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6화 〉106화
지왕은 전날 자신이 과외를 해주고 있는 슬기에게 학교 축제엔 절대 와선 안 된다고 엄포를 놨었다. 지혜 못지않게 맹랑한 슬기가 혹여 샛별이 앞에서 실수를 할까봐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슬기는 기어코 오늘 자신의 의붓엄마인 정아까지 대동하고 지왕과 샛별이가 참여하고 있는 일일주점엘 찾아와버렸었다. 그런 다음 샛별이를 당황스럽게 만드는가 싶더니 얼떨결에 자기가 지왕과 함께 축제를 돌아보는 것까지 허락하게 만들었다.
그러고는 당당하게 지왕의 팔짱을 끼고 주점에서 나와 지왕에게 자기는 벌써 젖었다면서 자기랑 제 새엄마한테 싸주기 전엔 절대 여친에게 못 돌아갈 줄 알라며 엄포 아닌 엄포까지 놓았었다.
이에 지왕이 어이없어하고 있던 그때 갤낚시 모텔의 여직원 ‘대쥬리’에게서 ‘갤낚시 동아리에서 축제 기념으로 성고문 전시희를 열고 있으니 꼭 보러 오라’는 톡이 왔다. 지왕은 그걸 보고 이거다 싶었다.
‘오~! 역시 얘들 센스 있네? 후후.’
그러고는 바로 슬기와 정아한테 아주 은밀하게 말했다.
“우리 학교에 비밀 동아리가 여는 전시회가 있는데 거기 가 볼래?”
슬기는 어리둥절했다.
“비밀 동아리요?”
“어, 일반 학생들은 모르는 아주 은밀한 동아리야. 분명 좋아할 거야.”
질질 쌀 정도로. 후후.
지왕의 뜬금없는 제안에 슬기와 정아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어떡하죠?”
“글쎄...”
축제 구경은 핑계고 얼른 어디 인적이 없는 곳으로 가서 지왕과 섹스를 하고 싶은 마음만 굴뚝같았기 때문이었다. 둘의 그런 속내를 꿰뚫고 있던 지왕은 바로 미끼를 던졌다.
“거기 가면 섹스도 할 수 있어.”
슬기는 대번에 귀가 솔깃해졌다.
“정말요?”
“그럼. 거기가 왜 비밀 동아리겠냐?”
슬기는 결국 지왕의 꼬임에 넘어가 버렸다.
“네! 가요! 엄마도 찬성이죠?”
정아 또한 기뻐하며 흔쾌히 대답했다.
“그래.”
“그럼 가자. 따라 와.”
“네!”
“네.”
지왕은 그렇게 둘을 데리고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외딴 건물의 뒷편으로 갔다. 그리고 둘에게 말했다.
“여기서 잠깐 기다려.”
슬기는 어리둥절했다.
“왜요?”
“동아리실로 들어가는 입구가 외부에 알려지면 안 되거든.”
“그럼...”
“내가 가서 눈가리개를 가지고올게.”
“네...”
슬기와 정아는 아무리 비밀 동아리라고 해도 대학교의 동아리인데 그렇게까지 유난을 떨 필요가 있겠나 싶었지만 어쨌든 지왕의 명령이니 시키는 대로 기다렸다.
지왕은 건물 뒷문으로 들어가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지하실 쪽 계단으로 가서 갤낚시 폰의 포털앱을 실행시켜 옆의 벽에다 플래시를 비췄다. 그리고 그렇게 생겨난 문을 열고 갤낚시 모텔로 들어갔다. 카운터엔 역시나 쥬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오세요. 이게 필요해서 오신 거죠?”
쥬리가 그러면서 내민 건 두개의 검정색 눈가리개였다. 지왕은 이제 놀랍지도 않았다.
“어. 그럼 잠깐만 기다려. 걔들 데려올게.”
“네.”
“아, 근데 성고문 전시회란 건 뭐야?”
“보시면 아세요.”
“그래? 뭐, 알았어. 그럼 걔들 데리고 와서 비밀 동아리인척 하면 되는 거지? 넌 동아리 직원, 아니 회원이고.”
“네. 여기까지만 데려오시면 그 다음은 제가 알아서 다 해드릴게요.”
“알았어. 그럼 믿고 데려올게.”
“네.”
지왕은 그렇게 다시 포털을 열고 나왔다. 그리고 슬기와 정아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갔다.
“자, 하나씩 써.”
슬기와 정아는 이상히 여기면서도 결국 시키는 대로 안대를 써 눈을 가렸다. 지왕은 제대로 썼나 확인을 하며 말했다.
“그럼 내가 됐다고 할 때까지 벗으면 안 돼. 만약 엿보다 들키면 그땐 정말 혼날 줄 알아. 알았어?”
“네...”
“네...”
지왕은 슬기의 손을 잡고 건물 뒷문으로 들어가 지하실 쪽의 계단으로 향했다. 정아는 슬기의 손을 잡고 따라갔다. 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이상했다.
‘도대체 무슨 비밀 동아리길래 이러는 거지?’
‘섹스가 가능한 전시회라니... 무슨 SM 동아리 같은 거라도 되나?’
그러고 보니 예전에 어떤 대학교에 그런 비슷한 비공식 동아리가 있다는 말을 얼핏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마침내 지하실 쪽에 도착했다.
“계단이니까 발조심하고.”
“네...”
“네...”
지왕은 계단을 다 내려와서 말했다.
“그럼 잠깐 돌아서 있어.”
“...”
“...”
그러고는 갤낚시 폰의 포털앱을 실행시켜 벽에다 플래시를 비췄다. 그러자 갤낚시 모텔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생성되었다. 지왕은 그 문을 열고 슬기와 정아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와.”
슬기와 정아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드디어...’
‘여기가...’
셋이 안으로 들어오자 포털은 스르륵 사라졌다. 지왕은 슬기와 정아에게 말했다.
“이제 눈가리개 벗어도 돼.”
슬기와 정아는 잔뜩 긴장하며 머뭇머뭇 눈가리개를 벗었다.
“...”
“...”
사방이 온통 빨간 방이었다.
“여긴...”
“뭐 굳이 말하면 비밀 동아리의 출입구라고 할까?”
“출입구요?”
“어. 저 문으로 들어가면 동아리 로비가 나와.”
그런데 슬기와 정아는 뭔가 이상했다. 분명 문을 열고 이곳으로 들어온 것 같은데 주변에 보이는 문은 지왕이 가리킨 문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저 문이요? 저 문은 우리가 들어온 문...”
지왕은 씩 웃으며 말했다.
“아냐. 너희들이 들어온 문은 따로 있어. 지금은 사라졌지만.”
둘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네?!”
“어떻게...”
지왕은 픽 웃으며 놀렸다.
“알면 다쳐. 괜히 알게 되면 너흰 여기서 평생 못 나가게 되니까 잠자코 있는 게 좋을 거야.”
슬기와 정아는 얼떨떨했다.
“그게 무슨...”
그리고 조금 겁도 났다.
‘뭐지?’
지왕은 마침내 문을 열며 말했다.
“따라 와. 안내해줄 사람이 기다리고 있어.”
“네...”
“네...”
그렇게 셋은 갤낚시 모텔의 로비로 들어섰다. 쥬리는 셋을 보자 반갑게 인사를 했다.
“어서 오세요~. 저희 비밀 동아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슬기와 정아는 얼떨결에 같이 꾸벅 인사를 했다.
“네...”
“잘 부탁드려요...”
하지만 곧 멀쩡하게 차려 입은 예쁜 여자애가 안내원이라는 생각에 긴장됐었던 마음이 조금 풀어졌다.
‘괜한 걱정을 한 건가?’
슬기가 쥬리에게 물었다.
“여긴 무슨 동아리에요?”
쥬리는 생긋 웃으며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갤낚시 동아리예요. 원래 외부인의 출입은 엄격히 통제되는 비밀 동아리지만 VIP이신 지왕 님의 부탁으로 두 분을 특별히 모시게 되었어요. 저는 동아리의 부회장 ‘대쥬리’라고 해요. 반가워요.”
“네... 저도 반가워요...”
“저도요...”
지왕은 쥬리에게 물었다.
“전시실은 어느 쪽이지?”
“이쪽이에요. 따라오세요.”
“어, 가자.”
“네...”
“네...”
네 명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4층으로 내려갔다. 지왕은 좀 의외였다.
“지하 층도 있네?”
“네. 거기에 넓은 공간이 있거든요. 전시실로 쓰기엔 안성맞춤이죠.”
“아...”
슬기는 조심스레 지왕에게 물었다.
“무슨 전시인데요?”
지왕은 쥬리와 서로 눈빛을 주고받은 뒤 별거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성고문 전시회.”
슬기와 정아는 깜짝 놀랐다.
“성고문 전시회요?!”
쥬리가 웃으며 부연 설명을 해줬다.
“네. 역사상 있었던 성고문이나 성적인 처벌 사례들을 모아 보여주는 전시회예요. 유물... 이라기 보단 관련 이미테이션들도 잔뜩 있고 일부는 체험도 할 수 있게 꾸며져 있으니 분명 좋아하실 거예요.”
하지만 둘은 여전히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성고문이라니...’
‘체험도 할 수 있다고...?’
그러는 사이에 엘리베이터가 지하 4층에 도착했다.
“내리세요.”
“어.”
“네...”
“네...”
쥬리는 지왕 일행을 데리고 앞에 보이는 문 쪽으로 갔다. 그리고 출입문에 지문을 인식시킨 다음 마침내 문을 철컥 열었다. 슬기와 정아는 떨리는 마음으로 지왕과 쥬리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안에 있는 전시물품들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어떻게...!”
“진짜 있었어...!”
안에는 정말 고대부터 현대까지 세계 각국에서 성고문이나 성적인 처벌에 썼을 것 같은 물품들이 영상과 텍스트로 된 설명 자료들과 함께 가득 전시돼 있었다. 심지어 몇몇 코너에는 사람들이 직접 성고문과 처벌이 이뤄졌던 모습들을 재현하고 있었다. 그들은 모텔의 여직원들이었다. 일부는 지왕도 아는 얼굴이었다.
‘응? 쟤는 지난번 세척팀의...’
지왕이 아는 얼굴인 그 여자는 몸이 밧줄로 꽁꽁 묶인 채 천장에 매달려 있었고, 다른 알몸의 두 여자가 그녀의 보지와 똥꼬에다 나무 창처럼 생긴 딜도를 번갈아 푹푹 쑤시고 있었다.
“아흣! 아항~!”
젖가슴은 밧줄로 칭칭 묶여서 로켓가슴처럼 볼록 튀어나온 채 새빨갛게 부어 있었고, 보지는 애액이 질펀하게 범벅이 된 채 벌름대며 미끌미끌한 애액을 계속 질질 싸고 있었다. 똥꼬도 딜도가 푹푹 꼽혔다가 빠질 때마다 벌름대며 시뻘겋게 충혈된 속을 보이고 있었다.
또 다른 쪽에선 웬 여자가 알몸이 된 채 다른 여자한테 계속 채찍을 맞고 있었고, 어떤 여자는 팔이 등 뒤로 결박된 채 나무로 된 삼각대(소위 ‘삼각목마’) 위에 승마자세로 올라 앉아 보지의 갈라진 틈에 삼각대의 모서리가 끼인 상태로 애액을 질질 싸며 괴로운 표정으로 끙끙 신음하고 있었다.
“하흐으... 하흐응~...”
물론 팔을 결박한 밧줄이 천장에 매달린 갈고리에 걸려 있어서 보지에 체중이 그대로 실리진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슬기와 정아는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가 질려서 마치 자기들의 보지가 고문을 당하는 것처럼 찌릿찌릿해져왔다.
“으으...”
그런데 동시에 애액도 질질 싸며 젖고 있었다. 하지만 둘은 아직 미처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