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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축제를 벌일 시간인가.”
1차 목표였던 시청자 랭킹 1위는 달성했다.
그다음 목표는 유나를 메이저 BJ로 만드는 것.
메이저 BJ와 하꼬 BJ는 여러 기준에 따라 나뉘었다.
시청자 수, 수입, 인맥 등등.
이런 것들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바로 영향력이라 할 수 있다.
꼬레아 TV 내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
BJ의 행동으로 인해 꼬레아TV 전체가 술렁인다면 메이저 BJ인 것이고.
BJ가 엄청난 짓을 벌여도 아무 반향 없이 잠잠하다면 하꼬인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현우는 이유나를 메이저 BJ로 만들려 하고 있었다.
메이저 BJ가 별 거인가?
시청자가 움직이고, BJ들이 술렁이게 되면 그게 메이저인 거지.
이현우는 이유나를 메이저로 만들어줄 충분한 돈이 있었다.
이 세상에 돈으로 안 되는 일은 없었다.
만약 있다면 돈이 부족한 것이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성재님, 시작해주세요.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꼬킹님, 시작해주세요.
3대장 중 두 명에게 전해진 후원.
이런저런 일로 약간의 친분이 만들어진 그들에게 이유나 방송의 홍보를 부탁했다.
물론 공짜는 아니었다.
앞으로 그들이 하는 컨텐츠에 단 한 번.
이현우가 코인 후원을 담당해주기로 약속했다.
한도는 무제한.
1억이든 10억이든 얼마든지 코인 후원이라는 형태라면 지원해주기로 한 약속에 두 사람은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타 BJ 홍보를 약속했다.
“형님들. 지금 꼬레아 TV 1위 찍은 방송이 누군지 알아? 봄여름이라는 BJ인데. 알 사람은 알겠지만, 백수킹 카르텔 소속 여캠이거든. 지금 이 방송에서 재밌는 거 한다네? 아, 물론 내 방에서 나가라는 소리는 아니고. 형님들이 멀티 켜서 그 방송도 보면 괜찮겠다 싶어서.”
“아아, BJ 동료 여러분께 알립니다. 봄여름 방송에서 곧 BJ 대상으로 큰 이벤트를 연다고 하거든요? 시간 되시는 분은 꼭 참석하길 바랍니다. 무려 백수킹 형님이 통 크게 주최하는 이벤트라고 하니까요.”
합숙 방송을 진행하던 두 사람의 홍보가 시작되었다.
최저 시청자 1만을 넘는 이들의 홍보는 효과가 대단했다.
2만 7천에서 더 올라가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던 시청자가 3만을 돌파하고 4만까지 치솟았으니까.
다만,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현우가 쏜 만 코인.
그 직후 곧바로 시작된 홍보.
누가 봐도 뒷거래가 있었다는 정황이었고, 몇몇 시청자들은 그걸 물고 늘어졌다.
하지만 이현우는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이유나를 대놓고 밀어주는 상황이었다.
거기에 더해 돈을 써서 홍보하는 것 정도야.
누군가는 말하겠지.
백수킹 같은 남친이 없다면 봄여름은 성공하지 못했을 거라고.
혹은 백수킹이 여자에 미쳐서 헛돈을 뿌리고 있다고.
그런 이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없었다.
어차피 가지지 못한 자들의 시기 질투일 뿐.
이현우는 무한대의 코인을 이용해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 살 테니까.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여름아, 방제 바꾸자.
“아, 네! 오빠! 알겠다냥! 시청자 여러분! 냥! 컨셉도 정했고 노가리도 깔만큼 깠으니 2부 컨텐츠 시작하겠다냥! 방제 바꾸고 오겠다냥!”
[백수킹배 초 거대 이벤트! 입장만 해도 퀵뷰+구독권/ BJ 여러분 뽑기하고 가세요! 꽝 없는 뽑기! 5등부터 1,000개!]
봄여름 · 시청자 수 40,127명
이현우가 계획한 2차 이벤트는 뽑기.
전통 여캠의 코인 벌이 수단이었지만, 이현우의 뽑기는 다르다.
무려 꽝이 없는 뽑기였으니까.
한 번에 100코인을 후원하고 뽑고, 5등에 당첨되면 1,000코인.
1등에 당첨되면 10만 코인이었다.
돈 벌 생각보다 퍼줄 생각이 가득한 이벤트.
노림수가 돈을 버는 데 있지 않으니 당연한 것이다.
메이저 BJ로 올라가기 위해선 영향력을 키워야 하고.
영향력 안에는 타 BJ와의 인맥도 포함이 되니까.
‘너무 퍼주기만 하면 재미없지.’
그래서 준비한 함정 카드도 있다.
꽝은 없지만, 코인을 받아 가려면 해야 하는 벌칙을 심어두었다.
섹댄, 의첸 등등.
[BJ이성재 님께서 코인 300개를 선물!]
-BJ이성재 님이 7,544번째로 팬클럽이 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뽑기 맛집이 있다해서 찾아왔습니다. 한 판에 100개 맞죠? 3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번째 타자는 이성재였다.
“아앗, 자, 잠시만요! 아직 준비가 덜 됐는데! 아, 안녕하세요. 아니, 안녕하세요냥! 찾아와줘서 감사하다냥!”
그의 빠른 후원에 이유나가 당황했다.
컨셉은 지독할 정도로 지키는 그녀가 냥체를 순간적으로 잊어버릴 정도로 말이다.
거대한 뽑기판을 세우던 그녀가 몸을 더 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후우, 됐다냥. BJ 이성재냥. 세 번 도전한다냥! 도즈어언!”
꼬레아TV의 국룰.
무언가를 하기 전엔 도전을 꼭 외치기를 시전한 이유나가 몸을 돌렸다.
“첫 번째 뽑기! 5등! 축하드린다냥! 일단 천개 적립냥! 바로 두번째 간다냥!”
-아니 100개 뽑기인데 5등이 천개라고?
-미친 이건 돈을 뿌리는 수준이잖아
-개부럽네 BJ;;;
-시청자 참여는 안되나요?
-매니저) 시청자 참여는 밴이니 조심해주세요. 컨텐츠 중 흐름 끊기 혹은 방해는 영구밴 사유이니, 자중해주시길 바랍니다.
뽑기 중 제일 많은 5등이 뽑혔을 뿐인데 시청자들이 놀라워했다.
좋은 징조다.
꼬레아TV에선 자극이 바로 재미였으니까.
“오옷! 4등이다냥! 4등은 오천개다냥! 이성재 님 벌써 6천개 벌었다냥!”
-ㅅㅄㅄㅂ
-성재형 이렇게까지 행복하길 바란건 아니었어.
-제발 꽝제발 꽝제발 꽝제발 꽝제발 꽝
-백수형 클라스 미쳤다 ㄷㄷㄷ 대체 얼마를 쓰는거야
-ㅅㅂ ㅋㅋㅋㅋ
-돈지랄 방송 처음 보는데 존나 재밌네요 ㅋㅋㅋㅋㅋㅋ
-와 시발 이게 순수재미지
“마지막 뽑기! 갑니다냥! 과연! 결과는…. 꽝! 천개!”
-??
-꽝인데 왜 천개?
“그러고 보니 룰 설명을 깜빡했다냥. 일단 뽑기 금액은 오등 천개, 사등 오천개, 삼등 만개, 이등 오만개, 일등 십만개다냥! 그리고 몇 개의 뽑기엔 함정 카드가 들어가있다냥. 방금의 꽝처럼 섹댄을 춰야하는 벌칙이다냥. 벌칙을 완수하지 않으면 이제까지 뽑은 뽑기의 후원을 가져가지 못한다냥!”
-앜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ㅋㅋㅋㅋ 이성재의 섹댄? 이거 못참지
-기획력 ㅁㅊㄷ
-와 시발ㅋㅋㅋㅋㅋ
-이거 여름이가 계획했냐? 아니면 백수 형님이? 벌써부터 존나 재밌다
-개꿀잼대박컨텐츠 등장!
[BJ이성재 님께서 코인 100개를 선물!]
-안 받겠습니다. 수고하세요.
벌칙에 걸린 이성재가 런을 하려 했다.
하지만 명분이 생긴 시청자들이 그런 그를 가만히 내버려 둘 리가 없었다.
조용히 합숙 방송을 진행하던 그의 방송 채팅창이 불타올랐다.
-섹
-댄
-섹
-댄
-댄
-이성재 섹시댄스 가즈아아아아!
-섹
-섹
-댄
-성재야 춤 춰라 얼른
섹댄단이라 불리는 무리.
이들 무리의 머릿수는 측정 불가였다.
섹시 댄스를 춰야 할 일이 있을 때만 나타나 무리 짓는 이들이었으니까.
꼬레아TV 전부가 섹댄단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었다.
그런 만큼 그 화력은 엄청나다.
도저히 방송을 진행하지 못할 정도.
이성재는 결국 백기 투항을 했다.
“그만, 형님들. 그만! 출게요! 춘다니까! 대신 섹시 댄스는 안되고, 전봇대 댄스 추겠습니다. 아시죠? 이거 단가 만 개도 넘는 거.”
-모르는데?
-섹
-댄
-섹
-댄
이성재가 타협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섹댄단의 의지는 단호했다.
꼬레아TV 3대장의 흑역사를 기필코 남기고 말겠다는 의지.
그 의지에 이성재는 섹시 댄스를 출 수밖에 없었다.
그의 댄스가 화제에 오르고.
300개를 주면 7천개가 되어 돌아온다는 소식도 화제에 올랐다.
3대장 중 두 명의 홍보, 그리고 뻐꾸기 짓을 하는 시청자들에 의해 BJ들이 이유나의 방송에 몰려왔다.
[[S]유린 님께서 코인 300개를 선물!]
-[S]유린 님이 7,545번째로 팬클럽이 되셨습니다.
-300개! 신청합니다.
[미미라이프♥ 님께서 코인 100개를 선물!]
-미미라이프♥ 님이 7,546번째로 팬클럽이 되셨습니다.
[탱글냥이:) 님께서 코인 200개를 선물!]
[BJ조조 님께서….]
[….]
….
“엑? 자, 잠시만요! 아니, 잠시만 기다려줘라냥! 갑자기 너무 많은 사람이 왔다냥! 아니, 아니! 일단 꼬킹 님부터 하겠다냥!”
BJ들의 후원 폭격.
두 번째로 뽑기를 신청한 꼬킹을 상대하던 이유나가 당황했다.
하지만 그녀는 프로 BJ였다.
금세 정신을 차리고 순서대로 뽑기 이벤트를 진행해 나갔다.
“푸핫, 아하하핫.”
방송은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었다.
100개만 후원해도 1,000개로 돌려주는 혜자 이벤트였으니.
BJ들의 대기 순번이 30번대 까지 쭈욱 차버렸다.
뽑기 하랴, 벌칙에 걸린 BJ들 탐방하랴.
이유나는 바빠서 죽어나지만.
그걸 보는 이현우는 웃음이 쉴새 없이 흘러나왔다.
모든 걸 계획해서 대충 어떻게 굴러가는지 꿰뚫어 보고 있는 이현우마저 이렇게 재밌는데, 일반 시청자야 말할 것도 없었다.
그렇게 웃으며 방송을 즐기고 있는 도중, 이현우의 번호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꼬레아TV 대표 가로수.
뭐지?
이 사람이 전화할 일이 없는데?
이현우는 갸웃거리면서도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오래간만입니다. 이현우 씨.”
“네, 오래간만입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죠? 정산해주신 건 잘 받아보았습니다.”
“아하핫. 네. 전 잘 지냅니다. 잘 받으셨다니 다행이네요. 이현우 씨도 잘 지내시나요?”
“네. 저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만, 어떤 용건으로 전화를 주신 건지 물어도 될까요?”
“예…. 다름이 아니라…. 지금 BJ 봄여름이 진행하고 있는 방송. 이현우 씨가 상당히 깊히 개입되어 있으신 거죠?”
“네. 그렇습니다만? 뭔가 문제라도 생겼습니까?”
“음, 문제라면 문제인데…. 지금 하는 행위가 사행성 도박을 조장하는 행위로 꼬레아TV 규칙에 어긋나는 거라서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꼬레아TV 규칙은 방통위 규정에 따르는 거라 규칙을 위반한다면 저희도 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 그런 문제로군.
이현우는 가로수의 말을 단박에 이해했다.
‘바로 징계를 내릴 수도 있는데, 일부러 전화를 준 건가?’
뭔가를 바래서 전화를 한 것은 아닐 것이다.
몇 번 이야기를 나눠 본 가로수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었으니까.
이건 순전히 호의에서 비롯된 일.
혹은 이현우의 호감을 사고 싶은 거겠지.
“이해했습니다.”
“예, 그럼 절차대로 진행을….”
“아니요. 잠깐만요. 대표님.”
하지만 그건 가로수의 일일 뿐.
절대 갑의 위치에 서 있는 이현우로서는 가로수의 호의에 보답하거나, 그의 호감을 사는 것보다는 이유나의 방송이 흥하는게 더 중요했다.
“방통위 규정은 이해했습니다. 꼬레아TV가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것도 알겠고요. 하지만 징계를 내리는 시기는 좀 미뤄도 되지 않을까요? 앞으로 2시간. 아니, 1시간 30분이면 방송이 끝날 텐데. 제가 볼 땐 방송이 끝나고 징계를 줘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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