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4화 〉74화 (74/270)



〈 74화 〉74화

그렇게 한 2시간 쯤 잤을까? 지왕이 먼저 얼떨결에 움찔 눈을 떴다.

“응? 아...”

폰을 보니 새벽 1시 반쯤 돼 있었다. 방안을 보니 리나를 비롯해 몇몇 애들이 더 들어와서 자고 있었다. 방밖도 인기척이 있긴 했지만 꽤나 조용했다. 다들 지쳐서 자거나 퍼져 있는 것이겠지.


지왕은 술을 먹어서 그런지 오줌이 마려웠다. 그래서 옆에 붙어서 자고 있는 샛별이와 지혜가 깨지 않게 조용히 일어나 화장실로 갔다. 그러나 지왕이 방문을 닫고 나가자마자 샛별이와 지혜는 마치 기다렸다는 같이 눈을 떴다.


“으음...”


“음... 지왕이는?”

“화장실 갔나 봐요.”

“그래? 나도 가야겠다. 술을 많이 먹었나 봐...”

“같이 가요.”


“그래...”

그렇게 둘도 같이 화장실로 갔다. 리나는 둘이 나가고 나서야 꿈틀거리며 잠에서 깼다.

“으음...”


그러다 지왕과 샛별, 지혜가 다 없는 걸 보고는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어디...”


그러더니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지왕이 화장실에서 나오자 지혜와 샛별이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같이 들어갔다.


“어? 언제 일어났냐? 화장실 가게?”


“어. 그럼 실례할게~.”


“그래라.”

지왕은 둘이 같이 화장실에 들어가는 걸 보고 피식 웃었다.


‘훗, 여자들이란. 조금만 친해지면 오줌도 같이 싸고. 아 나중에 같이 나란히 싸게 해볼까? 그 좋은 구경을 왜 여지껏 안했을까? 후후.’


그렇게 샛별이와 지혜가 앞에서 나란히 치마를 올리고 팬티를 내려 쪼그려 앉은 채 수줍어하며 오줌을 촤르륵 싸는 모습을 생각하니 자지가 바로 불끈대며 묵직해졌다.


‘후후.’

덩달아 잠과 술도 완전히 깼다.

‘애들 나오면 바람이나 쐬러 나갈까?’

잠시 후 샛별이와 지혜가 화장실에서 나왔다. 둘은 안에서 단장까지 하고 나왔는지 들어갈 때와는 달리 머리도 가지런히 빗겨져 있었고 세수도 했는지 얼굴에서 매끈매끈 윤이 났다. 지왕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

‘부지런하기도 하지. 나한테 예쁘게 보이고 싶었나? 그럼 나도 세수 좀 해볼까?’

그러면서 화장실에 다시 들어가려 하자 샛별이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왜?”

“나도 세수 좀 하게.”


그러자 샛별이가 손에 들고 있던 세면용품 백에서 클렌징을 꺼내줬다.


“그럼 이걸로 씻어.”

“됐어. 비누로 씻으면 돼.”

“아냐. 이걸로 하면 피부가 더 좋아져.”


“이 얼굴에 좋아져 봤자지.”


그러자 지혜가 픽 웃으며 핀잔을 줬다.

“그러니까 피부라도 좋아져야지. 얼른 갖고 가서 써.”


“나 참.”

지왕은 결국 샛별이가 준 클렌징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세수를 하고 나오자 샛별이가 기다렸다는 듯이 얼굴에 크림을 발라줬다. 지왕은 됐다면서 얼굴을 피했지만 샛별이도 지지 않고 고집을 부려 결국엔 크림을 발랐다.

“나 참. 피곤하게.”


그러자 지혜가  핀잔을 줬다.


“그러게 누가 못 생기래?”


“흥, 그럼 보지 말던가.”

말문이 막힌 지혜는 입을 삐죽거렸다.

“칫.”


“어떡할래?  잘래?”

“아니  깼어.”

“그럼 답답한데 바람이나 쐬러 갈까?”


“응. 별도 보고. 아까 보니까 별 많이 떴더라.”

“그래.  쌀쌀할 수 있으니까 걸칠  가져와.”

“응.”


그렇게 셋은 밖으로 산책을 나갔다. 그리고 눈치를 보면서 있던 리나도 멀찍이 떨어져서 몰래 셋을 뒤를 밟았다.


“...”


샛별이와 함께 나란히 지왕에게 팔짱을 끼고 걷던 지혜는 숙소에서 제법 멀어지자 바로 팔짱을 낀 지왕의 팔에  뺨과 젖가슴을 비비며 교태를 부렸다.


“하앙~. 답답해서 혼났네.”

지혜는 애들한테 지왕의 사촌누나라고 했었기 때문에 애들이 보는 앞에선 애인 티를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지왕은 피식 웃으며 놀렸다.


“벌써 끼부 리는 거냐?”

지혜는 생긋 웃으며 지왕의 뺨에 쪽 키스를 했다.


“응. 애들 때문에 참느라 힘들었단 말이야.”


지왕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참기는 무슨. 있는 대로 다 티 냈으면서. 그것 때문에 샛별이가 리나한테 머리채 뜯겼잖아?”

아까 초저녁에 지혜가 지왕한테  부리는 걸 보고 리나가 샛별이한테 들으라는 식으로 ‘저런 못생긴 애한테 뭐가 아쉬워서 근친이 끼부리는 걸 나두냐’는 말을 떠벌떠벌하는 바람에 결국 둘이 머리채를 잡고 싸웠던 걸 말하는 것이었다. 지혜는 입을 삐죽이며 툴툴거렸다.


“칫. 그래서 아까 사과했잖아.”


“흥.”


“아 근데 리나 걘  갑자기 그렇게 변했대? 화장실에서 무슨 일 있었어?”


아까 리나가 화장실에서 “자궁, 자궁” 이라면서 자위를 하고 있는 걸  애들이 다들 당황해서 머뭇거리고 있을 때 지왕이 혼자 문을 닫고 들어가서 옷을 입혀 갖고 나온 일을 말하는 것이었다.


리나는 그때 이후로 갑자기 하늘을 찌르던 콧대가 사라지고 마치 샛별이처럼 순하고 눈물 많은 애가 됐었다. 그리고 거의 변태 수준으로 헤퍼져 있었다. 물론 그건 갤낚시 모텔로 끌려가서 지왕에게 참교육을 당한 결과였다. 또 정액 속에 들어 있는 매혹 성분을 체내에 흡수한 결과이기도 했고.


그렇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지혜의 눈엔 지왕이 화장실에서 리나를 데리고 나온 시점부터 리나가 갑자기 변한 걸로 보인 것이었다. 지왕은 당연히 사실대로 말할 수가 없어서 대충 둘러댔다.


“아무 일 없었어. 그냥 걔도 내 얼굴에 반했나보지. 얘처럼.”

그러면서 샛별이를 힐끔 쳐다보며  웃었다. 샛별이는 풋 웃음이 터졌다.

“킥.”

지혜도 어이없어하며 코웃음을 쳤다.


“나 참, 또  소리. 질리지도 않냐?”


“어. 사실을 말하는데 왜 질려?”


“얼씨구? 넌 자지 빼고 다 못 생겼다니까?”


“흥, 그럼 넌 보지 빼고 다 예뻐서 좋겠다.”


“뭐어?! 야!”

“왜? 칭찬해줬잖아?”


“씨잉, 그게 칭찬이냐? 그럼  보지가 안 예쁘단 얘기잖아!”


지왕은 픽 웃으며 능청을 떨었다.

“아니지. 얼굴보다 아주 약간 모자르단 얘기지.”


그러나 지혜가 그 말이 만족스러울  만무했다.

“칫.”

하지만 지왕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지혜보고 들으라는 듯이 샛별이 쪽을 보고 말했다.


“넌 보지도 얼굴만큼 예뻐.”

그러곤 귓볼에 쪽 키스를 해줬다. 샛별이는 창피한 마음에 얼굴이 빨개져서 움찔 목을 움츠렸다.

“하흣.”


하지만 보지마저 예쁘다는 말에 기분이 좋았다.

‘헤헷, 언니보다 예쁘대!’


지혜는 그걸 보고 질투를 하며 막 투덜거렸다.

“칫, 나쁜 자식.”


그러더니 대뜸 자기도 키스를  달라 투정을 부렸다.


“나도 해 줘~, 뽀뽀~.”


그러나 지왕은 픽 웃으며 안 해줬다.

“넌 가서 잘생긴 애들한테 해 달라 그래.”

“칫, 나빴어.”

“후후.”


한편 몰래 셋의 뒤를 밟고 있던 리나는 지왕의 사촌누나라던 지혜가 지왕한테 끼 부리는 것도 모자라 아까 전에 마치 애인처럼 키스까지 하는  보고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떻게... 설마 진짜 근친? 그런데 왜 샛별인 가만히 있는 거지? 마치 이런 일은 익숙하다는 것처럼...’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이해가 안 되었다. 지혜는 그렇다 쳐도 그 순수한 샛별이가 다른 여자를 허락한다는 것이 상상이 안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근친의 여자를.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 공식 여친인 샛별이가 있음에도 지혜가 지왕의 여자가 되는  가능했다면 자기라고 지왕의 여자가 되지 못하리란 법은 없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로인해 오히려 희망이 생겨났다. 지왕의 여자가 될  있다는 희망이. 그래서 기쁜 마음에 입이 귀에 걸려갖곤 계속 지왕의 뒤를 몰래 밟았다.

‘나도 지왕이의 여자가 될  있어! 히힛!’


한편 지혜는 아까 지왕이 리나가 애들이 다 보는 앞에서 부끄러움도 모른  자위를 하는 걸 보고 흥분발작에 걸려서 그런 거라고 말했던 걸 두고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지왕에게 물었다.


“혹시 걔한테도 흥분발작 치료해준다고 하면서 섹스를 한 건 아니겠지?”

물론  자체는 사실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왕은  전에 리나를 갤낚시 모텔로 데려가 참교육 명목으로 자궁과 입에 정액 싸줬었기 때문에 괜히 뜨끔해 버벅거렸다.


“아냐. 그런 중증 환자는 잘못하다 내가 복상사로 죽을 수도 있다고 했잖아? 그래서 안 해.”


그러나 지혜는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흐음, 그래두 뭔가 이상해.”


자기의 경험에 비추어 보건대 지왕의 엄청난 자지를 맛보지 않는 한 그런 예쁘고 콧대 높은 애가 지왕에게 반할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리나의 경우는 자신이 흥분발작을 했을 때와는 달리 이미 다른 사람 앞에서 다리를 벌리고 자위를 하면서도 부끄러운 걸 모를 정도로 변태가 돼 있었기 때문에 그 시점에선 이미 지왕이건 누구건 남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애가 돼버렸겠다 싶기도 했다.

‘그치만 아까 창수한테는... 또 그 다음에 지왕이한테 울면서 사과한 것도 그렇고...’

창수가 덮칠 때 울면서 저항한 걸 보면 아무 남자한테나 그러는  아닌 듯싶었고, 또  다음에 마치 남친에게 용서를 빌듯 자기는 저항했는데 창수가 강제로 덮쳐서 그랬다고 자긴 결백하다고 울면서 하소연 했던 것도 뭔가 앞뒤가 안 맞았기 때문이었다.


‘흐음, 뭐지?’


그때 샛별이가 강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저기 가보자.”


“응?”

“저기 바위 있잖아. 저기 앉아서 별보면 좋을  같아.”


지왕은 흔쾌히 동의했다.


“그래.”

지혜도 수면 위로 비친 보름달의 달무리에 반해 방금 전까지 하던 고민을 말끔히 잊고 둘을 따라 강가로 갔다.


“와아, 예쁘다! 가자.”


“네, 어서 가요.”

당연히  셋의 뒤를 밟던 리나도 멀찍이서 몰래 따라갔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