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3화 〉33화 (33/270)



〈 33화 〉33화

지왕의 원룸에서 같이 샤워를 하고 나온 샛별이는 먼저 옷부터 찾았다.


“저, 옷은...”

“응? 아, 쫌만 기다려 곧 올 거야.”

샛별이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온다구?”

“응.”


샛별이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치만 그 옷엔...”


정액과 애액이 잔뜩 묻어 있는데! 그걸 세탁하는 사람이 보면...?!


지왕은 샛별이가  걱정하지 눈치 채고 안심 시켰다.

“걱정 마. 내가 대충 닦은 뒤에 전해줬으니까.”

물론 그건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샛별이는 진심으로 믿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휴우... 고마워. 내가 닦았어야 하는 건데.”

“아냐, 괜찮아. 일단 머리부터 말려. 화장도 하고.”


“응.”

하지만 샛별이는 막상 그러려니 좀 쑥스러웠다. 자기 집이나 모텔에선 보통 가슴과 사타구니를 가릴  있는 큰 수건을 몸에 두르고 머리를 말리거나 화장을 했었지만 남자 혼자 사는 지왕의 집엔 그런 큰 수건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전에 지왕의 집에서 처음 샤워를 했을 때도 수건이 없었던 건 마찬가지였지만 그땐 그래도 팬티랑 브래지어를 걸치고서 머리도 말리고 화장도 했었기 때문에 덜 쑥스러웠다.


그렇지만 지금은 팬티랑 브래지어도 몽땅 세탁(?)을 맡긴 상태...


결국 샛별이는 수줍게 거울 앞에 앉아 드라이로 머리를 말렸다.


위잉~.


그런데 시선이 자꾸만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젖가슴 쪽으로 향했다.


“...”

머리를 말리려 드라이와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니 젖가슴도 같이 몽글몽글 움직이는 게 괜히 창피하고 신경 쓰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지왕이 등 뒤에서 자길 보고 있는 모습도 거울에 다 비치다 보니 더욱 창피했다.


“보지 마...”

지왕은 뭘 그러냐는 식으로 웃으며 대꾸했다.


“왜? 내 여친 예뻐서 보겠다는데.”


“그치만 창피하단 말이야.”


“뭐가? 혹시  예쁜 가슴이 거울에 비치는 게?”

지왕은 그러면서 샛별이의 뒤로 다가와 양쪽 젖가슴을 밑에서 손으로 받치고는 톡톡 건드렸다. 그러자 봉긋한 젖이 몽글거리며 흔들렸다. 샛별이는 수줍어하며 어깨를 움츠렸다.

“하지 마~. 히잉...”

지왕은 그런 샛별이를 귀여워하며 하얀 목덜미에다 쪽 키스를 해주었다.

“후후.”

샛별이는 입을 삐죽이면서도 간지럼을 타며 배싯 눈웃음을 지었다.

“치잇.”


그런데 신기하게도 지왕이 그렇게 장난스럽게 대해주니까 부끄러움이 많이 사라졌다. 그래서 방금 전보다 훨씬 덜 쑥스러워하며 자연스럽게 머리를 말리고 화장을  수 있게 되었다. 지왕은 샛별이가 화장을 하는 걸  놓고 쳐다봤다.

“...”


샛별이는 그 모습이 신기해서 물었다.

“왜?  이상해?”

지왕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신기해서.”


“뭐가?”

“여자애가 내 방에서 머리를 말리고 화장을 하고 있는 게 처음이거든.”


“칫.”


하지만 샛별이는 입을 삐죽거리면서도 기분은 좋았다. 그 말은 곧 자기가 지왕의 첫 여자라는 뜻도  수 있었으니까.


그때 딩동 초인종이 울렸다.


“옷 가져 왔습니다!”


폰팔이의 목소리였다.

알몸의 샛별이는 낯선 남자의 방문에 깜짝 놀라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앗.”

그러다 결국 침대 위로 후다닥 올라가 이불 속에 숨었다.

“...”

지왕은 그 모습이 귀여워 피식 웃으며 일어나 현관 쪽으로 향했다. 그 모습을  샛별이는 기겁했다.

“앗! 옷!”


지왕이 알몸이었기 때문이었다. 지왕은 그제야 그걸 깨닫고 멈칫했다.


“아.”

그치만 불쑥 귀찮아졌다. 어차피 폰팔이랑 아는 사이인데. 그래서 그냥 현관문을 열어버렸다.

폰팔이는 지왕이 알몸인 것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웃으며 세탁한 옷을 지왕에게 건네주었다.

“여기 맡기신  가져왔습니다.”

지왕은 폰팔이와 자기들끼리만 아는 눈 인사를 하며 옷을 받았다.

“고마워요.”

“그럼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네.”


폰팔이는 그러고선 문을 닫고 돌아갔다. 지왕은 바로 옷을 샛별이에게 건네주었다.

“여기 옷.”


그러나 샛별이는 옷이 금방 세탁되어 온 것보다 지왕이 방금 알몸으로 사람을 맞이한 게 더 놀라왔다.


“옷도 안 입고 그러면 어떡해?  사람이 뭐라 생각하겠어?”

“괜찮아. 같이 목욕도 다닐 정도로 친한 사람이니까.”

“그치만...”


“옷이나 얼른 입어.”


“응...”

그러다 뽀송뽀송하게 말라 있는 팬티를 보더니 불쑥 창피해하며 얼굴이 빨개졌다.

“앗.”

지왕은 얼떨떨했다.

“왜?”

샛별이는  어린애처럼 징징거렸다.


“그 남자가  팬티 축축하게 젖은 거 봤을 거 아냐? 어떡해. 분명 내가 오줌 쌌다고 놀렸을 거야. 히잉...”

지왕은 피식 웃었다.


“걱정 마. 그럴 리는 없으니까.”


“그걸 니가 어떻게 알아?”

“내가 사이다 쏟아서 그런 거라고 했거든.”


샛별이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말?”

“응.”

그치만 거짓말~.


하지만 샛별이는 좋아서 지왕에게 와락 안겨왔다.


“고마워~! 최고! 센스쟁이!”


그러고선 지왕의 입에다 귀엽게  키스를 했다.

“헤헤.”

지왕은 웃으며 샛별이의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드려주었다.

“자, 이제 얼른 옷 입어. 밥 먹어야지.  아침 점심 다 굶게 만들 거야?”


“아, 미안.”

샛별이는 그러고선 얼른 팬티를 입고 브래지어를 차고 옷을 입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거울을 보고 얼굴과 머리 상태를 다시  번 확인했다.


“끝~!  했어~.”

지왕도 그 사이에 옷을 다 갖춰 입었다.

“그래, 가자.”

“응!”

샛별이는 그렇게 좋아라 하며 지왕에게 팔짱을 끼고 같이 학교로 향했다.

지왕은 샛별이와 학교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각자 강의를 들으러 헤어졌다. 그런데 강의 중에 과외 면접을 보자고 하는 문자가 왔다. 지왕은 뛸 듯이 기뻤다.

‘우와! 하루만에 연락이 오다니! 후후.’

솔직히 학교가  딸려서 과외 잡기가 쉽지 않을 거라 걱정을 했었다. 그래서 과외비도 평균 시세보다 좀 많이 낮춰서 제시를 했던 참이었다.

‘음, 그럼 오늘은 샛별이랑 데이트를 못하겠네? 뭐, 할 수 없지. 이게 다 걔를 위한 일이니까.’


지왕은 강의가 끝나자마자 샛별이랑 캠퍼스 벤치에서 만났다.

“빨리 왔네?”


“응, 강의가  일찍 끝나서. 다음 강의는 1시간짜리지?”

“응. 넌 2시간 짜리 맞지?”


“어.”


“그럼  만나겠구나...”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실은 과외 면접 보기로 했거든.”


“과외?”

“응.”


“설마 나 때문에 그런 거야?”

“뭐 그런 것도 있고, 이젠 성인인데 용돈 정도는 내가 벌어야지.”


그런데 샛별이는 예상 외로 정색을 하며 말했다.


“데이트 비용 때문에 그런 거면 안 그래도 돼. 나도 낼 테니까.”

지왕은 샛별이가 너무 정색을 하며 말하자 좀 얼떨떨했다.

“어?”


“아껴 쓰면 되잖아? 그리고 괜히 나 때문에 너한테 부담 생기는 거 싫어.”

지왕은 그제야 샛별이의 마음을 알고 웃으며 말했다.


“그런 거 아냐. 그냥 내가 벌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이제 대학생이 됐는데 학비는 못 보태도 최소한 자기 용돈 정도는 스스로 벌어 쓰는  맞는 거잖아?”


“그야 그렇지만... 알았어. 대신 무리하면 안 돼? 그럼  미안해서 너 못 만나.”


지왕은 피식 웃으며 샛별이를 놀렸다.

“과연 그럴까?”

샛별이는 얼떨떨했다.

“어?”

지왕은 키득 웃으며 샛별이의 귀에다 장난스럽게 속삭였다.


“내 똘똘이 맛이 그리워서 견딜 수 있겠어?”


그러면서 슬쩍 자기 사타구니 쪽을 쳐다봤다. 샛별이는 그제야 똘똘이가 자지를 말하는 것을 알고 대번에 얼굴이 빨개졌다.


“그게... 칫, 저질.”

그러나 샛별이의 얼굴엔 수줍게 미소가 번져 있었다. 지왕은 씽긋 웃으며 샛별이의 이마에다  키스를 해주었다. 샛별이는 눈을 찡긋 감으며 좋아라 했다.


“헤헷.”

“좋아?”


“응, 좋아.”

“그럼 나도 해줘.”

“응.”

샛별이는 그러면서 지왕의 뺨에다 살짝 수줍게 키스를 했다. chu~♡ 그러곤 지왕을 눈을 보며 배싯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둘은 꽁냥꽁냥 놀다 다시 각자의 강의를 들으러 헤어졌다.


“그럼 면접 끝나고 결과 알려줘.”


“알았어.”


“잘되라고 응원할게. 돈 많이 벌구.”


“아깐 무리하지 말라며?”

“기왕 하는 거 많이 버는  좋잖아? 대신 무리하지 말고 많이 벌어.”

“나 참, 알았어. 가.”

“응, 너도.”

그리고 지왕은 강의가 끝난 후 바로 과외 면접을 보러 갔다. 과외를 할 집은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지하철로 한 20분 정도의 거리였다. 그리고 역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되었다.


그렇게 해서 도착한 집은 단독주택이었다. 마당도 넓고 2층 집으로 꽤나 잘 사는 집 같았다. 지왕은  어리둥절했다.

‘이런 집에서 왜 날 찾지?’


이 정도로 살면 굳이 값  자신이 아닌 돈을 더 주고라도 명문대에 다니는 과외 선생을 구하는 게 보통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설마 자린고비인가?’

왠지 예감이 좋지 않았다. 그냥 얼굴이나 한 번 보려고 부른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 때문에 첫 알바 자리를 구한다는 생각에 설렜던 기분도 어느 틈에 흐지부지 사라져 버렸다.


‘뭐 왔으니까 일단 한 번 보기나 하자.’

지왕은 그러고는 초인종을 눌렀다. 잠시 후 인터폰 스피커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지왕은 바로 대답했다.

“과외 면접 보러 온 학생입니다.”

그러자 바로 대문이 열렸다. 지왕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때 현관문이 열리며 웬 30대 중반 쯤으로 보이는 여자가 나왔다. 지왕은 어리둥절했다.


‘설마 저 사람이 엄마?’


그도 그럴 것이 과외 받을 애가 분명 여자재수생이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10대에 애를 가진  아닌 이상 최소 마흔 살은 돼야 할 텐데...


‘이모인가? 아님 언니? 그도 아니면 엄청난 동안?’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일이었다. 여자가 엄청난 미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동안 연예인 중엔 마흔이 넘어서도 30대는 그냥 씹어 먹을 정도의 미모를 가진 경우도 있곤 했으니까...

하지만 별로 성격은 좋아 보이지 않았다. 화장이 진한 게 나쁘게 말하면 꼭 어디 유명한 술집의 중간 마담 같은 느낌이었다. 머리도 텅텅 비게 생긴 게...

그런데 여자가 대뜸 지왕을 처음 보고 흥 콧방귀를 뀌며 하는 말이...


“못 생겼네?”


그건 혼잣말처럼 했지만 혼잣말이 아니었다. 지왕보고 들으라고 한 소리였다. 지왕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게 돌았나?’

그러면서 반사적으로 손이 갤낚시 폰이 들어 있는 바지 주머니 쪽으로 향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 어떻게 할 수는 없는 일. 일단 꾹 참고 인사를 했다.

“안녕... 하세요?”


여자는 비웃듯 웃으며 대꾸했다.

“들어와요.”

그러곤 문을 열어놓은 채 돌아서서 먼저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지왕은 일단 꾹 참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현관문을 닫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