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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거두절미하고 바로 백수킹 배 스타 대학 대전 이벤트 매치, 회장픽 8강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중계와 해설에는 꼬킹과 아몬드가 함께 해주셨습니다. 두 분, 안녕하세요.”
꼬레아TV에서 이성재의 별명 중 하나는 진행의 이성재.
그 별명답게 그의 진행 톤은 안정적이었다.
그가 옆자리에 있는 꼬킹과 아몬드를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아니, 인사 전에 잠깐만요. 야이 개새끼야. 오늘 해설 왜 얘는 부르고 나는 안 불렀어요?”
꼬킹은 얌전히 인사하는 반면, 다른 3대장 중 하나인 아몬드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급발진했다.
방송용 만담이었다.
짜고 치는 것이 아니었기에 당황할 수도 있을 법한 급발진.
하지만 이성재는 프로 방송인이었기에 그의 급발진을 자연스럽게 받았다.
“뭐, 이 개새끼야. 너랑 나랑 안 친하니까!”
“하…. 예, 맞네요. 안 친하면 그럴 수 있죠. 넘어가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팩트 사절요 ㅋㅋㅋㅋ
작은 재미 요소.
‘ㅋㅋㅋㅋ’이 올라오는 반응에 아몬드가 만족했다.
꼬레아TV 3대장이라 불리는 세 명이 모인 만큼 오디오가 빌 새가 없었다.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개그와 만담 그리고 토크.
세 사람의 토크는 시청자 수가 적당히 차오를 때까지 계속되었다.
“5만. 5만 넘었다.”
“아, 그렇군요. 말씀드리는 순간 시청자가 5만이 넘었습니다. 꼬킹 씨의 썰이 재미있긴 한데, 우리가 모인 목적을 잊으면 안 되죠.”
-ㅋㅋㅋㅋㅋ
-아니 재밌는데 오프닝 조금만 더 하자
-시발 ㅋㅋㅋ 이 세명 모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네
만담 아래 시작된 이벤트 매치.
사다리 타기를 돌려 뽑은 대진표에서 여우찡의 순서는 세 번째였다.
저녁 전까지 이현우의 집에서 놀던 그녀는 자기 집으로 돌아간 상태였다.
입주하려고 들어오긴 했지만, 컴퓨터고 가구고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자기 방을 꾸미고, 방송 세팅을 마칠 때까지 아무리 빨라도 3일은 걸렸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수고했습니다. 졌지만 잘 싸웠어요.
“아앗…. 백수킹님…. 져서 죄송해요. 그래도 앞으로는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릴 테니까. 저 잊지 말아주세요!”
[백수킹 님께서 코인 30,000개를 선물!]
-승리 축하합니다. 다음 경기도 기대할게요.
“감사합니다. 다음 경기도 꼭 이겨서 백수킹님의 응원에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이현우는 이벤트 매치의 경기를 재밌게 보았다.
처참한 실력이었지만 좋은 중계 덕에 박진감 넘치는 상황이 연출되었고.
실수하는 부분은 웃음 포인트가 되어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다.
패자에게는 1만 코인.
승자에겐 3만 코인.
이현우의 후원에 여캠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감사 인사를 했다.
두 명 다 이현우가 좋아할 법한 복장으로 입고 있었다.
제복 느낌이 나는 코스튬에 가슴골이 훤히 보이는 의상.
그새 이현우의 취향이 여캠들에게 전달된 모양이었다.
‘손만 대면 넘어오겠네.’
일단 킵.
이현우는 두 사람에 대한 정보를 머릿속에 저장해두었다.
그의 취향대로 뽑은 여캠들인 만큼, 나중에라도 언젠가 따먹을 생각이었다.
그렇게 지켜보다 보니, 어느새 여우찡의 차례가 왔다.
대진표 자체는 이성재가 공정하게 뽑았다 보니 상대는 6티어 프로토스인 라니가 당첨되었다.
스타 대학의 티어 계급은 갓, 킹, 퀸, 조커로 표현되는 프로 계급이 있고.
그 아래로 0, 1, 2 … 9 티어와 그 외 티어가 있다.
아가 티어인 여우찡은 출발선이라 할 수 있는 9티어 조차 되지 못하는 비실력자라는 소리였다.
절대로 못이기는 티어 차이.
4티어 차이나 나기에 일꾼을 무려 2기나 빼주지만….
그래도 이기지 못할 것은 자명했다.
“심각하긴 하네.”
예상대로 여우찡은 처참하게 패배했다.
일꾼을 세개 뺀다고 해도 이길 수 있을까 싶은 수준이었다.
원래라면 광탈이겠지만….
이현우가 누구인가.
이 대회의 최대 스폰서이자, 대회를 열게 만든 사람이었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라니 님. 재대결 ㄱ? 승낙하면 30만개. 대신 일꾼 4개 빼고. 그리고 재대결에서도 이기면 30만개 더 드려요.
“백수킹 님! 네? 3, 30만 개요? 백수킹님이 시키시면 무조건해야죠!”
이현우가 상대인 라니에게 먼저 찾아갔다.
그는 여우찡에게 화제성을 몰아주겠다고 약속한 바가 있었다.
그러려면 최소한 우승 정도는 시켜줘야겠지.
하지만 마음대로 재대결을 시키면 역풍이 불어올 건 뻔했다.
그러니 돈을 써야 하는 거다.
상대가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큰 액수로 말이다.
회장픽 이벤트 매치의 우승 상금이 30만개였다.
그런데 재대결만 해도 30만개를 준다?
이걸 거절하는 멍청이는 없었다.
그리고 나중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역풍이 불어온다고 하더라도.
반대편에서 돈지랄한 사실 때문에 싸워줄 사람이 분명 생길 것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논란을 잠재우는 것은 쉬웠고.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것도 어렵지 않게 된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99,999개를 선물!]
[백수킹 님께서 코인 99,999개를 선물!]
[백수킹 님께서 코인 99,999개를 선물!]
“꺄아아아앗! 씨바아알! 아! 죄송합니다! 그리고 너무 감사합니다! 백수킹님! 사랑합니다! 충성! 충성!”
-ㅋㅋ. 일단 기다려요. 이성재님에게 말하고 올 테니까.
또 한 번 욕설을 내뱉는 라니를 뒤로 하고.
이현우가 이성재 방송에 후원을 했다.
그의 난입에 이성재의 표정이 잠시 굳었지만, 금세 풀렸다.
방송의 외부 간섭을 극도로 싫어하는 그였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이 대회의 최대 후원자는 이현우였고.
어차피 이벤트 매치였으니, 조작이 좀 가해진다 한들 상관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이현우는 모든걸 드러내고 일 처리를 했으니 그가 욕을 먹을 상황도 생기지 않을 것 같았다.
또 이현우와는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계산도 섰다.
여러가지 이유에 의해 이성재는 이현우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다시 시작 된 재경기.
일꾼 4개의 벽은 컸다.
라니는 몰아치는 생마린 러시를 막지 못하고 GG를 쳐야 했다.
-주작
-이거 주작 아님?
-아니 ㅋㅋㅋ 이미 이겼는데 다시 재경기해서 일꾼 4개 빼고 한다고?
-주작
-ㅋㅋㅋㅋㅋㅋㅋ
-뭔 상관? 라니가 동의해서 한 건데?
-ㄹㅇ ㅋㅋㅋ 30만개 받았으면 라니가 개씹이득이지 어차피 우승 못할 거였는데
역풍은 인터넷까지 갈 필요도 없이 이성재 방송의 채팅창에서 바로 불었다.
일부 시청자들이 주작이라며 들고 일어섰고.
또 다른 일부 시청자들은 백수킹과 여우찡을 실드치며 맞섰다.
“아아, 형님들. 그만 싸워요. 그만. 자꾸 싸우면 채팅창 얼리고 진행할 겁니다.”
이로인해 난처해진 것은 이성재였다.
그는 곱창나버린 채팅창을 진압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대로 두면 이현우에 대한 여론과 인식이 나빠질 상황.
이현우가 이성재의 방에 다시 등장했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저 때문에 난리네요. 죄송합니다. 이성재 님.
“아, 백수킹님. 아닙니다. 아닙니다. 제가 더 열심히 하면 되죠.”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런데 시청자분들에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디코 좀 열어줄 수 있나요?
“예? 디코요? 아, 잠시만요. 백수킹 님. 매챗으로 디코 코드 좀 보내주시겠어요? 채널 초대 드리겠습니다.”
이성재가 마우스를 몇 번 조작하고, 몇 분 뒤.
이현우의 음성이 7만 명이 지켜보는 앞에서 방송에 나오게 되었다.
“아아, 들리십니까?”
“예, 들립니다.”
“안녕하십니까! 백수킹님. 이렇게 인사드리는 건 처음이네요. 저 꼬킹입니다.”
“백수킹 형님! 저 아몬드입니다! 제 방송은 왜 안 찾아주십니까? 저 진짜 서운합니다! 형님! 제가 형님 엄청나게 좋아하고 기다리고 계시는 거 아시지요?”
-??? 백수킹 목소리 왤케 젊어?
-20대라더니 진짜인가?
-ㅁㅊ 아몬드 새끼ㅋㅋㅋ 지가 지입으로 계신댘ㅋㅋㅋㅋ
“아하하. 예. 반갑습니다. 세 분 모두. 나중에 밥 한 끼 하죠.”
“옙! 얼마든지 연락해주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형님! 제 번호 성재 씨한테 시켜서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꼭 진짜 한 번 만나뵙고 싶습니다.”
백수킹에게 질척대는 꼬킹과 아몬드.
이성재가 중간에서 두 사람을 견제하며 재밌는 그림이 만들어졌다.
그렇게 잠깐동안 만담이 이어졌고, 이성재가 다시 진행을 시작했다.
“아아, 백수킹님.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게 뭔가요?”
“예. 이 이 자리를 빌려 시청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디코 연결을 부탁드렸었습니다. 지금 이성재님 채팅에 주작이라고 치는 분들이 많은데…. 주작 맞습니다. 여우찡을 밀어주기 위해서 벌일 일입니다.”
“예…?”
이현우의 폭탄 발언에 세 사람의 얼굴이 굳었다.
이거 대형 사고 감 아닌가?
그렇게 굳어있는 사이, 이현우는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그런데 그게 뭐 어떻죠? 어차피 본 대회도 아니고, 이벤트 매치. 재미만 있다면 괜찮지 않습니까? 손해 본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현우의 말은 정론이었다.
재경기로 인해 손해 본 사람은 없다.
라니는 회장픽으로 뽑혀서 60만개를 받았는데, 이번 재경기로 30만개를 더 챙겼다.
그녀의 입장에서 이런 주작이라면 백번이고 천번이고 환영할 것이 뻔했다.
“그렇다면 불편한 것은 일부의 시청자 여러분뿐이라는 건데…. 불편하시다면 자세를 고쳐 앉는게 어떨까요? 전 저의 재미를 위해서라면 이런 주작은 얼마든지 더 할 용의가 있습니다.”
-캬
-클라쓰 ㅋㅋㅋㅋㅋ
-미친 노빠꾸 사이다네 ㅋㅋㅋㅋㅋ
-시원하구만
-사스가 백수 형님
이현우의 발언에 일부 시청자들이 동조했다.
시원시원한 언변에 매료된 것이다.
하지만 그 발언에 열폭하는 이들이 없는 건 아니었다.
-ㅅㅂ?
-미쳤네 ㅋㅋㅋㅋㅋ 그게 할 말임?
-와 ㅋㅋㅋㅋㅋ 인성
-쓰레기네
-그렇게 주작주작하다가 스타 리그가 망했지
안좋은 반응들.
대놓고 이현우를 욕하는 채팅도 있었다.
하지만 이현우는 그런 댓글을 싸그리 무시했다.
“혹시 제 말이 짜증난다거나, 이벤트 매치에 주작 없이 진행하고 싶다는 분이 계시면…. 저보다 코인을 1개라도 많이 쏘십시오. 그러면 제가 물러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선생님보다 코인을 어떻게 많이 쏴요 ㅋㅋㅋㅋㅋ
-미쳤다 이런 완벽한 방법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불편충들 다 버러우 타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
-맞지 이게 맞지
-마! 꼬우면 코인으로 승부하자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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