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2화 〉152화
샛별이와 지혜는 아침부터 분주했다. 오늘이 지왕과 사귄지, 그리고 첫 섹스를 한 지 100일이 된 기념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간 둘은 틈틈이 만나서 지왕에게 어떤 이벤트를 해줄 것인지 연구하고 또 연습했다. 물론 몸으로. 지왕이 제일 좋아하는 게 자신들의 몸이었으니까.
당연히 특훈은 지혜가 주도했다. 그 쪽 분야로는 아는 것도 많고 센스도 있고 또 발랑 까진 아이였으니까.
샛별이는 지혜의 남다른(자기가 생각하기에는) 상상력이 놀랍기도 하고 그걸 따라하기도 부끄러웠지만 지왕이 분명 좋아할 것이라는 지혜의 말에 창피함을 무릅쓰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그리고 이벤트 의상도 지혜와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해서 옷장 깊숙이 숨겨놓았다. 소품들은 지혜의 자취집에 둘 수 있었지만 의상, 다시 말해 속옷은 아침에 입고 나갈 계획이었기 때문이었다.
샛별이는 아침부터 입고 있으면 속옷 특성 상 지저분해질 수 있으니 이벤트 전에 잠깐 짬을 내 갈아입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지만, 지혜는 지왕이가 체취가 남은 속옷을 좋아할 것이라면서 아침부터 꼭 입고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어차피 이 속옷은 디자인 특성 상 하루 종일 입고 있어도 그닥 더러워질 이유도 없으니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도 말했다. 그래서 샛별이도 결국 설득 당해 지혜가 시키는 대로 하기로 했다.
샛별이는 방에서 알몸으로 화장대 앞에 앉아 화장도 하고 머리도 매만졌다. 보통 땐 최소한 팬티와 브래지어 정도는 입고서 치장을 했지만 오늘은 왠지 이벤트 의상을 입는 게 벗고 있는 것보다 더 부끄러워서 저도 모르게 그렇게 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치장을 끝내고 화장대에서 일어났다. 침대엔 오늘 지혜와 입고 가기로 약속한 순백색의 의상이 놓여 있었다. 지혜는 똑같은 디자인에 색깔만 검정색이었다. 언뜻 보기엔 그냥 특별한 날에 평범하게 입을 만한 ‘레이스가 예쁘게 달리고 속이 살짝 비치는 재질’의 팬티와 브래지어였다.
그러나 샛별이가 수줍어하며 팬티를 양끝을 손으로 잡고 들어올리자 사타구니 부분이 홍해 갈라지듯 양갈래로 슥 갈라졌다. 그랬다. 그건 입으면 보지와 똥꼬 부분이 훤히 드러나는 밑트임 팬티였던 것이었다. 그리고 브래지어도 착용하면 컵이 젖가슴을 받치기만 할 뿐 정작 가운데는 갈라지며 젖꼭지가 드러나는 꼭지 트임 브래지어였다.
지혜 말로는 이것을 입고 엉덩이를 내밀며 애교를 부리면 지왕이 대번에 흥분해서 눈이 돌아갈 것이라고 했지만 샛별이는 역시나 창피했다.
“...”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입으려고 했는데... 팬티 구멍에 다리를 넣다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앗!”
어느 새 보지의 갈라진 틈으로 애액이 스며나와 미끌미끌하게 범벅이 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샛별이는 당황해서 허겁지겁 휴지로 보지를 닦았다.
‘하앙, 어떡해... 이걸 계속 입고 있을 수 있을까...?’
왠지 입는 순간부터 계속 그곳이 젖어 밖에서 난처할 일이 생길 것만 같아 조마조마했다. 아무리 밑트임 팬티라지만 입기 전부터 이 정도로 젖었는데 입고 있는다면 결국엔 팬티까지 적셔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
하지만 결국 애써 흥분한 몸과 마음을 진정시키고 보지를 물티슈와 휴지로 닦은 뒤 어찌어찌 팬티를 입고 브래지어를 착용했다.
‘제발, 젖지 마...’
그러나 보지와 젖꼭지 부분이 훤히 트여 있는 게 적나라하면서도 아슬아슬하게 느껴져 온몸의 성감대들이 덩달아 예민해져 버렸다.
“아앙~, 제발...”
그렇지만 일단 꾹 참고 얼마 전 산 하얀색 예쁜 원피스를 입었다.
‘치마여서 다행이지, 바지였다면 정말 큰일 났을 거야.’
보지가 바지에 닿은 채로 계속 애액을 질질 쌀 테니 그랬다간 사타구니가 완전 젖어서 오줌 싼 것처럼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나갈 준비를 마친 샛별이는 다시 한 번 거울 앞에 서서 치마를 올리고 밑트임 팬티 사이로 드러난 보지에 범벅된 애액을 물티슈와 휴지로 닦았다. 그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방을 나섰다.
“저 다녀올게요.”
“그래. 내일 오는 거지?”
“네.”
“여자끼리니까 조심하고.”
“알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럼 다녀올게요.”
“그래.”
샛별이의 부모는 딸이 친구들과 호텔에서 파자마파티를 하는 걸로 알고 있었다. 샛별이가 리나와 지혜의 이름을 팔아 같이 파자마 파티를 한다고 하고 허락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샛별이의 부모는 지혜와 리나가 지난 번 축제 때 술에 취한 샛별이를 데려다 준 일로 둘과 안면이 있어서 별 의심 없이 허락을 해준 것이었다.
한편 같은 시각 지혜도 자취집에서 샛별이와 똑같은 밑트임 팬티와 꼭지 트임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물론 이 모습으로 지왕에게 애교를 부릴 것이라는 생각에 젖꼭지가 예민해지고 보지가 젖었지만 샛별이와는 달리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곧 있을 지왕과의 섹스에 설레어 하며 아무렇지 않게 보지를 닦았다. 그리고 조금은 과감한 옷을 입고 집을 나섰다.
끝으로 지왕은 패션 센스 따윈 애초에 개나 줘버린 녀석이었기 때문에 평소 입는 옷을 입고 갤낚시 모텔에 와서 쥬리와 오늘의 계획을 조율·점검하고 있었다.
“그럼 둘을 여기로 데려오기만 하면 되는 거지?”
“네. 거기에 때를 맞춰서 포털을 열어놓고 기다리고 있을게요.”
“알았어. 그럼 부탁해.”
“네.”
지왕은 그렇게 하고 다시 자취집으로 돌아왔다. 그런 다음 학교 앞으로 갔다. 샛별이와 지혜를 거기서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약속 장소엔 지혜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지왕아~!”
지왕은 반갑게 손을 흔드는 지혜를 보고 내심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응? 자식 신경 좀 썼네?’
클럽에 입고 갈만한 몸에 딸 달라붙는 아슬아슬한 원피스 치마를 입고 있어 늘씬한 각선미와 허리와 엉덩이 라인, 그리고 풍만한 젖가슴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화장이나 머리는 상대적으로 얌전하게 해서 헤픈 이미지는 최소화했다. 다시 말해 섹시함과 귀여움을 동시에 사로잡은 패션이었다. 지혜는 한껏 기대에 부풀어 지왕 앞에 수줍게 섰다.
“어때? 예뻐?”
지왕은 픽 웃으며 대꾸했다.
“응, 괜찮네.”
지혜는 좋아서 지왕 옆에 찰싹 달라붙어 팔짱을 꼈다.
“히힛.”
그러면서 일부러 젖가슴을 지왕의 팔에 부비부비 비볐다.
‘하앙~, 벌써 쌀 것 같아... 흐응~.’
지왕은 지혜가 일부러 젖가슴을 비비는 걸 느끼면서도 오늘만은 특별히 놀리지 않고 모른 척 해줬다.
‘녀석, 신났네.’
그때 샛별이가 길 건너편에서 지왕과 지혜를 보고 허겁지겁 달려왔다.
“지왕아~! 언니~!”
지왕은 손을 흔들어주며 대꾸했다.
“천천히 와. 넘어질라.”
하지만 샛별이는 기어코 달려와 지왕 앞에 딱 섰다. 하지만 숨이 차올라 쌕쌕거리고 있었다.
“헉, 헉, 미안. 늦었지?”
“아냐, 방금 왔어. 예쁘네?”
샛별이는 대번에 배싯 하고 수줍게 눈웃음을 지었다.
“...”
지왕의 옆에서 팔짱을 끼고 있던 지혜는 입을 삐죽였다.
“칫, 나보곤 괜찮다고밖에 안했으면서.”
지왕은 피식 웃으며 지혜를 놀렸다.
“괜찮으니까.”
지혜는 삐져서 지왕의 팔을 꼬집 비틀었다.
“그런 뜻이 아니잖아? 이 바보.”
“후후. 그럼 갈까?”
“응.”
“응.”
그렇게 지왕은 샛별이, 지혜와 나란히 팔짱을 끼고 쥬리와 약속한 장소로 향했다.
길을 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 다 지왕 쪽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특히 남자들은 부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안 그래도 연예인 싸대기는 두세 번 후려치고도 남을 만한 미모를 자랑하는 애들이 100일 기념일이라고 한껏 신경을 써서 치장을 했으니까 그러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게다가 그런 애들 둘을 지왕 같은 애가 양쪽에 끼고 걷고 있으니... ‘분명 돈이 많은 녀석일 거야. 아니면 가족? 친척?’ 등으로 생각하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지왕도 사람들의 그런 시선을 아주 잘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한껏 거만해져서 으스대며 걷고 있었다.
‘후후, 부럽지?’
그런데 지왕이 가는 방향이 샛별이와 지혜가 생각하기에 좀 이상했다. 번화가 쪽이 아닌 자꾸만 인적이 드문 좁은 골목길 쪽으로 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한 지혜가 물었다.
“이리로 가는 거 맞아? 어디 가는데?”
지왕은 지혜가 왜 그렇게 묻는 지 그 이유를 잘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모른 척 시치미를 떼었다.
“잠자코 따라오기나 해. 깜짝 놀라게 해줄 테니까.”
지혜는 못내 의아했지만 지왕이 너무나 자신 있게 말해서 결국 더 묻지 못하고 묵묵히 따라갔다. 지혜가 그러니 샛별이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
‘...’
그렇게 한참 가다 지나가는 사람들마저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지왕이 주머니에서 눈가리개를 꺼내며 말했다.
“자, 이거 껴.”
지혜와 샛별이는 어리둥절했다.
“이건...”
“깜짝 놀라게 해줄 테니까 믿고 껴.”
“응...”
그렇게 둘은 결국 지왕이 시키는 대로 안대로 눈을 가렸다. 지왕은 둘의 손을 잡고 말했다.
“이제부터 절대 안대 벗으면 안 돼. 그럼 나 화낼 거야.”
“알았어...”
“그럼, 따라 와.”
지왕은 그렇게 둘의 손을 잡고 막다른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골목 끝 담벼락에 기다렸다는 듯이 갤낚시 모텔로 들어갈 수 있는 포털이 생성되었다.
지왕은 문을 열고 둘을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그런데 갤낚시 모텔의 로비가 평소와 완전 달라져 있었다. 무슨 모텔 로비가 아니라 발리 같은 데 있는 1급 호텔의 로비 같았다.
‘우와!’
그리고 쥬리는 물론 폰팔이까지 나와서 지왕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고, 수십 명의 모텔 여직원들 또한 그 양옆에 열을 맞춰 죽 늘어서 있었다. 지왕은 지혜와 샛별이에게 말했다.
“이제 안대 벗어도 돼.”
샛별이와 지혜는 머뭇머뭇 안대를 벗었다. 그러자 모텔의 직원들이 동시에 허리를 숙이며 큰 소리로 인사했다.
“어서오십시오! 저희 갤낚시 비밀 클럽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샛별이와 지혜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갤낚시...”
“비밀 클럽...?”
그런데 놀라는 둘을 보고 한껏 으스대고 있던 지왕도 곧 쥬리 옆에 서 있는 여직원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넌...?!”