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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무한 능력으로 BJ 따먹기-239화 (239/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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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시는가요?”

화면 속 정소림이 인사를 건넸다.

어째서인지 오늘은 한복 차림이었다.

한복의 특징이라면 나풀나풀한다는 것.

그리고 옷 통이 넓어서 가슴이 크든, 작든 티가 별로 나지 않는다는 거였다.

“네, 저도 좋은 하루 보내는 중입니다. 인사해주신 분들 모두 다 반가워요. 요즘 제가 느끼는 건데, 팬 분들이 참 많이 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불과 세 네달 전만 하더라도, 열 다섯 분 정도만 들어오셨는데. 어느새 방송을 켜기만 해도 스무분이 넘는 분이 제 방송을 봐주시네요.”

정소림이 이런저런 주제로 노가리를 깠다.

그녀의 소통은 그녀의 성격을 따라 꽤나 잔잔한 편.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러한 힐링 분위기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었다.

-누나! 엄청 예뻐요!

이현우가 채팅을 쳤다.

그러고 보니 정소림에게 누나라고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던가?

어째 좀 새로운 기분이 들었다.

당연히 위장템을 사용하고 있기에 쓴 채팅이었다.

이예린에게 테스트 할 때와는 또 다른 아이디와 닉네임.

게다가 컨셉도 바꿨다.

서윗 물소에서 잼민이끼가 남아있는 스무살로.

“예쁘다고요? 칭찬 고마워요.”

오.

정소림이 이현우의 채팅을 읽었다.

코인을 쏠 땐 무척이나 당연한 일이지만, 지금은 코인을 쏘지 않은 상태.

그런데 그녀가 채팅을 읽어주니 뭔가 이득을 본 것 같고, 특별 대우받는 느낌이 들어 기분 좋았다.

이현우는 참지 않았다.

기분이 좋아졌으니 바로 쏴야지.

그게 컨셉에 맞는 행동이었다.

[애옹이는애옹애옹 님께서 코인 1,000개를 선물!]

-와, 제 채팅 읽어줬네요? 개감동.

이번에도 가볍게 천 개로 시작.

이예린은 돈만 빨아가고, 블랙을 박았는데.

과연 정소림은 어떻게 반응할까?

“애옹이님이 천 개를! 너무 감사합니다. 그런데 팬 가입이라고 안뜨는 거 보니까 원래 제 방 팬이셨나 보네요? 그러면 아실 수도 있으시겠다. 제가 리액션이 따로 없어서, 후원해주시면 신청곡으로 답해드리거든요. 신청해주실 곡 있으신가요? 가요부터 민요까지 다 가능합니다.”

노래라.

듣고 싶긴 하지만, 지금은 패스다.

정소림을 꼬시는 게 더 중요하니까.

[애옹이는애옹애옹 님께서 코인 1,000개를 선물!]

-좀 이따가요 ㅋㅋ 오늘 많이 후원할 건데 그때마다 연주하면 손가락이랑 목이랑 아플걸요?

“앗, 애옹이님. 또 천 개 후원. 너무 감사합니다.”

[애옹이는애옹애옹 님께서 코인 1,000개를 선물!]

-이 정도로 뭘요 ㅎㅎ 저 돈 많아요. 누나 돈 많은 어린 남자 어때요?

스무살 컨셉을 잡았으니, 스무살답게 패기 넘치는 채팅을 쳤다.

노빠꾸 채팅에 정소림이 잠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가 쿡쿡 웃었다.

“아하핫, 글쎄요. 잘은 모르겠는데. 매력있는 것 같아요.”

[애옹이는애옹애옹 님께서 코인 1,000개를 선물!]

-그래요? 저 키도 좀 크고, 나름 훈훈하게 생겼는데. 그러면 더 매력있겠네요?

이현우는 손가락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

어차피 테스트 용이니 상관 없었다.

아니, 오히려 더 매력적인 상대라 생각하게 되면 더 좋다.

테스트가 더 잘될 테니까.

“보통은 매력있겠죠? 잘생긴 남자 싫어하는 여자는 없으니까요. 그보다 벌써 3천 개나 쏴주셨는데. 제가 불편해서 안되겠어요. 신청곡 없으시면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으로 연주할까 하는데. 어떠세요?”

정소림이 돌려돌려 말하기를 시전했다.

그녀는 애옹이는애옹애옹의 채팅에 부담을 느꼈다.

많은 후원을 쏴주는게 고맙긴 한데.

목적이 너무 빤히 보인다고나 할까.

그래서 신청곡 연주 쪽으로 화제를 돌렸다.

애초에 개인 방송에서 한 시청자랑만 대화하는 건 지양해야 할 행위이기도 하고.

연주를 하면 한 명이 아니라 다수와 소통을 하는 것이니까.

“흐음….”

노트북을 바라보고 있는 이현우가 고민했다.

뭐라고 채팅해야 패기 넘치는 스무살 같을까?

정소림의 연주를 들으며 어떻게 해야 정소림을 꼬실 수 있을지.

그리고 또 어떻게 해야 스무살처럼 보일지를 고민했다.

역시 모를 때는 검색이지.

이현우가 새로운 탭을 열어 인터넷에 스무살 여자 꼬시는 법을 검색했다.

그랬더니 스무살짜리 여자에 관한 이야기만 주르륵 나왔다.

이게 아니지.

이현우가 스무살 고백법으로 검색어를 바꿨다.

이제야 유용한 정보가 주르륵 나왔다.

이현우가 그 중 하나를 골랐다.

-연주 좋고 목소리 좋고

-오늘도 귀호강! 너무 잘 들었습니다

-역시 소림갓 노래 너무 좋아요

“잘 들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3천개나 받았으니 연주를 이어서 해야겠네요. 다음 곡은 뭘 할까요?”

-화영 서가의 달 동쪽 끝에 핀 꽃처럼

-아무거나 다 좋아요

-그런데 백수 형님은 오늘 안오시나? 쉬는 날이신가?

[애옹이는애옹애옹 님께서 코인 1,000개를 선물!]

-누나. 제가 새해로 이행시 해볼게요. 운 띄워주세요.

“아, 이행시요….”

정소림이 곤란하다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자꾸만 방송의 흐름을 방해하는 채팅.

그런데 큰 금액을 후원하는 사람이라 대놓고 제재를 가할 수가 없었다.

아니, 제재를 가하면 안된다.

BJ를 하는 이유는 코인을 후원받기 위해서였으니까.

정소림의 입장에선 가불기에 걸린 상황이었다.

목적이 빤히 보이는데, 자꾸 천 개씩 후원하며 채팅을 치니 무시할 수가 없었다.

다른 여캠이었다면 잘됐다며 코인만 빨아먹을 생각에 신이 났을 텐데.

정소림은 그렇게 약아빠진 성격이 아니었기에 부담만 왕창 느꼈다.

“운 띄울게요. 새.”

결국, 이행시의 운을 띄우는 정소림.

이현우가 준비하고 있던 채팅을 쳤다.

[애옹이는애옹애옹 님께서 코인 1,000개를 선물!]

-새해도 다가오는데 내 여자친구 할래요?

“해에으으응. 이거 노린 거였구나. 일단 제 대답은 아니요. 이제 다시 운 띄울게요. 해.”

정소림이 말꼬리를 늘리며 대답을 회피했다.

젠장, 고백 실패다.

그런데 기분은 좋았다.

정소림이 철벽을 치는 게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그 뒤로 1시간가량.

이현우는 끈질기게 정소림에게 매달렸다.

하지만 결국 정소림의 전화번호조차 얻어낼 수 없었다.

부드럽게 웃으면서 철벽방어를 치는 타입이라고나 할까.

혹시나해서 만 개 후원을 터뜨려보았지만 마찬가지였다.

십만 개라면 다를지도 모르지만….

그건 안된다.

혹시나 그러다가 열혈 컷을 넘어버리기라도 하면, 뭔가 이상함을 눈치챌 수도 있으니까.

-빵잇♥ª 님이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다음은 최수현인가.

정소림에게 합격점을 준 이현우는 또 한 번 위장템을 사용했다.

방송에 입장하니, 애니메이션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그리고 그 가운데 있는 최수현의 아바타.

실물의 그녀와 닮은 듯 닮지 않은 2D 캐릭터.

금발에 푸른 눈.

최수현의 취향이 듬뿍 들어간 캐릭터는 현실의 그녀와는 다르게 굉장한 거유였다.

중요하니까 두 번 말한다.

거유였다.

[[C8]떡방아치기 님께서 코인 1,000개를 선물!]

-ㅎㅇ 아바타 잘뽑혔네요.

“흐음? 그게 무슨 뜻인가요? 빵잇이는 빵의 요정인데요? 현실계에 내려오면서 이런 작은 화면속에 갇히게 되긴 했지만, 본판은 변하지 않았다구욧! 아시겠어요?”

컨셉에 잡아먹힌 최수현.

이는 버튜버 세계에선 흔한 일이었다.

판떼기를 세우고 본인은 뒤에 숨어있다 보니, 버튜버들이 무제한적으로 끼를 발산했다.

그렇기에 버튜버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정도 이상을 넘어서는 광기를 보여야했고.

컨셉에 잡아먹혀 컨셉 그 자체가 되는 일은 엄청 흔한 일이었다.

그나마 최수현은 이현우 덕에 어느정도 체급을 만들어두고 버튜버 시장에 진입했었다.

기존의 팬들 중에서 버튜버를 보지 않는 이들은 떨어져 나갔지만, 버튜버 전향 이후에도 남은 팬들은 있었다.

그리고 그들 덕에 최수현의 방송은 흥할 수 있었다.

버튜버 전향 후, 빨간약도 예쁜 버튜버로 널리 이름이 알려졌으니까.

게다가 소심했던 성격이 판떼기에 가려지니, 적극적이고 활발한 성격으로 바뀌었다.

원래도 방송 할 때에는 평소 성격보다 오버하는 그녀였다.

하지만 완벽하게 성격을 버리진 못했다.

그런데 판떼기가 생기니, 원래의 성격을 잊어버린듯 날아다니게 되었다.

[[C8]떡방아치기 님께서 코인 1,000개를 선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정 컨셉임?

“컨셉이라니! 빵잇이는 진짜 요정인데요? 나쁜 어둠의 요정 때문에 요정계에서 쫒겨난 거예요. 그래서 힘을 아끼기 위해 이 작은 화면 속에 들어와있는 거고요. 아시겠어요?”

크흠, 하고 빵잇이 헛기침을 했다.

그리고 다시 말 한다.

“어쨌든 2천개 후원 고마워요. 더 줬으면 좋겠다. 그런고로 수금 기원 리액션 갈게요!”

징- 지에- 징지이잉!

빵잇이 아바타에 헤비 메탈 기타를 착용했다.

손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강렬한 사운드가 터져나왔다.

“후워어어어언! 떡방아 닝겐에게 2천 개를 받았네! 예아! 하지만 난 아직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더 받고 싶어어어어어엇! 더줘어어어어! 예아아아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간만에 터졌네 ㅋㅌㅋㅋㅋㅋㅋ

-이거 단가 만 개짜리 아님 ㅋㅋㅋㅋㅋ?

-오늘 백수 형님 안오셔서 2천개에 해주난 ㅋㅋㅋ

-미친 시발 진짜 ㅋㅋㅋㅋㅋㅋ

-아니 왜 예고도 없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빵잇의 똥꼬쑈.

채팅창에 ‘ㅋㅋㅋ’이 수없이 터졌다.

분명 웃기라고 만든 리액션인데, 쓸데없이 고퀄인 목소리라 더 웃기다.

이미 몇 번이나 겪은 리액션.

하지만 이번에도 웃겼기에 이현우도 ‘ㅋㅋㅋ’으로 채팅을 도배했다.

[[C8]떡방아치기 님께서 코인 1,000개를 선물!]

-아니 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리액션 뭐임

지이이잉-! 지이잇! 지잉! 징!

채팅과 전자녀에도 기타 연주는 멈출 줄 몰랐다.

이건 그냥 사운드를 튼 게 아니다.

빵잇이 실제로 전자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거였다.

“예아! 떡방아 닝게에에에엔! 천 개애애애앳! 예아아아! 하지만 난 아직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더 받고 싶어어어어어엇! 더줘어어어어! 예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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