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29화 〉129화 (129/270)



〈 129화 〉129화

어버이날 시즌을 맞아 샛별이와 함께 고향의 본가를 찾아온 지왕은 엄마가 점심 식사 준비를 하는 사이 자기 방에서 부모님 몰래 샛별이와 스릴 넘치는 섹스를 즐겼었다. 그런데 샛별이는 섹스 뒤처리가 끝나자마자 얼른 방에서 나가려 했다.


“아 참, 이럴 때가 아니지.”


지왕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

“왜?”


“어머님 식사준비 하시잖아? 나가봐야지.”


그러고는 부엌으로 나갔다.

“어머님, 저도 도울게요.”

지왕의 엄마는 웃으며 사양했다.

“아냐, 가서 지왕이랑 놀아.”

“그래두...”

“요리는 나중에 시집 와서 그때 해도 돼.”

시집이란 말에 샛별이는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푹 숙였다.

“네...”

그러곤 쭈뼛거리며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지왕은 금방 돌아온 샛별이를 어리둥절해하며 쳐다봤다.


“왜 이렇게 일찍 왔어?”

샛별이는 수줍어하며 쭈뼛쭈뼛 말했다.

“요리는 나중에 시집와서 하라셔...”


말을 해놓고 보니 더욱 창피해져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


지왕은 그 모습이 귀여워 피식 웃으며 놀렸다.

“훗, 그럼 한발 더 싸볼까?”


샛별이는 화들짝 놀라며 후다닥  쪽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엣?! 안 돼! 이번엔 정말 들킬지 몰라.”


그러나 지왕은 짐짓 음흉하게 웃으며 샛별이에게 다가갔다.


“상관없어. 흐흐.”


샛별이는 늑대 앞의 어린 양 마냥 바들바들 떨며 애원했다.

“제발... 지왕아...”

지왕은 호랑이가 아기사슴을 덮치는 소리를 내며 샛별이를 와락 덮쳤다.

“어흥~!”

샛별이는 화들짝 놀라며 눈을 꼭 감았다.

“꺅.”

지왕은 씽긋 웃으며 샛별이의 뺨에  키스를 해주었다. 샛별이는 얼떨떨해하며 조심스레 실눈을 떴다.


“응...?”

지왕은 웃으며 다시 한  반대 쪽 뺨에 쪽 키스를 해줬다.

“후후.”


쪽.

샛별이는 그제야 안도하며 뺨이 발그레 물들었다.

“칫, 놀랬잖아?”

“대신 이따가 밥 먹고  번 더 할 거야. 준비해 둬.”


샛별이는 뺨을 수줍게 붉히며 입을 삐죽였다.


“칫, 난봉꾼.”

“후후.”

그렇게 지왕과 샛별이는 방에서 소소하게 시간을 보내며 놀았다. 그리고 잠시 후 나가서 부모와 함께 식사를 했다.


“잘 먹겠습니다.”

지왕의 엄마는 샛별이가 첫 숟가락을 뜨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물었다.

“어때? 음식이 입에 맞니?”

샛별이는 얼른 대답했다.


“네, 맛있어요.”

하지만 지왕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샛별이가 아직 밥을 제대로 씹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엄마한테 핀잔을 줬다.


“어이구, 아직  씹지도 않았다. 호들갑 좀 그만 떨어.”


그러나 지왕의 엄마는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샛별이의  위에 이런저런 반찬들을 계속 얹어주며 호들갑을 떨었다.


“많이 먹어.”

“네... 어머님도 드세요...”

지왕의 엄마는 밥을 먹으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도중 불쑥 샛별이에게 말했다.


“자고 갈 거지?”


샛별이는 깜짝 놀라며 얼굴이 빨개졌다.

“네? 아니 그게...”


그걸 보고 지왕이 대신 대답을 했다.

“아냐, 이따가 올라갈 거야. 내일 어버이날인데 얘도 부모님하고 같이 지내야지.”

지왕의 엄마는 못내 아쉬웠다.


“그래? 자고 가면 좋은데. 그럼 저녁이라도 먹고 가.”

샛별이는 난처했다. 그렇게 되면 서울에 너무 늦게 도착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지왕이 대신 대답을 했다.


“안 돼, 그럴 시간 없어. 해지기 전에 갈 거야.”

“그래? 섭섭하네...”

샛별이는 미안해서 쩔쩔매며 말했다.

“죄송해요...”

“아냐, 여자애가  함부로 외박하고 그러면 안 되지. 그냥 아쉬워서 그런 거야.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네...”

그렇게 점심 식사를 마치고 지왕의 엄마는 설거지를 하기 위해 식탁을 정리했다. 샛별이는 얼른 일어나 도우려 했다.

“설거지는 제가 할게요.”


그러나 역시 지왕의 엄마는 사양했다.


“아냐. 저기 가서 과일 먹으면서 놀고 있어. 얼마 있지도 못하는데 그럼 안 되지.”


그러자 지금껏 잠자코 있던 지왕의 아빠가 방으로 가더니 차 키를 가지고 와서 지왕에게 건넸다.


“차 빌려줄 테니까 같이 드라이브라도 하고 놀다가 와.”

지왕은 깜짝 놀랐다.


“어? 진짜요? 언제는 차 망가진다고 안 된다고 하더니.”

“오늘만 특별히 빌려주는 거야. 샛별이랑 놀다가 와.”

“오~, 알았어요. 샛별아, 가자.”


“그치만...”


그러자 지왕의 엄마가 같이 등을 떠밀었다.


“괜찮으니까 놀다가 와. 그래야 우리도 쉬지.”


샛별이는 지왕의 엄마가 그렇게까지 말하니 더는 사양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럼...”

그러고는 지왕과 함께 외출을 했다. 하지만 막상 나오니 긴장이 풀려 몸과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휴우~.”


지왕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어때? 그래도 나오니까 좋지?”

샛별이는 방긋 웃으며 대답했다.

“응. 그런데 운전할 줄 알아?”

“물론이지. 실은 수능 보고 아빠 몰래 여러 번 몰았었어. 이래봬도 무사고라고.”


“그래? 그럼 우리 기사님 운전솜씨 좀 볼까요?”

“네~ 그러시지요, 아가씨.”


지왕은 그러면서 능청스럽게 조수석의 문을 열어주었다. 샛별이는 방긋 웃으며 차에 올랐다.

“고마워요~.”


지왕은 조수석의 문을 닫은  자기도 운전석에 탔다.

“그럼 출발할까?”


“네~.”

“훗.”


지왕은 그러고선 차를 시동을 걸어 출발시켰다. 샛별이는 시원하게 달리는 차 안에 있으니 기분도 절로 상쾌해졌다.


“어디로 가는 거야?”

“비밀 장소.”

“비밀 장소?”

“어. 작은 계곡인데 우리 가족만 아는 장소야.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이  걸 본적이 없어.”

“그래?”

“너도 분명 좋아할 거야.”

“응...”

샛별이는 왠지 마음이 설렜다. 비밀 장소에 간다는 것도 그랬지만 무엇보다도 지왕의 가족만 아는 곳에 간다는 사실이  자기도 이제 지왕의 가족이 된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었다.

‘어떤 곳일까...?’

차는 큰 길을 놔두고 어느 순간부터 구불구불한 좁은 1차선 도로로 달리고 있었다. 심지어 그 길은 도로가 만들어지고 나서 아주 오래되었는지 아스팔트 위에 흙먼지가 가득했고 곳곳이 움푹 패여 있어 서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결국엔 시골 오솔길 같은 비포장 도로로 바뀌었다. 길이 너무 좁은데다 흙길  곳곳에 풀까지 듬성듬성 나 있어서 과연 여기가 차가 다니는 도로일까 싶을 정도였다. 아니 사람도 안 다니고 오직 짐승이나 다닐  같은 느낌의 길이었다.

만약 맞은 편에서 다른 차가 오기라도 한다면 아무리 운전을 잘하는 사람이라도 후진으로 비키다 바퀴가  밖으로 빠져버릴 것만 같아 불안했다.


‘도대체 어디길래...’


그렇지만 사람이 온  본적이 없다는 비밀 장소니까 이 정도는 당연하겠지란 생각도 들어서 샛별이는 알던 잠자코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앞에 탁 트인 장소가 나타났다. 샛별이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와아...!”


지왕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어때? 좋지?”

샛별이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뒤는 경사가 급한 작은 언덕으로 막혀 있고 앞에는 1차선 도로 폭만한 계곡물이 흐르고 있었는데, 물밑에는 동글동글한 돌맹이들이 깔려 있었고 계곡 중간중간과 주변엔 앉아서 놀기 좋은 널찍한 바위들이 군데군데 있었다. 정말 노래처럼 새벽에 토끼들만 잠깐 와서 물만 먹고 갈  같은 아담하고 동화 같은 장소였다.


“이런 델 어떻게 찾았어?”

“실수로.”

“실수로?”


“어. 우리 아빠가 길을 잘못 들어놓고도 계속 고집 피우면서 가다보니 결국 여기까지 왔거든. 게다가 여긴 옆에 큰 길이 있어서 차들이 죄다 거기로 다니느라 이쪽은 오지도 않아. 네비게이션에도 표시가  되고.”


“아...”

“내려.”


“응.”

지왕과 샛별이는 그렇게 차에서 내려 계곡물 쪽으로 갔다. 물이 맑고 얕아서 바닥이 훤히 다 보였다.

“와아, 깨끗해!”

지왕은 신발과 양말을 벗으며 말했다.


“너도 벗어.”

“응.”


샛별이는 그러면서 자신도 신발과 양말을 벗고 지왕과 함께 물에 발을 담갔다.

“앗, 차거.”


하지만 기분 좋은 차가움이었다. 지왕은 샛별이에게 물을 튀겼다.


“받아랏!”


촥.

샛별이는 깜짝 놀라며 손으로 막았다.


“꺅!”


그러더니 자기도 지왕에게 물을 튀겼다.


“너~!”


촥, 촥.

지왕도 지지 않고 응수했다.


“요게!”

촥! 촥!

샛별이는 허우적대며 비명을 질렀다.

“꺅! 그만! 내가 졌어!”


그러다 그만 중심을 잃고 휘청했다.

“앗!”

지왕은 깜짝 놀라 샛별이의 허리를 팔로  안으며 붙잡았다.


“우왁!”

덕분에 샛별이는 물속에 첨벙 엎어지는 걸 피할 수 있었다.


“휴우...”


샛별이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이다...”

그런데 그러고 보니 샛별이가 지왕의 품에 안긴 자세가 되어 버렸다. 둘은 서로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였다. 샛별이의 뺨이 수줍게 달아올랐다.

‘앗...’


지왕은 씩 웃으며 샛별이의 입술에다 쪽 입을 맞춰주었다.

‘훗.’

샛별이는 가만히 눈을 감으며 지왕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하앙~...’

그 동안 수십 번도 더 했던 키스였지만 지금은 왠지 더 떨리고 흥분이 됐다. 지왕은 샛별이의 입술을 계속 쪽쪽 빨고 혀를 낼름거리며 허리와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후우... (쯉  쪽)”

샛별이는 바르르 떨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하앙~...”

그렇지만 한편으론 이 이상 진도가 더 나갈까봐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혹시 누가 보기라도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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