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코인 무한 능력으로 BJ 따먹기-241화 (24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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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담배 마렵네.

이현우는 피지도 않는 담배가 그리워졌다.

믿었던 여캠에게 배신당한 마음이 쓰라렸다.

왜 사람은 잘 대해주면 그게 호의가 아니라 권리인 줄 알까.

여우찡 처럼 막판에 환불 약속을 하며 거절하기만 했어도 턱걸이 합격은 시켜줬을 텐데.

“뭐…. 제대로 갚아주면 되겠지.”

조금 이따, 방송이 끝난 후.

강소라가 호텔로 찾아왔을 때.

안에 있는 이현우를 보고 어떤 표정을 지을지 너무 궁금해졌다.

-봄여름 님이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상처받은 마음을 진정시키느라 시간이 빨리 간 덕일까.

금세 이유나의 차례가 돌아왔다.

“유나는 시험해보나 마나이긴 한데….”

이유나에 대한 믿음은 그 누구보다 굳건한 이현우였다.

조금 전까지도 톡으로 사랑을 주고받던 두 사람이다.

이유나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이현우의 색으로 물들여져 있다.

이제 와 다른 사람이 끼어들 여지는 없었고.

이유나도 그런 걸 절대 허락할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하는 게 좋겠지.”

모든 여캠을 다 테스트하는데 이유나만 뺄 순 없는 노릇.

하나 마나 한 일이지만 이현우는 방송 입장을 클릭했다.

여캠 국룰에 가까운 방송 시작 전 대기방과 대기 화면.

이현우는 교복을 입고 깜찍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유나의 사진을 보며 기다렸다.

그때, 그의 본폰에 전화가 걸려 왔다.

이유나였다.

“어, 유나야.”

“오빠! 뭐 하느라 까톡 답장도 안 해요. 이제 방송 시작한다고 톡 보냈는데.”

“하핫. 까톡 손 놓은 지 5분도 안 됐거든?”

“치이, 몰라요. 사랑이 식었어. 예전에는 5분이 뭐야. 무조건 3분 안에 답장했으면서.”

“식기는 왜 식어. 방송 들어간다고 전화 준 거야?”

“네. 이제 방송해서 까톡이랑 전화 못 한다고 알려드리려고요. 그런데 진짜 영통은 못 해요?”

“할 수는 있는데 많이 끊길 거야. 여기 산속이라 인터넷이 잘 안되거든.”

영상 통화가 인터넷에 영향을 받던가?

잘 몰?루.

어쨌든 중요한 건 호텔에 있는 걸 들키지 않는 거였다.

이유나는 스무살 답지 않게 호텔에 와 본 경험이 굉장히 많으니까.

영상 통화를 하게 된다면 들켜버릴 수도 있었다.

“아항, 그렇구나. 아! 시간 됐다. 오빠! 저 돈 많이 벌고 올게요. 사랑해요. 쪽.”

이유나가 갖은 아양을 다 떨었다.

전화 너머의 이유나가 어떤 표정일지 머릿속에 상상이 되며 이현우의 기분이 좋아졌다.

“나도 사랑해. 방송 열심히 하고.”

“네! 서울 올라오시면 연락주세요! 뿅!”

전화가 끊기고, 이유나의 방송이 시작되었다.

“빠라바라밤! 빠라바라밤! 빠라바라 빰빠밤 빰빠밤 빰 빠밤 밤! 일동 차렷!”

이유나가 화면 밖에서부터 걸어오며 입으로 나팔 소리를 냈다.

하도 군대 컨셉을 많이 하다 보니, 어느새 충성 경례는 그녀 방송의 밈으로 자리 잡았다.

언제나 첫 시작은 입장곡과 함께 경례를 받는 시간으로 인사했다.

“대장님께 대하여! 경례! 충! 성!”

-?

-니가 왜 대장임 ㅋㅋㅋㅋ?

-마, 쫄병 경례 똑바로 안 하나?

-엌ㅋㅋㅋ 쫄병이 대장 흉내

-영창 가실?

물론 시청자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매번 자신을 대장으로 지칭하는 이유나와 쫄병이라 지칭하는 시청자 간의 티키타카가 이뤄졌다.

매일 반복되는 일이기에 이 싸움에 의문을 품는 시청자는 없었다.

“자자, 오늘 일정이 급하니까 잡소리는 여기까지 하고.”

-?

-???

-미친 ㅋㅋㅋ 시청자보고 잡소리 하지 말라는 BJ가 있다?

-님아, 님이 이상한 소리 해서 그렇잖아요.

[[봄]극한의반반충 님께서 코인 7개를 선물!]

-신병, 경례 똑바로 다시 해.

“반반 형님 7개 감사합니다. 경례 놀이는 나중에 하고. 말 좀 들어봐. 오늘 일정 빡빡해서 컨텐츠 빨리빨리 진행해야해.”

-ㅋㅋㅋㅋ

-일정이 빡빡하면 님이 방송 시간을 늘리면 되죠?

-시간이 없다 = 나 오늘 일찍 끄고 싶다

-마! 경례 안 하나!

시청자들이 더럽게 말을 안 듣는다.

원래 이유나의 방은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유명해진 대가라고 해야 할까.

이현우가 이유나를 팍팍 밀어준 뒤로, 이유나의 고정 시청자층은 몇 배로 뛰었다.

방송만 켜도 네 자릿수 시청자가 그냥 찍힐 정도.

방송할 때마다 이현우가 선물을 뿌려대니 당연한 것이었다.

그렇게 방송을 보며, 점차 이유나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고.

어느새 눌러앉아 버린 시청자가 대다수.

게다가 꼬레아TV는 유명세가 유명세를 더 부르는 구조.

시청자 수빨로 랭킹이 계속 올라가니, 점점 더 유명해졌고.

이젠 완전히 준 메이저 이상이라 부를 수 있을 수 있는 급이 되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많아진 시청자 수에 따라 악질 시청자도 늘어났다.

악질 시청자는 평범한 시청자에 비해 채팅치는 속도도 빠르고 양도 많았다.

그런 이들이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지만.

이유나는 방송인의 재질을 타고 난 여자였다.

깐족 거리는 채팅을 가볍게 넘기며 원하는 대로 방송을 주도해나갔다.

“형님들. 티키타카는 좋은데 선 넘으면 바로 싹둑인 거 알죠? 얼마 전에 아즈카반 해방했으니, 다시 쿨 돌려면 3개월은 남았는데. 3개월 동안 방송 못 보고 싶으면 계속 선 넘으십쇼. 자, 저 분들은 저분들 알아서 하게 하고. 우리는 컨텐츠 진행합니다! 오늘의 컨텐츠는 바로 마인크래프트 건축 대회!”

꼬레아TV는 요새 마인크래프트가 인기였다.

이성재의 주도로 열린 백수킹 배 스타 대학대전.

그 이후로 스타는 사양 컨텐츠가 되었고.

이리저리 방랑하던 꼬레아TV 판에는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이 떠올랐다.

솔직히 세계적인 인기나 코그모TV에 비하면 한참 늦은 감이 있는 유행이었다.

그렇지만 꼬레아TV만 보던 이들은 새로운(?) 게임에 신선해 했고.

할 수 없는 것 빼고는 다 할 수 있는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에 푹 빠지게 되었다.

그 인기에 이유나도 편승했고.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시청자도 달달하게 빨고, 뉴튜브 조회수도 달달하게 빠는 중이었다.

컨텐츠로 대회를 열고.

대회 신청을 한 시청자 중 참가자를 뽑고.

그들이 건축을 할 때까지 기다린다.

기다리는 시간 동안엔 동네 이장처럼 여기저길 돌아다녔다.

그러다 막판엔 결국 노가리를 깔 수밖에 없었다.

건축물이 완공도 되기 전에 다 둘러봐 버리면 컨텐츠 시간 동안 할 게 없었으니까.

[[봄]러블리여름 님께서 코인 7개를 선물!]

-그런데 오늘 백수 형님 안오시나여?

“아, 우리 오빠 시골 내려갔어요. 아니, 우리 오빠래. 회장님. 그래서 오늘 내일은 방송 못 본다고 하네요.”

[[봄]새벽감성 님께서 코인 100개를 선물!]

-그러면 오늘은 내가 회장인가?

-오 ㅋㅋㅋㅋ

-새벽 회장님 ㅋㅋㅋㅋ

-그치 회장 없으면 부회장이 회장이지 ㅋㅋ

소통왕 봄여름.

그런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이유나는 소통을 잘했다.

아무리 건빵이라도 채팅을 무시하지 않았다.

물론, 이상한 채팅이나 도배성 채팅은 무시하지만 말이다.

건빵이 이유나에게 관심을 받으려면 지금 하는 대화에 알맞거나 무척이나 재밌는 채팅을 치면, 이유나가 채팅을 읽어준다.

하지만 그런 것 다 필요 없이 이유나가 채팅을 읽게 하는 법이 있었다.

돈을 쓰면 간단하다.

[[봄]오늘부터팬 님께서 코인 1,000개를 선물!]

-여르마 너무 예쁘다.

“오늘부터팬 형님! 천개! 너무 감사합니다. 음? 그런데 처음 보는 분인데 팬 가입이 안 뜨네요? 누군가 닉변하신 건가?”

역시 예리하네.

하지만 이런 경우의 변명도 다 준비해두었다.

[[봄]오늘부터팬 님께서 코인 100개를 선물!]

-예전에 한 두개씩 쐈는데. 기억 못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 ㅎㅎ.

“아! 그렇구나! 어쨌든 후원 감사합니다! 천개면 리액션 해야 하는데. 어떤 리액션이 좋아요?”

[[봄]오늘부터팬 님께서 코인 1,000개를 선물!]

-리액션은 됐고. 까톡 줄 수 있어? 너 내꺼 하자.

“엑….”

상남자 컨셉으로 밀어붙이는 이현우.

하지만 이유나의 표정이 단박에 찌푸려졌다.

화면 속 그녀가 굉장히 기분 나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 남자친구 있어요. 그러니까 이상한 수작 걸지 마세요. 한 번만 더 하면 영구 블랙이요.”

이유나의 방송엔 밴 수위가 정해져 있다.

가장 처벌이 가벼운 강퇴.

이건 그냥 언제든 다시 방송에 들어올 수 있는 처벌이었다.

다음은 채팅 밴 X분.

채팅 수위에 따라 몇 분짜리 밴인지 정해진다.

그 다음이 블랙.

악질 시청자들을 처형하기 위한 밴.

이 경우엔 방송을 보지 못하며, 방송을 보려면 아즈카반 해방이라는 컨텐츠를 이용하거나 새로 부캐를 파야 했다.

마지막이 영구 블랙.

이 경우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블랙을 풀어주지 않는다.

[[봄]오늘부터팬 님께서 코인 1,000개를 선물!]

-ㅇㅋㅇㅋ. 일단 매니저 좀.

“싫어요. 가세요. 그냥.”

[안내]

-해당 방송국의 블랙리스트에 등록되어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와…. 하하….”

생각보다 훨씬 더 철벽이었던 이유나의 대처.

약간 꼬시는 멘트 한 번 날렸다고 이런 식으로 반응할 줄은 몰랐다.

유사 연애는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

유사 연애로 돈을 버는 다른 여캠들에 비하면 확실히 다른 행보였다.

그래도 이유나는 그럴만한 능력이 있었다.

이현우의 전폭 지원이 있었다고 하지만, 준 메이저로 올라선 것은 엄연히 그녀의 능력이다.

다른 이들은 떠먹여 줘도 절대 그 자리에 머무르지 못한다.

떠먹여 주는 것만 받아먹다가 미끄러지기 십상.

하지만 이유나는 이제 스스로 컨텐츠도 기획하고, 방송을 잘 이끌어나가며 재미를 뽑아내기도 했다.

한 명의 프로 방송인인 것이다.

“좋네.”

어쨌든 이유나가 강퇴를 박았고.

이현우는 더 이상 그녀의 방송을 볼 수가 없었다.

방송을 보려면 로그 아웃을 해서 몰방을 하거나 부캐로 접속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이현우는 그러지 않았다.

[앨리스♣·강소라·32]

기다리던 전화가 걸려 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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