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5화 〉폭풍전야 (25/110)



〈 25화 〉폭풍전야

025. 폭풍전야

‘이제야 좀 살겠네.’

서유진과 몸을 섞고 며칠이 흘렀다.
나를 감시하던 사람들의 시선이 사라졌다.
아무래도 그녀가  처리한 모양이다.
이제는 한시름 놓아도 되겠지.

‘엄청난 물건이기는 하지.’

나는 상처가 있던 다리를 어루만지며 생각했다.
하룻밤 만에 상처가 회복되는 것은 물론이고 후유증까지 사라졌으니 말이다.
그런데 한 가지 이해되지 않는 점이 있었다.
엄청난 물건이라도 이걸  군대와 관련된 회사에서 노리는 걸까?
보통 군산복합체는 ‘무기’와 관련된 물건이나 기술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들이 추구하는 ‘힘’과는 전혀 다른 방향성을 지닌 ‘회복제’를 왜 손에 넣으려는 걸까?

‘전장에서 병력의 생존율을 높이는 건 중요하니까. 뭐, 요즘은 해킹기술이나 툴도 사들인다는 소문도 있고.’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었다.
하지만 더는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그들의 속내를 내가 어떻게 다 짐작할 수 있겠는가?
그저 그들에게 약에 관한 정보를 뺏기지 않도록 조심하면 될 일이다.
조만간 신지혜가 모든 일을 마무리할 것이다.
나는 그때까지 몸을 사리면 된다.

‘그런데 지나치게 조용한데?’

최근에 뭔가가 이상하다.
묘하게 주위가 잠잠해졌다.
이건 서유진이 사람을 물려서 그런 것만이 아니었다.
나를 보기 위해서 편의점을 찾는 사람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무슨 일일까?
심지어 이런 말까지 들었다.

“저 알바 괜찮아 보였거든? 그런데 요즘에는 영 별로야.”

이렇게 수군대며 떨어져 나가자는 나의 ‘팬’들이 적지 않았다.
드디어 나의 인기가 식은 걸까?
나의 매력이 바닥난 걸까?
애초에 원하지 않았던 인기였다.
하지만 막상 잃고 나니 허전하다.
역시 나에게는 약간 ‘츤데레’기질이 있는 모양이다.
어쨌든 비교적 조용한 근무를 하게 된 나는 넌지시 물었다.

“권아영, 나 요즘 별로냐?”

“에? 아니요. 여전히 멋진걸요?”

그녀는 변함없이나에게 애교를 떨면서 대답했다.
크하하하!
그래, 나 아직 안 죽었어!

“그런데 뭔가 추레하고 좋은 향기도 안 나요. 오늘은 향수  뿌렸어요?”

또 그놈의 향수 타령이다.
내 체취가 그렇게 좋았었나?
어쨌든 최근에는몸에서 좋은 향기도 나지가않는 모양이다.
나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그거 나를 돌려서 까는 거 같다? 너도 내가 싫어졌냐?”

“헤헤, 설마요. 주인님에게 들러붙는 암캐들이 줄어들면 저는 좋죠.”

귀여운 거북이 같은 얼굴로 거침없이 독설을 내뱉는다.
그녀가 정상적인 정서를 지닌 사람이 아니라는 걸 이해했어야 했는데.

‘뭐, 일하기편하고 상관없나?’

북새통을 이루던 편의점이 조용하니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었다.
나는 이 문제에 관해서도 깊게 생각하는 것을 멈췄다.
이런 말이 있지 않은가?
‘메뚜기도 유월이 한철이다’라고.
아무리 나쁜 일도, 아무리 좋은 일도 모두 순간이라는 것이다.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알려주는 속담이다.
일본에도 인기를 나타내는 속설이 있다.
일생에  번 정도 찾아온다는 ‘모테키’가 그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이성에게 절정의 인기를 얻게 되는 순간이 반드시 ‘한 번’은 있다는 뜻이다.
뭐, 지금의 나로 말하자면 유월이 끝난 것이고, 모테키가 지나간 것이다.

‘그래도 이건서운하다는 말이지.’

나는 퇴근하면서 입맛을 다셨다.
그리고 집으로 가기 위해서 지나쳐야 하는 골목에 이르렀다.
뭐가 그렇게 아쉽냐고?

[애~옹~이~~]
[니~야오옹~]

바로 이 귀여운 고양이들 때문이었다.
모테키가 찾아왔을 때는 신기하게도 이 녀석들도 나에게 상냥하게 대해줬었다.
그런데 인기가 식으니 바로 등을 돌려버리는 것이 아닌가?

[샤-아아아앗!]
[캬-아아앗!]

이것 봐라!
만지려고 다가가니 바로 이빨을 드러내고 발톱을 세운다.
나는 그들의 적의 가득한 눈빛에 손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쳇!
전에는 먼저 다가와서 배를 보이며 애교를 부리고 난리를 쳤었는데.
다시 예전처럼 동물에게조차 인기가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저 신지혜입니다. 별일 없죠?”

“네. 특별한 일은 없어요.”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니 신지혜가 연락을 해왔다.
나는 방의 커튼과 방음 상태를 살피며 조용히 전화를 받았다.

“서유진이 잘해준 모양입니다. 일단 의심은 피한 거 같아요.”

“네. 저희  때문에 고생이 많네요. 미안해요, 향기 씨.”

“그러게요. 생각보다 고된 아르바이트네요.”

내가 짐짓 장난을 치자 그녀는 진심으로 침울한 반응을 보였다.
장난으로 한 말을 진담으로 받으니 난감했다.

“하하하, 저도 돈 받고 하는 일이니까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그런데 생각보다 기업 간의 암투라는 것이 엄청나네요. 민간인 사찰까지 하고.”

“네. 죄송합니다. 얼른일을 수습할게요. 그보다 뭔가 특별한 일은 없었나요?”

“서유진이 접근한 것 빼고는 없었죠. 아, 맞다. 그리고 저 인기가 없어졌어요.”

“네?”

“그동안 엄청나게 인기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요즘 이상하게 인기가 없네요. 저의 전성기도 끝난 거죠. 파하핫!”

“...”

그녀가 너무 침울해하는 것 같아서 장난으로 나의 근황을 전했다.
그런데 그녀는 오히려 더욱더 심각한 분위기를 내뿜으며 침묵으로 답하는 것이었다.
 이상한 느낌은 뭐지?

“...그렇군요. 어쨌든 조심하세요.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연락해주시고요.”

“알겠습니다. 지혜 씨도 힘내세요.”

그렇게 전화를 마무리하고 잠을 청했다.
심연에 빠져든 나에게 익숙한 사람이 나타났다.
예전에 꿈속에서 만났던 그 여자였다.
분홍색 머리카락, 숏컷, 악마의 뿔, 그리고 도발적인 레오타드!
그녀는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섹시하고 우아한 걸음걸이로 나에게 다가왔다.

“또 만나네요.”

그녀는 나의 목을 핥았다.
그리고 이어서 뜨거운 입김을 나의 귓가에 내뿜었다.
그러자 질펀한 성교를 예감한 나의 물건은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 경우에는 몽정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나의 아들은 근육을 부풀리며 곧 있을 전투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이거 꿈이죠? 당신은 꿈속의 인물이고?”

“뭐, 그런 거죠.”

본인이 꿈인 걸 인지하는 것을 ‘자각몽’이라고 부른다고 들었다.
아마 이런 상태를 말하는 것일 테지.

“하지만 지금 그게 중요해요?”

그녀는 나의 질문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나에게 얽혀왔다.
내 손을 조용히 이끌어 자신의 가슴을 주무르게 했다.
동시에 그대로 나의 입술을 범했다.

[쭈-우우웁-]

현실에 못지않은 생생한 감촉이 손과 혀에 전해졌다.
나는 짜릿한 쾌감을 느끼며 그녀의 혀와 가슴을 탐닉했다.

“후후후, 꿈이라서 좋은 점이 뭘까요?”

그녀는 천천히 나에게 떨어져서 묘한 질문을 해왔다.

“그게 뭐죠?”

나의 질문에 그녀는 음탕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시간과 공간, 물리법칙 등을 모두 무시할  있다는 점이랍니다.”

그녀가 손짓하자 입고 있던 나의 의복이 모두 사라졌다.
놀라운 일이었다.

“모든  당신 마음대로, 그리고 내 마음대로.”

곁에 다가와 속삭이던 그녀도 순식간에 나신으로 변했다.
여전히 아름다운 육체였다.
그녀는 흥분에 가득 차서 자신을 바라보는 나에게 매혹적인 포즈를 잡으며 말했다.

“하고 싶어요?”

“네!”

나는 즉답했다.
그러자 그녀는 낮은 웃음을 흘리며 나에게 얽혀왔다.

[찌-걱-]

이미 준비가 끝난 나의 물건이 그녀의 성기에 닿았다.
서로 가까이 붙으니 당연한 결과다.
나의 목에 손을 감고 음부를 비비며 음탕한웃음을 흘리는 그녀였다.
나의 물건도 금방이라도 폭발할 듯이 연신 껄떡대고 있었다.

“후후후, 먼저 몸풀기로.”

그녀의 질은 나의 물건을 바로 받아들였다.

[쑤-욱-!]

그녀의 안으로 빨려 들어간 나의 물건은 극상의 쾌락을 가져다줬다.

“커-헉!”

나도 모르게 몸을 떨면서 신음했다.
그러자 그녀는 나의 뺨을 핥으며 말했다.

“후후후, 엄살은.”

그렇게 마주  자세에서 삽입했다.
그러자 순간 나는 갈피를 잡지 못했고, 나를 리드하는 그녀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며 쾌감을 자아내기 시작했다.

[즈-북-! 즈-북-!]
[철-퍽! 철-퍽!]

촉촉한 그녀의 질과 탐스러운 허벅지 그리고 엉덩이가 야릇한 울림을 만들어냈다.
나의 물건을 통해서 전해지는 감촉도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짜릿했다.
그런데 이런 자극적인 소리라니!
나는 너무도 좋은 기분에 자신을 놓아버렸다.
그저 그녀가 리드하는 대로 몸을 맡길 뿐이었다.

“적극적인 남자도 좋지만, 얌전한 남자도 귀여운 법이죠.”

그녀는 점점 속도를 올렸다.
야릇한 움직임을 보이던 그녀의 허리는 어느새 성난 천둥이 되어 땅으로 내리꽂히고 있었다.
마치 땅에 말뚝이라도 박을 기세로 허리를 내려쳤다.
나의 자지로 전해지는 쾌감이 더 심해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나는 참기 힘든 쾌감에 몸을 비틀었다.
그러자 그녀는 나에게 감은 손에 힘을 주며 음탕한 표정으로 말했다.

“참으면 참을수록 극치에 이르렀을 때의 쾌감은 커지는 법이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어떤 의사가 말하길 너무 참는 것은 좋지 않다고 했다.
나는 슬며시 눈을 뜨고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으-훗. 후후후.”

그녀의 눈에도 묘한 빛이 깃들기 시작했다.
더불어 얼굴도 홍조를 띠기 시작했다.
그녀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계속 당하는 것도 성미에 맞지 않아!’

나는 그녀가 내리치는 타이밍에 맞춰서 허리를 들어 올렸다.

[처-퍽! 처-퍽!]
[찰-팍! 찰-팍!]

야릇한 소리는 무게감을 가진 묵직한 소리로 변했다.
하지만 소리가 커짐에 따라서 그녀와 나에게 전해지는 쾌감도 점점 더 커졌다.

“흐-흣!”

드디어 그녀도 몸을 뒤틀기 시작했다.
나는 물건에 전해지는 숨 막힐 듯한 쾌감을 뚫으며 그녀에게 허리를 밀어붙였다.

“허-억! 큭!”

하지만 곧 사정감이 몰려왔다.
나는 당황스러웠다.
이제야 겨우 그녀에게서 주도권을 뺏어왔는데 이렇게 끝이라니?
나의 조급한 마음을 더욱더 허리를 빠르게 움직였다.
그녀를 먼저 보내버릴 작정으로 힘차게 허리를 놀렸다.

“아-흑! 좋아! 그런데 혹시 한계?”

그녀는 쾌락에 몸부림치면서도 나의 의도를 단번에 알아챘다.
약이 올랐다.
이 순간에도 여유라니!
나는 그녀를  껴안으며 마지막을 향해서 내달렸다.

“으-흑! 싸...싼다!”

절정에 이른 내가 다급하게 외치자 그녀는 나의 귓가에 뜨거운 숨결을 내뿜었다.

“후훗! 싸도 좋아요.  싸버려요! 시원하게!”

분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는 그녀의 질에 시원하게 사정했다.
고환이 뽑힐 듯한 느낌을 느끼며 모든 것을 뱉어냈다.
그녀는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한 느낌으로 사정에 맞춰서 질을 조였다.
기분 좋은 압박은 나의 물건에서 정액을 살뜰하게 빨아냈다.

‘분하다!’

눈앞이 아득해지는 쾌감을 느끼면서도 뭔가 분했다.
그녀를 먼저 절정에 이르지 못하게 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나는 사정을 하면서 물렁물렁해진 좆을 그녀에게 계속 밀어붙였다.
이미 쪼그라들기 시작한 물건으로 의미 없는 허리 놀림을 해댔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행동에서도 뭔가를 느끼는지 허리를 꺾으며 신음을 흘렸다.

“으-훗! 귀여워! 필사적인 모습 귀여워!”

그리고는 곧 움찔거리며 절정을 맞이하는 것이 아닌가?
묘한 성취감이 느껴졌다.
나는 얼른 그녀를 껴안으며 어깨를 살짝 깨물었다.

“하-윽! 좋아! 그거야! 아-윽!”

그녀는 몸을떨면서 허리를 젖혔다.
활처럼 휘어진 그녀는 몇 번인가 움찔거리더니 곧 나에게 허물어지며 안겨 왔다.
그녀를 먼저 절정에 이르게 하지는 못했지만, 나쁘지 않은 마무리였다.
그렇게 서로를 껴안고 체온을 느끼던 우리는 몸이 식어갈 무렵에 서서히 떨어졌다.

“몸은 적당히 풀린  같네요.”

그녀는 나와 자신의 상태를 조금 살피더니 곧 손으로 자신의 음부를 매만졌다.
그리고 내가 사정한 정액을 핥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제 또 달려야죠?”

그녀의 도발적인 행동과 음탕한 표정이 나의 성검에 빛을 되찾아주기 시작했다.
나의 물건에 다시 힘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그래,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더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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