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08화 〉페로몬 VS 페로몬 (9) (108/110)



〈 108화 〉페로몬 VS 페로몬 (9)

나의 능청스러운 표정에 그녀는 가벼운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가볍게 좌우로 저으며 입을 열었다.

“뭔가 신기한 기술을 준비한 건  자신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향기 씨는 심지어 촉수를 만들다니.”

그녀는 자신이 만들어낸 생체로션이 제법 참신한 아이템이었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물론 참신했다.
상대가 내가 아니었다면 말이다.
아쉽게도 나는 그녀가 보여줬던 기술과 비슷한 재주를 부리던 사람을 만난 경험이 있었다.
비록 실존하는 인물이 아니라  의식 속에만 존재하는 가상의 인물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덕분에 나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그녀를 상대할 수 있었다.
그녀가 자아내는 쾌락이 결코 가볍게 느껴진 것은 아니었다.
조금만 긴장을 풀었다면 바로 교성을 지르며 눈을 까뒤집었을 것이다.
그저 이를 악물고 정신을 집중해서 그녀를 상대한 것일 뿐이었다.

“페로몬을 이용해서 신체구조도 바꿀 수 있군요. 설마 했는데.”

“그래도 어느 정도 예상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그렇게 변신 수준으로 활용할 수 있을 줄은...”

그녀는 내가 촉수를 뽑아내며 극적인 변신까지 해낸 것을 신기해했다.
어느 정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물론 그녀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생물로 보일 정도로 신체를 변형시킬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후훗, 조금 많은 에너지와 집중력이 필요하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에요.”

나는 짐짓 잘난 척을 하면서 손가락으로 머리를 톡톡 건드렸다.
그리고 으스대는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이게 발상의 차이가 아닐까요? 지혜 씨는 머리는 좋지만, 발상이 빈약한 거 같은데요?”

자신을 띄우면서 슬며시 그녀를 자극했다.
그러자 그녀는 입술을 삐쭉거리며 말했다.

“무슨 소리? 페로몬을 내뿜을 수 있게뇌 구조를 바꾸는 약을 누가 만들었더라?”

나는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단순히 머리만좋은 연구원이 아니었다.
마인드컨트롤이라는 능력을 현실화하기 위해서 뇌구조와 작용, 유전공학까지 이용했다.
그리고 불가능할 것만 같은 연구를 성공시켰다.
게다가 흔히들 저지르는 실수는 간단히 피해 나갔다.
영화나 만화에 등장하는 염동력이나 정신감응을 연구하는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
물론 세상에 염동력과 정신감응이 존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정확하게 어떤 원리로 그런 힘이 발생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활용할 수 있는지 알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때 신지혜는 동물들이 사용하는 호르몬의 일종인 페로몬에 집중한 것이다.
물론 지금 그녀와 내가 사용하는 경지의 페로몬을 보자면 거의 초능력이나 마찬가지라서 사람들은 뭐가 다르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생각해도 그렇다.
페로몬을 갑자기 분출시켜서 날아오는 물체를 빗겨나가게 할 수도 있었고, 다친 신체를 빠르게 회복시킬 수도 있었다.
게다가 사람이나 동물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었고, 뇌의 구조가 변한 덕분에 초인적인 체력과 힘 그리고 높은 지능까지 가지게 되었다.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이 볼 때는 우리가 초능력자로 보이고도 남을 상황이었다.
게다가 거의 모든 상황에 써먹을 수 있다 보니 전지전능이라는 말이 따로 필요 없을 지경이었다.

‘어디 그뿐인가? 마음도 착하지.’

이 부분은 조금 논란의 여지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세상을 구하고 싶다는 그녀의 순수한 마음이 결국은 ‘나’라는 개인을 위기에 빠뜨렸으니 말이다.
그녀가 정말로 선하고 순수하냐고 말하자면 반드시 그렇다고 단언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순수한 마음을 믿고 싶다.
분명 나를 이용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면 나에게 그 약을 먹이지 않았을 것이다.

“좋아요. 발상이 빈약하다는 말은 취소하죠. 어쨌든 잔머리는 제가  좋을 겁니다.”

인문학적인 지식과 판단력 그리고 상황을 읽어내는 민첩함에는 자신이 있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가슴을 쳤다.
그러자 그녀는 내가 하는 행동을 바라보며 작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게요. 단기간에 회사를 그렇게 잘 키운 걸 보면 확실히 수완은 있으시네요.”

나와 귀여운  싸움을 하던 그녀의 눈빛이 갑자기변했다.
그녀는 아랫입술을 핥으며 귀엽고도 음탕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또 뭔가 야한 아이디어를 떠올린 모양이었다.
나는 기대감에 찬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 수완을 본받아서 제가 제안할 게 있어요.”

“그게 뭡니까?”

나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입꼬리를 올렸다.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거지?

“혹시 이런 생각해본 적 있어요?”

“어떤 생각이요?”

“위가 두 개면 어떨까? 머리가 두 개면 어떨까? 하는 그런 생각이요.”

나는 그녀의 말이 언뜻 이해되지 않았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의 설명을 기다렸다.
그러자 그녀는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위가  개면 소처럼 많이 먹을 수 있을 거고, 머리가 두 개라면 좀 더 빨리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고 보니 소의 위장이 네 개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덕분에 다른 동물과 비교해서 월등히 많은 음식물을 섭취할 수 있다고 했다.
설마?

“향기 씨의 촉수를 보고 생각했죠.  정도로 기관을 변형시킬 수 있다면 기관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요.”

“그러면?”

“네. 질이나 음경을 두 개로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쾌락이 느껴지는 부위를 두 곳으로 만들면 쾌락도 두 배로 느껴지는 게 아닐까요?”

“!!!”

그녀의 놀라운 발상에 나는  말을 잃었다.
설마 저런 카드를 꺼내다니!
나는 놀라움과 흥분에 몸이 떨려왔다.
이미 800%가 넘는 페로몬을 서로 발하고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의 쾌감을 주고받을 수 있을 지경이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성기를 두 개로 늘린다고?
파격적이다 못해서 미친 생각이었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그녀에게 말했다.

“진짜 해볼 거예요?”

“저는 과학자라서요.”

그녀는 눈을 감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녀를 감싸고 있는 분위기가 다시 변하기 시작했다.
분명 페로몬의 힘으로 몸을 변형시키고 있는 것이겠지.

[꾸-르르륵! 꿀-렁! 그-르르륵!]

그녀의 아랫배에서 이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조직이 갈라지고 뒤틀리는 기괴한 소리였다.
그러나 생각보다 섬뜩한 소리는 아니었다.
배고플 때 나는 소리보다 조금 더 큰 정도였다.
공포영화에서 나오는 살이 찢어지고 뼈가 꺾이는 섬뜩한 소리와는 달랐다.

“...후~. 된 거 같아요.”

그녀는 눈을 뜨며 손으로 자신의 아랫배를 가리켰다.
나는 그녀의 배로 시선을 옮겼다.
그녀의 아랫배는 약간 불거지며 도톰한 언덕을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임산부나 뚱뚱한 사람을 떠올릴 정도로 심한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평소에 모델의 뺨을 후려칠 정도로 몸매가 좋았던 그녀를 생각하면 약간 우스꽝스럽게 보일  있는 부분이었다.
한순간에 아랫배가 두둑한 사람이 된 것이니 말이다.
아마 저 자리에  다른 질이 들어있겠지.

[주-르르륵-.]

“후~. 생각만 해도 짜릿하네요.”

그녀는 음탕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며 자신의 음부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하-읏! 상상해 봐요.  개의 보지를 두 개의 자지로 찌르면서 극상의 쾌락을 맛보는걸!”

그녀의 야한 모습에 발기하기 시작한 나의 자지는 터질 듯이 부풀어 올랐다.
나는 미친 듯이 용두질하며 그녀의 모습을 바라봤다.
그리고 숨을 몰아쉬면서 외쳤다.

“지금!! 지금 두 개로 만들어?!!”

“그래, 지금!!!”

그녀의 눈이 점점 풀려가고 있었다.
그녀는 다시 쾌락의 바다로 나아가려고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따라가야지.
나는 용두질하던 손을 멈추고 눈을 감았다.

[즈-아아아-악! 쫘-아아아-!!]

얼마나 집중했을까?
살갗이 찢기는 소리가 났다.
하지만  소리는 불쾌하거나 무서운 정도는 아니었다.
부드럽게 살이 찢기며 뭔가가 벌어지는 소리였다.
나는 소리가 멈추자 서서히 눈을 떴다.

‘진짜 된다! 정말로 좆이 두 개가 되었어!’

나의 음경이 두 개로 늘어났다.
튼실한 여의봉이 하나 더 생기자 신지혜는 더욱더 짙어진 음란한 미소로 나를 맞이했다.
그녀는 나의 변신이 끝나자 나에게 다가왔다.

[츄-으으으읍-! 츄-르르릅!!]

그녀는 나에게 키스를 하면서 손으로 나의 자지들을 주물렀다.
양손을 사용해서 두 개의 자지를 미친 듯이 비벼댔다.

‘하-으읍?!! 이거 정말 두 배야?’

짜릿한 감각이 몸을 흔들었다.
정말로 쾌감이 두 배로 느껴지는 건지는  수 없었다.
다만 성감대가 늘어났다는 것은 큰 수확이었다.
단순한 애무와 손놀림에도 가슴을 들뜨게 하며 휩쓰는 쾌감이 연신 내 몸을 흔들고 빠져나가며 굽이쳤다.

‘와~. 대박이다!’

잘 느끼는 사람은 복 받은 사람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녀의 논리대로 두 배의 쾌락을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를 해봐야 할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성감대의 숫자가 늘어나서  느끼게 된 것은 확실했다.

[찌-꺽-! 찌-꺽!]

그녀가 퍼붓는 키스를 감당하며 자지까지 애무 당하고 있었다.
그녀의 큰 가슴이 나의 가슴에 닿아 뭉개지며 몽글거릴 정도로 밀착한 상태로 말이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나의 손은 놀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엄습하는 쾌락에 갈피를 잡지 못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정말로 두 개가 된 걸까?’

나는 호기심을 달래며 그녀의 보지로 손을 뻗었다.
그곳에서는 끈적한 침을 흘리고 있는 귀여운 동굴이 두 개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말대로 정말로 질이  개로 늘어난 것이다.
나는 양손을 이용해서 그녀의 동굴을 정성스럽게 쑤시고 돌리며 애무했다.

“하-으으읏!!!”

나의 혀를 빨면서 연신 자지를 주무르던 신지혜의 허리가 꺾였다.
그리고 몸을 떨면서 교성을 질러댔다.
그녀의 반응을 보건대 전보다 더 느끼는 것 같았다.

[즈-르르르르-. 톡-. 토-도-독.]

 애액은 얼마나 흘러넘치는지 손과 팔을 적시다 못해서 바닥으로 흘러내릴 정도였다.
나는 그녀의 몸짓을 즐기면서 양손을 바쁘게 움직였다.
두 손으로 동시에 구멍을 쑤시는 건 익숙하지 않았던 터라 리듬이 엉망이고, 움직임도 엉성했다.
하지만 그런 어설픈 움직임에도 신지혜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눈을 까뒤집다 못해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혀를 빼물고 숨을 헐떡였다.
게다가 허리를 꺾다가 못해 몸을 전동안마기처럼 떨어대기 시작했다.

“...후~. 최고네요.”

“그러게요. 두 개 모두 제대로 느껴지네요.”

정신없이 서로의 성기를 탐하던 우리는 잠시 떨어졌다.
계속 뒤엉켜있다가는 본게임을 하기도 전에 절정에 이를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자제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우리는 자연스럽게 절정은 뒤로 미루며 서로에게서 떨어졌다.
그것이 페로몬에 의해서 강화된 정신력 덕분이었는지 아니면 더욱더 큰 쾌락을 느끼고 싶다는 ‘탐욕’ 때문인지는 알  없었다.

[스-르르륵-.]

신지혜는 자연스럽게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다리를 활짝 벌리고는 손으로 나를 불렀다.
그렇게 나의 행동을 재촉하며 삽입을 종용했다.

“자, 어서 와요. 그리고 그 쌍두사로 나를 찔러줘요!!”

그녀는 욕정이 가득한 말투로 나에게 소리쳤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