 평소 네가 하던 대로 방송하면 되지. 우리 유나는 매력이 넘치니까 평소 하던 대로만 해도 충분히 먹힐 거야. 그리고 뭘 할지는 이미 다 계획해 뒀잖아? 그 사이사이만 적당히 때우면서 진행해도 시청자들은 좋아할걸? 선물 싫어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으음, 네에. 알았어요. 해볼게요! 오빠 고마워요.”
이유나가 감사 인사를 내뱉었다.
며칠 전, 하렘 문제로 인해 감정이 상했던 것은 다 잊어버린 듯한 모습이었다.
이현우가 낮게 웃었다.
“내 마음 알지? 사랑해.”
“저도요. 오빠. 사랑해요. 그러면 이제 방송하러 갈게요! 방송 끝나면 봐요!”
“응. 보고 있을 테니까. 방소 열심히 하고.”
“네! 사랑해요! 오빠!”
두 사람이 만난 지도 두 달이 넘었다.
이제 서로 간에 사랑한다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통화를 끊은 이유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한 뒤, 방송 시작 버튼을 눌렀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랜만이에요. 장기 휴방에서 돌아온 여름이 입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이유나가 배꼽 위에 손을 올리고 공손하게 인사했다.
-여르마 왜 이제 왔어 ㅠㅠㅠ
-보고 싶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라도 돌아와 줬으니 됐다
구독자 전용 채팅.
일단 그녀는 장기 휴방에 대한 해명과 긍정적 여론 형성을 위해 구독자만 채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덕분에 이유나에게 관대하고 친절한 채팅만 올라왔다.
“일단 장기 휴방 이유를 설명하기 전에, 이 방에 오신 많은 분이 궁금해할 사안을 먼저 이야기하겠습니다. 오늘 복귀 방송에서 제 방 회장님이신 백수킹 님이 크게 후원하셨습니다. 방송에 참여하시는 모든 분께 구독권과 퀵뷰를 선물해주신다고 하네요. 이 선물은 컨텐츠 시작할 때, 그리고 이후 30분마다 모든 분께 뿌려드리니 제 방송 계속 시청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 말한 이유나가 다시 한번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리고 자리에 앉았다.
“우선 제 팬분이신 분들은 제가 장기휴방 한 이유가 궁금하실 겁니다. 사실 휴방 이유를 공개할까 말까 고민을 참 많이 했습니다. 너무 개인적인 사유고, 너무 슬픈 일이라서요…. 제 부모님 두 분이 돌아가셨습니다.”
이유나가 휴방 사유를 공개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엄청나게 고민을 많이 했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복귀하는 데엔 지장이 없었다.
뜬 소문이 들린다고 할지라도 뭔 상관인가.
어차피 알만한 사람들은 백수킹이 그녀의 남자친구라는 걸 다 알고 있었다.
이현우도 이 부분에 대해선 섣불리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혼자서 고민해야 하는 상황.
이유나는 그냥 밝히기로 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건 분명 슬픈 일이지만,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두 분이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다 돌아가신 것도 아니고.
굳이 숨겨서 부모님의 죽음을 부정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마음을 추스르는 데 시간이 좀 걸렸어요. 갑자기 사고를 당해 돌아가신 거라…. 참 힘들었는데. 유일하게 남은 남동생과 사랑하는 사람들 덕분에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말한 이유나가 크흠, 하고 헛기침했다.
이제 침울한 목소리는 버리고 밝게 웃을 시간이다.
분위기를 띄우며 방송을 살려야겠지.
이유나가 활짝 웃었다.
그러자 방송 조명도 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슬퍼할 시간은 지난 것 같아요. 저희 부모님도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딸인 제가 항상 웃고 밝게 웃으면서 생활하길.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축제로 여길까 합니다. 제가 방송 복귀하는 날이 시청자 여러분께 기쁘게 받아들여졌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오빠! 시작해줘요!”
이유나의 신호가 왔다.
백수킹이 준비하고 있던 마우스를 움직였다.
방송에 들어와 있는 모든 사람의 아이디를 드래그하고 선물하기 버튼을 눌렀다.
11,228명의 시청자에게 퀵뷰와 구독권이 하나씩 배송되었다.
-백수킹 님께서 tprtmtprtm(vPothv)님께 퀵뷰 30일 이용권을 선물하셨습니다.
-백수킹 님께서 애미야시루떡(ssele)님께….
그와 동시에 풀리는 구독자 전용 채팅.
만 명의 시청자가 올리는 채팅 화력에 채팅창이 불타올랐다.
-퀵뷰다아아앗!
-오오오오!
-백수갓백수갓백수갓백수갓백수갓백수갓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시밬ㅋㅋㅋㅋㅋㅋㅋㅋ
-12000명 퀵뷰 한달치 ㄷㄷㄷㄷ 얼마야 이게
-최소 4,500 만 ㅋㅋㅋㅋㅋ
-여윽시 백수형님!
그리고 이어서 구독 알람이 팡팡 터졌다.
-haha4854(haha4854) 님께서 한 달 구독권을 사용하셨습니다.
-구구야밥먹자(qwe84) 님께서….
“구독 감사합니다. 여러분 선물이 마음에 드시나요?”
-ㅔ
-ㅔ
-넵!
-존나 좋음
-ㅔ
-ㅔ
[[봄]극한의반반충 님께서 코인 100개를 선물!]
-감사합니다 백수 형님. 여름아 고마워.
“여러분이 좋아하시니 저도 기쁘네요. 그러면 이제부터 컨텐츠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새로 오신 분들은 모르시겠지만, 제 방송만의 특별한 컨셉이 있죠. 네 그렇습니다. 저는 무려 방송마다 컨셉을 바꿔서 활동한는 극한의 컨셉충 BJ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의 컨셉을 한 번 뽑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유나가 입으로 두구두구 하는 소리를 내며 흥을 돋웠다.
그러면서 짧게 준비한 컨셉 방송 영상을 틀었다.
그 영상에선 오덕체, 사극체, 한본어체 등등 이제까지 이유나가 방송했던 컨셉들이 짤막하게 흘러나왔다.
방송 시작 전, 시청자가 만 명이라고 우는 소리를 하던 것이 무색하게 그녀는 능숙하게 방송을 진행했다.
그녀는 실전에 훨씬 더 강한 타입이었다.
“항상 컨셉은 제가 미리 준비해왔는데요.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 만큼, 여러분에게 맡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오픈 투표창을 준비했거든요? 여기에 마음껏 여러분의 의견을 써주세요. 그리고 1등 한 컨셉으로 오늘 방송을 진행하겠습니다. 당연히 1등 하신 분에게는 상품이 있고요. 아! 상품 전달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지 않았네요.”
이유나가 책상 아래에서 하얀색 상자를 들어 올렸다.
상자의 윗부분에는 동그란 구멍이 뚫려있다.
“이 상자 안에 제가 공지에 적어둔 상품 이름이 들어가 있습니다. 뭐가 뽑힐지는 전부 운에 맡기는 방식! 재밌겠죠?”
-ㅔ
-ㅔ
-내가 무조건 한다
-오픈 투표 ㅋㅋㅋ 만명이라 씹창날텐데 ㅋㅋㅋㅋ
-유나짜응!
-컴퓨터 내 꺼다!
“그러면…. 시작!”
방송 기능 중 하나인 오픈 투표창.
100명의 시청자만 있어도 미친 의견들이 많이 나와 난리가 나는 것이 오픈 투표였다.
하물며 만 명의 사람이 있으니, 투표창이 개판이 되는 건 당연한 일.
하지만 이것도 상정해둔 바였다.
아무리 투표창이 개판이 나더라도 1등은 정해지는 법.
1등은 고전 컨셉이 되어버린 ‘방송 끝날 때까지 냥체 쓰기’ 였다.
컨셉계의 고전이고 정석이지만, 그만큼 잘 먹히는 컨셉이었다.
“흐음, 냥체 쓰기를 원하냥? 알겠다냥. 이제부터 냥냥 거리겠다냥!”
-허억
-내 심장….
-억
-(하트 채팅 콘)(하트 채팅 콘)(하트 채팅 콘)
이유나는 아무 거리낌 없이 냥체를 사용했고.
고개를 갸웃하며 양손으로 고양이 주먹을 만들기 까지 했다.
예쁜 얼굴에 엄청난 애교.
화면 너머의 시청자들이 심장을 부여잡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아하하핫. 그렇게 마음에 드냥? 이 의견을 적어준 1등에게 선물 증정을 하겠다냥. 뭐가 뽑힐지 기대하냥! 냥!”
이유나가 하얀 상자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하나의 구슬이 뽑혀 그녀의 손에 잡혔다.
“첫 선물은…. 냥. 바로 이어팟 프로다 냥! 축하한다냥!”
-아 씨 저거 노리고 있었는데ㅠㅠㅠㅠ
-와 좋겠다
-부럽….
-상품 혜자네 혜자 ㅋㅋㅋㅋ
“상품 당첨되신 잭스할래요 님은 메일로 주소랑 핸드폰 번호 그리고 이름을 보내라냥. 보낼 때, 아이디 인증 꼭 해서 보내라냥.”
첫 번째 당첨자가 나오고.
방송에 시청자가 더 몰리게 되었다.
공짜로 뿌리는 선물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는 법.
거기에 참여만 해도 퀵뷰와 구독권을 얻을 수 있으니, 이유나의 방송은 모든 메이저 방송을 다 누르고 실시간 시청자 1위 방송에 등극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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