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화 〉19화
강의실 문이 열리지 않자 밖에 있던 학생들 중 일부가 열쇠를 구하기 위해 경비실로 향하는 소리가 들렸다. 지왕은 당혹감에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갔다.
“으으...”
그때 지왕의 뇌리에 ‘갤낚시 모텔’이 떠올랐다.
“그래! 그게 있었지?”
그리하여 얼른 갤낚시 폰의 화면을 켜서 ‘포털 앱’을 실행한 다음 벽에다 플래시를 비췄다. 그러자 바로 갤낚시 모텔로 갈 수 있는 ‘문’ 모양의 ‘포털’이 생겨났다.
지왕은 그 문을 열고 소연의 옷가지를 안에다 던졌다. 그리고 아직도 바닥에 푹 퍼져서 보지가 정액으로 범벅이 된 채 해롱대고 있던 소연도 질질 끌고 같이 포털 안의 빨간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포털은 이내 사라졌고 얼마 안가 학생들이 강의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지왕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휴우, 좃 될 뻔했네.”
그러고는 현재 있는 빨간 방에서 다시 문을 열어 갤낚시 모텔로 들어갔다. 카운터에는 예의 그 폰팔이가 있었다.
“어서 오세요~.”
지왕은 거두절미하고 용건부터 말했다.
“내가 먹은 여자가 있는데 얘 좀 맡아줄 수 있어? 나중에 다시 데리러 올게.”
폰팔이는 빨간 방에서 보지가 정액으로 범벅이 된 채 푹 퍼져 해롱대고 있는 소연을 보고는 피식 웃었다.
“아주 걸레를 만들어 놓으셨군요. 후후.”
지왕은 살짝 멋쩍어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뭐 어쩌다 보니... 아무튼 얘 좀 잠깐 맡아줄 수 있지?”
“물론이죠. 원하신다면 깨끗하게 씻겨서 원하는 장소에 데려다 놔 드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 그럼 씻겨서 빈 강의실에 적당히 데려다 놔 줘.”
“네, 그렇게 해드리죠. 그런데 그 전에 할 일이 있습니다.”
“할 일?”
“네. 여기 갤낚시 모텔에 관한 기억을 삭제해야 합니다.”
“아... 그야 그걸 기억하고 있으면 곤란하겠지. 그런데 그걸 어떻게...”
그러자 폰팔이는 카운터 서랍에서 웬 주사기를 꺼냈다. 지왕은 깜짝 놀랐다.
“설마 그거...”
한눈에 봐도 마약 주사하고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폰팔이는 씽긋 웃으며 말했다.
“기억 삭제 주사입니다.”
지왕은 얼떨떨했다.
“기억 삭제 주사?”
“네. 이걸 클리토리스에다 놓으면 갤낚시 모텔에서의 조교 기억은 남기는 대신 모텔 자체에 대한 기억은 선택적으로 지울 수 있게 되죠.”
지왕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클리토리스에다?!”
“네. 거기에다 놓아야 효과가 직방이거든요.”
“아...”
폰팔이는 주사기를 지왕에게 내밀었다.
“자, 놓으시죠.”
지왕은 깜짝 놀랐다.
“내가?”
“네. 간단합니다. 그냥 클리토리스에다 바늘을 꽂고 주사를 놓으면 됩니다.”
“그치만 이런 거 한 번도 놓은 적 없는데...”
“어차피 조교를 하기 위해선 이런 저런 주사를 놓는 연습을 해봐야 합니다.”
“주사가 또 있어?”
“네. 여긴 갤낚시 모텔입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일이 가능한 곳이죠. 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주사약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아...”
지왕은 결국 ‘기억 삭제 주사’를 건네받았다. 그리고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소연의 다리를 벌렸다.
소연의 보지는 여전히 정액과 애액으로 허옇게 범벅이 돼 있었다. 폰팔이는 지왕에게 물티슈를 건네주었다. 지왕은 그걸로 소연의 보지에 묻은 정액과 애액을 닦았다.
“...”
소연은 그 와중에도 좋다고 보지를 벌름대며 애액과 정액을 새로 질질 흘렸다.
“하흐응~, 하앙~.”
지왕은 어이가 없어 소연의 보지를 찰싹 때렸다.
“에잇, 그만 싸!”
철썩!
“아흣!”
“이럼 주사를 놓을 수가 없잖아!”
철썩!
“아항~!”
그러나 그 때문에 보지가 애액으로 더 범벅이 돼 버리고 말았다.
“에이, 할 수 없지.”
지왕은 손을 버릴 생각을 하고 소연의 보지를 왼손의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좍 벌렸다. 그러자 소연의 보지 속살에 머금어져 있던 정액과 애액이 똥꼬 쪽으로 질질 흘러내렸다.
덕분에 클리토리스가 흥분해서 땡땡하게 부풀어 있는 게 잘 보이게 되었다. 지왕은 그 상태로 오른손에 든 주사기의 바늘을 소연의 클리토리스에다가 푹 찔렀다.
“에잇!”
푹!
소연은 화들짝 놀라며 보지를 움찔 했다.
“히익! 아항~~!”
지왕은 소연이 허리를 들썩거리지 못하게 보지 위쪽을 왼손으로 꽉 눌렀다.
“가만 있어!”
그리고 얼른 주사기의 밀대를 쭉 밀어 클리토리스에다 약을 주사했다. 소연은 클리토리스에 뭔가가 주입되며 스며드는 느낌에 거듭 부르르 몸서리를 치며 애액을 풋쥽 풋쥽 쌌다.
“아흣! 흐긋극!”
마침내 약이 모두 주사되고 지왕이 주사바늘을 소연의 클리토리스에서 뽑았다. 그러자 소연은 대번에 축 늘어지며 부르르 경련했다.
“하흐응~...”
폰팔이는 히죽 웃으며 말했다.
“잘 하셨습니다. 이제 이 여자는 이곳에서 나가자마자 여기에 관련된 기억은 모두 있게 될 것입니다.”
“어...”
지왕은 그러면서 빈 주사기를 폰팔이에게 건네주었다. 폰팔이는 지왕에게 손을 닦을 깨끗한 물티슈를 건네주며 말했다.
“그럼 이 여자는 저에게 맡기시고 돌아가십쇼. 여자를 내보내면 배송 완료 사진을 폰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어... 아, 근데 나도 다른 빈 강의실 쪽으로 나갈 순 없나?”
“물론 그렇게 조치해드리겠습니다.”
“아, 고마워.”
지왕은 그러면서 카운터에 있는 단말기에 갤낚시 폰을 갖다댔다. 그러자 폰에 내장된 멤버십이 단말기에 인식되며 화면에 ‘문이 생성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제한 시간이 표시되었다.
“그럼 난 갈게. 얘 잘 부탁해.”
“네. 걱정마세요.”
지왕은 문을 열고 다시 빨간 방으로 나갔다. 거기엔 현실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문 모양의 포털이 이미 생성되어 있었다. 지왕은 그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학교의 빈 강의실로 나올 수가 있었다.
“거 참 신기하네. 그럼 다음 강의나 들으러 가볼까?”
지왕은 그러면서 다음 강의가 있는 강의실로 향했다. 그러다 강의를 듣는 도중 폰으로 ‘배송 완료 메시지’가 왔다. 메시지와 함께 온 사진 속에는 소연이 깨끗이 씻겨지고 옷도 말끔히 입혀진 채로 학교 여자 화장실의 변기칸에 앉혀져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깨어나 어리둥절해하며 화장실에서 나오는 동영상도 함께 보내졌다.
‘오, 정말이네? 이거 괜찮은데? 앞으로도 자주 이용해야겠군, 후후. 그나저나 그 과목은 어렵지 않게 A+를 맞을 수 있겠는걸? 아, 이참에 빨리 수강변경해서 젊은 여교수들이 가르치는 과목만 골라들을까? 큭큭.’
왠지 이번 학기엔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흘러 오후 5시 40분. 지왕은 지금 듣고 있는 강의가 오늘의 마지막 강의였다. 샛별이도 6시에 같은 건물에서 강의가 끝나기 때문에 이따가 건물 앞에서 만나기로 한 참이었다. 그런데 불쑥 샛별이에게서 톡이 왔다.
- 나 강의 끝났어. 넌 아직이야?
지왕은 얼른 답톡을 보냈다.
- 어. 아무래도 50분이 돼야 끝날 분위기야.
- 그래? 그럼 강의실 앞에서 기다릴게.
- 어~.
지왕은 샛별이를 만날 마음에 벌써부터 마음이 급해졌다. 그래서 강의가 끝나면 바로 나가려고 슬슬 책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강의가 끝났다. 지왕은 얼른 가방을 챙겨 교수보다 먼저 강의실 밖으로 향했다. 강의실 문을 열자 샛별이가 문 바로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지왕아!”
“어, 미안. 많이 늦었지?”
“아냐. 10분도 안 기다렸는데 뭐.”
“가자.”
“응.”
샛별이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지왕에게 팔짱을 꼈다. 지왕은 살짝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이번엔 샛별이의 허리를 안고 걷고 싶었었기 때문이었다.
‘뭐, 허리는 이따 안을까?’
그러고 보니 캠퍼스에서 허리를 안고서 걷는 것이 좀 쑥스러운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냥 학교 나가면 그때 슬쩍 안아야겠다.’
건물을 나서자 또 동기들이 모여 있는 게 보였다. 지왕은 이번에도 당당하게 걔들이 있는 곳으로 샛별이와 함께 갔다. 애들은 지왕과 샛별이를 보자 또 막 호들갑을 떨었다.
“저거 봐, 저거 봐.”
“와, 진짜였어?!”
“어떻게...”
그 말들은 지왕을 무시하는 말들이었지만 지왕은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승자의 여유랄까? 지왕은 먼저 말을 걸었다.
“뭐 해?”
그러자 애들 중 한명이 대꾸를 했다.
“뭐, 다 같이 모여서 놀까 하고 애들 기다리고 있어. 너희들도 갈래?”
지왕은 씩 웃으며 샛별이의 허리를 오른팔로 슥 안았다. 그리고 자랑하듯 말했다.
“난 선약이 있어서. 미안, 다음에 놀자.”
샛별이는 갑작스럽게 허리가 안아져서 쑥스러웠지만 싫은 내색 없이 오히려 배싯 눈웃음을 지으며 친구들에게 인사를 했다.
“나도 미안. 다음에 놀게.”
동기는 떨떠름해하면서도 살짝 당황스런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래... 뭐...”
그와 동시에 그 뒤에 있던 다른 애들이 또 막 수군거렸다.
“봤어?”
“와, 샛별이 비위 좋네. 어떻게 저런 자식이랑...”
“야, 취존 취존.”
그러나 지왕은 기분나빠하기는커녕 오히려 속으로 그 애들을 비웃었다.
‘흥, 아무리 그래봐라. 샛별이는 이미 내꺼라구. 후후.’
그러고선 애들에게 먼저 작별 인사를 했다.
“그럼 우리 먼저 갈게. 다음에 보자.”
애들은 너나할 것 없이 모두 떨떠름해하며 대꾸했다.
“어...”
“응...”
지왕은 픽 웃으며 샛별이의 허리를 안은 채 보무도 당당하게 같이 자리를 떴다. 그러면서 샛별이에게 물었다.
“어디 갈까? 먹고 싶은 거 있어? 내가 사줄게. 파스타?”
그런데 샛별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냐, 그냥 학교 식당에서 먹자.”
지왕은 얼떨떨했다.
“왜? 내가 산다니까? 나 돈 있어.”
“그래두... 학생이 돈 아껴야지.”
지왕은 좀 섭섭했다.
“그래도 처음 같이 먹는 밥인데...”
샛별이는 생긋 웃으며 말했다.
“대신 밥값 아낀 돈으로 나가서 재밌게 놀자.”
지왕은 가슴이 뭉클해졌다.
“샛별아... 그럼 오늘 비용은 내가 다 쏠게. 이건 양보 못해.”
“알았어. 대신 막 쓰긴 없기다? 오늘만 날이 아니잖아.”
“응, 약속할게.”
지왕은 그러면서 샛별이가 너무 사랑스러웠던 나머지 저도 모르게 이마에 쪽 키스를 해줬다. 샛별이는 수줍어하며 배싯 웃었다.
“헤헷.”
그런데 뒤에서 애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헉!”
“방금 봤어?”
“우와! 개충격!”
모르는 사이에 아까의 애들이 둘의 뒤를 따라오고 있었던 거였다. 게다가 애들의 수가 아까보다 늘어 있었다. 걔들이 다른 애들한테 연락을 해 구경하러 모여든 것이었다.
지왕과 샛별인 좀 쑥스러웠지만 애써 모른 척하고 학교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애들도 죄다 우르르 둘을 따라 들어와 주변에 빙 둘러앉고서 같이 밥을 먹으며 둘을 구경했다. 지왕은 보다 못해 어이없어하며 애들을 불렀다.
“야, 그러지 말고 이리 와서 같이 먹어.”
샛별이도 거들었다.
“그래, 구경만 하지 말고 이리 와. 같이 먹자.”
그러나 애들은 서로 눈치만 보며 선뜻 다가오질 못하였다. 그러다 한 녀석이 용기(?)를 내 지왕과 샛별이의 맞은 편 자리로 옮겨 앉았다. 그러자 다른 애들도 하나둘 둘의 주변으로 몰려들어 같이 앉았다.
지왕은 막상 같이 먹자고는 말을 했지만 애들이 정말로 몰려와서 같이 앉자 살짝 불편해졌다.
‘괜한 허세를 부렸나?’
하지만 샛별인 전혀 불편해하지 않고 오히려 애들한테 친근하게 말을 걸었다.
“우리가 사귀는 게 그렇게 신기해?”
정곡을 찔린 애들은 꿀 먹은 벙어리가 돼 우물쭈물거렸다.
“그게...”
샛별이는 생긋 웃으며 말했다.
“실은 나도 신기해. 그치만 행복해. 그러니 너희들도 우릴 예쁘게 봐줬으면 좋겠어.”
“뭐 너만 좋다면야...”
“그래, 나 좋아. 엄청.”
그 말에 애들은 아무런 토를 달지 못했다.
“...”
하지만 조금 전까지 지왕을 무시하던 표정은 어느 새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같이 밥을 먹었다.
그러다 한 녀석이 먼저 지왕에게 말을 걸었다.
“그런데 샛별이는 어떻게 꼬셨냐? OT때 하는 거 보니까 완전 철벽녀던데.”
지왕은 덜컥 말문이 막혀 버렸다.
“그게...”
갤낚시 폰으로 흥분시켜서 꼬셨다고는 말 할 수는 없었기 때무니었다. 그런데 샛별이가 불쑥 대신 대답을 했다.
“나 힘들 때 지왕이가 도와줬어. 그리고 날 기쁘게 해줬어.”
애들은 얼떨떨했다.
“기쁘게? 어떻게?”
그러나 이번엔 샛별이도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그게... 그러니까...”
자궁 오르가즘을 느끼게 해줬다고는 말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샛별이의 얼굴은 어느 새 화끈 달아올라 있었다.
지왕은 그 모습을 보고 가만 있을 수가 없었다. 샛별이가 곤란해 할 때 대신 나서주는 게 남친으로서의 의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얼른 머리를 굴려 재치 있게 대꾸를 했다.
“얼굴로 기쁘게 해줬지.”
애들은 어이가 없었다.
“뭐?”
지왕은 자기가 말해놓고도 피식 웃음이 났다.
“큭큭.”
그러자 애들도 하나둘 같이 따라 웃다가 결국 다 같이 빵 터지고 말았다.
“하하!”
“그래, 니 얼굴이 좀 웃기긴 하지.”
“큭큭, 자식.”
하지만 지왕은 그 말이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았다. 아까와는 달리 지금의 애들 말에서는 악의나 비아냥 같은 게 전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게 친구라는 건가?’
중고딩 때 다른 애들이 서로 놀리면서도 전혀 감정 상하지 않고 잘 지내는 모습이 신기했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서로 친구였기 때문이란 걸 지왕은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그걸 깨닫게 해준 샛별이가 새삼 고맙게 느껴졌다.
‘샛별아...’
지왕은 이제 더 이상 애들하고 같이 있는 자리가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즐겁고 편안했다.
그리고 이 같은 경험을 하게 해준 샛별이와, 그런 샛별이와 사귀는 걸 가능하게 해 준 ‘Gal낚시 Sex 노트 II’, 그리고 그 폰을 갖게 해준 폰팔이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꼈다.
‘고맙다, 폰팔아. 진심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