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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무한 능력으로 BJ 따먹기-228화 (228/250)

228

“뭐가 그리 즐거워요? 언니? 아니, 언니가 아니라 아줌마인가?”

“하핫…. 나이만 젊은 애송아.”

팔다리가 저절로 흔들렸다.

집중하지 않아도 지금 상황에 최고의 무기가 어디에 있는지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현우의 비밀 상자 속.

단단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특대 딜도.

그거면 망치만큼이나 큰 효력이 있어, 대가리를 깨부수기엔 안성맞춤이었다.

흔들 거리는 걸음으로 상자까지 다가간 후, 몸을 숙여 딜도를 붙잡았다.

그리고 천천히 허리를 일으키며 말했다.

“상대를 보고 아가리를 놀려야지!”

퍼억!

좆도 아닌 씨발년의 머리가 터지며 피가 분수처럼 터졌다….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안 되지.’

성인용품 상자에 든 딜도로 박하늘의 뚝배기를 깨는 상상을 한 이예린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생각대로 행동하면 스트레스가 멀리멀리 사라지겠지만.

그러면 이현우가 싫어한다.

그러니 박하늘의 대가리를 깨는 건 보류.

말로 조지자.

저런 되다 만 년에겐 폭력까진 쓰지 않아도 충분했다.

“얼굴 6점. 가슴 8점. 몸매 8점.”

이예린이 박하늘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평가질했다.

서로 알몸인 상태였기에 얼굴과 몸의 장단점이 확연하게 보인다.

이예린이 나이가 좀 들긴 했지만, 한때 외모 하나로 꼬레아TV를 씹어먹던 사람이었다.

“하….”

박하늘이 기도 안찬다는 듯 헛웃음을 쳤다.

하지만 내심 그녀도 느끼고 있었다.

달링과 그녀를 비교했을 때, 나이 말고는 아무것도 이길 수 있는 게 없다는 거.

그나마 뽑자면 가슴 크기?

이외에는 모든 것이 밀렸다.

“아, 참고로 이거 100점 만점이다?”

“….”

이예린의 농락에 박하늘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럴수록 이예린의 입꼬리는 위쪽으로 향한다.

이거 진짜 좆같은 이유를 하나 만들어줘야 하나?

박하늘이 그런 고민을 하는데 이예린이 다시 입을 연다.

“나이만 어린 애송아. 아줌마라 부르든 언니라 부르든 딱히 상관없는데. 너도 느꼈지? 네가 자존감 채울 수 있는 게 딱 나이뿐이라는 거. 외모, 몸매, 매력, 재산. 나이 말고는 네가 나한테 이길 수 있는 게 없네? 어떡하지? 호호홋.”

그녀의 말에 얌전히 뒤에 서 있던 최수현이 갸웃했다.

박하늘이 욕설은 하긴 했어도 아줌마라고 한 적은 없는데?

“언니, 저분이 언니보고 아줌마라고 하진 않았는데….”

“조용히 해. 내 상상에서 나한테 그렇게 불렀으니까.”

“사, 상상이요?”

최수현의 표정이 기괴하게 일그러졌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그녀는 적합한 대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예린을 미친년 보듯 하는 건 박하늘도 마찬가지였다.

시발, 잘못 걸렸다.

달링이 미친년이라는 소문은 한 번쯤 들어봤다.

하지만 주로 활동하는 시간과 시대가 달랐고.

이현우와 잘만 만나는 것을 보고 미친년 코스프레를 하는 것인 줄 알았다.

내가 이 구역 미친년이다 라는 타이틀 하나 가지고 있으면 아무도 안 건드려서 편한 면도 있으니까.

그런데 진짜 미친년인 줄이야.

솔직히 조인다.

하지만 쫄은 티를 낼 수는 없었다.

여자끼리의 첫인상은 오래 가는 법.

앞으로 쭉 같이 살아야 하는데, 약한 모습을 보여서 먹히는 순간 하녀로 살아야 하는 거다.

“너….”

달링이 검지를 펴서 박하늘을 가리켰다.

미친년이라는 걸 깨닫고 나니 표정이 존나 으스스해 보인다.

박하늘은 시선을 피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눈에 힘을 줬다.

뭐라고 말을 하려는 걸까.

“뭐가 이리 시끄러워! 혹시 싸우는 거야?”

그때, 욕실 문이 열렸다.

머리에 잔뜩 거품을 낸 이현우가 화장실 안에서 고개만 빼꼼 내밀었다.

“싸우는 거냐고. 묻잖아. 이예린 대답해.”

“하, 하하…. 싸, 싸우긴요…. 그냥 탐색전? 아시잖아요. 주인님. 제가 싸우면 피 조금 나오는 것 정도로는 안 끝나는 거. 친해지기 전에 서로에 대해서 조금 알아가는 과정이었어요. 그치? 하늘아?”

“맞아?”

이현우의 눈이 이번엔 박하늘 쪽으로 향했다.

사실대로 말해버릴까?

사실은 이예린이 시비를 건 것이라고.

그렇다면 점수를 딸 수 있을까, 없을까?

짧은 순간 박하늘은 고민했고, 사실대로 말하면 점수를 잃는 쪽에 가깝다는 결론을 냈다.

사실대로 말하게 되면 당장의 비호는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화합을 이루는 사람보다는 화합을 깨는 사람의 이미지를 가지게 될 수밖에 없었다.

만나자마자 으르렁거리고 싸우는 여자라는 프레임이 씌워질 테니까.

“맞아요. 아직 친하지 않아서 조금 그랬긴 한데. 서로를 알아가던 중이었던 건 사실이에요.”

“그래? 흐음, 뭐, 좋아. 넘어갈게. 하지만 친하게 지내야 해. 모두가 다 모이면 생활 규칙도 발표하고 할 테지만, 그전에도 기본은 지키고 살자고. 싸우지 말고. 자기 할 일 잘하고. 무슨 말인지 알지? 이예린.”

“네, 주인님….”

“새롬아 너도. 두 사람하고 친하게 지내. 알겠어?”

“…. 네. 친하게 지낼게요. 걱정 마세요 오빠.”

“수현이는…. 걱정할 필요 없겠지. 너희 수현이 괴롭히고 따돌리지 마라.”

“아앗…. 오, 오빠 왜 저만….”

최수현이 당황하며 팔을 휘저었다.

이현우는 그 모습을 보지 않고 욕실의 문을 닫았다.

다시 물소리가 들린다.

“….”

“….”

말없이 서로를 쳐다보는 이예린과 박하늘.

이현우의 개입으로 분위기가 애매해졌다.

다시 한판 하자니, 감정도 안 끓어 오르고 이현우의 눈치도 보였다.

앞머리 부분을 손으로 긁은 박하늘이 먼저 입을 열었다.

친하게 지내라고 했으니, 친하게 지내는 게 맞겠지.

어찌 됐건 그녀는 이현우의 말에 무조건 복종할 생각이었으니까.

“혹시 담배 펴요? 한 대하러 가실래요?”

“옛날에 끊긴 했지만…. 일단 가자.”

두 사람이 바깥으로 나섰다.

겉옷을 걸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여긴 담장이 높아 누가 볼 걱정도 없고, 날씨도 더운 쪽에 가까웠으니까.

문을 나서던 이예린이 걸음을 멈추고 다시 방안으로 머리를 집어넣었다.

“넌 왜 안 와?”

“네? 저, 전 담배 안 피우는데….”

“나는 담배 피워서 나가는 줄 알아? 대화하자는 신호인 거잖아. 얼른 나와. 얌체처럼 현우랑 둘이서 있으려고 하지 말고.”

“네엣? 그, 그런 거 아니에요! 나갈게요!”

박하늘이 후우 하고 담배연기를 뿜어냈다.

“담배 언제 끊으셨어요?”

시작은 사소한 것부터.

이런 이야기를 쌓아가다 보면 언젠간 친해지는 것이 사람이었다.

“두, 세달 됐나?”

“얼마 안 되셨네요…?”

“현우가 비흡연자니까. 담배 연기 싫어할 거 아니야.”

“아….”

이현우의 마음가짐에 박하늘이 감탄했다.

괜히 주인님이라 이현우를 칭하는 게 아니었다.

사고패턴과 행동이 모두 이현우에게 맞춰져 있는 사람 같다.

문득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하지만 질문하진 않았다.

조금 더 친해진 뒤에 물어보는 게 나을 것 같았으니.

“나도 하나만 미리 말해둘게. 너도 다른 여자들도 현우가 부른 거니까 내가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어. 하지만 선은 잘 지키길 바래. 언제 상자 속에 고이 넣어 둔 미친년이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이건 그저 협박이었다.

이예린은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생활을 버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으니까.

꿈에 그리던 이현우와의 동거였다.

다른 잡것들이 많이 끼어있긴 하지만, 이현우와 같은 집에서 먹고, 자고, 씻고, 사랑을 나누는 일의 소중함이 퇴색되진 않았다.

다른 년들이야 지금 하는 것처럼 하나씩 눌러나가면 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이현우의 옆자리엔 그녀가 있을 터.

“자꾸 왜 이러실까. 아까 현우 오빠 말 못 들었어요? 난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이따위로 나오면 좀 힘들겠네.”

미간을 찌푸리며 담뱃재를 터는 박하늘.

그녀의 앙칼진 말에도 이예린은 씨익 웃었다.

“이 말만 딱 하려고 했어. 나도 친해지고 싶은 건 마찬가지야. 내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현우 말은 무척이나 잘 듣거든. 그러니까 우리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

유치원 소꿉놀이를 하듯, 이예린이 방긋방긋 웃으며 손을 앞으로 쭉 뻗었다.

박하늘이 그 손바닥을 잠깐 쳐다보았다.

“좋아요. 친하게 지내죠. 저도 제 공간을 침범하지 않는다면 별다를 일 없을 겁니다. 누구처럼 현우 오빠 자체를 노리는 것도 아니고. 전 그저 지금처럼 후원받고 돈만 벌 수 있으면 되거든요.”

이예린이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시비를 털어대는 이유.

지금까지 대화를 하며 그 이유를 깨달은 박하늘은 솔직한 자신의 심정을 털어놓았다.

이현우의 여자친구 혹은 아내가 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했다.

박하늘은 이현우에게 있어 언제든지 쓰기 좋은 좆집 정도로 인식되고 있으니까.

박하늘도 거기에 불만이 있는 건 아니었다.

애초에 이현우에게 연락했던 순간부터, 돈만 벌 수 있다면 뭐든지 다 하겠다는 마인드였으니.

그러니 치정 싸움에 낄 생각도 없다.

박하늘은 이현우에게서 돈만 벌 수 있으면 그만이었다.

“진심이네.”

남의 감정을 읽는데 탁월한 감을 가진 이예린이 박하늘의 목소리에서 진심을 읽어냈다.

‘뭐야. 괜히 날 세웠네.’

이현우의 관심이 아니라 돈만 바라보고 있는 거였으면, 괜히 시비걸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우호 관계를 다독이며 돈으로 환심을 사서 프락치로 활용하는 게 더 좋았을 텐데.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목표가 돈이면…. 우리, 진짜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글쎄요….”

이예린은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 박하늘을 의자에 앉혔다.

그리고 열심히 대화했다.

옆에서 멍청하게 서 있던 최수현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그저 맞장구만 열심히 쳤다.

* * *

“가야 해…. 말아야 해…. 하아….”

최근 강소라에겐 고민이 한가지 생겼다.

그 고민에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하는 중이었다.

왜 문제는 연달아서 찾아오는 걸까?

이현우를 붙잡아 돈 문제를 해결했더니, 이젠 이사가 문제다.

아니, 정확히 파고들어 보면 돈 문제를 해결하려고 수를 썼더니 생겨난 문제라고 해야 하나.

며칠 전, 이현우가 통보했다.

같이 살 의향이 있으면 이사 오라고.

거주할 방과 방송방 하나씩을 내어주겠다고.

고민된다.

다른 여캠과 같이 사는 것도.

그 커다란 집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것도.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비우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전부 문제가 아니었다.

진짜 문제는 나이.

나이가 한 살만 어렸더라면 바로 이현우에게 찾아갔을 텐데.

이현우가 그녀 인생을 책임져 줄 게 아닌 이상 쉽사리 찾아가질 못하겠다.

32살이면 슬슬이니까.

그렇게 소주와 함께 강소라의 밤이 깊어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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