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코인 무한 능력으로 BJ 따먹기-248화 (248/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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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20)——

“12일 행사요? 당연히 가능하죠. 하지만 페이는 맞춰주셔야 할 것 같은데. 얼마인지는….”

새로 지어진 신축 건물 안.

개인 사무실 안에서 이지훈이 바쁘게 키보드를 치면서 전화를 받고 있다.

그 모습이 제법 태가 난다.

이현우에게 사업 계획서를 검토받기 시작한 지 2년.

결국 그의 사업 계획서가 통과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이현우는 그를 버리지 않았다.

이현우가 직접 구상하고 실행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그를 사장으로 앉혔으니까.

검정고시 고졸에겐 과분한 자리였다.

당연한 일이다.

이제까지 학교만 다니던 학생에게 갑자기 사장 자리를 맡긴다고 한들, 잘 해낼 리 없었을 테니까.

실무진은 따로 있긴 했다.

그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사업을 굴렸고, 이지훈은 배우는 입장.

이 사실을 이지훈도 잘 알고 있었기에, 사장이라는 직책을 달고 있지만 신입사원처럼 열심히 굴렀다.

그렇게 1년 정도 구른 덕분일까.

이제는 1인분 이상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자원이 되었다.

“하아…. 이게 사장이야, 직원이야….”

사업을 하고, 사장이 되면 무척이나 멋질 줄 알았는데.

실상은 여러 관계도 사이의 톱니바퀴일 뿐이었다.

이지훈이 사장실을 나섰다.

바로 앞에 펼쳐진 큰 사무실.

이현우가 설립하고, 이지훈이 경영하는 코인 엔터는 1년 만에 직원이 20명이나 되는 중소기업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 비결은 끊이지 않고 유입되는 커다란 자본의 힘이었다.

“부사장님. 저 오늘 반차 쓸게요.”

이지훈이 한 사내에게 말한다.

곰 같은 덩치를 가진 남자, 얼굴도 험상궃어 보여 뒷세계의 일을 처리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저렇게 보여도 명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엘리트였다.

이지훈의 경험치 버스 기사이자 실질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었다.

이현우가 거액의 돈을 주고 계약직 임원으로 모셔 온 사람이다.

“예? 일이 바쁜데 그래도 되는 겁니까? 사업 제대로 물려받으시려면 야근해도 모자라실 텐데요.”

“놀러 가는 거 아니니까 봐주세요. 오늘 우리 조카 생일이잖아요. 이건 가족 행사이기도 하지만, 업무이기도 합니다.”

“아…. 그러시군요. 회사 오너의 행사를 챙기는 건 회사인의 본분이죠. 다녀오십시오. 아, 백화점 들리실 거죠? 미안합닌다만, 가시는 길에 제 선물도 함께 사주시길 바랍니다.”

“예. 그렇게 할게요.”

부사장이 자연스레 이지훈에게 심부름시켰다.

직급상 이지훈이 한 단계 더 높긴 하지만, 이지훈은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

실력, 경력, 나이 모든 것이 이지훈보다 나았으니까.

이지훈은 그가 내민 돈을 받아 주머니에 넣고 백화점을 향해 출발했다.

이유나와 이현우의 사이에서 나온 딸이 벌써 3살이었다.

시간도 참 빠르다.

갑자기 결혼한다 하고, 임신 사실 까지 알았을 때는 엄청나게 놀랐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엄청나게 잘되었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이 결혼하게 되면 이현우의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될 테니까.

실제로 이렇게 분에 넘치는 사장직을 맡게 되기도 했고 말이다.

“누구야아?”

백화점에서 선물을 산 뒤, 대궐 같은 집의 초인종을 눌렀다.

언제 와도 참 커다란 집이다.

“하율이니? 삼촌이야. 짠. 삼촌이 하율이 선물 사 왔다.”

그가 백화점 직원 추천으로 산 장난감을 카메라에 비추며 말했다.

그러자 지잉, 하며 문이 열렸다.

“어서 와.”

대문을 넘어 정원에 깔린 돌길을 따라 걷자, 조카 이하율을 안고 있는 이유나가 보였다.

간만에 보는 친누나.

반가운 느낌도 그럭저럭 들긴 하지만 그렇게 큰 감정은 아니다.

상대도 마찬가지인 모양.

이유나가 표정 변화 없이 그를 맞이했다.

“어, 별일 없지?”

“없지. 그래도 요즘은 하율이가 많이 커서, 편해.”

이유나가 육아의 고충을 기관총처럼 털어냈다.

이미 몇 번이나 들었던 이야기.

이지훈은 그녀의 이야기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하율이 말썽쟁이 아니야!”

“아이구, 그치. 우리 하율이는 천사지. 엄마가 이상한 이야기 자꾸 한다. 그치?”

누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보다 하율이랑 대화하는 게 백배 천배 났다.

어떻게 누나같은 거에서 이런 천사같은 조카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잠깐 조카랑 놀아주던 이지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매형은?”

“지금쯤 컴퓨터 실에 있을 걸?”

“응. 나 잠깐 인사하고 올게.”

이지훈이 컴퓨터실 앞에서 문을 노크했다.

“들어와.”

“안녕하세요. 매형. 오늘 하율이 생일이라 놀러 왔습니다.”

“그래, 잘 왔다. 요즘 불편한 건 없고?”

“네. 매형이 이것저것 신경 많이 써주시니까요. 그리고 드릴 말씀이 있어요.”

이지훈은 이리저리 말을 빙빙 돌리지 않았다.

오늘 여기 찾아온 것은 조카 생일 잔치이기도 했지만 할 말이 있어서였다.

그가 곧바로 본론을 내질렀다.

“슬슬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주어는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다 무엇을 시작하겠다는 건지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벌써…?”

“네. 조금 이르다고 생각되긴 하지만….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미국으로 갈 거야?”

“나중에요. 지금은 매형의 회사를 운영하면서 동시에 무역, 유통 회사를 차릴까 합니다.”

엔터 사업체를 운영하며 이지훈의 능력과 시야는 크게 성장했다.

그리고 이전보다 훨씬 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한미 양국을 오가는 무역·유통업.

이지훈은 성공자신이 있었다.

그의 아버지가 하던 일도 무역업이었고, 아버지의 인맥이 아직까지 남아있었다.

그리고 이지훈은 합법적인 물건만 운반할 생각도 없었다.

그래야 남매의 부모님을 죽인 갱단에 접촉할 수 있을 테니까.

“으음…. 그래. 돕겠다 했으니 도와야겠지. 돈 걱정은 하지 마라.”

“감사해요. 매형.”

“그래도 몸 조심 해야 한다.”

“예. 걱정하지 마세요.”

——아쿠아(한지연·24)——

올해로 데뷔 6년차.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최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엘리시아의 인기도 한풀 꺾였다.

물론, 최정상에 있었을 때와 비교해서 꺾였다는 거지 여전히 그녀들의 인기는 여전했다.

압도적인 팬덤덕에 방송가에선 여전히 흥행보증수표로 통했으니까.

하지만 그런 인기를 누리면서도 엘리시아의 미래는 한없이 어두웠다.

중국인 멤버 포유 때문이다.

원래부터 통제가 안되던 그녀였다.

활동 도중 클럽에 가거나 마약에 손대는 것은 물론이고.

남자 관계도 얼마나 복잡한지, 스캔들 기사를 막는 데만 기획사에서 수 억을 썼어야 할 정도.

이게 개인의 일탈로 끝났으면 다행인데.

포유의 문제는 다른 멤버들을 자기 아래로 보고 마수를 뻗쳤다는 거였다.

다행히 아쿠아는 그녀의 마수에서 빠져나왔지만.

멤버 중 하나는 그녀의 함정에 걸려 마약에 손대게 되었다.

지금은 끊긴 했는데, 덕분에 그 사건 이후로 멤버들간 관계는 최악이 되었다.

어찌어찌 잘 덮은 덕분에 사건이 퍼지지는 않긴했다.

하지만 이대로 7년 계약이 끝나면 해체가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

게다가 모든 사건의 책임자인 포유는 계약이 1년 남은 시점에서 보란 듯이 중국으로 넘어가 활동하는 중이었다.

그로 인해 불화설과 해체설에 시달리는 건 아쿠아를 비롯해 남아있는 엘리시아 멤버들 이었다.

“하아아…. 진짜 스트레스 풀린다. 이거 아니었으면 진짜 우울증 걸렸을지도 몰라.”

한지연이 정액을 토해내고 반 정도로 쪼그라든 자지를 손가락으로 톡톡 밀었다.

섹스의 쾌락을 알게 된 이후.

그녀의 스트레스 관리법은 섹스가 되었다.

이현우와 섹스하고 나면 모든 근심 걱정이 싹 날아가는 기분이 되었으니까.

“아이돌이 자지를 그렇게 좋아해도 되는 거야?”

“아이돌은 사람 아닌가. 그리고 난 이해가 안 돼. 왜 우리나라는 섹스나 연애 이런 거에 대해서 그렇게 감춰야 하는 거야? 외국에선 방송에서도 첫 경험이 언제냐고 대놓고 물어보는데.”

해외투어를 밥 먹듯이 다니는 한지연이었기에 느끼고 있었다.

한국의 성문화는 너무 비틀려있고, 이질적이었다.

다들 섹스하고 있고, 즐기고, 좋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걸 절대로 드러내선 안 된다.

다른 나라에선 없는 이상한 문화였다.

“글쎄. 모르겠네. 그런데 엘리시아 진짜 해체하는 거야?”

“응…. 해체할 것 같아. 하아, 해체하면 뭐 하지. 연기로 방향을 틀어야 하나?”

아이돌의 수명은 대개 7년 전후였다.

그룹이 끝난 후, 예능이나 연기로 성공을 이어 나가는 이들도 있지만.

그건 정말 극소수.

한해 100개의 아이돌 그룹이 나온다면, 7년 차까지 살아남는 그룹은 많아야 2, 3그룹?

거기서 그룹이 해체되고도 끝까지 방송계에서 호출받는 연예인은 5명 내외였다.

그녀는 이름값이 있으니 연기를 하든 예능을 하든 초반에는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방송가는 언제나 냉혹했다.

예능이든 연기든 자신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소리소문없이 묻혀서 사라질 게 뻔했다.

“연예인 계속 하려고? 모아둔 돈 많지 않아?”

이현우가 물었다.

전 세계적으로 대박 친 엘리시아가 억 단위 정산을 받는다는 건 이미 유명한 일.

모르긴 몰라도, 통장 안에 있는 돈만 비교하면 이현우의 재산과 비슷하지 않을까?

주식, 부동산 등을 다 합치면 비교조차 안 되겠지만 말이다.

“이 나이에 일 쉬면 뭐 해. 활동적으로 움직이다가 갑자기 쉬면 빨리 늙는대. 그래서 무언가라도 하고 싶긴 한데…. 잘 모르겠어. 내가 뭘 하고 싶은지.”

“흐음, 그래? 뉴튜브는 어때?”

“뉴튜브?”

“뉴튜브는 방송보다 훨씬 널널할 테고. 팬들하고 소통도 잘 할 수 있을 테고. 기획만 잘하면 웬만한 방송보다 더 나을수도 있을걸?”

“나, 뉴튜브 채널 있긴 한데.”

“그거 네 거 맞아? 회사 지분 들어있는 건 아니고? 그러면 네 마음대로 하기 힘들걸? 차라리 아예 새로 하나 파서 처음부터 시작해봐. 엘리시아 인기가 주춤한다고 해도, 네가 개인 뉴튜브 열면 하루에 수백만은 쉽게 붙잖아.”

이현우가 당장 떠오르는 기획안을 몇개 말해주었다.

그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는지 한지연이 눈을 반짝였다.

“관심 있으면 우리 소속사로 와. BJ 중심이긴 한데, 너 들어오면 사업부를 새로 늘릴 용의도 있으니까. 아니, 당연히 그래야지. 대 아이돌 엘리시아의 아쿠아 님께서 우리 엔터로 들어와 주는 건데.”

이현우의 엔터테이먼트는 MCN처럼 광고 중계만 하는 회사가 아니었다.

BJ들의 컨셉, 방송 기획, 스타일링 등등.

연예기획사가 하는 모든 활동을 따라 하는 BJ 전용 기획사였다.

그런 기반을 닦아두었으니 아쿠아도 충분히 맞이할 수 있다.

“그리고 네 개인 스텝이 있으면 데려와도 돼. 월급은 전에 받던 곳과 동일하게 맞춰줄게.”

“으음, 오빠가 그렇게 말하니까 고민되는데…. 그런데 어차피 당장은 안되는 거 알지? 나 계약 1년 좀 안 되게 남았어.”

“물론이지. 이런 선택지도 있으니까. 한번 고민해보라고 말해 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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